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4/28 1824 + 다윈의 여정 후기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간만에 18xx 를 돌리는 날입니다.
오늘의 라인업은
1. 1824 4인플
2. 다윈의 여정 3인플
입니다.
1. 1824
18xx 시리즈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오해가 있습니다.
'18xx 시리즈는 어렵고 긴 게임이다'
긴 게임인 것은 맞습니다만, 룰이 어려운가 하면 다른 4점대 웨이트의 게임들보다는 쉽습니다.
제가 종종 드는 비유는 헬스인데,
예를 들어 비딸 게임을 하는 것이 고웨이트로 짧은 시간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고,
18xx 시리즈는 저웨이트로 긴 시간 근력운동을 하는 셈입니다.
어느 쪽이든 몸에 걸리는 부하는 비슷하다는 것이고, 긱 웨이트의 개념 자체가 게임의 길이로 인한 뇌의 부하도 포함하는 개념이다보니 제가 드는 비유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룰만 놓고 보면 웨이트 3.0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긴 게임을 버틸 체력이 되는가?의 문제인데..
어차피 주말에 모임 나오시면 4~6시간씩 게임 하다 가시지 않나요? 라고 묻습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이죠.
길이가 부담되신다면 비교적 짧은 1889 같은 것으로 입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18xx 시리즈가 지니는 특성은 철도테마 + 주식게임 입니다.
철도테마는 길 따라 놓는거니 다른 게임들에서도 많이 접해봤을 느낌이지만 이 게임의 주식은 다른 주식 보드게임들과는 좀 다릅니다.
보통 주식게임들은 랜덤한 이벤트에 의해 주가가 변동하고,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중요한 게임이죠.
차익을 많이 남길 수록 점수가 높은 시스템입니다.
18xx 에서도 주식을 사고 팔기는 합니다만, 그보다는 배당과 유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랜덤한 이벤트는 존재하지 않으며, 회사를 운영하는 플레이어들의 의사결정에 의해 주가가 변동합니다.
회사가 배당을 실시한다 -> '이 회사는 배당을 잘 주는구나' ->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짐 -> 수요가 늘어서 주식 가격이 올라감
회사가 유보를 한다 -> '이 회사는 배당을 잘 안 주네' -> 사고 싶은 사람이 줄어듦 -> 수요가 줄어서 주식 가격이 떨어짐
주식을 내다 판다 -> 시장에 공급량이 많아짐 ->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주식의 가격이 떨어짐
주식이 모두 팔린 상태이다 -> 사고 싶어도 못 산다 -> 주식의 가격이 상승
경제학 기초를 이해하시는 분이라면 위의 설명으로 주가 변동을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떠올리는 주식의 이미지는 투자상품입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배당목적으로 사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우리나라 회사들이 배당을 짜게 줘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주식의 본질은 지분만큼 그 회사를 소유하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삼성전자의 지분 40%를 가지고 있다면, 그 회사의 자본금의 40%는 제꺼고, 부채의 40%도 제것이며, 앞으로 벌어들이게 되는 수익의 40%도 내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요.
그래서 삼성전자가 올해 100억을 벌었다면 나는 40억을 번 셈이 됩니다.
현실에서는 번 이익을 전액 배당하지는 않기 때문에 저런 일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18xx 는 게임이다보니 이런부분들은 단순화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번 돈 전액을 배당할 것인지, 아니면 배당하지 않고 유보(회사에 저장)할 것인지를 매번 결정해야합니다.
너무 배당파티만 하다가는 나중에 회사에 돈이 부족해서 새로운 기차를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고, 그렇다고 회사에 저장을 많이 하게 되면 주가가 자꾸 떨어지고 배당금도 못 받아서 역 스노우볼이 굴러가게 됩니다.
그래서 이 둘 사이의 줄다리기가 중요한 게임입니다.
1824의 경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핫플은 빈과 부다페스트가 되고, 시스템적으로는 합병이 존재하며, 기차 수출 시스템, 기차 업그레이드 정도가 특징입니다.
그리고 10시대까지 존재하기 때문에 보통 18xx 시리즈에서는 안전빵인 5기차도 여기서는 10시대에 터집니다.
저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1824가 초플이었는데,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시작 전에 조금 팁도 주고, 평상시라면 제가 많이 구입했을 산악회사(운영라운드 시작시 25원 수입 제공)를 구입하지 않고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그래서 극초반 수입에서 밀리다보니 불안하기도 했습니다만, 다른분들이 벌어들인 그 초반수익으로 주식을 사도 거기서 바로 수입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스노우볼 효과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운영몰빵인 느낌인데, 기차 업그레이드도 할 수 있을 때마다 바로바로 업글해서 기차가 터지는 것에 대비하고, 최대한 빠르게 수익을 올리는 것에 집중해서 다른 사람들이 산악회사를 굴려서 받는 수익에 근접하게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돌아보니 게임의 주도권을 계속 쥐고 간 느낌이 드네요. 산악회사들보다 주황1, 보라1, 베이지1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게임은 흘러흘러 종료가 되고 스코어를 계산하는데, 몇천점이 나오는 게임에서 3,4등이 단 1점차로 갈려버렸습니다 ㅋㅋ
2,3등도 49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1등을 제외하고는 접전이었던 판이었네요.
2시부터 설명시작해서 중간에 밥 먹고 7시반에 끝났네요.
2. 다윈의 여정
남은 시간동안 할 게임을 찾다가 다윈의 여정은 설명없이 가능할 것 같아 진행하였습니다.
확장을 넣으면 설명을 해야해서 기본판으로.
몇달만에 하는 느낌인데, 역시 재밌네요.
중반에 제가 대박 콤보들을 터뜨리면서 많이 앞서 나갔고, 그 차이만큼 계속 킵해서 끝났습니다.
슬슬 안해본 확장들도 넣고 해보고 싶네요.
팔머스 항이라거나, 시나리오라거나, 함선 확장이라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