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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한 솔플러의 게임 후기 : Conservas

1,037 조회

2024.08.12 17:06

안녕하십니까, 교필 이상급의 솔플 게임이 하나 나온 것 같아서 달려왔습니다.

Conservas (콘세르바스, 보존 식품)

콘세르바스는 스페인 해안지역에서 통조림을 만드는 테마의 백빌딩 방식 1인 전용 게임입니다. 워프스 엣지(Warp's Edge, 2020)라는 이 동네(?)에서 꽤 유명한 백빌딩 1인 전용 게임을 만들었던 스캇 알메(Scott Almes)의 신작입니다. 워프스 엣지 같은 1인 게임 외에도 비어&브레드(Beer & bread, 2022)나 타이니 에픽 시리즈 등 상당히 많은 게임들을 디자인 했습니다. 스윽 보니 비교적 작은 규모의 게임에 알차게 잘 담아내는 재주가 있는 디자이너라고 생각되네요.

게임 준비를 마치면 이런 모습입니다.

상단에는 생선 토큰들, 돈, 백(주머니)이 있어요.

중앙에는 마켓북, 업그레이드 카드, 배 카드가 있고요.

하단은 플레이 공간입니다. 배 한 척을 가지고 시작하고, 배 카드 좌측에 Open water 라는 카드를 두고 시작합니다.

규칙서 아니고 마켓북

한 권에 영어와 스페인어가 모두 들어있습니다. 원하는 쪽으로 뒤집어서 사용합니다.

마켓북은 일종의 시나리오라고 보시면 됩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총 12가지의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단 몇 줄의 배경 설명과 셋업, 그리고 게임 목표가 왼쪽에 있습니다.

위 1월의 셋업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10원을 가지고 시작하고, 정어리 토큰 5개와 가리비 토큰 5개, 그리고 물 토큰 10개를 백에 넣고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마켓북답게 오른쪽은 시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떤 통조림 토큰을 놓으면 그 아래에 적힌 수입을 받습니다. 각 종류별로 왼쪽부터 채워야 하고, 이미 채운 칸은 다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카드 능력으로 칸을 비우거나 할 수 있습니다)

2월 시나리오 사진입니다. 12원을 가지고 시작하며, 정어리 6, 홍합 5, 가리비 4, 물 8 개를 백에 넣고 시작합니다.

아래 부분이 목표입니다. 난이도에 따라 목표에 차이가 있습니다. 스탠다드를 보시면, 40원 이상 벌어야 하고, 정어리 6, 가리비 7, 홍합 8개가 백에 남아 있어야 하며, 업그레이드 카드 4개 이상 구매를 해야합니다.

음? 처음 백에 넣고 시작한 것보다 더 늘어나야하죠? 네, 요게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각 라운드는 3단계로 이루어집니다.

바다: 고기 잡기.

땅: 통조림 만들어 팔고, 배 사고, 업그레이드 하기.

하루의 끝: 배 유지비용 내고 산란 과정 진행.

바다 단계에서는 백에서 토큰 5개를 꺼냅니다. 이 토큰들을 한 배에 놓거나 오픈 워터에 놓습니다.

카드 하단의 우측을 보시면 카고 그림에 숫자 "1"이라고 써있습니다. 이 배는 배 위에 토큰 하나만 놓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읭? 토큰 5개를 뽑는다며? 네, 토큰들을 이 배에 놓기로 했다면 수평선을 기준으로 위에 하나, 아래에 4개를 놓아야합니다. 아래에 놓은 토큰 4개는 바다에 다시 놓아주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오픈 워터에 놓은 토큰들도 똑같이 바다에 놓아주는 것입니다.

게임의 처음에는 오픈 워터와 배 한 척이 있으니까 토큰 5개씩 두 번을 뽑겠죠? 배를 더 구매하면 토큰을 여러번 뽑을 수 있고요.

오픈 워터와 배들에 모두 토큰을 놓으면 배 단계가 끝납니다.

땅 단계에서는 배 위에 있는 토큰을 마켓에 놓고 수입을 얻거나,

업그레이드 카드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카드 좌측 상단에 비용이 써있어요. 위 카드들의 경우 같은 생선 두개를 버리면 됩니다.

여유가 있다면 배를 구매해도 됩니다.

원하는 행동을 모두 마쳤으면 하루의 끝 단계를 진행합니다.

우선 배들의 유지 비용을 지불합니다. 조~기 위에 배 카드를 다시 보시면 하단 좌측에 배의 구매 비용과 유지 비용이 있습니다. 유지 비용은 대부분 1원입니다.

유지 비용을 지불한 다음이 중요합니다. 앞선 바다 단계에서 배 아래와 오픈 워터 카드에 놓은 토큰들이 있었죠? 이 토큰들을 모두 오픈 워터에 모읍니다. 그리고 각 종류별로 2개 이상이 있는 토큰들은 "토큰 수 - 1" 만큼 번식합니다. 만약 정어리 토큰이 4개라면 저장소에서 정어리 토큰 3개를 가져와 백에 추가합니다. 그리고 카드 위에 모든 토큰을 백에 넣습니다. 바다가 점점 풍성해집니다!

게임이 끝난 후, 백에 목표치 이상의 토큰이 있으면 성공! (물론 업그레이드나 배 관련 목표도 달성해야합니다)

게임 규칙은 워낙 간단해서 더 설명드릴 부분이 없습니다. 다만 업그레이드 카드들의 능력이 약간 문제가 되겠네요.

보조 그물이라는 카드입니다. 라운드의 첫 드로우 때 토큰 5개가 아닌 8개를 뽑은 다음 3개는 되돌려 놓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단의 아이콘은 바다 단계에 사용하며, 라운드마다 한 번씩 사용한다는 뜻입니다. 대부분의 카드들이 이 정도 수준이라서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업그레이드 없이 클리어하기 어려워서 상황에 맞는 카드를 잘 살펴봐야합니다.

스트레치골로 세 개의 추가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처음엔 뭔가뭔가했습니다만 게임을 몇 번 해보고 나니까 아~하 재밌겠다 싶더라고요.

업그레이드 카드 4장과 배 카드 1장이 있고, 슬리브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카드 사이즈가 좀 특이하기도 하고 하드 타입 슬리브라 좋더라고요. 그런데 추가 카드까지 생각하면 슬리브가 모자라더군요. 허허허허.

처음 박스를 열었을 때 카드 묶음을 보고 카드가 왜이리 많지? 하며 당황했습니다. 텍스트가 있는 업그레이드 카드가 스페인어 버전과 영어 버전이 모두 들어있더군요.

목재 토큰 퀄리티는 무난합니다. 간혹 높이가 살짝 차이나는 녀석들이 있더군요. 물 토큰 인쇄가 좀 고르지 않은 편입니다만 전반적으로 크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 외에 전반적인 아트웍은 끝내줍니다. 일러스트 너무 예뻐요. 스페인 출신의 아티스트인데, 최근 2-3년간 10개 정도 작업을 했는데 다 괜찮더라고요. 제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보드게임 아티스트는 콴차이 모리야(kwanchai moriya)인데, 콘세르바스 일러만 본다면 콴차이 모리야를 처음 봤던 때만큼 호감입니다.

정리하자면,

내일을 생각하는 어부들이라는 테마와 테마를 받쳐주는 매커니즘, 그리고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 일러스트. 1시간 이내로 백빌딩의 묘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오늘 후기는 여기까지!

Keep on ga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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