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실 보드게임 운영 잡담 - 단순한 게임으로 운영하다
저는 올해 6학년 학생들을 맡게 되었습니다
6학년 부장에 체육부장을 맡아서 여러모로 난관이 많지만
학급운영에 보드게임을 가미하고자 항상 노력중이지요 ㅎㅎ
보드게임을 계속 수집하다보니 이제 슬슬 공간의 압박을 많이 느낍니다
제가 주변 친구들하고 즐길만한 난이도의 게임들은 집으로 주로 빼놨는데도
아이들이 주로 할만한 간단한 게임들은 물량이 상당하여 이제는 교실이사에 상당한 품이 드는 상황입니다
2월말 짐을 모아서 한샷 찍었습니다
멀리 텀블링 다이스가 보입니다
참고로 저기에 4박스 + 크로키놀 + 스티가 월드챔스 스탠드도 추가되야 합니다
친한 동생과 함께 학교간 왕복 6번을 하며 날랐고 크게 사례하였습니다
새학기 준비도 하고 교실을 세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보드게임을 생활화할수있는 구조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입니다
6학년 학생들과의 만남과 적응, 보드게임 안내가 있었고, 한달 뒤인 지금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빨간색 원과 파란색 원이 다른 교실에는 잘 없는 저희반의 특징적인 장소들입니다
먼저 빨간색 원은 보드게임 전용 테이블입니다
보라 다른 분들과 다르게 멋있는 원목 직사각형 테이블이 아닌
학생용 책상 2개를 붙이고 매트를 깔아버린 B급 감성 테이블입니다
보드게임을 굳이 안해도 회합장소로 제격입니다
여학생들이 자주 앉아있습니다
또한 파란색 원은 크로키놀 전용석입니다
작년 4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한학기 동안 시즌4의 팀전, 개인전 대회를 진행한바
크로키놀의 게임성을 알기에 아예 장소를 만들어버렸습니다
저 무거운 나무판이 들락날락 할 필요 없이 쉬는시간이건 점심시간이건 바로 플레이가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책장입니다 저쪽에 보드게임들이 일부 보입니다
사실 보드게임들 말고도 여러가지로 저희반만의 특색이 드러나는 물품들이 있습니다
이해가 약간 안가는 면으로 학생들은 바닥을 더 좋아합니다
책상에 앉아서 허리가 안아프게 하면 좋은데 오순도순 모여서 바닥에서 합니다
동심의 세계란 어렵군요
바닥이건 책상이건 보드게임매트를 반드시 깔아서 하도록 안내하고있습니다
보드게임을 쉬는시간에 정말 많이하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는 2~3월달에 시도했던 여러 게임들을 한번 소개해보겠습니다
제가 원래 유로게임류를 즐기지않는지라 단순한 것 위주로 시도해봤는데 아마 생소한 게임들도 있으실거같습니다
1. 포켓몬 배틀슈터
포켓몬 배틀슈터는 포켓몬 테마로 펼쳐지는 실시간 FPS 게임입니다
경기장 안에서 서로 작은 플라스틱 원반을 쏘고 피하면서 특정 포인트를 맞추면 상대방의 몬스터볼이 닫히면서 승리합니다
단 10발씩만 가지고 시작하여 정신없이 하다보면 순식간에 끝납니다
스타터 세트를 사면 피카츄 vs 리자몽을 즐길 수 있고
DLC(?)를 사면 최신 전설의 포켓몬인 미라이돈과 코라이돈까지 추가하여 2:2도 가능합니다
좌측부터 피카츄, 미라이돈, 코라이돈, 리자몽입니다
너무 단순한 게임이라 딱히 보실필요는 없지만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CF를 링크합니다
총알은 이 정도 크기입니다 단점 관련해서 색깔을 유심히 봐주십시오...ㅋ
게임에 대해 매기자면 평점은 ★★ 입니다
장점으로는,
1. 포켓몬이라는 세계적으로 메이저하고 친숙한 테마
2. 실시간으로 쏘고 피하는 류의 덱스터리티 게임은 생각보다 드물기 때문에 신선함
3. 어른들도 가볍게 내기용으로 하기 좋음
4. 게임으로서가 아니라도 인테리어 소품 느낌도 있음
정도가 있겠습니다
다만 아래의 단점들이 있어서 교실에서 도저히 운영할수가없어서 어쩔 수 없이 처분하였습니다
1. 게임을 하다보면 쏜 디스크들이 거의 100% 확률로 교실 바닥이나 구석에 들어가고 줏어오기가 귀찮음
(OHP필름을 덧대어서 가림막을 추가하였는데도!!!)
