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즐긴 게임 후기(1)
즐겼던 게임의 기억을 좀 더 남기기 위해 매달 플레이한 게임을 기록해 보고 있습니다. 게임에 따라 글의 방향이 다소 중구난방일 수 있습니다 ^^;; 그리고 혹시 룰이 틀린 부분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
(모바일로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1. 팬암(1회플+)
게임 소개: 플레이어들은 항공사를 운영하면서 공항을 짓고, 목적지 착륙 허가를 얻고, 비행기를 구입하고, 항로를 개척해 수입을 얻고, 그 돈으로 마이애미를 기점으로 삼아 무섭게 확장하는 경쟁사 팬암의 주식을 삽니다....?
게임은 7라운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라운드마다 팬암은 항로를 확장해 나갑니다. 플레이어들은 기술자를 이용해 공항, 목적지 카드, 비행기 구매(앞의 세 가지는 경매 형식으로, 누군가 상회입찰을 한다면 하위 입찰자는 쫓겨나고 다른 행동을 해야 합니다)와 항로 개척, 특수한 능력의 지시 카드 확보를 통해 항공사를 성장시키고 수입을 얻습니다. 그러나 게임의 최종 승자는 플레이어의 팬암 주식 보유 숫자로 결정됩니다. 매 라운드마다 바뀌는 주식 가격을 보면서 플레이어들은 벌어들인 수입으로 주식을 구매할지, 돈을 남겨 항공사를 성장시킬지 고민하게 됩니다.
플레이 당시 흐름과 후기: 세 명이서 진행했는데, 마침 목적지 카드가 크게 겹치지 않아 각자 태평양, 남미, 아시아를 위주로 무난하게 성장해 나갑니다. 저는 남미 쪽으로 주로 항로를 확장했는데, 마침 팬암이 제 쪽으로 많이 확장하면서 항로를 매각해 짭짤한 수입을 얻고, 이벤트로 변동해야 할 주식 가격도 계속 하락이 나와 최저가로 고정된 거나 다름없어 꾸준히 주식을 구매해 나갔습니다. 다른 분들은 주로 착실히 항공사를 성장시키면서 조금씩 주식을 구매하시기도 했구요. 그런데 마지막 라운드의 이벤트 카드가 주식 가격을 엄청 높인 대신 모든 플레이어들의 항로를 팬암에게 매각하게 하면서 다른 분들이 그 동안의 성장을 바탕으로 엄청난 수입을 얻어 저를 맹추격하셨고, 결국 아시아를 주력으로 확장하셨던 분과 최종 보유 주식 동률, 돈도 동률이 되며 공동 우승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판도를 크게 뒤흔든 이벤트 카드와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공항과 비행기가 잔뜩 놓이니 사진도 뭔가 그럴싸하게 찍히더라구요 ㅎㅎ
나중에 친구들과 모였을 때 이 게임으로 해둔 제 카톡 프사를 보고 해 보고 싶다고 조른 친구가 있어 게임을 가져가 4인플로 잠시 하다가 친구들이 더 합류하면서 중단했는데, 보드게임을 거의 접해본 적 없는 친구들인데도 제법 잘 따라오더라구요. 플레이 타임도 길지 않아 가볍게 할 수 있으면서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좋은 입문용 전략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2. 언더다크의 폭군들(2회플)
게임 소개: 덱 빌딩과 영향력 싸움이 결합된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시장의 카드를 구매하고, 군대 배치 또는 전투를 통해 경쟁자들을 제거하며 지역을 점령하고, 첩자를 보내 다른 플레이어가 지역을 완전히 지배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또한 카드를 '승격'시킴으로써 덱에서 카드를 제거하면서 승점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시장을 이루는 카드는 6가지 카드군 중 2개를 선택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게임의 양상이 다양해져 리플레이성이 늘어납니다. 게임은 시장의 덱이 모두 떨어지거나 어느 한 플레이어의 병력이 모두 사용되면 종료 조건이 만족되고, 다양한 방법으로 확보한 승점을 비교해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플레이 후기: 개인적으로 올해의 게임을 꼽는다면 단연 이 게임이 세 손가락 안에는 들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덱빌딩 시스템에 영향력 경쟁을 결합한 게임의 큰 틀 안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승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였고, 플레이어간의 치열한 경쟁과 앞서는(것처럼 보이는) 플레이어를 견제하기 위한 불안한 협력 등 여러 변수에 따른 다양한 게임 양상이 발생합니다. 매번 다르게 고를 수 있는 6개의 카드군도 게임을 더 풍성하게 하구요. 모임장소의 마감 시간이 되어 2회플만 진행했지만 더 하고 싶었을 정도로 재밌게 즐겼습니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자주 하고 싶네요. 다만 워낙 승점 획득 요소가 많다 보니, 최종 점수 계산이 복잡해지는 건 약간 귀찮았네요.
