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라(Vaalbara), 딸아이와 너무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가족과 보드게임을 통해 좋은 기억을 만들어가고 싶은 자칭 "패밀리 보드게이머"입니다.
1회 플레이 후 저희 가족에게 딱 맞는 포지션의 게임이라고 생각해서, 아이와 함께 플레이 하려고 발바라를 한글화 했는데요,
기념으로 주말에 아이와 플레이해 보았습니다.
사실 플레이 전 아주 조금 걱정했었습니다. 아이가 잘할 수 있을까..
룰 설명 5분, 그리고 12장의 캐릭터 카드 텍스트를 읽어보는 시간 5분 정도 기다려주었습니다.
실제 플레이 시간은 15분 정도 소요되었던 것 같습니다.
플레이 후 아이에게 물어보았는데요,
아빠: 이번 게임은 어땠어? 카드 글씨 읽기가 조금 어려웠지?
딸: 아니, 괜찮았어. 익숙해지면 나중에 아빠가 만든 표 보면서 영어 그대로 하고 싶어.
아빠: 그래. 좋은 생각이다. 게임은 재미있었어?
딸: 응. 재미있었어.
아빠: 어떤 점이 제일 재미있었어?
딸: 질리지가 않아. 나는 질리는 게임은 싫은데, 이건 질리지가 않아
아빠: 그래?
딸: 응. 한 번에 몇 판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빠: 몇 판 정도?
딸: 4~5 판 정도
플레이 중 2~3라운드 부터 아이가 급격하게 집중하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신기했습니다.
아빠: 그럼 어떤 점이 재미있었어?
딸: 카드를 낼 때, 내가 이것을 내면 먼저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게 재미있었어.
아빠: 아까 6점짜리 숲 카드 먼저 먹으려고 했구나?
딸: 응. 그다음에 그거 먹어야 하는데, 아빠가 2번 카드 쓸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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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이게 발바라의 매력이더군요.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대지 카드가 다음 라운드 것까지 오픈되어 있고
상대가 사용한 카드들, 내가 사용한 카드들, 그리고 내 손에 든 카드들의 정보를 통해 내려놓을 카드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내려 놓을 카드를 결정 해야 할 것, 상대의 행동 카드를 예상해야 할 것, 캐릭터 카드와 대지 카드의 시너지를 고민해야 할 것 등 가볍고 연속적인 고민해야 하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아이는 그것을 알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 6점 숲 카드를 가져와야 하는데,
내 손에 숲 카드와 시너지 있는 캐릭터 카드를 들고 있었고,
다음에 그 숲 카드를 가져오려면, 아빠가 다음 라운드 때 2번 카드(음유시인, 바드)를 못쓰게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했나봅니다.
저는 2번 카드를 들고 있었지만, 2번은 상대에게 이롭게 해주는 것이어서 제겐 메리트가 없었습니다. 결국 아이는 그 카드를 획득하고, 캐릭터 카드와의 시너지로 큰 점수를 획득했습니다.
아이도 이런 생각을 하고 행동할 수 있을 만큼 게임이 쉽고 간단한 것 또한 발바라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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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또 다른 건 재미있는 게 있었어?
딸: 음... 카드도 예쁘고, 점수 카드(대지 카드)를 잘 가져와야 하는 것도 재미있었어.
아빠: 네가 이겨서 재미있는 것은 아니고?
딸: 아니!
아빠: 내가 봐준 건 알지?
딸: 안그런것 같던데. 아까 아빠 완전 진지하던데.
아빠: 아무튼 봐준 거야. 점수 개수 봤지? 내가 더 많았어.
딸: 그렇다고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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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세요. 개수는 제가 더 많습니다.....;;;;)
제가 잠시 아이의 "습득 파워"를 잊고 있었나 봅니다
저처럼 초등학생의 자녀가 있으신 분들도 충분히 플레이 가능하니,
패밀리 게이머 시라면, 간단하고, 플레이 타임 짧고 한 번에 몇 판도 할 수 있는 발바라를 조심스럽게 추천해 봅니다.
단점? 있어요.
-플레이 타임이 짧아요. 그만큼 깊이가 부족해요.
-2인도 재미있었는데, 3인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게이머스 분들이시라면, 리플레이성을 언급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슬리이드 형태의 박스는 싫어요 !!!
https://www.youtube.com/shorts/5noe9gBW8oM
다시 한 번 라마나타 님의 말을 빌리자면,
"라마나타 曰: 리버탈리아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룬 게임이에요. 심플하게 파티스러우면서도 그 결과가 깔끔하게 셋 컬렉션으로 떨어지는... (중략)...리버탈리아 상위 호환이라고 누가 주장해도 저는 그냥 거기에다가 끄덕 끄덕 해줄수 있는 그런 게임입니다." "[리버탈리아]가... (중략)... 막 칼로 목 뎅강뎅강하고 선장님 내쫒고 그런분위기는 여전히 남아있잖아요? 그 센 매운맛 남아있잖아요. 근데 그게 많은 사람들은 좀 싫을 수 있거든요. 그런 매운맛이 싫으셨고 리버탈리아가 길고 정신 없다고 생각하신다면[발바라]되게 추천드릴게요. 굉장히 굉장히 좋아요"
라마님의 표현이 가장 정확한 것 같아 다시 한 번 쇼츠에서 끌어다 적어보았습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