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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는 OOO 게임이다.

2,657 조회

2023.09.19 15:29

구매를 고민중이신 분들을 위해 '태양 너머로 (이하 BTS)' 게임방식과 소감을 간단히 적어봅니다.

1. BTS는 핫한 게임이다.

2020년 작품이지만 어제 한글판 발매된 핫한 게임입니다.

웨이트는 3.13 (듄, 테포마, 파워그리드 수준) 으로 비교적 쉬운 초중급 전략 게임이지만 평점 8.0점, 긱 84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게임입니다.

아주 이상적인 소위 '쉽지만 재밌는 게임'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체 플레이 모습)

2. BTS는 일꾼놓기 게임이다.

게임 방법은 간단합니다. 차례로 턴을 진행하는데 자기 턴에 일꾼 하나 놓고 거기에 적힌 액션을 하면 됩니다.

(육각 기둥이 일꾼, 육각형 모양이 일꾼놓는 칸, 한칸엔 일꾼은 하나씩만!)

게임 끝까지 일꾼 하나만 사용하며, 당연히 다른 사람이 들어간 칸은 이용할 수 없습니다.

처음엔 일꾼 놓는 칸이 몇개 없지만 자신의 테크트리를 올릴 수록 일꾼 놓을 수 있는 칸이 점점 많아집니다.

아그리콜라, 르아브르, 마르코폴로, 다윈의 여정, 아르낙 같은 게임처럼 일꾼 칸이 늘어나는 구조인거죠.

3. BTS는 테크트리 게임이다.

보드판을 보면 개방할 수 있는 일꾼 칸이 많이 있습니다.

(개방하기 전까진 내용을 알 수 없다.)

액션칸마다 1~4까지 단계가 있고, 한 칸을 개방하려면 그 칸과 이어진 그 전 단계의 칸을 모두 개방해야 됩니다. 테크트리가 있는 셈이죠.

예를 들어...

이 칸에 일꾼을 놓으면 '사람' 하나를 1단계 칸 중 하나에 올려놓습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그 '사람'을 올려놓은 액션칸도 이용할 수 있겠죠.

마찬가지로...

이 액션은 '광물'2개를 내고 '사람' 하나를 2단계 칸에 올려놓아 해당 액션칸을 개방하는겁니다. 물론 선행 1단계 기술은 이미 개방되어있어야 되겠죠.

참고로 자원은 '광물'과 '사람' 2종류입니다.

('사람'은 테마적으로 '인구' 또는 '인력'를 뜻한다고 보면 됩니다. 기술 개발하려면 돈도 있어야하고 사람도 필요한 법이죠.)

(각 기술은 '액션칸'을 주기도 하지만 '즉시 혜택'을 주기도 합니다.)

어떤 테크를 타느냐에 따라 자원을 풍족하게 운영할 수도 있고, 테크 올리는 것 위주로 할 수도 있고, 전투(뒤에서 설명) 위주로 할 수도 있어요.

참고로 액션칸은 독점이 없습니다. 내가 배운 기술을 남도 배울 수 있습니다.

다만 처음 배운 사람은 카드 2장 중에 원하는 기술을 선택할 수 있고, 이벤트 카드도 1장 뒤집는데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4. BTS는 영향력 게임이다.

BTS에는 테크트리 보드판 말고 우주 보드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단순히 행성 카드 4장이 깔려있고 선으로 이어진 그런 보드판입니다.

BTS가 테크트리만 타는 게임이었다면 정말 밋밋했을겁니다.

이 우주 보드판에서 벌어지는 영향력 싸움이 분위기를 뜨겁게 달궈줍니다.

일꾼 액션칸 중에는 전투기를 생산하거나 이동, 점령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위 액션 칸은 광물1을 내고 사람1을 2파워 전투기로 바꾼 뒤 3칸 점프(이동)하는 칸)

우주전쟁이라 해서 거창할 것 같지만 참 단순합니다.

(전투라고 해서 공격하고 수비하고 그런 것 없습니다. 그냥 숫자 높은 사람이 승!)

전투기를 행성 위로 이동시켰는데 그 행성에 있는 전투기 숫자 합이 내가 가장 높다?

그러면 그 행성을 '지배'하게 되는데 그냥 그 카드에 적힌 혜택 조금 받고, 내 생산 디스크(나중에 설명) 하나 올려 놓아서 내땅 표시 해놓으면 끝입니다.

'지배'된 행성은 언제든지 또 뺏길 수 있습니다.

더이상 뺏기지 않게 완전히 점령하려면 '정복'이라는걸 해야합니다.

(위 액션칸엔 일꾼 칸이 2군데 있습니다. 아래 액션칸이 '정복'액션 수행하는 칸. 3광물과 1사람을 내면 정복 가능.)

위 액션칸에 보면 이상한 아이콘이 하나 있는데 이게 '정복'입니다.

'정복'을 하면 그 행성 카드를 이제 자기 개인 보드판 옆으로 완전히 가져옵니다. 이제 뺏기지 않는거죠. 그리고 카드에 적힌 정복 혜택 또 받고, 생산 디스크(나중에 설명) 하나 더 놓을 수 있습니다.

'정복'에 필요한 만큼의 전투기는 비용으로 지불되고, 남은 내 전투기와 상대 전투기는 우주 보드판의 '심우주' 칸으로 보내서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빈칸엔 새로운 행성 카드를 놓습니다.

테크트리를 올려서 즉시 혜택과 효율 좋은 액션칸을 얻을 수 있지만 행성 지배나 정복을 통해서도 여러 혜택을 얻을 수 있는거죠.