완전 구석에 있는 제 지배 지역의 완전 지배를 막기 위해 다들 친절하게도(?) 첩자를 두시더군요 ㅂㄷㅂㄷ...
3. 오버부킹(2회플)
게임 소개: 방 개수가 제한된 호텔에 자신의 투숙객들을 최대한 많이 들여보내는 게임입니다. 호텔의 앞문으로 투숙객 카드를 보내 입장을 대기하되, 호텔의 뒷문으로 카드를 놓아 특별한 행동을 해서 호텔 자체의 규칙과 함께 변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손님들은 1~6까지의 숫자가 있어 숫자가 큰 순서대로 먼저 들어갈 수 있지만 높은 숫자의 손님들은 대체로 제공하는 승점이 적습니다. 앞문과 뒷문에 내는 카드는 뒷면으로 내는데, 큰 숫자의 카드는 가문 표시가 크고 작은 숫자의 카드는 가문 표시가 작아 상대가 놓은 카드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가문을 많이 묵게 하면 보너스가 있고, 뒷문에 처음 카드를 놓는 플레이어는 승점 토큰을 하나씩 얻어 소소한 소득이 있습니다. 게임은 4라운드로 진행되며, 들여보낸 손님들의 승점과 가문 보너스, 승점 토큰을 합쳐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플레이 후기: 3인플로 한 번, 2인플로 한 번 진행했습니다. 서로 놓인 카드를 보면서 들어갈 수 있을지 어떨지 눈치싸움을 벌이고, 우선 입장하는 5~6 카드는 승점이 적어 최대한 승점을 얻기 위해 고민하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다만 2인플로 진행하니 워낙 널널하게 진행되어 거의 모든 손님이 들어갈 수 있어 조금 심심했고, 3~4인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4인이 하게 되면 극한의 눈치싸움이 벌어질 것 같네요. 적당히 머리 쓰는 가벼운 포지션의 게임인데 꽤 재밌었어요.
호텔마다 뒷문을 처음 들어갈 때 얻는 승점 토큰이 은근히 쏠쏠하게 도움이 되더라구요.
4. 테라 피라미드(2회플-에러플 1회)
게임 소개: 타일을 놓으면서 바닥에 놓인 타일들 중 가로, 세로, 대각선 방향 중 하나를 선택해 그에 해당하는 자원을 얻어 정해진 토대에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게임입니다. 피라미드를 짓기 위해서는 일꾼과 돌 자원이 모두 필요한데, 어떤 타일을 통해 얻었느냐에 따라 돌 자원의 '색깔'이 결정됩니다.
여기의 노랑, 초록, 분홍, 초록 돌을 얻으면...
여기에 색깔별로 돌 자원을 놓게 됩니다.
건축 시에는 한 번 색이 정해진 피라미드는 그 색의 돌 자원으로만 올려야 하며, 최대 5층까지 올리면서 올릴 때마다 그 색 돌을 하나씩 더 사용합니다. 5층을 올릴 땐 한 가지 돌을 5개 사용해야 하죠. 이렇게 타일을 놓다가 모든 타일이 소모되면 게임을 종료하고, 지은 피라미드의 층에 따라 승점을 얻어 점수를 비교합니다.
추가로 부장품 확장과 나일강 확장이 있는데, 저는 부장품 확장만 해 봤습니다. 부장품 확장은 무덤의 부장품과 승점 추가 확보에 도움이 되는 대신, 만능 자원인 돈을 얻기는 어려워집니다. 부장품은 최종 점수 계산 시 부장품 점수만큼의 승점을 얻으면서 자신보다 순위가 낮은 사람과의 격차만큼 추가 승점을 얻는 일종의 레이스 요소가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피라미드가 타일로 완전히 둘러싸이면 해당 타일들 중 승점, 부장품 점수를 추가로 얻게 됩니다.
