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 비공식 솔로 모드가 공개되었습니다 - 임페리얼 스팀 1인 게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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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3 12:52

안녕하세요, 리클러스입니다.

다비드 투르치가 임페리얼 스팀의 솔로 모드를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는 꽤 오래 전에 듣고 언제 공개될지 작년 내내 기다렸는데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리고는 잠시 잊고 있었는데 올해 1월에 공개가 되었더라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나크로니와 임페리움 등의 작가이며 유명한 많은 게임들의 솔로 모드를 만든 다비드 투르치 (Dávid Turczi), 그리고 마오토마 (mautoma.com) 의 설립자이자 역시 많은 게임들의 솔로 모드를 만든 마우로 지베르토니 (Mauro Gibertoni) 가 함께 작업했습니다.

자료는 다음 페이지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https://boardgamegeek.com/filepage/271841/solo-mode

임페리얼 스팀 솔로 게임 준비

제 개인판 (우측 노란색 플레이어) 의 상단이 오토마의 플레이 공간입니다. 개인판과 주식판은 필요가 없습니다만 오토마의 공간을 정리하기 위해 주식판을 활용했습니다. 갈색 카드는 주문한 자원을 놓을 공간입니다.

오토마는 고정 수입은 받지 않지만 그 외에는 일반 플레이어와 거의 동일하게 플레이합니다. 철도 건설부터 시작해서 비용과 보상도 받고, 자원도 사용하며, 계약 카드도 받고, 공장도 건설하고, 공장에서 생산도 하고, 허브 도시에 배송도 합니다. 이 모든 행동을 결정하기 위해 오토마의 순서에 사용하는 행동 카드와 결정 카드가 있습니다.

오토마의 순서에 행동 카드와 결정 카드를 각각 한 장씩 펼쳐서 오토마의 행동을 결정합니다.

오토마 규칙서가 14페이지나 되어서 처음 봤을 때 좀 의아했어요. 하지만 저 카드들을 활용하는 친절한 예시가 대부분이라서 실규칙의 분량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왼쪽의 행동 카드를 보시면 1번부터 5번까지의 슬롯이 있습니다. 하단의 갈색 공간은 (기본 규칙에서 자유 행동 중 하나인) 배송 행동입니다. 배송 행동이 있는 카드는 위 슬롯 중 하나의 행동을 한 다음 추가로 행동합니다.

우선 1번 슬롯부터 확인합니다. 가령 위의 카드 1번 슬롯의 노란 박스 안에 "상품이 3개 이하"라는 조건을 만족하면 다음 줄 "가동 중인 공장을 2개 이상 가지고 있다" 를 확인합니다. 만약 조건을 만족하지 않으면 우측의 빨간 글씨의 내용을 따릅니다. 즉, 위의 경우 상품이 4개 이상이라면 빨간 글씨의 지시에 따라 2번 슬롯을 확인하고 영향력을 2 높입니다. 만약 위 슬롯 1에서 상품이 3개 이하이며, 가동 중인 공장을 2개 이상 가지고 있다면 각 공장들에서 상품을 생산합니다.

우측의 결정 카드는 행동을 할 때 우선 순위를 정해줍니다. 가령 위의 슬롯 4의 경우 20굴덴을 지불하고 상품 하나를 구매합니다. 이 때 (T-C)를 확인하라는 지시에 따라 결정 카드의 T-C를 확인하고 어떤 상품을 먼저 구매할지 확인합니다. 위의 경우 검은색(석탄)을 최우선으로 구매합니다.

위 카드를 읽는 법만 이해하면 14페이지의 규칙을 거의 대부분 이해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외에는 게임 준비와 종료, 그리고 오토마의 행동과 기본 규칙과의 작은 차이점들 정도입니다. "그게 14페이지?" 라고 물으신다면, 사실 선로를 놓는 규칙이 규칙서의 반정도 됩니다. 내용이 어렵지는 않아요. 우선 순위가 트리에스테일 때, 허브 도시일 때, 공장일 때 등의 예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라서 오히려 친절한 규칙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토마는 핸드를 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같은 행동을 반복해도 영향력 패널티가 없어요. 저는 몇 번 행동했는지 헷갈리지 않으려고 놓았습니다.

오토마는 항상 상대와 공유하고 있는 장소를 선점하려고 합니다. 눈치 보는 맛을 그대로 살리고 있어요.

첫 게임을 하는 도중에 오토마가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왔어요. 큰 에러플레이는 없었던 것 같은데, 오토마가 지금 이런 현금을 쥐고 있는 게 맞나? 한참 고민을 하던 중에 외출했던 가족들에게 연락이 왔어요. 갑자기 비가 많이 내려서 제가 데리러 가야겠네요. 주섬주섬 준비를 하던 도중에 앗! 게임 오프닝의 첫 비딩 때 금액을 지불하지 않았네요 허허허허허허.

외출한 김에 식사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한참 진행한 상황을 되돌려야하나 고민을 좀 하다가 기왕이면 제대로 하자는 마음에 롤백, 흡수! 호로로록 되감고 첫세팅은 바꾸지 않고 다시 시작했습니다. 짜증이 살짝 날뻔했지만 후우우우웁~ 전집중 물의 호흡 11의 형 잔잔한 물결.

