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909. 워게임 캠프 후기 [정말 많은 게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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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3 18:08

지난 1월 전주에서 시작한 전국구 워게임 캠프가 벌써 9개월 차를 맞이했습니다! 캠프 단톡에는 벌써 50여 명이 모여 있으며, 이번 9일 모임에도 15분이나 참여해주셨습니다! 저는 8일에 일정이 있어서 상경했다가 잠실 근처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오전 10시에 석촌 푸른하늘에서 모였습니다. 정식 모임은 12시~1시 사이에 진행되지만, 일찍부터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끼리 먼저 모였습니다.

참여자: 곰나루, 페튼, 아이사, 로얄, 리, 이우호, 번팅, 초코벌레, 슈리, 센탁, 초침, 화이트, 마고스, 별밤, 제라드 (15인)

Liberty or Death: 화이트, 초침, 리, 곰나루 (4인)

개인적으로 COIN 시리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COIN 시리즈를 활용하여 해방기(1945~1948)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COIN 시리즈를 즐겨봐야 하니 의무감에 하나 둘 하기 시작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COIN 시리즈의 참맛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화이트님의 제안으로 오전 10시부터 COIN 시리즈 게임 중 미국 독립전쟁을 배경으로 한 Liberty or Death를 진행하기로 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했습니다.

이제까지 COIN 시리즈는 이름에 걸맞게 정규군과 게릴라의 싸움이 주를 이루거나, 또는 Gandhi처럼 일부 정치적 요소가 들어가 있는데, 이 게임은 나름대로 정규전을 담고 있어서 이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게임이었습니다. 저는 프랑스를 맡았고, 화이트님이 영국군, 초침님이 인디언, lee님이 미국 독립군을 맡았습니다. 짧게 후기 시나리오만 해봐서 모든 컨텐츠를 즐기진 못했지만, 프랑스군이 함대를 활용하여 영국군을 봉쇄한다거나 서인도 제도의 전략적 중요성, 그리고 정규전의 묘미가 상당히 좋았던 게임이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해보고 싶네요!

Paris 1919: 곰나루/화이트(룰마), 초침, 리, 마고스, 페튼, 아이사, 로얄, 이우호, 센탁, 번팅, 초코벌레 (룰마 2인, 플레이 10인)

다음으로 즐긴 게임은 화이트님이 프랑스에 다녀오시면서 발견한 Paris 1919라는 게임입니다. 특이하게도 최대 10명이 모여서 각 국가를 맡아 베르사유 회담을 참여하는 게임입니다. 본격적인 게임을 진행하기 전에 짧게 1턴만 진행하였지만, 몰입도가 높고 파티스러운 느낌이 커서 왁자지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엄청 포텐이 높은 게임이라 다음에 해볼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고, 특히나 게임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사람이 있으면 더욱 재밌을 것 같고,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는 성향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사적 배경은 미리 주어진 책자에 적혀 있고, 정해진 승리 조건이 있기 때문에 굳이 역사적인 부분을 잘 모르더라도 충분히 몰입해서 즐길 수 있었습니다(물론 역사적 배경을 알면 더 깊이 즐길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Absolute War: 센탁, 마고스 (2인)

간단하게 Paris 1919를 즐긴 다음, 각자 정해진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이 게임은 No Retreat 시리즈를 디자인한 Carl Paradis의 작품인데, No Retreat 같으면서도 좀 다르고, 특이하게도 전쟁의 참상을 나름대로 그리기 위해 노력한 게임입니다. 보통 워게임은 Area(면) - Point to Point(점과 점을 잇는 선) - Hex(육각형) 중 하나로 표현되어 있는데, 이 게임은 특이하게도 Area와 Hex를 혼합한 게임입니다. 디자이너가 No Retreat의 장점을 나름대로 가져오면서 또 다른 신선한 시스템을 도입하다보니 약간 낯선 부분도 있지만 한 번 익히면 정말 재밌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초보자들에게는 고작 4페이지 남짓의 베이직 게임 규칙을 제공하고, 이미 한글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Clash of Sovereigns: 슈리, 리, 초코벌레, 번팅 (4인)

상당한 무게감이 있는 Clash of Monarchs의 후속작, 오스트리아 왕위계승전쟁을 배경으로 한 게임입니다. 전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워졌다고 하며, 여전히 전작의 포텐을 유지하고 있는 게임이라고 합니다. 다만, 긱 평점은 5.8로 매우 낮은 상황인데, 처음 출시했을 때 에라타도 많고 규칙서가 제대로 쓰여지지 않아 전작을 생각하고 엄청나게 기대했던 플레이어들의 엄청난 지탄을 받아 낮은 평점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상당 수가 개선되었고, 이 게임의 팬이자 번역자이신 슈리님의 상당한 노고 덕분에 진행하고 즐기는 데에 무리가 없다고 합니다.

가끔 가서 상황을 여쭈었는데, 능력이 좋은 장군들은 계급이 낮아 총사령관이 되지 못하거나 많은 군대를 끌고 다니질 못하고, 갑자기 뜬금없이 각국의 국왕들이 친정에 나서서 그들이 강제로 총사령관이 되었는데, 능력치가 너무 좋지 않았다고 해서 정말 웃겼네요 ㅋㅋㅋ 국내에도 전작에 기대하여 적지 않은 분들이 구매하신 것으로 아는데, 저도 조만간 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Here I Stand: 화이트, 초침, 이우호, 아이사, 로얄, 페튼 (6인)

일전에 워게임 캠프에서 Virgin Queen이 진행된 이후로 벼르고 있었던 Here I Stand가 진행되었습니다. 게임을 잘 알지 못해서 무어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이 시리즈 자체가 다인플 워게임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명작이며, 차기작 Tanto Monta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도 뜨거운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다인플 4X 게임으로 Europa Universalis가 출시되어 나름의 대항마가 등장하긴 했지만, 전체 게임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게임을 즐겨야 하는 압박이 있다보니 최소 6시간 내외로 끝낼 수 있는 이 시리즈에 대한 메리트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인플 워게임의 정수를 느끼고 싶으시면 꼭 한 번 해봐야할 게임인 것 같습니다!

