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게임 이야기 (3)
원래는 2편으로 계획하려 했으나 쓰고 싶은 주제가 끊임없이 늘어나는 관계로...
몇 편이 완결이 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꾸준히 써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1편에서 이야기했던 70년대 워게임의 황금기에 일어났던 워게임의 주요 흐름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편
http://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0592&tb=board_community&id=
2편
http://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4170&tb=board_community&id=
이전 내용도 참고해주세요~
9. Tactical Wargame(전술 게임)의 등장과 발전
초기 워게임에서의 유닛간의 전투는 주사위를 굴려 CRT라고 부르는 표를 보고 전투 결과를 적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전투 과정을 추상적인 개념으로 적용하여 처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당시 대부분의 워게임은 큰 스케일의 유닛들(사단 이상급)의 게임뿐이었습니다.
전투 과정을 구체적인 게임으로 디자인한 "Tactical wargame(전술 게임)"은 1970년 초에 등장합니다.
PanzerBlitz (1970, Avalon hill) : 원래는 SPI 잡지에서 발매된 최초의 전술 게임을 판권을 구매한 아발론힐에서 별도의 게임으로 발매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턴제 게임의 한계로 인해 제대로 된 전술적인 상황을 구현하는데 불만이 많았습니다.
이 당시의 워게임 진행 방식은 항상 A 플레이어 이동 -> A 플레이어 공격 -> B 플레이어 이동 -> B 플레이어 공격 이런 식이었습니다.
실제 전투 상황에서 상대가 이동을 마칠 때까지 뻔히 바라보는 적은 절대로 없을 겁니다.
그래서 그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플레이어의 턴 도중에 상대 플레이어가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 유닛이 이동을 하는 도중에 상대는 그 이동하는 유닛에 대해 반응사격을 선언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것을 Simultaneous-Sequential-Play-System (SSPS) 이라고 부릅니다.
(매직 더 개더링에서 순간마법을 발동하는 타이밍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러한 전술 게임의 등장을 워게임 2세대의 시작(Second Generation of wargaming)이라고 부릅니다.
전술게임의 초기 흐름은 주로 중대, 대대급 유닛 위주였습니다만 디자이너인 John Hill은 분대전술 게임인 Squad Leader를 발매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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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ad Leader (1976, Avalon Hill) : 워게임을 대표하는 게임 중 하나. 이후 규칙이 추가되어 나온 Advanced Squad Leader(ASL) 시리즈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스쿼드 전술을 총망라한 ASL 룰북은 흑담님 블로그에서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aprilwine74/221378111207
ASL은 하나의 박스로 구성된 게임이 아니라 룰북을 구입하고 별도의 모듈 키트(맵+카운터+시나리오)를 구비해야 하므로 입문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제작사인 MMP에서 입문하기 쉽도록 ASL : Starter Kit #1~3까지 발매하였으며 규칙을 차근차근 배울 수 있도록 시나리오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Advanced Squad Leader : Starter Kit #1 (2004, MMP) : ASL Starter Kit은 3부로 나누어 1번: 보병 2번: 화기 3번: 탱크에 대한 규칙을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10. Fog of War (전장의 안개) 의 구현 - 블럭 워게임의 등장
실제 전투 상황에서는 상대의 상황을 정찰하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습니다.
보드게임의 한계상 이러한 전장의 안개를 구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워게임에서는 공중전은 추상적인 개념으로 간략화하는 경우가 많으며 항상 정찰이 되고 있는 것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전투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죠. 그래서 이러한 전장의 안개를 구현하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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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bec 1759 (1972, Columbia Games) : 최초의 블럭 워게임
1972년에 블럭 워게임이 최초로 등장하게 됩니다.
블럭을 세워 놓아 상대방에게는 뒷면을 보이게 해서 직접 전투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상대의 유닛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이러한 시도는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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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o (1946) : 일반 보드게임으로도 매우 유명한 스트라테고입니다. 스트라테고는 체스에 가까운 추상전략 게임입니다.
아무튼 최초의 블럭 워게임을 발매한 Columbia games는 이후에도 꾸준하게 블럭 워게임을 발매합니다.
