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키가하라 체험전 및 10.7. 모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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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8 03:01

세키가하라가 출시되고 구매를 고민하다가 결국 구매했는데, 같이 할 사람도 없고 워게임류도 처음 접해 봐서 혼자 룰북을 읽어보면서 언젠가 해보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었던 차에 마침 곰나루님께서 세키가하라 체험전을 개최하신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기존 모임에 조금 늦게 참석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체험전을 신청해 참석했습니다.

모임 장소인 푸른하늘 카페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분들이 와 계셨습니다. 그리고 도착과 동시에 곰나루님이 경품 및 체험용으로 구매하신 세키가하라 블럭에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에 동원되었습니다 ㅋㅋㅋㅋ 나름 신경써서 붙였는데, 도쿠가와 군 스티커를 붙이다가 한 장이 좀 잘못 붙여졌어요. 제가 블럭을 붙인 게임을 받으신 분께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ㅠ

오늘 체험전에 참석하시는 분들도 다 오시고, 체험용 게임과 자리 세팅이 완료되어 본격적인 체험전이 시작되었습니다. 곰나루님께서 먼저 개괄적인 설명을 해 주셨고, 게임 중에 추가적인 의문이 들면 그때그때 질문을 드렸습니다. 처음 설명도 명쾌하게 해 주셨고, 이후에 여쭤볼 때도 자세히 잘 알려 주셔서 에러플도 많이 잡아내고 게임을 더 잘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게임은 제가 서군으로, 상대분이 동군으로 진행했습니다. 처음에 서군이 카드를 한 장 적게 받으니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어 성을 더 많이 점령해 카드를 많이 뽑고, 그걸 바탕으로 게임의 주도권을 잡아보자는 목표를 갖고 진행했습니다.

진행하다 보니 이동과 관련된 부분이 많이 헷갈리더라구요. 세키가하라 게임에서 잔룰이라고 느껴진 부분이 많지는 않았는데, 이동 관련 룰은 조금 자잘하면서도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곰나루님께도 주로 이동 관련 룰을 여쭤보게 됐던 것 같네요.

게임은 제가 동쪽의 우에스기 카드가 거의 안 나와 동쪽에서는 공성전으로 시간만 끌고, 서쪽의 동군 측 성들을 점령해 가면서 완전한 동vs서의 구도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진행된 회전은 거의 다 패배했지만, 최대한 코바야카와 군과 우키다 군 주력부대는 지켜가면서 성 점령은 성공했습니다.

회전을 진행하다 보니 카드가 많은 쪽은 회전을 자주 거는 것이 유리한 것 같더라구요. 전투 시 소모한 카드는 어차피 그만큼 다시 뽑기 때문에 손해가 아니고, 카드가 많으면 전투에서 승리할 확률도 높아지는 한편 승리 시 상대 병력 손실로 인해 다음 회전을 승리할 확률이 더 높아지는 그런 연쇄 효과가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 경험자분들 사이에서 어떤 양상으로 진행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_';;)

거의 마지막 라운드 사진입니다. 캔에 가려졌지만 패배한 제 병력이 엄청나게 쌓여 있습니다...

제가 에도 바로 앞 하코네까지 공성을 시도했지만 동군과의 총력전에서 패배하면서 전황은 완전히 기울었고, 결국 동군이 오사카까지 밀고 들어와 제가 농성을 선택한 상황에서 7라운드가 완료되어 점수 계산으로 승패를 가리게 됐는데 제가 아주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습니다. 엄청난 병력 손실에도 승점은 비슷했는데, 카드 확보를 목적으로 성을 점령해둔 것이 마침 승점과 연결됐네요. 덕분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ㅎㅎㅎ

곰나루님 및 워게임 캠프원 분들께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신 덕분에 세키가하라라는 게임을 정말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세키가하라 체험전을 마치고 제가 원래 참여하던 모임에 합류했습니다. 도착하니 세 분이서 캐스캐디아를 엄청 치열하게 플레이하고 계시더라구요.(나중에 다들 이렇게 캐스캐디아가 매콤할 줄 몰랐다고 혀를 내두르셨네요) 덕분에 제가 합류하고는 동물 토큰을 제가 뽑아드리다가 한 분께 엄청 유리하게 뽑혀서 엄청난 원성을 들었습니다 ㅎㅎㅎ;; 결국 그 덕분인지 제가 좋은 토큰을 뽑아드린 분이 승리까지 하시게 됐으니 원망을 받아도 할 말은 없었네요...

캐스캐디아가 마무리되고는 제가 가져간 유포리아를 꺼냈습니다. 세팅을 마치니 훌륭한 컴포넌트와 예쁜 주사위에 다들 감탄하시더라구요.

유포리아 소개를 좀 하자면,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지배자가 되기 위해 경쟁하는 게임으로 내가 이득을 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는 남도 함께 이득을 얻게 해야 합니다. 물론 건설 등 일부 행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제약을 부과할 방법도 있구요. 서로 물고 뜯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저희 모임은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바로 건설 행동을 해서 참여하지 못한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독특하게도 유포리아는 노동자를 주사위로 표현하는데, 노동자의 주사위 눈과 게임판의 '지식도'를 모두 합쳐 16이 넘어가면 노동자가 '도망'갑니다. 다른 게임처럼 노동자가 많을수록 행동 가능한 횟수가 많아지지만, 반대급부로 노동자들이 많아질수록 잃을 확률도 높아져서 노동자를 잃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실제로 저와 다른 모임원 한 분은 초기에 노동자를 하나씩 잃어서 복구하는 데 엄청 고생했었습니다.

건물들에 올라간 별들이 보이시나요? 기회가 됐을 때 건축에 참여하지 못하면 불이익이 있으니 다들 잽싸게 참여한 모습입니다.

한 판은 기본 건물과 구성원 카드들로, 한 판은 확장 건물과 구성원 카드들로 진행했는데, 기본판의 구성원들이 확장에서의 구성원들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확장을 끼고 진행하면 편의성에 도움을 주는 몇몇 요소들이 추가돼서 반대급부로 구성원의 효과가 약해진 것 같았네요. 그리고 테마에 몰입이 잘 되다 보니. 역할에 몰입한 모임원들의 위험한 발언도 나름의 재미 요소였어요. 발언 내용은 너무 위험하니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ㅎㅎ;

게임은 역시 캐스캐디아를 할 때처럼 치열한(ㅋㅋㅋ) 경쟁 끝에 한 판은 제가, 한 판은 다른 분이 승리하였습니다. 모임원들 모두 재밌어하셔서 뿌듯했네요.

두 번의 모임으로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즐거웠던 하루였습니다. 그래서 함께 해 주신 분들에게 느낀 감사함과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공유하고 싶어서 글을 올리게 됐네요. 모두들 행복한 보드라이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