2차전같은 1차전

전반적으로 오토마는 석탄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여타 게임들의 어지간한 오토마들은 사기 전과 10범이잖아요? 얘도 사기를 좀 칩니다. 자원 종류를 따지지 않아요. 그래서 게임 도중에 돈은 안 되지만 게임 끝에 점수를 불리는 석탄을 선호하도록 설계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첫 공장으로 돌공장을 짓더라고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초반에 나무와 돌은 같은 비용으로 공장을 지을 수 있지만 돌의 수입이 조금 더 크거든요. 그래서 선빵으로 돌을 짓느냐 마느냐하는 눈치 싸움이 있어요. 수입이 거의 없는 게임이라서 공장의 상품을 허브 도시로 배달하여 생기는 수입이 아주 중요한 게임인데, 허브 도시에 각 상품별로 하나씩만 배달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어느 도시로 무슨 상품을 배달하느냐는 문제와 공장 부지/선로/인부 고용의 행동 순서 문제가 마구 뒤엉키게 됩니다.

위 상황에서 사실 일반적으로는 제가 돌공장을 따라가면 안 됩니다. 일반 플레이어라면 "어라?" 하면서 먼저 돌을 배달해버리면 저는 망하거든요. 그런데 오토마가 어떤 순서로 행동할지는 카드로 결정되기 때문에 궁금한 마음 반으로 진행을 해봤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먼저 배달을 했고, 이후에 오토마 행동이 조금 꼬이더라고요. 이게 실제 게임 상황과 좀 비슷해서 재밌었습니다.

후반, 트리에스테 도착 직전 즈음

사진을 이렇게 찍으면 안 되는데 -_-; 제가 하단으로 선로를 이어가다가 마리보르-그라츠 쪽으로 다시 올라오며 오토마를 능욕한 상황. 저 때까지 오토마가 꼬인 상황을 풀어내지 못하더라고요. 근데 이게 실제 게임에서도 그렇습니다. 실수로 한 번 꼬라박으면 부활까지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립니다. 생각보다 규칙량이 많지 않은 게임인데도 웨이트가 높게 잡힌 이유가 아마 이 탓이 큰 것 같아요.

석탄 (열쇠) 점수 때문에 생각보다는 근소한 차이로 승리.

와우 너무 재밌어요. 생각보다 시간이 좀 일러서 한 판 더!

오토마의 난이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행동 카드의 1-3번이 A와 B 두장씩이거든요. A는 보통, B는 어려움입니다. 오토마가 상품 주문하고 공장 지을 때의 고정 지출 20굴덴이 있는데, B에서는 이 비용이 사라지더라고요. 이 게임은 보유한 굴덴이 곧 점수이기 때문에 감점이 없어진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어려움 난이도, 랜덤 맵, 진짜 2차전

좌측 파란색 허브 도시가 저 위치에 생길 때와 바로 좌측 한 칸 옆에 생길 때의 전략이 확 바뀌거든요. 공장 부지 등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지형만 봤을 때 현재 위치에서는 하단으로 치고 내려가서 트리에스테까지 빠르게 연결하기 좋습니다.

그래서 해봤습니다

사소한 실수 하나만 제외하고 깔끔하게 끝냈습니다. 실수는 옆으로 살짝만 돌아가서 공장 하나를 더 짓느냐는 문제였어요. 공장 하나를 추가하면 큰 계약 하나를 더 따낼 수 있었거든요. 약간 모험하는 마음으로 빠르게 끝냈는데 해당 라운드에 오토마가 제일 큰 계약을 따버렸네요.

결과는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습니다.

임페리얼 스팀이 원래 기본 흐름이 주는 재미가 좋아요. 목표는 트리에스테까지 선로를 연결하는 것인데, 수입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서 중간중간 수입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래서 허브 도시도 거치고 공장 부지도 거쳐야하죠. 선로를 연결하기 위한 일꾼도 필요하고요. 이 과정에서 선점의 문제가 생깁니다. 자칫하면 한 방에 훅가요. 이걸 먼저하면 저걸 뺏기고, 저걸 먼저하면 이걸 뺏기는 딜레마가 주는 재미가 워낙 훌륭하기 때문에 저는 2-3인 게임도 (최고는 아니겠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솔로 모드 재밌었고, 종종 할 것 같습니다. 지금도 아이가 테이블만 내주면 하고 싶어요. 계속 눈치보고 있습니다 하하하하. 오토마의 행동 우회가 어쩔 수 없이 영향력 올리기로 치우친다는 느낌이 있어서 조금 더 다듬을 여지가 있겠다는 생각도 들긴합니다. 하지만 결과의 밸런스만 보았을 때는 문제가 없네요. 플레이의 난이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서 난이도는 그냥 어려움으로 진행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주 땡기는 게임인데 아쉬움을 좀 달래줄 수 있게 되어서 좋네요.

그럼 오늘 후기는 여기까지.

Keep on ga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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