플레이 후기: 첫 번째 플레이에서는 확장 없이 진행하고, 두 번째 플레이에서는 부장품 확장을 적용했습니다. 더불어 첫 번째 플레이에서는 에러플로 진행해서 엄청 빡빡하게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은 대체로 내가 이득을 보면서 상대에게 더 큰 이득을 줄지, 남도 이득을 별로 못 보지만 자신도 이득을 거의 얻지 못하게 될지 고민하게 만드네요. 특히 모든 타일이 4칸을 초과해 일직선으로 놓을 수 없게 되어 있어, 내가 3칸째를 놓아 효과를 보면 상대가 4번째 칸을 채우며 더 큰 이득을 보는 상황이 많이 나옵니다. 이러한 제한 때문에 약간 4목을 두는 기분도 좀 들었어요. 다만 4칸째 타일을 많이 놓을 수 있는 사람이 플레이어 숫자에 따라 정해져 있어, 그 부분이 조금 불합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러플까지 더해져 빡빡하고 승점이 잘 나오지 않았던 첫 판과 달리 부장품 확장을 적용하니 승점이 잘 나옵니다. 확장이 없을 때보다 확실히 승점 마커가 전진하는 게 보여요. 다만 이게 원래 돈을 얻던 기호가 부장품 확장에서는 승점을 얻는 것으로 바뀐 거라서 돈을 얻기는 쉽지 않아지는데, 이 게임은 후반으로 갈수록 타일을 놓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어떤 자원으로든 바꿀 수 있는 돈이 중요해지는데 돈이 모자라 곤란한 상황이 많이 생깁니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고 할까요. 그리고 부장품 확장은 사진빨을 잘 못 받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확장이 없을 땐 여기저기 높게 솟은 피라미드가 나름의 자태를 뽐내는 반면, 확장을 적용하면 피라미드 짓기는 쉽지 않아지거든요. 피라미드가 메인인 게임인데 피라미드를 잘 못 짓게 되는 게 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맨 윗 사진과 비교하면 확실히 전체적으로 피라미드의 층이 낮아졌습니다.
5. 아줄: 마스터 쇼콜라티에(1회플)
게임 소개: 아줄의 맛있는 버전입니다. 궁전의 타일을 놓던 컨셉을 초콜렛 상자에 초콜렛을 놓는 것으로 바꾸면서 색다른 느낌이 들지만, 여전히 아기자기하게 예쁜 타일을 놓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줄을 이번에 처음 접한 저는 이 게임이 사실은 폭탄돌리기 게임이라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처음에 초콜렛이 놓인 접시에서 원하는 초콜렛만 가져오고 나머지를 버리다 보니, 나중에는 버려진 초콜렛이 어마어마하게 쌓여 벌점 폭탄이 되기 때문입니다. 눈치를 잘 보면서 내가 폭탄을 받지 않도록 조심하고, 그러면서 세로 보너스 점수, 같은 종류의 초콜렛을 모든 열에 놓으며 얻는 보너스 등을 잘 받아 가며 승점을 쌓아 나가야 합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잘못했다간 엄청난 벌점 폭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플레이 흐름 및 후기: 저는 세로 보너스를 주로 노려 나가면서 일부러 가로와 세로줄 사이에 빈칸을 두었다가 후반에 채워 점수를 얻는 방향으로 플레이했습니다. 이 게임은 0점 이하로 승점이 떨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초반에 벌점을 받는 건 어느 정도 감수할 만 하더라구요. 그래서 4~5개 쪽을 많이 채워 나가고, 큰 폭탄은 최대한 피해 가면서 점수를 얻어 갔습니다. 중간에 폭탄을 한 번 맞으면서 크게 감점을 받았긴 했지만, 최종 점수는 세로줄 보너스+모든 열에 같은 초콜릿을 놓으면서 얻은 보너스로 1등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중간중간 폭탄을 맞는 사람들의 탄식이 터져나오긴 했지만, 알록달록해 눈이 즐거운 초콜렛의 향연과 함께 다들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6. 임페리얼 마이너즈(3회플)