하지만 블럭 워게임의 특성상 다음과 같은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 솔로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우선 눈물을 닦고.. ㅜㅜ 당시 기존 워게임은 혼자서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시 미국의 70년대 상황을 고려한다면..)
또한 먼 지역에 떨어진 다른 플레이어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비공개 정보가 많은 특성 상 이러한 플레이가 힘들었습니다.
2) 규칙이 쉽고 블럭의 한계로 많은 유닛을 표현하기 어렵다.
블럭 워게임이 하나의 주류로 나아가지 못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의 흐름에는 워게임은 점점 시뮬레이션성이 강해지며 복잡해지는 추세였습니다.
하지만 블럭의 한계상 많은 유닛들을 표현하기 어려웠고 규칙도 쉬워서 그 당시에는 스트라테고와 비슷한 게임이었습니다.
당시 워게임을 제작하는 회사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블럭 워게임은 거의 Columbia Games만 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Rommel in the Desert (1982) 에 이어 발매한 EastFront (1991)의 발매로 블럭 워게임도 워게임을 대표하는 하나의 장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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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Front II (2006) : 1991년에 나온 Front 시리즈의 첫번째 게임인 Eastfront의 재판 버전. 블록 워게임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킨 게임입니다.
이외에도 전장의 안개를 구현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이 더 있습니다만 이 내용은 다음에 설명하겠습니다..
11. Monster Game (몬스터 게임) 의 등장
1편에서 최초의 몬스터 게임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게임은 점점 복잡해졌으며 입문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컴퓨터의 등장으로 침체기를 겪게 되는 과정..
이것에 대해 조금 구체적으로 설명해볼까 합니다.
몬스터 게임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카운터 수가 어마어마하고, 맵 크기가 어마어마하고, 무지 오래 걸리는" 게임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그 때 당시의 흐름을 설명하기 위해 여기서 조금 더 보충 설명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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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Bataille de la Moskowa(1974, Clash of Arms)
1974년 위의 게임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 당시 흐름은 이전에 전술 게임이 등장하면서 게임이 시뮬레이션성이 더욱 강해지게 되었습니다.
디자이너인 Richard H. Berg (GBOH 시리즈를 만드신 분) 는 이 게임을 보고 이러한 스타일의 게임의 성공을 확신하게 됩니다.
그리고 발매한 게임이 바로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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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rible Swift Sword (1976, SPI) : 최초의 연대급 규모의 게티스버그 전투를 다룬 게임으로 이후 Great Battles of the American Civil War (GBACW) 시리즈의 원형이 되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Avalon hill과 함께 워게임 시장의 양대산맥이었던 SPI라는 회사의 주도로 사실성을 중시한, 시뮬레이션성을 극대화한 이런 스타일의 게임이 하나의 대세로 자리잡게 됩니다.
(SPI라는 회사에서는 그 이외에도 최초로 워게임 잡지에 완성된 게임을 부록으로 넣어주기도 하였습니다. 현재에도 이러한 잡지로 발매되는 워게임도 많습니다.)
워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게임 장르이지만 레이싱 게임을 분류할 때 흔히 시뮬레이션을 지향하느냐 아케이드성을 지향하느냐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워게임도 마찬가지의 느낌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레이싱 게임에서 시뮬레이션이 강할수록 바퀴가 잘 헛돌게 되고 따라서 초심자들이 입문하기 어려운 것처럼
워게임에서도 시뮬레이션이 강할수록 복잡한 과정을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입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그 과정을 전부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시점이 되면 이제부터는 다른 게임은 생각도 나지 않게 됩니다.
워게임에는 과거부터 발매되어 온 시리즈가 상당히 많습니다.
GBACW(남북전쟁) 시리즈,
GBOH(Great Battles of History : 고대 전투) 시리즈,
OCS(Operational Combat Series : 주로 2차 대전, 보급 규칙에 특화됨) 시리즈,
La Bataille de (나폴레옹 시대) 시리즈 등등..
과거부터 유명했던 이러한 시리즈들은 시뮬레이션성이 상당히 강한 게임들입니다.
그만큼 입문하기 어렵지만, 한번 빠져들면 그 시리즈만 하게 되는 게임들이죠..
3편은 여기까지 작성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