테크트리와 달리 행성 지배&정복은 영향력 시스템이라 눈치싸움이 치열합니다. (무주공산에 1전투기로 지배하면 개꿀!)

5. BTS는 운영 게임이다.

이제 빠진 빈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앞서 설명을 빠트렸는데 사실 모든 턴은 일꾼놓기 + 생산 으로 이루어집니다.

일꾼 놓고 액션을 한 후 생산을 통해 자원을 얻습니다.

(생산단계에는 3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서 받으면 된다. '사람'을 받거나 '광물'을 받거나 '자원'을 교환하거나)

이때 '생산 디스크'가 중요합니다.

(개인보드판 모습. 동그란 생산디스크 밑에 자원이 그려져있다.)

예를 들어 위 사진에서 파랑 플레이어가 광물 생산을 하면 광물그림 2개가 오픈되어있으니 2개를 받습니다. 생산 디스크를 많이 소모할수록 더 많이 받겠죠. (테라 미스티카, 가이아 프로젝트 같은거 생각하면 됩니다.)

개인 보드판의 생산 디스크는 아까 설명드렸듯이 행성 지배&정복을 해도 제거할 수 있고, 아래와 같은 테크트리 칸을 개방해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자동화 : 디스크 하나 제거하라는 뜻. 즉 생산력이 올라감)

인구(사람) 생산도 비슷하긴한데...

인구(사람)는 생산 때 A칸, B칸... 각 칸에서 하나씩만 가져올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인구관련 생산량이 3개 그려져있지만 A는 비어있으므로 B,C칸에서 총 인구2만 생산 가능합니다.

즉 인구는 생산 제한이 있습니다. 놓여진 자원큐브 이상 생산이 되질 않죠.

초반에 너무 뽑아쓰면 나중엔 쓸게 없으니 페이스 조절이 필요합니다.

6. BTS는 선착순 게임이다.

점수를 얻는 방법은 크게 3가지 입니다.

1. 테크트리 카드에 '사람' 놓을 때마다 1단계 카드는 1점, 2단계 카드는 2점... 4단계 카드는 조건 만족 여부에 따라 추가 점수를 줍니다.

2. 행성 정복하면 행성에 적힌 점수를 줍니다.

3. 아래 사진과 같이 게임 시작시 목표 카드가 4장 정도 깔리는데 미션을 완료하면 점수를 얻습니다. (일정 갯수 이상 놓이면 게임종료 조건이 되기도 합니다.)

(결국 테크트리 열심히 올리거나 우주 전쟁을 잘 치르면 점수를 준다는 뜻)

근데 많은 부분이 선착순입니다.

테크트리도 처음 올린 사람이 선택권과 혜택이 좀 더 있고, 목표 카드 달성도 먼저 달성하면 혜택을 얻습니다.

요약하자면 적당한 테크로 효율을 높이고 눈치껏 행성 혜택을 잘 얻어서 빠르게 자기 문명을 발전시키는 게임이 되겠습니다.

7. BTS는 컴팩트한 게임이다.

개인적인 느낌 상 BTS는 거창한 테마에 비하면 내용물이 가득한 전략 게임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이어트에 다이어트를 거듭해서 우주 문명 게임의 정수를 담은 게임 같습니다.

마치 쉽고 빠르게 즐기는 문명게임 '7원더스'처럼요.

게임의 재미와 무관한 부분을 모두 가지치기해서 기본뼈대로 일꾼놓기를 두고 테크트리 엔진빌딩 액기스를 담은 후 매콤한 영향력 양념 살짝 가미한 느낌입니다.

(게임보단 연구과제 펼쳐놓은 느낌)

제 생각엔 만든사람이 찐 유로게이머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요즘 트렌드가 유로게임도 테마게임 느낌 물씬 풍기게 만드는거라 생각했는데...

BTS는 테마게임 느낌나게 만들 수 있는 테마임에도 불구하고 '그 따위 테마 개나 줘버리라'는 작가의 외침이 환청으로 들릴 정도입니다.

재미만 있다면 화려한 장식은 필요없다는 것을 실제 긱 순위로 증명해보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심지어 자원 조차도 광물을 제외하고는 큐브 하나로 퉁 치는 미니멀리즘을 보여줍니다.)

8. BTS는 텍스트가 많은 게임이다.

아쉬운 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모든 것이 아이콘화 되어있어서 텍스트가 그렇다고 아주 많은건 아닌데...

일러가 별로 없어서인지 유독 텍스트가 많게 느껴집니다.

(새하얀 개인 보드판은 도색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를 위한 배려인걸까?)

(가이아 프로젝트처럼 팩션마다 초상화라도 하나 그려줬더라면 팩션 몰입도가 더 좋지 않았을까?)

특히 일꾼 놓기 게임인데 일꾼 놓기 칸마다 비슷비슷한 내용이 많고 텍스트까지 있으니 한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고민하느라 장고하는건 괜찮은데 매번 액션칸 읽느라 장고하게 되는건 좀 감점 요소입니다.

(영문판 카드)

9. BTS는 개선판이 기다려지는 게임이다.

여느 보드게임(쓰루, 브래스 등)을 보면 갓겜이긴 한데 조금 부족한 부분을 채운 개선판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밸런스 수정하고, 일러 개선하고, 카드 풀을 늘리는 정도가 많죠.

BTS는 이미 재미있는 게임이고 시스템적으로 완벽하지만 딱 그 정도 업그레이드만 된다면 긱 탑순위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래도 재밌는 게임이니 몇몇 단점이 거슬리지 않는 분이라면 꼭 즐겨보시길 권해봅니다. ~~근데 가격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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