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40314 MTS 게임즈 블러드본 보드게임 3차 체험회 후기입니다.
어제 저녁 7시에 열린 블러드본 보드게임 체험회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블러드본 원작 콘솔게임을 해본적은 없는 일개 참가자의 시선에서 가볍게 쓴 글이니 참고하시고 구입에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회사를 마치고 가서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커피를 테이크아웃해 행사장으로 향했습니다.
방문 전에 이미 다녀오신 분들께 들은 바에 의하면 건물 입구에서 들어가는 길을 찾기 힘들다더니 실제로 그러한 분위기였습니다.
다행히 MTS에서 낮에 미리 문자로 보내주었던 찾아오는 길 정보 덕에 길을 잃지 않고 바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참가자를 배려하는 세심함이 보이는 부분이었습니다.
행사가 열리는 건물 주차장 한켠에 있는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찾으면 바로 내려가면 된다고 이미 다녀오신 (길을 잃으신) 분께 이야기를 듣고 갔기에,
곧바로 계단으로 향했는데 가파른 계단이 직선으로, 손잡이도 없이 있어 운동부족인 저는 행여나 넘어질까 오돌오돌 떨며 계단을 한걸음한걸음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면 실내화로 갈아신는 곳이 보이며, 그 옆에 참가자 목걸이 명찰이 놓인 테이블이 보입니다.
약간 어두우면서 중2중2한 대사에 제 닉네임이 박힌 것을 보니 몰입이 되며 동시에 저기 적힌게 제 본명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글 폼으로 행사 신청할때 실수로 본명으로 신청할 뻔했었거든요 ㅎㅎ)
저는 7시에 딱맞춰 도착해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이미 도착해 계셨습니다.
자리가 따로 정해지지는 않은 방식이었고, 원하는 분 혹은 일행과 같은 자리에 3인 1테이블로 앉으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적당한 자리를 발견해 이미 앉아계신 분께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 앉으려다
커피를 쏟았습니다.
...바닥에요. 그나마 다행히
목요일 저녁은 피곤한 시간이기에 잠을 깨려고 사온 아이스커피를 쏟아 잠이 확 달아난 것을 보니 커피는 역시 마시는 것보다 쏟는 게 잠깨는데 효과가 좋다는 우리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블러드본 보드게임 코어박스를 보드엠에서 해외구매대행하는 가격이 16만원이었는데
테이블에 쏟았더라면 행사장으로 오는 길에 한두모금 마신 커피가 162300원어치가 될 뻔했습니다.
이 못난 참가자가 엎은 커피를 직원분들께서 치워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보드게임 다이어트를 반강제로 할 뻔한 상황을 뒤로하고 게임이 전시된 곳으로 향했습니다.
과거 펀딩 당시 올인서약 구성입니다. 코어박스 + 9개의 확장들 + 2개의 스트레치골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펀딩가가 배송비 제외 350달러였는데, 펀딩 시점이 팬데믹, 전쟁 이전인 2019년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현재 다시 이 구성으로 나온다면 가격이 거의 2배는 되지 않을까 싶어 지갑이 아플것이 우려됩니다.
보스전 상황을 연출한 모습으로 보입니다. 거대한 보스몹을 향해 비장하게 선 4명의 사냥꾼의 구도가 얼핏 킹덤데스를 연상시킵니다.
이번 웨이브1 구성 중 하나인 PVP 컨텐츠인 듯합니다.
나중에 게임 플레이해보니 사냥꾼의 체력이 적어서 사냥꾼 대 사냥꾼의 전투가 너무 빨리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블러드문 박스
상세 사진입니다.
행사가 곧 시작되어 (직원분들의 도움으로 깨끗해진) 자리에 앉았습니다.
열정적으로 설명중이신 대표님이십니다.
룰에 대한 설명은 이미 다른 분들께서 많이 하신 듯하니 생략하겠습니다.
플레이를 시작하였습니다. 진행 상황을 가볍게 짚고 넘어가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각 캐릭터와 무기입니다. 원하는 공격 패턴의 무기를 설정하고 해당 피규어에 본인이 앉은 자리의 색 링을 끼우면 됩니다.
1챕터 1라운드를 마친 상태입니다. 제가 초록색인데 너무 일행들과 떨어진 모양입니다.
적이 리스폰되어 나타난 가운데, 저와 파란색은 피를 회복하러 대성당에 갔습니다.
폐가에서 적이 둘이나 나왔네요.
이런저런 탐사를 하였는데, 적이 많고 계몽(시나리오의 중간 목표 겸 미션) 은 충분히 모이지 못해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이 상황에 게임 완료 조건을 착각해 시계를 본 후에 '이번판은 실패하겠는데 이 게임을 포기하고 다시 깨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냈다가
다른 분들께서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정정해주셔서 희망을 되찾은 상황의 사진입니다.
그렇게 다행히 1라운드 남기고 1챕터를 완수했습니다.
1챕터 완료 후 다같이 사진을 찍는 장면입니다.
