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17. 탄토 몬타 플레이 후기
오늘 플레이한 탄토 몬타 후기입니다. 귀찮아지기 전에 얼른 써 두려고 합니다ㅎㅎ
들어가기 전-탄토 몬타 게임 소개
탄토 몬타는 스페인의 페르난도 2세와 이사벨 1세가 결혼한 시점에서 무슬림-포르투갈-스페인-프랑스의 네 세력이 지중해 지역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카드 드리븐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각 세력을 맡아 상호 견제, 소국들과의 연합, 전쟁과 정복, 미개척지 탐험 등의 다양한 행동을 하게 되고, 중간중간 역사적 사건이 발생하며 생기는 변화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나폴레오닉 워-히얼 아이 스탠드-버진 퀸-탄토 몬타로 이어지는 이 게임 시리즈에서는 세력 간의 전투를 주사위를 굴려 처리하는데, 특히 탄토 몬타에서는 세력마다 열몇 개씩 주사위를 굴려대고 가끔씩은 스무 개가 넘는 주사위를 굴리기도 합니다. 거기에 수많은 판정 처리도 주사위로 할 때가 많아, 주사위를 원없이 굴려볼 수 있는 게임입니다. 그러나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간의 외교와 전략으로, 지나치게 앞서나가게 되면 다른 플레이어들의 집중 견제를 당하기 때문에 승리를 위해 어떻게 견제를 피해 나갈지 전략을 잘 세우고 외교를 진행해야 합니다.
오늘의 게임 후기
화이트님-무슬림, 슈리님-포르투갈, 니르아나님-프랑스, 저-스페인으로 진행했습니다. 첫 턴부터 포르투갈은 탐험을 위해 배를 뽑는 데 집중하셨고, 무슬림은 직접 전투를 피하면서 힘을 기르고, 저는 프랑스가 갖고 있는 바르셀로나를 점령하기 위해 거의 총력을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대실패했습니다 ㅠㅠ
바르셀로나 같은 항구도시는 적군의 함대보다 아군 함대가 우위에 있어야 점령할 수 있는데, 두 번에 걸친 해전에서 프랑스 해군에 의해 제 함대가 전멸해 버리는 바람에 절대 점령할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두 번의 해전으로 제 함대가 깔끔하게 전멸해 버려서 바르셀로나를 공격하던 제 육군이 붕 떠 버렸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 빈틈을 노린 포르투갈이 치고들어와 세비야를 점령당하고 이사벨 여왕과 멘도사가 붙잡혀 버리게 됩니다.
포르투갈에 붙잡혀 포로가 된 이사벨 여왕과 멘도사. 바르셀로나에 올인하면서 세비야를 내줄 건 각오했지만 이사벨 여왕까지 붙잡힐 줄은 몰랐네요.
프랑스는 이렇게 되면서 여유가 생기자 외부 전쟁을 해결하고 중앙 집권을 강화하며 점점 강력해집니다. 반대로 전투에서 계속 패배한 저는 병력을 다시 모으기로 하고 다음을 기약합니다. 이 틈에 무슬림은 튀니지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공략해 나갔습니다.
이렇게 1턴이 종료되고, 2턴이 시작되자 저는 포르투갈을 침략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갇힌 포로들을 되돌려 받았습니다. 추가로 너무 망한 제가 안쓰러우셨던 포르투갈은 제 무역에 도움이 되지만 포르투갈에게는 그다지 가치가 없는 땅 한 곳을 내주기로 합니다.
이제 각자 자신들의 관심사와 국가의 특징에 따라 각자의 전략을 세우고 실천합니다. 무슬림은 후에 제가 쳐들어올 것을 경계해 일부 제 땅을 점령하고 병력을 상주시키면서 튀니지를 결국 공략해 냈고, 포르투갈은 본격적으로 미개척지 탐험에 나섭니다. 저는 병력 재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프랑스는 조금씩 이탈리아로 눈을 돌렸습니다.
튀니지를 점령한 무슬림. 해적선도 하나 얻게 됩니다. 이때는 단순히 해적행위를 할 수단을 확보한 것으로만 생각했지만...
병력을 보충하는 한편 저는 군소 국가들과 우호관계를 구축해 제노바, 나폴리와 동맹을 맺는 데 성공합니다. 그런데 무슬림도 슬슬 군소국가들과의 외교에 관심을 갖더니, 결국 피렌체를 자신의 영향 아래 두게 됩니다. 무슬림은 베네치아 외의 군소국가들과 동맹을 맺을 수 없어 군소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더라도 기독교 플레이어들과 달리 병력을 자신의 것처럼 쓸 수 없는데 왜 굳이 그렇게 하는지 의문을 품었는데, 3턴이 진행되며 왜 그렇게 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3턴이 되어 병력을 충분히 모은 저는 다시 바르셀로나를 공격하여 결국 점령하고, 이미 바르셀로나를 3턴까지 지키며 충분히 이득을 본 프랑스는 본격적인 이탈리아 공략을 시도합니다. 포르투갈은 많은 지역을 탐험하며 정착지를 짓고, 이를 통해 많은 이득을 보게 되었습니다.
3턴의 진행상황입니다. 스페인은 결국 바르셀로나를 점령했고, 나스르(무슬림)와의 결전을 준비합니다. 포르투갈은 (6시 방향의 외부 지도를 보시면)여러 지역에 정착지를 건설해 많은 이득을 얻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밀라노를 공략하고 있구요. 무슬림은 스페인의 공격을 방어하는 한편 나폴리를 공략하기 위해 병력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때쯤 무슬림의 의도를 다른 플레이어들도 깨달았는데, 게임 내 사각형으로 표시된 주요 지역을 일정 수 이상 점령하면 즉시 정복 승리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 주요 지역은 무슬림이 군소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더라도 점령한 것으로 간주하므로, 무슬림은 자신의 주요 지역은 지켜내면서 (군소 국가를 포함한)주요 지역 점령을 통한 승리를 노리면서 외교를 실시했던 것입니다.
3턴 진행 중 무슬림의 승리까지 필요한 주요 지역이 단 하나만 남았다는 사실을 다들 깨닫게 되었습니다.
3턴 막판에 이를 막아 보기 위해 제가 무슬림을 공격했지만 결국 주요 지역 점령에 실패했고, 다른 세 플레이어가 모두 4턴에는 무슬림을 공격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준비가 무색하게도 무슬림은 4턴 시작과 동시에 카드의 효과로 군소국가 하나에 추가로 영향력을 뻗었고, 저희는 무슬림이 승리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해야 했습니다.
4턴이 시작되자마자 사용된 카드 한 장으로, 다른 플레이어들은 지도에 보이는 저 수많은 병력들에도 불구하고 무슬림의 승리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무슬림을 맡았던 화이트님은 튀니지를 점령하고 교황을 중립화한 2턴부터 이걸 노리시고 카드를 계속 갖고 계셨다고 하더군요. 화이트님의 치밀함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소 허무하게 게임이 끝나 버렸지만, 탄토 몬타를 여러 판 해 보면서 무슬림이 어떻게 게임을 풀어 가야 하는지 감이 안 잡혔는데 약간의 실마리를 잡은 느낌이었습니다. 포르투갈이 탐험, 스페인이 이베리아 반도 정복, 프랑스가 중앙 집권화와 이탈리아 정복 등으로 승리를 위한 큰 줄기를 잡아갈 수 있는 반면 무슬림은 이런 대전략을 수립하기 애매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정복 승리는 좀 이례적인 결과지만)무슬림으로써 게임을 풀어나갈 방법을 찾은 것 같아 졌지만 얻어 가는 게 있었던 게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