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15(토) 친구들이랑 같이 레벨업하는 보드게임

912 조회

2024.06.16 20:43

(기록용겸)

두 달여만에 친구들 다시 모여서 보드게임을 했습니다. 해외에서 지내다 이번에 한국 들어온 친구들 2명이 있어서 웨이트 좀 있는 게임은 못 돌렸습니다.

친구들이랑 게임하다보면 항상 사진 찍는 걸 잊어버리네요. 지난 주 8-9일에도 여행 가면서 몇 개 챙겨 갔었는데 숙소에서 게임하면서 사진을 하나도 안 찍었습니다ㅜ

우선 적어둘 겸 여행가서 했었던 게임들부터 정리해보겠습니다.

240608(토)

1. 젝스님트 / 5인

펭귄파티에 이어서 가족용 및 필러게임으로 좋다 생각하는 젝스님트입니다. 5명이서 여행 가서 어떤 게임을 챙겨갈까 하다가 젝스님트가 5-6인 베스트여서 챙겼습니다.

머리 쓰는 느낌도 들고 머리를 썼지만 벌점 먹을 때 터지는 재미도 있어서 좋은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한끗 차이로 벌점 피하고 다른 친구가 벌점 먹으면 앞에서 티배깅 해주는 게 재미인 것 같아요.

2. 시타델 / 5인

기존에 저랑 게임을 같이 좀 해본 친구들이랑 3인 시타델을 했었는데, 3인은 파티성이 떨어지다보니 조금 초플에 재미가 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여행가면서 5인 시타델 해볼 겸 챙겨갔습니다.

처음 하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직업군은 '치안판사, 도둑, 마술사, 왕, 수도원장, 연금술사, 항해사, 장군' 넣고 했습니다.

턴 자체를 없애는 암살자보다는 치안판사 넣고 영장 3장 발부해서 심리전 거는 게 맘 덜 상하고 재밌을 것 같아서 넣었고, 비슷한 이유로 협박범 넣으려 했지만 협박카드까지 쓰는 건 힘들 것 같아서 기본적인 도둑으로 넣었습니다. 그 외 연금술사나 항해사는 금화 수급 조금 원활히 하면서 도둑의 타겟이 되는 걸 노리면서 넣었습니다.

저는 게임 재미를 위해 보통 1, 2번을 주로 해서 견제역할을 했는데 절 피해서 카드를 골라가는 모습이 재밌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그냥 친구A에게 '너 이번에 왕 가져간 거 같은데? 왕 돈 가져가야겠다~' 입 털었는데 A가 눈 동그라져서 얼굴 시뻘개지고 당황한 모습에 다들 터졌네요.

생각보다 마을에 건물 7채 짓는 게 어렵고 점점 루즈해지는데, 어찌저찌 다들 종류별로 건물도 잘 짓고 보드게임 재밌다는 생각을 잘 심어줬습니다.

3. 한밤의 늑대인간 / 5인

5인이라 마피아게임을 가져갈까말까 여행 출발 전날 계속 고민하다 긱이나 보라에서 5인 추천도 꽤나 많고 박스도 그리 크지 않으니 혹시 몰라 챙겼던 한밤늑입니다. 결과적으론 새벽에 대성공했습니다.

저도 한밤늑이 이번이 처음이라 역할군은 규칙서 추천대로 '늑대인간2, 마을주민3, 예언자, 강도, 말썽쟁이' 넣고 했습니다.

어플도 따로 있어서 플레이하기도 편했습니다. 처음이라 활용하면서 늑대인간 두 명이 10초 안에 따로따로 일어나 서로를 몰랐던 에러플도 발생했었는데 한판이 길지 않으니 부담도 적고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한 판 더를 말하게 되네요.