이후 바로 2챕터를 시작했는데 2챕터는 1챕터와는 달리 '적을 몰고 와서 특정장소에서 사냥' 과 같은 미션이 많았습니다.
이로 인해 색다른 플레이가 되었습니다.
타일 운이 좋아 상황이 좋게 돌아가지만 진행중이시던 분 중 한분께서 막차 시간 문제로 인해 집에 가보시며 3인플에서 2인플로 전환되었습니다.
게임의 설계상 인원이 변동되어도 난이도에 큰 변화는 없다는 것이 다행입니다.
2챕터 보스유닛인 성직자 야수가 나타났습니다 아유 무서워
보스 잡으러 둘이 달려가는 중입니다.
1페이즈인데 누가 보스 행동카드를 섞었는지 (접니다) 아주 환장할 상황이 연속으로 펼쳐지며 사냥꾼 둘이 동시에 사망하는 일도 발생하곤 했습니다.
사냥꾼 둘을 동시에 스킬 하나로 해치운 보스의 웅장한 자태.
"음화화화 이것뿐이냐!!"
하지만 우리 용감한 사냥꾼들은 기어이 잡아내는 데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리고 2페이즈가 시작되었고
1라운드만 더 있어도 성공의 실마리가 잡혔을텐데 아쉽게도 실패하며 패배자들은 안타까운 한숨을 토했습니다.
간단한 결론
본인은 블러드본 콘솔게임 경험이 전무함을 미리 알립니다.
이에 원작과의 고증, 재현도 등은 제외하고 그냥 생각나는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장점
- 상당한 몰입도
야수가 몰려서 나타나며, 이들이 과하지 않게 달려드는 모습에서 다크한 분위기가 잘 살아나는 모습입니다.
- 적당히 어려운 난이도와 재도전의 용이함
사냥꾼이 그냥 적을 학살하는 구도가 아니기에, 난이도가 어렵지만 단순한 토벌 임무가 아니라는 점에서 '적당히'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수준으로' 어렵습니다.
그리고 챕터 단위로 나뉘어있고 챕터당 시간이 너무 길지 않아 적당한 때에 재시작이 가능합니다.
- 준수한 피규어
제가 피규어게임 경력이 별로 없지만, CMON 사 팬분들이 퀄리티가 아쉽다고 하신 것과 달리 제 눈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 좋은 밸런스
아군 체력은 약하지만 각종 스킬로 회피/방해가 가능하고, 적군은 대신 일정 주기로 계속해서 튀어나오기에
몹몰이 등 각종 잔기술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재밌습니다.
하지만 보스전은 강한 적을 잡아야 하기에 잔기술만 키워서는 안되어 캐릭터 육성의 밸런스를 잡은 모습이었습니다.
- 시나리오의 길이
2챕터를 거의 완료하는데 4시간이 걸렸으니, 4챕터로 구성된 1개의 시나리오를 깨는 시간은 8시간, 하루 정도 될 것입니다.
웨이브 1, 2를 합쳐 20개 가량의 시나리오가 있으니, 주말마다 깬다면 1번만 해도 5달은 족히 플레이 가능한 '혜자로운' 구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점
- 지나치게 많은 박스와 구성물, 이로 인한 가격 상승
중간에 잠깐 대화를 나눈 MTS 대표님께서 '가격 부분은 노력을 했지만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했다'라고 말씀하였습니다.
오늘 가격이 공개되겠지만 저렴한 가격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 셋팅의 번거로움
여러 종류의 카드들이 존재하고 타일, 피규어 등이 많기에 셋팅이 어렵습니다.
이는 좋은 오거나이저 사용으로 해결될 문제입니다.
(해외 오거나이저 구입 문제로 인해 박스 사이즈가 해외판과 달라질 가능성에 대해 질문한 결과, 그러한 가능성은 별로 없고 그렇게 되더라도 공지가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 다소 존재하는 잔룰
'회피'와 '방해' 동작은 모두 적의 공격을 맞지 않는데, 이들이 적용되는 메커니즘이 약간씩 달라 혼동이 가능합니다.
이와 비슷한 잔룰이 약간 있었습니다.
총평
현재 긱 평점이 7.8인 이 게임의 제 마음 속 평점은 8.0으로, 상당히 잘 만든 보드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이 마를까봐 기본적으로 1개씩 제공되는 음료수를 테이블에 가지고 왔는데, 게임하는 내내 목이 마르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게임에 몰입해 동선을 계획하고 덱빌딩을 진행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진행하였습니다.
가격이 아주 비싸지만 않다면 구입할 의향이 있는, 결론적으로, 이번 펀딩은 참여 의사가 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게임에 대해 생각하며 참가자들에게 나누어준 기념품을 보니 이번 펀딩에 많은 공을 들이고 계심이 느껴졌습니다.
이번 펀딩이 성공하기 위해 많은 참여가 필요할 듯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4,5차 체험회 참가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커피는 밖에서 드시고 오세요...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