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약을 탄 우유〉 후기
〈설사약을 탄 우유〉
#6인가능
#손패관리
#눈치싸움
#드래프팅
#블러핑
#컬러레또
#가위바위보
저는 아니고 다른 분이 협찬을 받으셔서, 그 분이랑 지인분들이랑 이 게임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5
출시 연도별 제 개인적인 순위인데요(그중 2016년 이후 부분. 차차 연도별 코멘트를 올릴 계획이라 스포 방지를 위해 축소).
녹색〉청색〉황색〉무색입니다.
〈설탄유〉는 저의 황색에 들어갑니다.
저는 아직 이 게임을 많이는 파악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지금까지의 감상을 바탕으로 말씀 드리면
최근 몇 년 간의 출시작들 중 상당히 상위권입니다(제 주관).
보기보다 의외로 파악이 어렵다는 점에서, 〈마스크멘〉도 생각이 났습니다.
2024년 출시작 게임은 지금까지 〈오딘〉, 〈넘버체인〉, 〈설탄유〉, 〈미니와일드 레드〉를 해보았는데요.
앞으로 아무리 더 많은 2024년 출시작들을 해보더라도 이 세 게임이 2024년 출시작 중 저의 TOP 5 안에는 머물 것 같습니다.
공교롭게도 모두 한국 작가분들 게임인데요, 저는 한국 작가분 게임이라고 해서 더 후하게 평하는 편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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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 페이지에 소개 이미지, 영상에 규칙서까지 있어서
어떤 게임인지 구체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tumblbug.com/milk_game/story?_branch_match_id=link-1299881445543794219
솔직히 큰 기대 없었습니다.
그런데 게임이 생각보다 무척 잘 만들어진 것 같아서 놀랐습니다.
(제가 게임을 갖고 있는 게 아니어서 핸메 해보았습니다.)
각자 똑같이 이 구성으로 자기 색 카드 한 세트를 손에 갖고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1, 2, 3, 4, 5, 7이고, 4와 7은 음수’입니다.
카드 구성 파악이 쉽게 이렇게 만드신 것 같아요,
플레잉 카드로 하는 고전 카드 게임들을 보면 예를 들어 ‘어떤 숫자는 음수로 친다’ 이런 게 있어요.
만약 양수 2, 음수 2도 있으면 그 둘도 구분해야 하는데, ‘2는 무조건 음수’로 정해진 게임이면 좀 더 파익이 쉽죠. 그보다도, 그냥 플레잉 카드에 음수 기호 없이 인쇄돼 있으니 그렇게 게임을 만든 것일 것 같긴 하지만요.
그냥 제 추측입니다만, 처음엔 1, 2, 3, 4, 5, 6으로 만들고, ‘5, 6’을 음수로 정하면 절댓값이 비슷해 차이가 안 나니까 하나 건너 뛰어 4, 6을 음수로 정하고, 그 후 평균이 0이 되도록 6을 7로 대체하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7 –4 +1 +2 +3 +5 =0이니까요.
게임 방법
돌아가면서 차례를 가집니다.
(이 밖에 구성물은 승점 토큰, 그리고 플레이어 표지뿐인데, 사실 플레이어 표지도 없어도 됩니다. 내 색 카드라고 해서 점수가 가감된다거나 카드를 특별히 더 가져온다거나 하는 규칙은 없어요. 그냥 시작할 때 그 색깔로 카드를 가지고 시작한다는 것뿐입니다.)
〈컬러레또〉/〈트리케타〉처럼, 중앙에 ‘카드 열이 놓이는 자리’가 셋 있고,
자신의 차례가 되면 ‘카드열에 카드 1장 추가(손에서 냄)’, ‘카드 열 1줄 먹기’ 중 하나를 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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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열을 먹는 경우는
ⅰ) 자기 손에 카드가 1장이라도 있는 경우 → 3장 이상으로 구성된 카드 열만 먹을 수 있습니다.
