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즐긴 게임들 후기(3)
즐겼던 게임의 기억을 좀 더 남기기 위해 매달 플레이한 게임을 기록해 보고 있습니다. 게임에 따라 글의 방향이 다소 중구난방일 수 있습니다 ^^;; 그리고 혹시 룰이나 설명이 틀린 부분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
(모바일로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1. 캔트스탑(1회플)
게임 소개 및 후기: 쉽게 즐길 수 있는 푸시유어럭 게임입니다. 두 개의 주사위를 던져 나온 눈을 조합한 숫자가 있는 칸을 최대 세 곳까지 전진하고 거기서 더 전진할지 중단할지를 선택하는데, 더 전진하기를 선택했다가 전진하던 곳의 숫자가 주사위에서 나오지 않으면 미끄러집니다. 이렇게 반복해서 3곳의 정상을 먼저 정복하는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간단한 게임이지만 할 때마다 테마를 그럴싸하게 잘 입혔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사위 눈에 따른 전진을 등반으로 표현해 나올 확률이 높은 7이 가장 높게 올라가야 하고, 2나 12로 갈 수록 낮아지는 확률에 맞춰 올라가야 하는 높이도 낮아져 산봉우리 모양이 되고, 중간에 멈추는 건 베이스캠프 설치로, 올라가다 주사위 눈이 나오지 않으면 미끄러져 내려가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어서 나름대로 등산 테마의 구현이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원수에 따라 플레이타임이 의외로 제법 차이나는 건 조금 단점일 수도 있겠네요.
2. 라이프 오브 아마조니아(1회플)
게임 소개: 아마존의 식생을 구축하는 게임입니다. 기본 토큰 10개를 가지고 차례마다 5개의 토큰을 꺼내 행동을 수행하는 백빌딩 게임인데요, 이 토큰들로 비용을 지불해 구역을 확장하거나 동물, 나무, 연꽃 등을 승점을 획득할 수 있도록 놓아 나갑니다. 그밖에도 조건을 맞추면 승점을 얻을 수 있는 카드나 게임 플레이를 더 유연하게 해 주는 카드들, 그리고 더 가치가 높은 토큰들을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시작할 때는 특별한 동물들을 플레이어마다 한 마리씩 얻고, 그 동물을 조건에 맞게 구역에 배치한다면 그 다음부터 동물의 특수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용으로 배치할 수 있는 8종의 동물이 있는데, 이 동물들 중 5종이 모두 배치되어 공급처에서 없어진다면 게임이 종료되고 승점을 계산합니다.
플레이 후기: 이전에 게임을 하다가 모임장소 마감 시간이 되어 중간에 중단하게 됐는데, 이번엔 온전히 게임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돈 토큰을 빨리 업그레이드하고 그렇게 해서 고급 토큰들을 구매해 후반부에 승부를 보자는 전략을 세웠는데, 그러다 보니 구역 배치나 나무 등의 기물 배치를 많이 못 하게 되면서 승점 조건에 맞게 동물들을 배치하기가 어려웠습니다 ㅠ 너무 후반만 바라보니 어느새 공용 동물들이 다 사라져 가고 있더라구요...
게임은 연꽃과 카이만 중심으로 배치하시면서 목표 카드로 무려 60점(!)이 넘는 승점을 얻어내신 분이 승리하셨습니다. 저도 나름 점수를 쥐어짜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3등이었네요. 캐스캐디아와 비슷하지만 더 복잡하고 더 아름다운 게임이었습니다.
폭포 모양 트랙도 예쁘고, 동물이나 나무, 연꽃 말들도 너무 귀엽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사용한 토큰을 주머니에 넣는 용도로 사용하는 배도 기능과 외형 모두 마음에 들었어요.
