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내가 해본 게임들을 정리해보자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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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0 09:53

281. 커피러시

쉽고 예쁘고 붕어빵 타이쿤 같은 게임이라니! 기대작이라 해봤다. 2인으로밖에 할 기회가 없었던 게 살짝 아쉽다. 붕어빵 타이쿤 같은 느낌이 딱 나고 쉬운 게임으로 보드게임계의 파란을 몰고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만들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주문을 완성하였을 경우에 새 손님이 오므로 만약에 모두 다 아무것도 안하고 계속 차례를 넘기면 결국 싫어요 다섯개가 되지도, 새 손님이 오지도 않아서 게임이 멈춰버리는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일부러 찾아내는 버그 수준이지만.)

[게임평]
예쁘고 쉽다. 조용한 게임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차세대 스플렌더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입문 대장이 탄생한 걸지도.

282. 판타지왕국

한 장 얻고 한장 버리는 게 반복인 게임. 여러가지 효과를 얽어서 최대 점수를 뽑아내는 게임. 구조적으로는 마작 같은 계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각 카드에 점수 계산이 글로 다 쓰여있기 때문에 마작보다는 훨씬 쉽게 접할 수 있다. 내가 테마가 없는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렇지, 게임은 훌륭하다고 느꼈다.

[게임평]
멋지다. 쉬운 게임이 가져야할 소양을 잘 갖춘 것 같다. 배우기 쉽고 이기기 어렵다. 퍼즐 푸는 것 같은 최선의 수를 조합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맞을 게임.

283. 상트페테르부르크

고전 명작으로 이름이 나서 해봤지만, 생각보다 아쉬웠다. 테마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그림도 나한테 크게 와닿지 않았다. 7원더스랑 비슷한 계열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 색깔의 다양한 카드들을 이런저런 조합으로 모아야한다. 한 번 벌어지면 차이를 좁힐 수가 없더라. 특히 돈이 안 모이면 카드를 사용할 수가 없기 때문에 더욱 더 상대에게 밀리게 된다.

[게임평]
처음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게임.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 보는 게임이지만, 건조하고 시스템만 있는 게임이라 취향이 아니었다.

284. 루핑루이

아주 오래 전부터 살아남아 있는 완구형 게임. 은근히 재미 있었다. 몸쓰는 걸 잘 못하지만, 이 정도는 할 수 있다. 내 동전을 지키면서 내 앞으로 비행기가 왔을 대 쳐내야하는데, 이게 쳐낸 후에 반대편으로 갈 수도 있고 옆사람한테 직격할 수도 있고 알 수가 없다는 점이 유쾌하고 재밌었다. 건전지가 들었는지는 몰랐다.

[게임평]
건전지가 있어야만 하는 게 약간 신경써야할 점. 흔들림 때문에 동전이 떨어지기도 하는 게 단점. 실력 차가 크게 나지 않는 덱스트러티 게임. 충분히 유쾌하다.

285. 마리아

명성을 듣고서 오랫동안 해보고 싶었던 게임이었다. 병력을 연필로 적었다가 공개하고 계속 적으면서 병력 수를 표시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다른 요소는 훌륭했다. 세 명이서 누가 이길지 모르게 늘 승리의 길이 열려있다. 삼파전 게임은 이런 모델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다른 목표지점이 있고, 추가적으로 공유하는 대승 승점이 승리를 가늠하기 힘들게 하고 쏠림 현상을 막는다. 병력의 위치에 맞는 트럼프 카드를 내면서 전투를 하는데, 그래서 싸우기 유리한 곳이 있다. 그게 마치 적합한 지형을 찾아 전투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이라는 테마를 몰라도 재밌게 할 수 있고, 여러 사람들의 평으로는 이기는 것보다 잘 지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나도 너무 대패를 한 적이 있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소를 노려 이길 수 있었는데, 계획대로 되지 못해 아쉽다. 카드가 잘 나와줬더라면.

[게임평]
훌륭한 삼파전 게임. 크게 어렵지 않다. 카드 운이 많이 따르는데 나는 좋았지만 운에 휘둘리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할 거 같다.

286. 용호삼국지

간단한 삼국지 게임. 시뮬레이션은 아니고 삼국지 세팅을 하고서 여기서 마음대로 해봐라 하는 느낌이다. 결국 전쟁만 하고 군웅할거 시절의 구도가 끝까지 가서 적벽대전이나 삼국 쟁패를 하는 느낌은 없지만, 캐릭터 성도 느낄 수 있고 다양한 요소가 있어서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다인플 게임이다. 난이도 적으로는 세계의 역사 정도 밖에 안 된다.

[게임평]
주사위에 웃고 울게 만드는 게임. 동탁이 죽고 여포가 서주에서 활개치는 것까지는 구현이 돼 있고 장수들의 능력치 때문에 삼국지 분위기가 난다.

287. 제국의 몰락

쉬운 1차대전 워게임. 2시간 안에 끝나는 것이 큰 장점. 하지만 그래도 외교, 기술 개발 등 있을 건 다 있다. 워게이머에게는 아주아주 쉬운 편일테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잔룰이 꽤 있는 것으로 느껴질 거 같다. 1차대전의 구도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장점. 주사위를 자주 굴리나 한 번에 많이 굴리진 않는다. 그래서인지 말도 안 되는 운으로 완전 전멸이 일어나거나 하지는 않는 거 같다.

[게임평]
쉬운 워게임. 역시 워게임이기 때문에 관련 테마에 관심이 없다면 매력이 없을 수 있다. 비주얼적으로도 워게임으로서는 훌륭하나, 일반 게임에 비해서는 부실하다.

288. 스트라이크

주사위 굴리는 맛이 있는 게임. 아주 쉬운 게임이고, 이미 있는 주사위에다가 새 주사위를 잘 맞춰 던져서 대박을 노려보는 것도 재밌다. 사람이 4명은 넘어야 재밌게 굴러가는 게 단점.

[게임평]
콜로세움 같은 경기장이 멋있다. 주사위 덕에 손맛도 있고, 귀도 즐겁다. 유쾌한 게임.

289. 미드가르드의 챔피언

일꾼 놓기 주사위 전투 게임. 유로 게임이 괜히 주사위 전쟁 요소 넣으려고 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그 주사위 덕에 딱딱하거나 건조한 느낌은 간신히 벗었다. 이런저런 조합에 도전하면서(사냥을 열심히 한다거나, 배만 열심히 타본다거나 등) 쉽게 자신의 것을 쌓아나갈 수 있는 게임.

[게임평]
아주 다양한 플레이까지는 할 수 없을 거 같아서 깊게 파고들 게임 같지는 않고, 입문은 벗어난 초급 유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맞을 거 같다. 갈 길이 어렵지 않게 보이고 주사위를 다양하게 모아볼까 하는 동기부여를 준다. 주사위를 꽤 많이 굴려서 손맛이 있다.

290. 포세일

두 단계로 구성돼서 부동산을 사고, 돈을 버는 게임. 경매라서 생각대로 잘 안 된다. 경매 방식에서 라랑 비슷한 느낌도 났다. 작은 카드로 기대보다 큰 걸 먹을 때 쾌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