ⅱ) 자기 손에 카드가 1장도 없는 경우 → 3장 미만인 카드 열도 고를 수 있습니다.
트릭테이킹에서, 먹은 카드 스택으로 ‘지금까지 몇 트릭을 땄는지’ 표시하듯,
먹은 카드열의 카드(1장만 앞에 남겨놓고 나머지를 손에 추가함)를 남겨둬 ‘지금까지 카드 열(우유)을 몇 번 먹었는지’를 표시합니다.
누군가가 4번 먹으면 즉시 게임이 끝납니다.
먹을 때마다 점수 계산을 하고, 게임 종료 때 다들 ‘자신이 최근(마지막) 먹은 우유’의 점수 계산을 한 번 더 합니다(그 우유 점수를 x2 합니다).
다른 카드들은 낼 때 뒷면으로 내고,
1, 2는 낼 때 원한다면 특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그 카드는 앞면으로 내야 합니다.
1: 원하는 상대의 손에서 뒷면만 보고 원하는 카드 뺏기
2: 양 옆 사람에게서 1장씩 받기(어느 카드를 줄지는, 주는 사람이 선택)
(원한다면 1, 2도 특수 능력 사용 없이 뒷면으로 내도 됩니다.)
뒷면으로 색 구분이 됩니다.
1, 2 특수 능력 및 ‘먹기’가 있어서, 내 색 카드가 플레이 중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감상
이 게임은 어떻게 하면 잘 하는가,
잘 모르겠습니다.
한 번 해본 다음, 혼자 카드를 좀 놓아보면서 생각해본 바에 불과하지만 지금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이 게임은 〈카멜 업〉처럼, 내 차례의 행동으로 먹음직한 밥상을 차려놓으면 그걸 먹을 기회는 내가 아니라 내 다음 사람에게 갑니다.
〈뤄양〉의 안마당 드래프팅도 생각이 나고요.
〈카멜 업〉은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먹느냐(베팅하느냐), 불확실성을 줄이느냐(남이 먹게 될 수 있어도, 먹음직한 밥상을 차리느냐) 하는 딜레마 게임이죠.
그래서 내 차례의 행동으로 먹음직한 밥상이 차려질 것 같으면, 그걸 안 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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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로, 카드 열에 카드를 놓을 때 양수보다 음수 카드를 먼저 놓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노 땡스〉에서 먼저 칩이 소진된 플레이어가 높은 숫자 카드를 먹고, 대신 칩을 좀 받는 것처럼
〈설탄유〉는 손의 카드가 먼저 소진된 플레이어가 먹기를 더 미루지 못하고 카드 열을 먹고, 대신 손에 카드를 채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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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을 생각으로 높은 양수(3, 5)를 일찍 낸다? 카드 열에 3장이 안 되면 못 먹고, 3장이 된 바로 다음 차례가 내 차례가 아닐 가능성이 높고, 나는 3/5를 냈어도 그 열에 다른 카드들이 음수여서 결국 그 카드 열의 승점은 음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 2나 1을 일찍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모두 같은 손 패 구성으로 시작하지만, 1이나 2를 뺏긴 플레이어는 남들보다 손이 일찍 비게 됩니다.
받으면(2 효과 사용) 당장 내 선택지는 늘고 상대 선택지가 줄기도 하고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초반은 그렇습니다.
그런데
음수 카드를 다 내면 손에는 양수 카드만 남는데요, 그 이후로는 먹음직한 카드 열이 생길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그때에는 손이 비어있는 게 유리합니다.
이렇게 후반은 초반과 다릅니다.
‘카드 뺏기’가 무조건 좋은 것만도 아닙니다. 이 점도 좀 재미있는 점입니다.
