[불릿] 보린이 눈으로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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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3 23:09

아마 덱빌딩 이라는 말은,

보드게임 유저가 아니시더라도 친숙하게 들리실 겁니다.

TCG에서 들으셨을 수도 있고, 슬레이더 스파이어를 필두로, 최근에는 다양한 인디게임에서도 활용하고 있지요.

말 그대로 카드더미, 즉 '덱'을 강화시켜나가면서 즐기는 장르를 통칭합니다.

백빌딩.

이 단어는 저에게 생소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백이 bag이 아니라 back으로 인지할 정도였습니다.

'뭔가 배경을 가꾸어나가는?'건가 하였지만,

결국 이 백빌딩은 말 그대로 가방, 통상적으로는 '주머니'를 채워 나가는 장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덱빌딩이나 백빌딩이나 그게 그거 아닌가? 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많은 큰차이가 있습니다.

보린이의 입장으로써, 백빌딩은 조금 더 구성에 있어서, '운'과 '손맛'을 강조했다고 느낍니다.

덱빌딩은, 어느 카드가 어느카드와 시너지를 맺고, 이후 어떻게 작용하고..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린다면,

백빌딩은 그 순간 순간의 미묘한 긴장감과 짜릿함을 불어 넣어준다고 생각합니다.

파티게임 다음으로 추천받는 대표적인 게임.

이제는 교과서라고 불릴 수 있을만한 '돌팔이 약장수'도 바로 이러한 백빌딩 게임이지요.

간단한가? 싶으면 전략을 통해 확률을 높이고,

완벽한가? 싶으면 운의 여신이 나를 외면하는 재미난 게임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다 좋은데, 한가지 큰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솥이 폭발하는가 하지 않는가가 나 자신과의 싸움이고,

누군가 다 끝내버린다면, 남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다른 플레이어의 눈치를 보게 되어 루즈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다양한 확장으로 더욱 다양한 재미를 이끌어 냈지만! 말이죠.

개인적으론 이러한 고민들을 날려버린 한 게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불릿! 시리즈

여태 백빌딩 게임들이 주머니를 채워나가는 게임이었다면,

이 게임은 명백히 '비워나가야'하는 발칙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게임은 사실 무척 단순합니다.

1. 주머니에서 뽑는 토큰이 총알이 되어 나에게 날아온다.

2. 총알이 쌓일 수록 내가 맞을 확률이 높아진다.

3. 자신만의 패턴카드를 활용해서 총알을 없앨 수 있다.

4. 내가 없앤 총알은 다음턴 옆사람 주머니에 들어간다.

5. 매 라운드 시간 제한이 있다.

어찌보면, 돌팔이 약장수보다 쉬운거 아니야?

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무척이나 다양한 비대칭 캐릭터들, 그리고 고유의 능력들을 통해 더욱 생각할 부분이 참으로 많아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게임의 묘미는 바로 '시간 제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시간 제한 없이 주머니에서 토큰을 다 뽑을 때까지 진행했다면,

그저 그런 퍼즐맞추기에 불과했겠지만,

제한 시간안에 최대한 많은 총알을 없애야 하다보니,

패턴 + 스킬의 극한의 효율를 찾게 됩니다.

또한, 패턴 카드 한장한장을 통해 한번에 많은 총알을 없애기 위해

야수의 심장이 필요한 스릴감도 느낄수 있지요.

어떤분은 일본풍 캐릭터들이 살짝 진입장벽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히려 모바일 게임과 친숙한 시대에, 가장 모바일 게임과 비슷한 느낌을 제공해주는 게임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