3. 에이지 오브 스팀(1회플)
게임 소개: 도시를 철도로 이어 상품을 수송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철도회사 사장이 되어 도시 및 마을마다 철도를 잇거나, 마을을 신도시로 개발하고 도시에서 생산된 물품들을 색깔에 맞는(=수요가 있는) 다른 도시로 수송합니다. 이를 위해 플레이어들은 순서에 대한 경매를 시행하고, 선 플레이어부터 자신이 할 행동을 선택합니다. 이 과정에서 건설이나 판매를 선 플레이어보다 먼저 하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철도 부설을 위한 종잣돈은 주식을 발행해서 얻고, 원한다면 수송하기 위해 통과할 수 있는 도시의 수를 늘릴 수 있는데 이 둘을 더한 금액만큼 유지비를 지불해야 하므로 마냥 주식을 발행하거나 수송 능력을 올렸다가는 파산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은 전진한 수익 능력에 자신이 보유한 철도의 수를 합쳐 높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다양한 맵과 플레이어 수 및 성향에 따른 다양한 양상이 벌어져 매번 새롭게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플레이 후기: 기본 맵 6인플로 진행했는데, 엄청난 지옥도가 펼쳐졌습니다. 모두들 부족한 수입에 허덕이며 간신히 철도를 잇느라 고생했고, 게임 진행 중 두 분은 끊임없는 (강제)주식 발행과 그로 인한 지출 증가의 악순환으로 사실상 승리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전에 하셨던 분들 이야기로는 3인플로는 넘쳐나는 수익으로 수입 칸이 60을 넘어갔다고 하셨는데, 6인플에서는 60은커녕 20을 겨우 넘기는 수준에서 게임이 끝나더군요. 게임은 남서쪽 루트를 독점하다시피 하며 생산 운도 따라 주어 마음껏 판매하신 분이 승리하셨는데, 승리하신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만신창이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심지어 마이너스 승점을 기록하신 분들도 있었어요...
철도회사의 지나친 난립은 모두의 고통을 불러온다는 교훈(?)을 얻은 게임이었습니다.
4. 여우실험(1회플)
게임 소개: 대를 이어 여우를 번식시키며 가장 훌륭한 여우를 키워 내는 게임입니다. 라운드당 세 번의 행동으로 다음 라운드의 순서를 정하거나, 암수 두 마리의 여우를 선택해 그 여우들에 해당하는 주사위를 굴립니다. 이렇게 나온 눈에 따라 다음 세대 여우의 능력치가 결정되는데, 이 여우들은 다시 시장(?)에 나와 또 다음 세대 여우를 낳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얻는 보너스를 이용해 승점과 추가 보너스를 받거나, 여우를 많이 낳게 하여 번식 시도 횟수를 늘리거나, 추가 주사위를 얻어 다음 세대 여우의 능력을 더 향상시키는 등의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매 라운드마다 가장 높은 능력을 가진 여우를 키워 내거나 특정 능력치 이상을 가진 여우를 번식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승점을 얻고, 최종적으로 승점이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하게 됩니다.
플레이 후기: 게임은 황금손을 가진 분이 다섯 라운드 모두 가장 높은 능력치를 가진 여우를 키워 내시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저나 다른 분들이 주사위를 조합하고 보너스로 얻는 조커 타일까지 써 가며 쫓아가 보았지만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더군요. 여우의 능력치만 생각하며 보너스를 거의 신경쓰지 못한 것도 패인이었구요. 그래도 게임은 꽤 재밌었습니다. 일단 여우들이 귀여웠고, 세대가 지날수록 더 능력치가 높은 여우를 키워내는 재미가 있었어요(주사위가 꽝이어서 오히려 자식 세대가 더 능력치가 낮은 적도 있었지만요). 번식시킨 여우의 이름은 직접 지어주는데, 서로 지어준 이름을 보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어쩌면 이 게임 최고의 재미는 이름짓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ㅎㅎㅎ
이렇게 12월에 즐긴 게임 후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글 쓰는 게 늦어져 한참 전의 기억을 더듬다 보니 그 때의 감정이나 기억이 온전히 남아있지 않아 아쉬웠네요. 앞으로는 기억이 더 남아있을 때 후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즐거운 보드라이프 되세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