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게임 이야기 (2)
안녕하세요! 지난 1편에 이어서 오늘도 워게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편
6. 워게임을 이해하는데 기본이 되는 "Scale"
워게임을 구분할때 크게 "전략규모" 게임이다, "작전급" 게임이다. "전술단위" 게임이다, 라고 구분하게 됩니다.
보드게임에는 나름 익숙했지만 군사적 지식은 전혀 없는 3년 전 당시의 저에게는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도 와닿지 않았습니다만..
익숙해진 지금은 이 3가지 개념을 알아놓으면 박스에 쓰여 있는 워게임 설명만 보더라도
그 게임이 어떤 느낌의 게임인지 어떤 규칙을 사용하게 될지 대충 알 수 있게 되더라구요.
군사학적으로 전장의 규모에 따라 전략 / 작전술 / 전술 로 구분하게 됩니다.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정보들은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만
이해하기 쉽게 간단하게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전략" - 6.25 전쟁 (1950. 6. 25 ~ 1953. 7. 27)
"작전" - 인천 상륙 작전 (1950. 9. 15 ~ 1950. 9. 28)
"전술" - 서울 시가 전투 (1950. 9. 25 ~ 1950. 9. 28)
6.25 전쟁 중에서의 북한의 목표는 한반도 본토 전부를 점령하는 것이었습니다.
인천 상륙 작전에서의 맥아더의 목표는 인천에 상륙하여 서울을 되찾는 것이었습니다.
서울 시가 전투에서의 대한민국 국군의 목표는 서울에서의 전투에서 승리하여 서울을 되찾는 것이었습니다.
이걸 게임으로 만든다면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6.25전쟁 전체를 게임으로 구현하고 싶다면 지도는 한반도 전체를 사용하게 될 겁니다.
인천 상륙 작전을 게임으로 만든다면 지도는 인천에서부터 서울 주변까지를 사용하게 될 겁니다.
서울 시가 전투를 게임으로 만든다면 지도는 서울 도심지역을 사용하게 될 겁니다.
이렇게 전장의 스케일에 따라서 맵의 크기가 달라지고, 유닛들의 부대 규모도 달라지게 되며, 전투 방법도 달라지게 됩니다.
지루한 내용은 여기까지만 하고 이제 게임에 대한 예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저는 가장 극단적인 예시로 위에 있는 2가지 게임을 비교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위쪽은 2차 세계대전 중에 유럽 전역 전체를 다루는 Grand Strategy(대전략) 게임입니다.
아래쪽은 2차 세계대전 중에 유럽 전역에 일어난 전투들을 다루는 Squad-Level Tactics (분대단위 전술)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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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onditional Surrender! World War 2 in Europe (2014, GMT)
TIME SCALE: Monthly Turns
MAP SCALE: 30 to 40 miles per hex
UNIT SCALE: Army, Fleet or Wing
이 게임은 1턴 당 1달을 나타내며 1헥스 당 30~40마일(대략 40~65km) 유닛 하나당 Army(군, 대략 10~15만명) 규모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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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bat Commander : Europe (2006, GMT)
TIME SCALE: several minutes per turn
MAP SCALE: 30 meters per hex
UNIT SCALE: squads, fire teams, and individual leaders
이 게임은 1턴 당 실제 시간 수 분을 나타내며, 1헥스 당 30미터, 유닛 하나당 Squad(분대, 대략 5~10명)입니다.
전략 단위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국가 전체의 군을 통솔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전술 단위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소대를 지휘하는 소대장의 역할을 맡게 됩니다.
전략 단위 게임에서는 전선이 뚫리면 위험하기 때문에 병력 배치를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며 상대 전선이 뚫리게 되면 기회를 포착하여
측면 공격으로 상대의 보급을 끊어 결정타를 날릴 수 있습니다. 자신 보급이 끊어지지 않기 위해 병력 배치를 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그 외 국가 간의 정치적인 상황을 관리하는 것 역시 전략 단위 게임에서는 포함됩니다.
전술 단위 게임에서는 주변 지형지물을 잘 활용하여 은폐/엄폐하는 것이 중요하며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일제사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투는 하루만에 끝나기 때문에 보급은 필요없습니다. 연막탄이나 박격포 등 주어진 무기를 잘 활용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비교를 통해 규모에 따른 워게임들의 특징을 한 줄 정도로 정리해보았는데요. 이제 약간 감이 잡히셨을지!
