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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큐에이션 플레이 감상입니다.

845 조회

2024.08.14 17:50

블라드미르 수치의 23년 신작 이베큐에이션을 MTS GAMES에서 준비한 체험회를 통해 즐겨봤습니다.

우주를 주요 소재로 삼은 게임들이 조로록~ 나타나던 때 이베큐에이션’도 나온다! 하고 긱에서 사진 공개하며 제 관심을 끌었죠.

행성 이주라니! 새로운 행성에서 건축과 문명 발달을 이루는 뭐 그런 문명류 게임인가? 싶었는데,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아주 고민과 고민을 하며 진행하는 ‘픽 앤 딜리버리’였어요!!!

‘멸망해 가는 고향을 떠나 새로운 문명을 건설해라’

한마디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태의 심각성과 내 행동의 필요성이 딱 들어맞는 전개였습니다.

나의 선택에 우리 민족(?)의 미래가 달렸습니다. 7 단계의 페이즈로 이루어진 4번의 라운드.

주인공이 위험을 해결하려고 하면 항상 시간이 부족하기 마련이죠.

자원과 시설이 가득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구세계와 환경만 좋고 아무것도 없는 신세계 사이를 우주선으로 오가며 온갖 자원과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옮겨야 합니다.

풍족한 자원을 주며 이것저것 해보라고 말하는 첫 라운드. 구세계는 이미 발전할 만큼 발전하여 자원이 풍부합니다. 이를 잘 표현한 시작 자원.

문제는 구세계의 자원은 구세계의 행동에만 사용될 뿐, 허허벌판인 신세계에서 행동을 하려고 하면 자원을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이제 나에게 잘 돌아가고 있는 엔진 하나를 해체하여 아예 새로운 곳에 해체한 부품으로 새로운 엔진을 만들어야 합니다. 동시예요!

그리고 해체되는 엔진도 계속 잘 돌아가며 새로운 엔진에 부품을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두 엔진 모두 멈춰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주에 사용할 자원과 이주시킬 자원 모두 필요합니다.

이 부분이 고민의 시작입니다. 이쪽의 자원을 저쪽으로 잘 옮겨보자. 옮기는 동안 소비될 자원을 계산하고, 승점으로 이어질 자원도 함께 고민하자.

어떻게 하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남는 내 행동을 새로운 엔진 조립에 사용하느냐. 고민, 고민.

게임이 무작정 플레이어의 행동 보정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구세계에서 신세계로 향하는 위성들은 게임 내 생산되는 자원의 사용 조건을 압박합니다.

플레이어가 행동 횟수를 늘리는 만큼 위성들은 빠르게 신세계로 나아가고, 게임 중후반이 되면 위성이 곧 신세계 자원 사용을 강제하기 시작합니다.

마냥 생산되는 자원을 소비하며 더 좋은 우주선, 더 많은 건물들을 생산할 여유가 사라집니다. 우리에겐 시간과 때때로 소비할 자원이 부족해집니다.

다른 플레이어들도 나와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어서어서 승점을 쌓기 위해 자신들의 자원들을 빠르게 옮기려고 하겠죠.

우리가 이주할 다른 행성의 신세계는 사이좋게 자리정하고 할 만큼 넓지 않습니다. 괴상하게 생겨서 정착지도 단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더 나은 곳으로 가서 더 좋은 지점을 잡으려면 그만큼 기술 발전도 필요합니다. 물론 그 정착지에 꼭 필요한 건물과 사람들이 필요하죠.

플레이어는 게임 후반으로 진행되면서 자원을 옮기고, 새로 생산하는 것과 함께 신세계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자리싸움도 고려해야 합니다.

자원이 있어도 정착을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좋지 못한 자리로 끼여 들어가야 할 때도 생깁니다. 기껏 힘들게 옮겨 왔는데, 저런 말도 안 되는 정착지로 가라니…

후반까지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쳐다보는 건 손에 든 카드와 개인판 행동입니다. 형태가 다를 뿐 모두 내 턴에 사용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플레이어의 전략 흐름 속에서 경중이 자연스럽게 생기겠지만, 기본적으로 행동의 중함에 따라 ‘동력’이라고 부르는 조정치가 생깁니다.

이 조정치는 라운드 끝에 보너스를 만들어 줍니다. 행동의 횟수는 제한이 없으나, 원하는 만큼 행동 수를 늘리려면 막대한 자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비대칭 요소라 볼 수 있는 연구. 행동이나 진행 조건에 다양함을 부여해 줍니다. 아마도 선택하는 연구 내용에 따라 행동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달라지겠죠.

게임은 4라운드 진행을 마지막으로 승점을 계산하고 끝납니다.

이번 체험회는 ‘포인트 모드(앤드 게임 보너스)’와 ‘상급 카드 규칙(좀 더 유연한 핸드 매니지먼트)’을 포함하고 신세계의 정착지 점유 내용에 따른 추가 점수제(직선상 최다 점유 모듈)을 사용했습니다.

아마도 첫 게임이 아니라 2-3번째 플레이였다면, 빠르게 정착지를 선점해 더 높은 승점을 뽑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익숙해지니까 끝입니다. 다른 모드나 모듈이 어떤 내용인지도 좀 궁금합니다.

‘이제 좀 할 만하니까 게임이 끝났다…’ 네. 제 감상은 이렇습니다. 보통 이런 말이 들리면 다음 모임에 꼭 다시 꺼내게 되지요.

저는 디자이너 블라드미르 수치의 게임은 예전에 출판된 게임 몇 가지를 제외하면 ‘이베큐에이션’이 처음입니다.

그래서 작가에 대한 특별한 기대감이 없이 오로지 게임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테마가 규칙과 플레이어 행동으로 얼마큼 표현되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신세계의 좋은 곳으로 이주하고 싶은 조바심,

내가 만든 우주선으로 옮겨질 자원들을 바라보며 다음 라운드 시작을 고대하는 기대감,

내 판단을 통해 꼭 필요한 행동을 딱 맞는 타이밍에 집어넣어 목표를 달성하여 얻는 전략적 고양감.

3개의 감정으로 진행되는 4번의 라운드를 또 한 번 느껴보고 싶습니다.

MTS GAMES 홈페이지에서 15일까지 이베큐에이션 선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우주 테마를 가지고 어느 정도 무게를 덜어낸 유로 스타일 게임을 찾고 계신다면 한번 고민해 보시면 어떨까요?

저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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