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타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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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21:13

플립타운

플립타운은 1~4인을 위한 플립 앤 라이트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서부 황야의 무법자가 되어, 금광을 파내려 가거나 주민들을 약탈하고, 무덤을 도굴하는 등 여러 액션을 하며 돈과 금덩이 그리고 악명을 쌓아 갑니다. 그리고 덤으로 포커 한 게임도 빼놓을 수 없겠죠. 총 3라운드의 액션과 포커게임을 진행하고 나면 승점을 가장 많이 얻은 무법자가 승자가 됩니다.

영리한 여우의 성공 이후로 종류도 다양한 수많은 X 앤 라이트 게임들이 있었죠. 지도제작자들, 하드리아누스의 방볍, 세자매, 웰컴투, 레일로드 잉크, 공룡섬 롸앤라이트 등등… 이런 게임들은 변주를 주거나 플레이어가 뽑히는 주사위/카드에 끌려 다니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드래프팅 시스템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여러 개의 주사위를 굴리거나 카드를 뽑아,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주사위를 순서대로 골라 가도록 한 것이지요.

플립 타운에서는 조금 다른 접근법을 취했습니다. 매 턴마다 세 장의 트럼프 카드를 뽑되, 플레이어들이 이중 한 카드의 수트와 다른 카드의 숫자를 조합하여 액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그리고 남는 한 장의 카드는 플레이어의 포커 패 중 한 장이 됩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위와 같은 세 장의 카드가 뽑혔을 때,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스페이드 에이스를 포커패로 넣고 클로버9의 액션을 하거나, 하트9를 포커패로 넣고 스페이드Q의 액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게임은 총 3라운드이며 각 라운드는 5턴으로 진행합니다. 그러니 각 턴마다 세장의 카드를 뽑아 한 번의 액션을 하고, 포커패를 한 장씩 정해, 한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모인 5장의 포커패의 족보에 따라 추가적인 보너스를 받게 됩니다.

턴마다 수행하는 액션은 선택한 수트에 따라 서로 다른 구역에서 액션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하트는 짐마차를 끌고 길을 떠나 자원을 받고, 스페이드는 강도질을 시도하여 (운이 좋다면)돈과 승점, 그리고 악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이아몬드는 금광을 파내려가 금괴를 얻고 끝까지 파는데 성공한다면 큰 승점을 받을 수 있고, 클로버는 마을을 방문하여 여러 가지 보너스를 받거나 다른 액션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트에 관계없이 언제나 선택 가능한 무덤 도굴이 있습니다.

또한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보안관이 무법자들을 검거하려 시도하며 악명이 높을수록 검거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검거될 경우 페널티로 돈이나 승점을 많이 지불하게 되므로, 자신이 위험하다 생각되면 금괴로 보안관을 매수하는 것이 좋습니다.

게임중에 보너스액션을 주는 칸이 많아 한 번에 2~3개의 액션 콤보를 터트리는 쾌감이 있는 편이며, 1라운드부터 착실하게 빌드업을 할 수도 잭팟을 노리고 도박을 걸 수도 있는 등 다양한 테크가 존재합니다. 다만 그것도 적절한 액션을 하기 위해서는 카드빨이 따라주어야 한다는 점.

15턴으로 이것저것 다 하기에는 액션이 부족하므로 초반부터 카드가 이끌어주는 방향으로 잘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액션을 위한 수트/숫자는 금괴를 지불하여 어느정도 조정이 가능하지만 포커패는 조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좋은 족보를 완성할 가능성이 엿보인다면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4인플로 한게임 플레이해본 소감으로는, (대부분의 X앤라이트 게임이 그렇겠지만) 다인 솔리테어 같은 양상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특정 목표를 먼저 달성한 플레이어에게 보상을 주는 업적이 있기 때문에 상호작용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중요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3장의 카드가 공용이고 거기서 나올 수 있는 조합이 많지 않아서(효율적인 액션은 더더욱) 다른 사람들이 뭐하나 보면 나랑 비슷한 경우가 많아서 조금 맥빠지는 기분도 있었습니다.

게임 자체는 1~4인으로 되어있지만 개인판이 4개여서 그렇지 별도로 개인시트를 인쇄한다면 인원제한은 의미 없는 것으로 생각되며 인원수에 따라 게임이 달라질 것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솔플의 경우 오토마가 여러 종류이고 규칙부분도 상당히 신경 쓴 것으로 보입니다. (직접 해보지는 않았습니다)

한 장씩 포커패를 완성해 나가는 떨림과 서부의 무법자라는 테마가 잘 살아있는 가볍게 즐길만한 플립 앤 라이트 게임, 플립타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