게임 소개: 광부가 되어 땅을 파고 들어가 승점(보석)을 얻는 것이 목적입니다. 라운드별로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규칙에 따라 구역 카드를 놓게 되는데, 더 깊은 층의 카드를 놓으면 위층으로 올라가며 각 층의 카드 효과를 모두 발동합니다. 한편으로는 기술 트랙이 별도로 있어, 카드 효과 등을 통해 기술 트랙을 전진시키며 트랙의 효과도 발동시킵니다.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은 엔진 빌딩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플레이 소감: 극한의 인터랙션을 좋아하는 저희 모임인데, 인터랙션이 아예 없는 소위 벽겜인데도 저희 모임에서 좋아하고 잘 돌아가는 게임입니다. 카드를 놓아 가며 시너지를 발동시키는 엔진 빌딩 요소를 다들 좋아하시는 것 같고,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컴포넌트들도 한몫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몇 판을 해도 점수가 30~40점대에 머무는데, 60점을 넘기신 분이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고득점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ㅠ
7. 익스플로딩 키튼, 좀비 키튼(익스플로딩 키튼 2회플, 익스플로딩+좀비 키튼 2회플)
게임 소개: 폭발냥이를 피해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각종 카드들의 효과를 이용해 남을 견제하고 나의 생존을 도모하거나, 위험을 감지해 피하기도 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해체' 또는 '좀비냥이' 카드를 한 장 가지고 시작해 한 번은 폭발을 피할 수 있지만, 게임 진행 과정에서 남에게 빼앗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폭발을 피한다면 폭발냥이 카드를 원하는 곳에 넣을 수 있는데, 그렇게 해서 누구를 저격할지 선택할 수도 있고 그 선택이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익스플로딩 키튼과 좀비 키튼을 합쳐 9명까지 플레이할 수 있는 좀비 아포칼립스 룰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 후기: 게임 내내 웃음이 가득한 빵빵 터지는 게임이었습니다! 서로 카드를 뺏고 뺏기면서, 폭발냥이를 피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써 가면서, 해체 또는 좀비냥이 카드로 폭발을 피하고 저격을 위해 폭발냥이 카드를 넣으면서, 그 저격이 의도대로 되지 않으면서 그때마다 웃음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ㅋㅋㅋ 특히 6명이 되면서 좀비 아포칼립스 룰을 적용해 진행하니 게임이 더 정신없어지면서 더 재밌어지네요. 이 게임을 하면서 올해 가장 많이 웃었던 것 같습니다. 서로 마음 상하지 않을 멤버들이라면 꼭 해 보시길, 특히 좀비 아포칼립스 룰로 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익살스러운 일러스트들이 그려져 있지만, 사실 게임할 때는 서로의 상호작용에 정신이 쏠려 눈에 잘 띄지 않네요.
8. 러브 레터 일본판? (2회플)
어떤 에디션인지 모르겠네요. 아시는 분께서는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
게임 소개 및 소감: 러브 레터의 일본판인 것 같습니다. 기존 러브 레터에 확장 카드가 추가되어, 같은 숫자의 카드를 대체해 진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확장 카드들은 대체로 효과가 강력해서 게임 진행이 좀 더 빠르게 될 수 있도록 합니다. 코보게에서 판매하는 러브 레터와는 달리 공주를 가진 채 게임을 승리한다면 호감 토큰을 두 개 얻을 수 있어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습니다. 저희는 처음에 잘 모르고 확장 카드로만(!) 게임을 진행해 봤는데 4명이 게임하는데 순식간에 두 명씩 탈락하고 얼마 되지 않아 다른 한 명도 탈락하는 등 게임 양상이 극단적으로 되더라구요. 그 다음엔 아예 확장 없이 기본판으로 진행해 익숙한 맛의 러브 레터를 즐겼고, 공주의 진정한 사랑을 두 번 얻어내신 분이 최종 승리하셨네요. 다음에는 확장 카드를 적절히 대체해서 해 보면 더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 훈트(1회플)