2. 플라스틱 원반이 저런 금색 혹은 노란색 계통이 많아 찾기도 매우 어려움
3. 구입 직후 경기장 조립이 생각보다 어렵고 귀찮음
4. 조립 이후에는 박스에 수납 불가
5. 덱스터리티 장르가 대개 그렇듯 취향을 많이 타고 리플레이성이 크지않음-> 장식용이 될 위험성
6. 디스크가 10개씩 밖에 내장이 안돼 쏘다보면 너무 금방 끝나는 느낌
학생들 중에는 분명히 좋아할 녀석들이 있겠지만
한판만해도 디스크들이 교실 곳곳에 퍼져나갈텐데 분실없이 관리하게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ㅋ
저 게임의 진가를 느끼려면
쏘고 피하는 류를 즐길수있는 취향의 플레이어가 필요하고,
줏으러가기 편하게 좁은 방이 있으며,
그 방의 양쪽 사이드에 책장과 같이 디스크가 숨어들어갈수없는 휑한 공간이 있는 집이라는 3가지 조건이 갖춰져야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평점이 확 올라갈수도 있겠습니다
2. 스컬
그리고 최근에 코보게에서 신판이 출시되어서 구입을 했습니다
원래 보드피아에서 꽤 예전에 한글판이 나왔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코보게에서 박스와 일부 타일의 색이 변경되면서 새롭게 나왔네요
블러핑의 정수가 깔끔하게 잘 나타난 게임인데다
승부의 성공과 (다른 플레이어 기준) 실패의 쾌감이 교차하는 괜찮은 게임이라
별로 고민하지 않고 구입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언어요소가 없을지라도) 한글판이면 무조건 좋아하지요 박스에 적힌 한글과
한글규칙서가 주는 그 느낌이 좋습니다
평점은 ★★★★입니다
점심시간에 학생들을 감시(?)하는 자리에 앉아 두 버전을 나란히 늘여놓으니 몇몇 학생이 신기하게 쳐다봅니다
보는 앞에서 촬영을.....ㅋ
박스 아래쪽을 보니 기존의 다국어판이 세월을 많이 탄 느낌이 납니다
(큰 해상도의 사진)
기존의 스컬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서도
자세히 보시면 색감이 좀더 밝고 화사한 느낌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각 타일의 생김새가 더 확연하게 구분됩니다
박스안에 들어가있는 개인판도 꽃그림이 아예 들어가있습니다
네잎클로버 타일이 또한 변형규칙으로 추가되었네요
색감의 차이가 보이고 새삥의 빳빳함이 압도적으로 다가오네요
타일 퀄리티는 비슷한거같습니다ㅎㅎ
간단하게만 플레이하고 탈락자가 1명 나오자 정리하였네요
몇년전에는 간간히 학생들과 스컬을 즐겼지만 바쁘다보니
단순한 게임이라도 함께하는 기회를 살리기가 쉽지않습니다
추진하는 사업들이 몇개 끝나면 학생들과 함께 방과후에 플레이해볼생각입니다
3. 마리오 카트레이싱 디럭스
이건.... 완구류에 가깝군요...!
