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프로젝트 8/10
코로나 이후, 그리고 본격 육아의 길로 접어든 이후로 게임에 대한 갈증을 못 풀고 있다가, 작년부터 아레나에서 이를 풀 수 있다는 걸 발견하고, 최대한 많은 게임을 해보고 싶은데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니... 그동안 게임을 많이 못 해본 걸 이제라도 만회해 보고자 올해는 최소한 100개의 게임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안 해봤던 게임 100개를 해보자, 생각을 했었지만, 무리한 계획인데다, 어차피 해본 게임들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게임이 많아서 그냥 100개도 충분히 의미가 있겠다 생각했어요. 다행히 아레나에 수많은 게임들이 있고, 올해는 오프모임도 종종 나갈 기회도 있고, 또 앱들까지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왕 플레이하는 거, 기록으로 남기는 게 의미가 있겠다 싶어, 10개 단위로 후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개인 메모장으로 남긴 글을 긁어오는 것이라, 리뷰 내용은 반말로 작성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게임 제목 (평점, 플레이 방식) 형태로 작성되었습니다.
71. 양말 짝 맞추기 (4, 보드게임콘)
어린이 게임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헷갈리게 구성된 같은 무늬의 양말들을 찾는 이 게임은 6살 아들이 하기엔 너무 단순하고, 3살 딸이 하기엔 가르칠 수 없었다. 아주 좁은 범위의 타겟 연령 만을 대상으로도 게임을 만들어 출시하는 걸까?
72. 트리오미노스 (5, 보드게임콘)
헥스피드를 처음 봤을 때 느낀 과도하게 추상적인 게임이 매력적이기 어려운 이유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느낌의 게임이었다. 색상이 맞는 꼭지점들을 맞추면서 손을 터는 게임인데, 너무 단순하고 할 수 있는 액션이 정해져 있어 지루할 수 밖에 없었다.
73. 퍼니 버니 (5, 보드게임콘)
아아, 아이들 게임은 어렵다. 아들과 아내와 함께 셋이 플레이 했는데, 내 토끼가 사망하는 건 괜찮지만, 공교롭게도 계속해서 아들의 토끼가 죽어나갔다. 레버를 돌리면 랜덤한 위치의 토끼가 죽는데, 이걸 제어할 방법도 없고… 아이는 울먹울먹하면서도 끝까지 완주하려는 모습이 장했다. 아이들 게임에선… 봐줄 수 있는 루트를 뚫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ㅠ.ㅠ
74. 탈출! 모래늪 (6, 보드게임콘)
정말 신박한 게임이긴 하지만… 게임회사 관계자 여러분, 아이들의 엄마아빠는 모래가 너무 싫답니다. 게임 아이디어는 10점을 주고 싶어요.
75. 포인트 샐러드 (9, 보드게임콘)
보드게임콘에서 아들의 간택을 받은 게임. 약간 아웃데이트된 게임이라 체험테이블도 많이 없었는데, 겨우 한 자리 찾아서 체험해보고, 아들에게 “사겠다!”는 콜이 나왔고, 그럼 “너의 용돈으로 사겠느냐?”는 질문에도 “그러겠다!”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사주게 되었다. 체험 시에는 그렇게까지 끌리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체험 시에는 시연하는 분이 급해서 카드를 랜덤하게 제거했는데, 인원에 따라 일정한 세팅을 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그게 정확해야 게임 경험이 좀 더 좋아질 것 같았다. 그렇게 정확한 규칙으로 해볼수록 괜찮은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어, 괜히 쌓인 명성이 아니구나 싶었다. 게임 밸런스 측면에 있어서는 카드 앞면의 과일 2장과 카드 뒷면의 점수 규칙 1장이 동등한 가치를 가져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감안한 다양한 카드의 디자인이 아주 흥미로웠다.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다양한 점수 규칙은 다양성을 이용한 리플레이성 확보라는 장점으로 단점을 덮어냈다.
76. 볼텍스 (4, 보드게임콘)
어머나, 촐킨을 뺨치는 회전 기믹이 여기 있었구나. 하지만 그게 다다. 아들은 상당히 좋아했지만, 지루한 게임이다.
77. 라 그랑하 (7, 오프모임)
다양한 카드가 지급되고, 그걸 좌우상하 측면을 다 사용할 수 있으며, 그를 이용해 다양한 엔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카드 한 장에 그렇게 많은 정보를 담고 있으면서도, 카드 사용에 대한 판단을 하는 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점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점수 루트가 너무 다양하게 흩어져 좀 산만한 게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런 느낌을 선호하지 않아,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려웠다.
78. 역사의 흐름 (9, 오프모임)
역사 테마를 좋아해 묻지마 구매를 해놓고 수년째 플레이를 못 했던 게임. 특히나 미니멈 인원이 3인이어서 게임 경험이 조금만 별로면 게임 이후로 처분을 해야지 마음먹고 들고 갔던 게임이었다. 재화를 처리하는 방식이 굉장히 독특한데, 그 부분 때문에 처음 룰 설명이나 이해가 좀 어려운 구석이 있다. 그 부분만 넘어서면! 너무 잘 만들어진 재미있는 게임이다. 상당히 공격적인 게임임에도, 공격 후에 재화를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고, 공격한 사람도 카드의 혜택을 100% 얻어내지 못 하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서의 밸런스를 잘 잡아냈다. 그 밸런스를 위해 규칙이 살짝 비직관적인 부분이 있지만, 그걸 덮을 만큼 게임이 재밌다. 많지 않은 카드임에도 카드 한 장 한장이 특색이 살아있어 문명을 빌드하는 느낌이 확실히 존재하고, 각 플레이어가 각각 다른 특색 있는 문명을 쌓아나가는 모습이 서서히 보이기 때문에, 그 짧은 게임 시간에도 서사가 만들어진다. 그러면서 이건 인도네, 이건 북한이네 하면서 농담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그로 인해, 게임 플레이는 치열하고 공격적이면서도, 대화엔 개그와 웃음이 넘쳐나는, 아주 멋진 게임이 만들어졌다. 1점을 깎은 건 룰의 장벽이고, 이건 이 게임이 가진 숙명적 한계지만, 정말 좋은 게임이다.
79. 하다라 (6.5, 아레나)
또다른 문명 게임. 상당히 관심이 갔던 게임이었는데, 아레나 출시로 인해 해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독특한 카드 드래프팅 규칙이 있지만, 그것만이 전부로 보이고, 전반적으로는 벽게임이라는 인상이 매우 강했다. 원더를 갖고 시작하는 세븐 원더스나 특색있는 카드들로 진행하는 역사의 흐름 같은 게임에 비해 문명이라는 테마도 매우 약해 그냥 단순한 자원 관리, 엔진 빌딩 게임으로 느껴졌다. 이로 인해, 모든 면에서 세븐 원더스의 완전한 하위 호환이란 느낌이 매우 강했다.
80. 애플잭 (8, 아레나)
처음 튜토리얼을 했을 때,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싶을 정도로 난해한 느낌이었다. 규칙서로 재확인하면서 겨우 내용을 이해하고 게임을 했는데, 실제 플레이에서 이 게임의 모든 득점 요소들을 모두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강한 의심이 들었다. 아레나에선 편하게 모든 걸 아레나가 계산해준다. 이렇게 복잡하게 게임을 만들다니, 이 게임은 망작이야! 라고 생각했지만, 음, 웬걸, 내가 생각보다 이 게임을 잘 했다. ;; 퍼즐을 맞춰나가는 재미 하나는 강렬한 게임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자동 계산이 안 되는 환경에선… 많은 사람이 기피할 게임이 아닐까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