자신이 청색인데 –7, -4, 1, 2, 3, 5 중에 –4를 녹색 플레이어에게 뺏겼다? 그럼 녹색 플레이어가 들고 있는, 뒷면이 청색인 카드는 –4라는 정보를, 그 카드가 카드 열에 놓이면 –4라는 걸 자신과 녹색 플레이어는 알고 다른 플레이어들은 모릅니다. 이렇게 전체 플레이어들 중 일부만 아는 정보가 있다는 점에서 〈덤불 속〉도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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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지 못했던 어떤 카드를 알게 된다면, 뺏기(내 손으로 가져오기)로 알게 되는 것보다, 내 손에 안 들어오면서 알게 되는 게 더 좋습니다. 내 손에 들어오면서 알게 되는 건, 다른 누군가도 알고 있는 상태일 거거든요.
〈컬러레또〉와는 다른 게, 이 게임은 카드를 낼 때 뒷면으로 냅니다.
그래서 누가 냈는지는 알 수 있어도(그것도 플레이 중에 섞이긴 하지만) 어떤 숫자인지는 뒷면이라 모릅니다.
‘이때 여기 낮은 숫자를 낼 거라고 생각하겠지? 그래서 난 역으로 높은 숫자를 낸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 역의 역으로 난 여기서 낮은 숫자를 낸다’ 이럴 수 있습니다.
가위바위보 같은 거죠.
‘내가 가위를 낼 것 같다고 생각해서 상대는 바위를 낼 것 같다고 생각해서 내가 보를 낼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어 상대가 가위를 낼 수 있으니 난 바위를 내겠다’
그러니까 정답이 정해진 건 없습니다.
정답이 정해져 있으면 수명이 분명해지죠.
〈레지스탕스 아발론〉도 생각이 났습니다.
뭔가가 정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확실히 정답으로 정해진 건 없습니다.
있으면 선이 이기든 악이 이기든 뻔해질 거예요.
다만 플레이 중 오답은 나올 수 있습니다. ‘저 사람 방금 한 행동이랑 아까 한 말이랑 상충돼. 거짓을 말하고 있군’ 이런 식으로요.
〈설탄유〉에서는 ‘저 사람이 저 카드 열을 3장으로 만들었는데, 지는 계속 안 먹고 있어. 저 카드 열에 –7 놓았나보다’ 등 행동을 보고 어떤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속이는 건 언제가 속이기 좋으냐 하면, 남들이 날 강하게 믿을 때일수록 속이기 좋은 때가 됩니다.
‘처음에 음수 낼 거라고 생각하겠지?’ 하고 야수의 심장으로 양수를 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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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이 게임에서 상당히 재미 있는 부분이 ‘기억’이었습니다.
뭐, 기억하려고 해도 다 기억하진 못합니다. 앞면을 확인한 적 없는 카드(남이 낸 카드)도 있어서요.
‘저 사람 색 1 빠졌고 2 빠졌고 –4는 내 손에 있고 저기 음수 놓은 모양이니 저건 –7이겠고 그럼 저 사람이 이후 자기 색 놓는 건 양수겠지’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카드 몇 장 안 되는데, 이게 내 손에 있었다가, 남의 손에 갔다가, 카드 열에 놓였다가, 또 다른 사람 손으로 갔다가
이렇게 이리 저리 옮겨다니니 보기보다 기억하기 어렵습니다.
마치 〈모자가 아니잖아〉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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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관점에서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외우기’ 부담이 있을 여지가 있고, 가위바위보 성격이 강한 것 같아 ‘잘 하려고 해서 잘 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싶어 다음 번에 또 해도 지난 번만큼 재미있을지 보장은 못할 것 같지만
실제 겪은 경험상으로는 외우기를 다 못 해도 크게 상관없는 느낌이었고,
적당히 눈치 싸움, 적당히 기억해서
웃음이 많이 터진 게임이었습니다.
뭐가 중요합니까.
웃겼으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마지막에 고득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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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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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2023년 출시작들 코멘트, 개인적인 순위(꾸준히 갱신, 추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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