1:1 경주 게임입니다
디럭스 버전이 나오기 전에 일반 버전도 있었습니다
꽤 예전에 일본 에포크사에서 발매후 한국에도 출시가 되었었고 지금도 재고가 남아서 팔고있습니다
일반판의 경우
동그란 공을 트랙에서 버튼 조작을 통해 진행시키는 방식으로
공이 결승점을 통과하면 코스가 끝났습니다(유튜브에도 시연 영상을 쉽게 볼수있습니다)
그러다가 2022년경 디럭스 버전이 나왔는데 공 형태가 아닌
실제 마리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차를 이용하여
트랙을 5바퀴 먼저 완주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결승점에 도착하여도 출발지점으로 바로 연결되므로 뫼비우스의 띠 같은 맵입니다
출발지점을 통과할때마다 자동차의 무게로 인해 깃발이 움직여 1회씩 카운트가 됩니다
(출처 : https://youtu.be/6blstIZ4Wz0 )
원래는 차가 두대만 있었고 expansion pack를 구입하면 키노피오와 쿠파까지 2개가 추가되는 개념으로 있었지만
한글판이 출시되면서 차 4개가 모두 나왔습니다
교실에 있다보면 사실 쉬는시간에 긴 호흡의 게임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런 단순하면서 이목을 끄는 게임들도 충분히 갖춰놓는 편입니다
제 예상보다는 아이들에게 오래가고 있습니다
방과후에 남아서 몇판 더 하고가겠다는 아이도 있고
쉬는시간에 딸깍딸깍거리면서 만지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자동차와 레이싱 테마라서 남학생 위주로 좋아할줄알았는데 여학생들도 꽤 하는 면이 흥미로운 점입니다
평점은 ★★★입니다
포켓몬 배틀슈터보다 훨씬 더 교실에 어울리는 게임입니다
(쉬는시간에 난타하는 소리가 시끄럽긴하지만)
개선할 점으로는 코스에 자동차가 너무 자주 이탈하여 계속 재배치하며 봐줘야하는 것이 있고,
재배치를 할 때 롤러코스터 아래 구간이 손을 집어넣기가 협소하여 불편합니다
그래서 1층과 2층 사이의 간격을 좀더 넓히고 전체적으로 트랙의 크기를 크게 해서 만지기가 편하고 보기도 좋게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가격이 상승한다는 어른의 이유로 인해 어렵겠지만(이미 5만원대....)
최소한 코스에서 차가 이탈하지않게 좀더 고민을 해야할것 같습니다
4. 크로키놀
(평점 ★★★★★)
크로키놀은 대부분의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많이 플레이되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에 플레이를 할수가 없는것이 아직은 학생들과 실력 차이가 많이 나서
밸런스 문제가 있습니다
보통 제가 있는 팀이 이기는데 학생들이 밸런스가 안맞는다고 투정을 부립니다
그래서 가장 못하는 학생과 제가 팀을 하고 한턴을 봐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하는데
그래도 아직은 제가.... 꽤 잘하나봅니다
어느 순간부터 예의상 참가하지않고....ㅋ 조용히 구경만 하고있습니다
그러다 저희반 실력 1등이라는 여학생이 저에게 1:1로 도전을 한 적이 있는데
제가 상당히 큰 격차로 승리했습니다
저는 보통 필요성을 느끼지않으면 최선을 다하는편입니다
패배하고 난 뒤의 여학생 표정이 안좋아서 위로를 해줬습니다
"내가 몇달전부터 수없이 많이해서 그런것이지 하다보면 실력이 금방 맞춰진다 나도 처음엔 많이 졌다"
"선생님 저는요... 승부욕이 진짜 커서 지면 꼭 이기고싶어요"
그 승부욕으로 인해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4월부터는 학생간 개인전 대회를 개최한다고 공지를 해놨습니다
개인전과 팀전을 3번 정도 개최하면 그 과정속에 생각보다 실력이 많이 늘어있는걸 볼수있는데
그때쯤되면 제가 같이 어울려도 괜찮을거같습니다
이것저것 잡담이 더 있긴한데 지면이 너무 길어지는거같아
나중에 또 다음글로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