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마르 시연회 간단 후기
5월 24일 워게임 캠프 대상으로 히트 게임즈가 주최한 바이마르 시연회에 참가하여 후기를 남겨봅니다.
규칙 설명을 듣고 1,2라운드 동안 진행되는 시나리오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저는 빨간색 독일 사회민주당SPD을 맡았습니다.
<초기 배치. 콩피에뉴에서 휴전협정이 체결되어 1차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독일의 모습>
좌상단 독일국 칸에 놓인 위협 2개는 여전히 계속되는 승전국의 봉쇄와 망가진 경제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공화국 체제에 가하는 위협을 나타냅니다.
현재 연정 중인 민주정당인 사민당SPD(빨강)과 중앙당Z(파랑)이 가장 많은 지역기반(좌측 도시 칸)과 과반 의석(우측 의회 칸)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국에 불안과 빈곤이 만연하며, 특히 뮌헨에서는 공산당KPD(분홍색) 평의회가 수립되어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려 합니다.
강령단계에서는 각 정당마다 고유한 강령 카드 4장 중 하나를 비밀리에 선택해서 이번 라운드의 특화 효과를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사민당의 경우, 고용보험, 노동자 복지 같은 의제를 추진하는 "사회주의", 이익 추구에 집중하지만 공화국을 더 불안정하게 만드는 "반대", 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비상사태 선언과 민병대 동원을 가능하게 하는 "민주주의 수호"가 있습니다.
저는 기득권으로서 일단 공화국을 재건해야 하기에 "협력"을 선택합니다.
활동단계. 각 정당이 한번씩 돌아가며 고유 카드를 사용해서 카드의 점수로 시위, 쿠데타/반쿠데타, 진압과 같은 행동을 수행하거나, 의회에서 의제를 놓고 토론을 하거나, 카드의 효과를 실행합니다.
좌측 도시들에서는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급진정당 공산당KPD(분홍)과 국가인민당DNVP(검정)의 민병대와 이를 진압하려는 정부의 군경이(흰색) 거리 투쟁을 벌이고, 우측 하단 의견 트랙에서는 토론으로 언론, 외교, 경제, 화폐 개혁등 다양한 효과를 지닌 의제를 자신의 정당 쪽으로 끌어당겨 확보하는 동시에 의회 의석을 점유하러 경쟁합니다.
결국 2라운드에 연이은 외교 행동 실패와 거리 투쟁으로 인한 불안정, 망가진 경제로 인한 빈곤으로 위기 마커가 7개 놓여 공화국이 무정부 상태에 놓이며 끝났네요. 그래도 중간중간 외교에서 수완을 발휘하고 의회 선거 카드를 타이밍 좋게 사용하는 등 점수를 꾸준히 모은 사민당이 정부 쪽 패널티에도 불구하고 최종 점수 계산에서 승리하게 되었습니다.
세계 경제 대공황이 불어닥치고 국가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NSDAP—이른바 나치—가 수권법을 통과시키기 직전인 5,6라운드를 진행하는 다른 시나리오의 초기배치 모습입니다
카드 이벤트로 보드 맨 오른쪽 밑에 있는 NSDAP 트랙에 미플이 놓일수록 NSDAP의 의석이 늘어나고 불안정 마커가 추가됩니다. 만약 모든 칸에 미플이 놓인다면 실제 역사대로 히틀러가 집권하게 되어 모두가 패배하게 됩니다.
초반 1,2 라운드 시나리오 때 강력했던 공산당은 계속된 정부의 진압에 힘을 많이 잃은 느낌이었고, 반대로 처음에 약했던 국가인민당은 NSDAP와 결탁하는 이벤트와, 외교를 할수록 높아져 가는 승전국에 대한 분노 여론을 통해 점점 성장하게 되는 구도였습니다.
<갈색이 NSDAP 의석, 해당 극단주의 의석은 절대 사라지지 않기에 과반을 넘겨 연정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골칫거리가 따로 없습니다>
급기야 NSDAP 트랙에 마지막 미플이 놓이기 일보 직전에 이르렀고, 모두가 지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 하에 승점 패널티를 감수하고 공화국을 무정부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결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대공황이 터지기 직전에 승점을 쓸어담은 사민당이 또 이겼네요. 거대악 NSDAP가 들이닥치는 특유의 압박감이 참 잘 느껴지는 시나리오였습니다.
제 부족한 이해도와 필력으로 충분히 담지 못했지만, 당시 바이마르 공화국의 정세를 전반적으로 잘 반영한 여러 시스템과 카드들이 인상적인 게임이었습니다.
공화국을 살리기 위해 승전국들과 외교 협상은 해야하는데, 그럴수록 여론이 분노하여 급진정당이 반사이익을 얻게되어 체제를 흔들게 되는 집권당의 딜레마라든지, 베르사유 강화조약, 검은 목요일로 대표되는 세계 경제대공황 같은 당시 여러 시대상을 담은 카드들이 기억에 남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