7. CRT (Combat results table)
워게임은 (거의 모두) 주사위를 사용하는 게임입니다. 이것은 전쟁의 불확실함을 게임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하나의 시스템인데요.
워게임 세계에서는 내 행동이 확실하게 결정될지 주사위를 굴려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게 됩니다.
전술게임이 나오기 이전의 워게임들(스케일이 비교적 큰 게임들)에서는 전투 과정 자체를 추상화하여 굉장히 심플한 방식으로 처리하였는데요.
바로 Combat Results Table(CRT)이라는 표를 사용하여 주사위를 굴려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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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는 1958년에 Avalon hill에서 나온 Gettysburg라는 게임의 CRT입니다.
Avalon hill은 초기 워게임부터 워게임 전투의 기본을 확립해 놓았습니다.
맨 윗줄의 1-6, 1-5, 1-4, ... 3-1, 4-1, 5-1은 공격자와 방어자의 전투력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오른쪽으로 갈수록 공격자에게 유리합니다.
간단하게 전투의 방식은 이렇습니다.
예시 ) 아군 A(Attacker) 부대의 전투력은 15입니다. 적 D(Defender) 부대의 전투력은 4입니다.
적 D 부대의 지형은 숲이며 숲은 +2의 방어력을 줍니다.
A 부대가 D 부대에게 공격합니다.
A 부대의 공격력은 총 15이며 D 부대의 방어력은 4+2=6입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의 비율을 계산합니다. 15:6 -> 2.5:1 입니다.
비율 계산은 항상 방어자에게 유리하게 적용합니다. 2.5:1 -> 2:1로 적용합니다.
이제 2:1 열을 보고 주사위를 굴립니다. "4" 가 나왔습니다.
결과인 1 back 2를 적용합니다. 1 비율이었던 D 부대가 방어 지역에서 2칸 후퇴합니다.
위의 CRT는 아주 간단한 예시에 속합니다. 이보다 조금 더 어려워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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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에 Avalon hill에서 나온 Africa corps라는 게임의 CRT입니다.
엄청 복잡해보이지만 위에 나온 CRT의 개량형입니다.
게임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전투력이 40 vs 40정도로 전투하는 경우도 많아지게 되었고
예를 들어 37:14로 전투가 이루어졌을때 한번에 비율을 계산해내기 어려우니까
밑에 있는 거대한 표를 참고해서 이 전투의 비율을 구해낼 수 있게 해주는 참조표라고 보시면 됩니다. (37:14는 2-1)
2003년에 GMT에서 나온 Ardennes '44의 CRT입니다. 처음 소개한 게임보다 거의 반세기가 지난 게임이네요.
안에 쓰여 있는 내용은 다르지만 CRT 자체는 큰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워게임은 주사위라는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전투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CRT라는 표를 주사위 표를 사용했으며
이렇게 주사위에 현실감을 불어넣는 시스템은 이후 롤플레잉 장르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8. LOS (Line Of Sight)
LOS는 시야선을 의미하는 약어입니다. 이 개념은 미니어처 게임 등등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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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lict of Heroes : Awakening the bear! (2012, Academy Games)
보드 워게임에서의 LOS는 주로 전술 게임에서 사용되는 개념입니다.
공격하는 유닛에 있는 헥스의 중심원에서부터 목표 지점 헥스의 중심원까지 가상의 선을 그어서
그 선에 시야를 가리는 지형이 없는 경우 두 유닛은 서로를 볼 수 있게 되고 서로를 사격할 수 있게 됩니다.
전술 게임에서는 LOS를 사용하여 유닛의 은폐/엄폐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게 됩니다.
2차원 지도를 사용하는 보드 워게임의 한계로 고도차가 등장하게 되면 이 개념이 조금 더 복잡해지게 됩니다.
Conflict of Heroes 룰북에 나온 예시입니다.
위에 나온 1부터 7까지의 상황을 밑에 평면도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1번에 있는 유닛이 볼 수 있는 유닛(초록)과 볼 수 없는 유닛(빨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LOS 개념이 들어간 게임들은 대부분 사진과 같이 헥스 중심에 조그마한 원이 있습니다.
헥스와 헥스의 선을 쉽게 그리기 위한 용도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이 선을 쉽게 체크하기 위해서 색깔 있는 실을 따로 준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이런 제품도 판매하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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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까 사고 싶어지는.. ㅜㅜ
2편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