게임 소개: 약간의 변주를 곁들인 트릭테이킹 게임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리드수트가 있고 그 수트에 맞게 카드를 내서 트릭을 따내는 일반적인 트릭테이킹 룰을 따르지만, 그 수트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며 라운드별로 지정된 숫자가 나온 색의 순서대로 역할이 정해져, 기껏 많이 따낸 색의 트릭이 모조리 감점이 되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카드가 라운드마다 맡게 되는 역할은 트럼프 수트, 승점 1점, '훈트', 감점 1점, 선 플레이어 지정의 5가지 역할이 있는데, '훈트'는 해당 색의 카드가 가장 많거나 가장 적은 사람을 제외한 사람들이 3점을 획득하게 되는 규칙입니다. 5라운드를 진행해 승점이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플레이 후기: 일단 플레이를 마치고 든 생각은 '점수 내기가 정말 어렵구나' 였습니다. 0점으로 시작하는데 10점이상을 아무도 못 내더라구요. 그래도 점수 차이도 적어 누군가 확 치고 나가는 일 없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 되어 나름 치열한 게임이 되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모든 트릭을 제가 따낸 판도 있었는데, 어차피 승점과 감점이 상쇄되고 훈트 점수는 당연히 없으니 아무 의미가 없었네요 :( 라운드 진행에 따라 수트마다 역할이 결정되면서 서로 벌점을 피하고 의미 있는 수트를 따내려고 하는 게임 양상이 재밌었습니다. 트릭테이킹 장르는 별로 해본 적 없는데 다른 트릭테이킹 게임도 해 보고 싶네요. 다만 라운드마다 트릭을 결정짓는 숫자가 있는데, 자신이 그 숫자 카드를 갖고 있지 않다면 조금 끌려다니는 기분이 들긴 하더라구요.
1 카드에는 강아지가 그려져 있어 귀엽습니다.
10.세븐 원더스(1회플)
게임 소개: 플레이어들은 고대 7대 불가사의가 있는 문명을 하나씩 선택하고, 드래프팅 시스템을 통해 시대마다 사용할 영웅을 선택합니다. 시대마다 정해진 카드풀을 나눠 가지고, 하나씩 내려놓으며 그 건물을 짓거나 불가사의 건설에 사용하고 손패를 옆으로 넘깁니다. 건물을 짓거나 불가사의를 건설할 때는 자원이 필요한데, 부족한 자원을 양옆 사람이 갖고 있다면 양옆의 사람들에게 돈을 주고 자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대가 끝날 때마다는 전쟁이 벌어져, 양옆 사람과 군사력을 비교해 승리한 사람은 승점을, 패배한 사람은 감점을 받습니다. 이렇게 3개 시대를 진행해 그 동안 획득한 승점을 계산해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승점 획득 방법은 과학력 확보, 주요 시설(순수 승점을 제공하는) 건설, 군사 승리, 불가사의 건설 등이 있습니다. 저희는 리더 확장을 포함해 해당 카드로도 승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 흐름과 후기: 세븐 원더스 듀얼과 세븐 원더스 건축가들은 해본 적 있는데, 정작 본판을 가장 나중에 해 보았습니다. 본판을 해 보니 세듀나 건축가들이 어떤 요소들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알게 돼서 재밌더라구요. 게임은 제 왼쪽 분이 군사력을, 저는 기본 자원 건물과 과학력을, 제 오른쪽 분은 군사력을 제외하고 이것저것 조금씩, 제 대각선 분은 승점 건물을 주력으로 하여 발전해 나갔습니다. 결국 승부를 가린 건 돈 보유량이었는데, 제 오른쪽 분이 3시대에 무시무시하게 돈을 쓸어담으시면서 돈으로 엄청난 승점을 확보하시더군요. 저도 과학력의 제곱으로 올라가는 승점을 이용해 쫓아가 보았지만 카드 이해를 잘못하고 구입한 리더 카드들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승점을 많이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드래프트 시스템을 이용해서 모두 동시에 진행해 다운타임도 적고 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익숙해지면 거의 필러 게임 정도로 빠르게 진행할 수도 있을 것 같았네요.
제가 선택한 로마의 특수능력(영웅 비용 0)을 잘 활용했어야 하는데, 영웅을 잘 활용하지 못해 아쉬웠네요.
이제 12월도 다 가고, 벌써 새해네요. 올해는 제게 보드게임이라는 좋은 취미를 시작하게 되고, 그 덕에 좋은 분들이 있는 보드게임 모임들을 들어가게 된 의미있는 해였습니다. 내년에도 좋은 분들과 재미있는 게임을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도 그러실 수 있으면 좋겠구요 ㅎㅎㅎ
한 해 동안 모두 고생하셨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