중간에 한 번 저만 늑대인간 되고 예언자 빠진 걸 알게 돼서 '우리 투표 시계방향대로 해서 아무도 죽이지 말고 추리 제대로 끝내고 딱 자자!' 하면서 열변을 토해냈지만... 친구C가 '너가 진짜 마을 주민 편인데 너 찍어서 실패하면 5명이 그냥 추리 성공 못하고 찝찝한 채로 자지만, 네가 늑대인간인데 평화투표해버리면 나머지 4명은 억울해서 못 잔다.'라 하여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마피아게임인데 역할군을 바꿔버리는 캐릭터도 있고, 그걸 또 모른 채로 엉뚱하게 진행되는 결과가 있어서 심력 소모가 크지 않아 좋았습니다. 한밤늑을 한 판 더씩 하다가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잠들었습니다..

240615(토)

1. 황금의 땅 엘도라도 / 4인

두 달 전에 이어서 다시 꺼낸 엘도라도입니다. 보드게임을 잘 안 해본 친구 C, D가 있어서 덱빌딩 체험으로 다시 꺼냈습니다. ㅎㅅㅎ에서 스티커도 사서 붙이니까 미플이 귀여워져서 하는 맛이 더 좋았습니다.

이번에 보통 맵으로 한판 했는데, 노란색 친구 한 명은 시장에서 마체테만 사다가 빠져나오는 데 한참 걸리고 나머지 빨, 흰, 파도 필요한 카드가 나오지 않아서 시장에서 카드만 구입하면서 계곡을 빠져나오는 데 한참 걸렸습니다.
1등은 초플인 C친구가 했는데 꼴등은 다른 초플인 D친구가 했습니다. 마체테 수집가인 D친구가 오는 길 내내 고통받는 모습 보는 재미가 컸네요.

2. 티켓 투 라이드: 유럽 15주년 / 5인

일반인에게 보여주기 좋은 티투라 15주년판입니다. 친구C, D 게임 거의 처음인데 A가 중간에 와서 눈이 즐거운 5인 티투라 꺼냈습니다. A, B도 티투라는 저랑 카페에서 해본 미국판이 처음이었는데 15주년 보드판 꺼내고 틴케이스 열차들 꺼내니까 칙칙하지 않고 알록달록하다고 감탄했네요.

중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하전 친구C가 기존 일정 때문에 아웃돼버렸습니다.ㅜ 이상하게 장단기 노선에서 서남부 유럽쪽 노선이 다들 안 나오고 중동부쪽이 터졌습니다. 노선 티나지 않게 띄엄띄엄 기차 놓거나 대놓고 쭉쭉 놓거나 눈치껏 각자의 전략대로 놓는 재미가 있네요. 친구C가 추가로 챙긴 노선카드 3개 중 2개를 잘 골라 추가점수까지 쌓으면서 이번 게임도 초플임에도 1등을 했습니다.

3. 라스베가스 / 4인

사전에 다시 해보고 싶은 게임 물어봤을 때 친구A가 센추리 1: 골렘을 말했지만 머리도 식힐 겸 근본적인 영업용 게임 라스베가스를 했습니다.

주사위 3세트를 추가구매하여 8인까지 가능하게끔 했지만 오늘 4명이라 중립 주사위 2개씩 나눠주고 기본 주사위 5세트 가지고 했습니다. 라스베가스만 하면 다들 본인이 주사위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게임을 하죠. 한 번 던질 때마다 자기 기준에서 합리적인 베팅을 하지만 그 선택이 바로 다음 사람에게 터저벼리면서 웃음도 빵빵 터지네요. 옆에서 '여기 놔야한다, 저기놔야 나중에 좋다' 훈수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저는 회사에서도 여러 번 돌려서 라스베가스 매커니즘 자체가 조금 질리긴 하지만 같이 한 친구들이 원초적인 도파민 나온다고 너무 재밌게 했네요. 역시 일반인 영업엔 1티어 같습니다.

또 다시 5명이 언제 모일지는 모르지만 역시 사람이 많으니 훨씬 재밌게 했습니다. 주위 모든 친구들이 전략게임은 안 좋아할 수도 있지만 조금씩 도전해보고, 아니면 좋아하는 친구들만이라도 가끔은 같이 해보는 게 장기적인 목표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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