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해본 게임들 중 가장 인상적인 게임 Top 10
올해 제가 처음 해본 게임들 기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임들입니다.
10. 줄로레또 (2007)
오랫동안 궁금해 하기만 했던 게임을 드디어 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가 갖고 싶은 것과 남을 망치고 싶은 것 사이”에서 끊임없이 딜레마가 발생하는 점이 게임에서 끝없이 트래시 토크가 이어지도록 만드는 게 좋았습니다. 이 게임의 원형이 되는 컬러레또가 더 세련된 게임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동물원을 갖추고 귀여운 동물들을 놓는 이 게임이 가족 게임으로는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9. 어쓰 (2023)
처음 아레나에서 이 게임을 해보고 얼큰한 뽕맛에 달작지근하게 취했던 기억이 선명한 게임입니다. 이후 여러 판을 더 해봤기 때문에, 그 후로는 플레이 타임이 좀 부담스러워 기피하고 있지만, 잊을만 하면 한 번씩 그 뽕맛이 그리울 정도로 콤보 맛은 대단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벽 게임에 가깝고 실제 오프라인에서 게임을 하면 상당히 힘들 것 같고, 또 건조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8. 드래프토사우르스 (2019)
드래프팅의 아버지 앙투안 바우자가 선보이는 간략한 드래프팅 게임의 정수를 맛볼 수 있습니다. 보급형 세븐 원더스로 “스시 고!”가 많이 언급되지만, 너무 한 없이 가볍단 느낌이라 제가 너무 좋아하는 세븐 원더스에 누가 되는 표현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본좌께서 직접 직조하여 이것이 정통이다, 라고 하는 느낌이네요. 드래프팅과 포인트 샐러드를 버무려 깔끔한 맛을 만들어 냈습니다.
7. 산타마리아 (2017)
퍼즐과 엔진 빌딩을 동시에 접목한 대표작으로 “오딘을 위하여”라는 명작이 있죠. “오딘을 위하여”가 퍼즐 판의 엔진을 만들어서 얻어진 퍼즐 조각을 우르르르 모아서 칸을 채워나가는 느낌이라면, 이 게임은 각 주사위 눈금에 할당된 액션의 수를 늘려가면서 엔진에 의한 자원 획득을 늘려나가는 느낌입니다. 퍼즐판을 채워나가며 주사위 눈금마다 할 수 있는 액션을 늘려나가는데, 설계하는 그림에 맞게 예쁜 엔진을 만들어나가는 재미와 그걸 터트리는 재미가 일품입니다. 첫 게임 후, 크게 감명을 받아 바로 집에 들여놨지만, 언제 다시 할 수 있을지… 사실 지금은 규칙도 가물가물합니다.
6. 커피 러시 (2023)
이 정도 수준의 인터랙션은 분명 제 취향이 아닙니다. “100 프로젝트”라고 해서 올해 100개 이상의 게임을 해보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각각 점수를 즉흥적으로 매겼는데, 아마 여기 있는 10개 게임 중 제가 매긴 점수는 가장 낮을 겁니다. 점수는 제 취향이고, “올해의 인상적인” 게임에 이 게임을 빼놓으면 섭섭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인기 있던 고전 PC 게임 “뿌요뿌요”의 맛을 그대로 깔끔하게 보드게임에 옮겨놓은 시도는 정말 칭찬하고 싶습니다.
5. 스페이스 크루 (2019)
이 게임은 이미 말이 필요 없는 명작이죠. 회사에서 팀이 바뀌고 다시 한 번 숨겨왔던 보드게이머의 본색을 드러냈을 때 처음 꺼낸 게임이 이거였는데, 보드게임 머글이라고 할 수 있는 동료들의 흥분된 반응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근엔 딥 씨 크루도 영입했는데, 맛을 한 번 보고 싶네요.
4. 안갯속의 카르카손 (2023)
집에서 아이들과 할 수 있을 것 같은 협력 게임이라는 점에서 이 게임의 위치는 앞으로도 독보적일 것 같습니다. 점수를 낼 것인가, 유령 피해를 최소화할 것인가의 딜레마가 계속해서 주어지는 점이 좋고, 유령을 물리친다는 테마도 아이들에게 딱 맞게 잘 잡힌 게임 같습니다.
3. 언락 키즈 (2021)
아이가 너무 신나하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너무나 귀여운 스토리, 아름다운 아트웍, 적절한 난이도, 정말 아이들에게 딱 맞는 모험의 세계를 선물합니다. 빨리 다음 판 내주세요. 모조리 다 살 거니까.
2. 오토배틀 챌린저스 (2022)
보드라이프 최고 네임드 리뷰어 분들이 동시에 올해 1위 게임으로 꼽았으니 더 이상의 설명은 불필요하죠. 이 게임은 정말 게임의 구성이 모든 면에서 충격적이었던 게임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보드게임의 틀을 다 갖다 부숴버리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그럼에도 엄청나게 재미있어서 더 놀랐습니다. 아레나에서 몇 번 해봤는데, 자꾸 지니까 좀 화딱지가 난다는 게… 그렇게 아레나에서 하고 실물 구입을 했는데, 회사에서 동료들과 한 번 해보려고 갖다 놨는데 언제 실현시킬 수 있을지… ㅠ.ㅠ
1. 종이와 바다 (2022)
제 올해 최고의 보드게임은 진작 이것으로 정했습니다. 카드 게임, 셋 콜렉션이라는 진부하기 짝이 없는 장르에서 이렇게 간단한 규칙으로 이런 재미를 뽑아낼 수 있다니, 정말 감탄 밖에 나오지 않았어요. 긱 평점이 카드 게임 류에는 평가가 인색하다는 점은 다들 알고 계실텐데, 투표 수가 5000개를 넘어가는 지금도 평균 평점이 7.4를 기록하고 있는 대단한 게임입니다. 다만, 카드 게임 치고는 카드 액션 종류가 좀 많은 편이라 아이와 하기엔 아직 약간 무리였어요. 약간은 게이머스 카드 게임?이란 느낌도 듭니다. 게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아레나에서 진행된 퍼블리셔 공식 월드 토너먼트도 참여해보는 재미난 경험도 해봐서, 그런 기억도 오래 남을 것 같은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