Labyrinth: 센탁, 제라드

제라드님이 일정을 마치고 뒤늦게 참여하셨는데, 센탁에게 중고로 Labyrinth를 판매하자마자 바로 두 분이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입니다. 테러와의 전쟁을 배경으로 한 게임으로, 전 세계적인 미국과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경쟁 구도를 그린 게임으로, 황혼의 투쟁 느낌도 나면서 COIN 시리즈의 기반이 되었던 게임입니다. 국내에서는 이 게임을 즐기는 분들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확장이 무려 2개나 나오는 등 해외에서는 여전히 사랑 받고 있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Granada: 화이트, 곰나루

화이트님이 Here I Stand를 마친 이후 Paris 1919 룰마 이후 게임도 못하고 두통에 시달리며 개인 노트북을 가져와 일을 하고 있는 불쌍한(?) 곰나루와 게임을 해주셨습니다. Granada는 이전부터 상당히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게임으로, 최근 코보게에서 출시한 세키가하라 시스템을 차용하여 더 깊이 있는 시스템으로 만든 게임입니다. 역사적 배경은 생소하지만, 마지막 레콩퀴스타라고 할 수 있는 카스티야-아라곤 연합왕국의 그라나다 침공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세키가하라 시스템이라 친연성이 있으면서도 시스템 여기저기에 역사적 배경을 반영한 고유한 규칙이 있다보니 역사적 배경을 잘 모르는데도 너무 재밌게 즐겼습니다. 조만간

이 게임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별밤님의 영상을 추천합니다! (링크)

세키가하라에 관심이 있다면? (링크1) (링크2)

Atlantic Chase: 번팅, 로얄

최근 별밤님의 극찬으로 엄청나게 관심을 두고 있는 게임입니다. 뿌빠삐뽀(?)의 아버지이자 유명 보드게임 웹툰 작가이자 워게임 번역자(?) 다소님께서 번역을 시작하셨습니다. 이 게임은 이름 그대로 대서양에서 벌어지는 (해상) 추격전입니다. 독일은 적고 나약한 함대를 활용하여 연합국의 수송선을 격침시키고, 연합국은 수송선을 지키면서 독일 함대를 격침시켜야 하는 게임입니다. 지도 상에 기차처럼 나열되어 있는 것이 수송선인데, 이 게임은 특이하게도 지도 상에 나무 막대가 실재하는 수송선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존재"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즉, 독일 함대가 저 자리에 들어간다고 수송선을 바로 격침시킬 수 있는건 아닌거 같습니다(잘 몰라서 아닐 수 있습니다 ㅋㅋ).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해보고 싶은 게임입니다!!

별밤님의 언박싱! (링크)

Space Corp: 슈리, 제라드, 이우호

아이사님이 원해서 슈리님이 풀세트를 가져왔지만, 아이사님이 개인 사정으로 일찍 가시는 바람에 정작 아이사님은 해보지 못한 아이사 없는 아이사팀(?)의 Space Corp입니다. 잘 모르지만, 상당히 재밌게 플레이하셨다고 합니다! 하하

Angola: 별밤, 제라드, 이우호, 곰나루

이번 캠프의 하이라이트! Angola를 진행했습니다. 코보게 크리에이터 데이를 마치고 뒤늦게 참여하신 별밤님이 야심차게 준비한 Angola! 무려 새벽 5시까지 진행했습니다. 사실 앙골라 내전이라는 테마가 워낙 생소하다보니 손이 잘 가지 않았는데, 4인 게임으로서 극찬을 듣고 있는 워게임이다보니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기회가 되어 별밤님 덕분에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은 정말 재밌었습니다. 팀전인 워게임이다보니 팀탓도 하고(?) 단결도 하면서 나름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너무 즐거웠고, 게임도 워낙 쉬운데다 별밤님이 잘 준비해주셔서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해외 원조를 통해 강력한 부대를 증원을 받거나 숨겨둔 무기를 사용하는 시스템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숨겨둔 무기는 전투 때 사용하기로 결정할 때만 꺼내는 것인데, 적은 항공기가 많고 아군은 항공기가 적거나 없더라도 대공포를 쏴서 격추시킬 수 있습니다. 대전차포도 있어서 전차와 장갑차도 거뜬합니다. 테마도 잘 살리고, 게임성도 상당히 끌어올리는 시스템이었던 것 같습니다.

무려 새벽 5시까지 게임을 즐긴 이후 오전에 워게임 해장(?)을 하고 해산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너무 기쁘고 감사드리며, 다른 분들도 언제나 가감없이 참여할 수 있는 워게임 캠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게임도 즐기지만, 역사나 전쟁에 관심이 있는 입문자들을 위한 게임도 여럿 진행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후기 (초코벌레님 후기) (별밤님 후기)

워게임 캠프에 참여하고 싶다면? (링크)

한국사 보드게임에 관심이 있다면? (곰나루 게임즈 링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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