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프로젝트 5/10
코로나 이후, 그리고 본격 육아의 길로 접어든 이후로 게임에 대한 갈증을 못 풀고 있다가, 작년부터 아레나에서 이를 풀 수 있다는 걸 발견하고, 최대한 많은 게임을 해보고 싶은데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니... 그동안 게임을 많이 못 해본 걸 이제라도 만회해 보고자 올해는 최소한 100개의 게임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안 해봤던 게임 100개를 해보자, 생각을 했었지만, 무리한 계획인데다, 어차피 해본 게임들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게임이 많아서 그냥 100개도 충분히 의미가 있겠다 생각했어요. 다행히 아레나에 수많은 게임들이 있고, 올해는 오프모임도 종종 나갈 기회도 있고, 또 앱들까지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왕 플레이하는 거, 기록으로 남기는 게 의미가 있겠다 싶어, 10개 단위로 후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개인 메모장으로 남긴 글을 긁어오는 것이라, 리뷰 내용은 반말로 작성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게임 제목 (평점, 플레이 방식) 형태로 작성되었습니다.
41. 리틀 팩토리 (5, 아레나)
전작인 리틀 타운을 무척 훌륭한 게임으로 느꼈기 때문에, 그 후속작인 이 게임에 대한 기대도 컸다. 하지만 리틀 타운의 느낌과는 제법 거리가 큰 느낌이 느껴지는 게임이었고, 자원을 교환하는 메인 메커니즘이 그렇게 독창적인 게 아닌데다가, 자원 가치 또는 자원으로 상위 자원으로 교체한다는 메커니즘은 직접 교환이 가능한 자원이 시장에 깔리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아 매우 답답하게 느껴져, 크게 장점을 느끼긴 어려운 게임이었다.
42. 마작 (10, 앱)
인생 베스트 게임을 꼽으라면 꼭 들어갈 게임 중에 하나인 마작. 인스타에서 좀비눈깔님의 마작 후기를 보고 자극받아 간만에 자극받아 접속. 일반적인 앱 플레이는 AI와 대결하는 경우가 많지만, 마작 실력엔 조금 자신이 있어 사람들과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게임을 뜯어보기 보다 순수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하는 게임.
43. 어쓰 (8, 아레나)
굉장한 뽕맛을 줄 수 있는 엔진 빌딩 게임. 튜토리얼도 없어서 룰을 거의 모른 채로 컨셉만 이해하고 들어갔음에도 첫 게임에 이해가 가능할 정도로 기본 규칙 자체는 매우 심플하고 잘 정리된 게임이다. 그러나 엔진 게임으로 챙겨야 할 게 너무 많아서, 과연 이것을 아레나가 아니라 실물 플레이를 했을 때 잘 플레이가 될 수 있을지 강한 의문이 들었고, 컴포가 너무 과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양한 자연물이 들어간 아트웍은 좋아하는 스타일이지만, 살 것 같지는 않은 게임. 그럼에도 뽕맛 자체는 너무 좋아서 아레나에서는 종종 다시 들러 플레이해볼 것 같은 게임
44. 붉은 대성당 (8, 오프모임)
간간이 보는 평가가 괜찮아 중고 거래에서 괜찮은 가격으로 끼워 산 게임. 실제 플레이한 느낌은 기대보다도 좀 더 좋았다. 이렇게 해도 좋은 액션, 저렇게 해도 좋은 액션, 뭘 해도 괜찮은 액션이면서, 한편으론 뭘 해도 이걸 저 사람이 먼저 먹으면 어쩌지, 저걸 저 사람이 먼저 먹으면 어쩌지 하면서 감질나는 느낌으로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 게임을 하면서 엔진이 굴러가기 때문에, 가면 갈수록 이 액션을 한 번 하고 이것도 챙겨 먹고 저것도 챙겨 먹고 할 게 많은데, 게이머라면 즐겁게 할 수 있겠지만, 비 게이머 입장에선 좀 혼란스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엔진 빌딩 게임의 딜레마가 아닌가 싶다. 뽕맛을 너무 주면 비 게이머 입장에선 너무 복잡하고 혼란스럽고, 너무 안 주면 뽕맛을 주기 힘든? 또한, 자잘하게 주는 보너스를 혹시 지난 턴에 놓쳤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도 마이너스 포인트일 수 있다. 안 좋은 말을 많이 썼지만, 게이머 입장에선 다양한 주사위 또는 건설 관련 액션들 중, 뭐가 제일 좋을까를 고민해 선택하는 재미, 선택한 액션에 소소한 보너스가 줄줄이 사탕처럼 달려오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는 게임. 다같이 대성당을 완성하는 비주얼도 멋진 게임.
45. 노트르담 (5, 오프모임)
이것은 뭔가 오묘한 게임… 어떤 맛으로 하는 게임인지 느낌이 잘 와닿지 않았다. 빌딩 게임이라고 하기엔 얻어가는 게 뭔가 너무 짜친 느낌이라, 즐거움보다는 관리의 고통이 좀 더 크게 다가왔다. 게임을 하고 보니 수년 전에 했던 적이 있었던 거 같기도 한데… 기억이 안 나는 걸 보면 정말 임팩트가 안 남는 게임이었던 듯. 어떤 재미로 하는 게임인지 잘 와닿지 않았는데, 펠트의 초기 히트작이라 하여 의아했다.
46. 튜링 머신 (10, 오프모임)
유니크함 점수 백점. 대단한 디자인. 할 말을 잃게 만든다.
47. 서쪽 왕국의 건축가 (8, 아레나)
아레나에서 이런 웨이트의 게임을 해볼 수 있는 것만으로 참 감사한 일이다. 첫 게임에서는 “나쁜 짓” 액션을 하는 게 별로인 것처럼 느껴져서 전혀 하지 않고, 밝은 쪽 액션만 진행했는데도 2등을 했는데, 그 자체가 좀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나쁜 짓”을 하지 않는 데도 성적이 괜찮게 나오는데, 이렇게 수많은 종류의 “나쁜 짓” 액션들이 있다는 게 좀 어색하다고 느꼈다. 한 번 더 게임을 해보니, 일꾼 회수와 순환, 그리고 빠른 템포의 자원 수급 등, 좀 더 많은 의미들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암시장은 꺼림찍해서 안 들어가지만… 다양한 선택지로 게임을 흥미롭게 구성했다. 누적되는 일꾼으로 주는 뽕맛이 있는 반면, 그걸 끊어버리는 인터랙션이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특별히 이 게임이 다른 게임보다 더 재미있다…고 느끼기는 힘들었다.
첫 리뷰 메모를 남기고도 암시장에 들어가지 않는 게 게임을 영 이해를 못 한 듯한 찜찜함이 남아, 몇 게임을 좀 더 해봤지만, 여전히 암시장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암시장의 의미가 어느 정도 와닿았고, 악행을 감수하면서 효율적인 액션을 하는 것, 일꾼 누적이 악행이 될 가능성으로 연결되는 점 등으로 오묘하게 밸런싱을 한 부분이 이 게임만의 흥미로운 점으로 보였다.
48. 클라스크 (8, 파주에서 아들과)
집의 공간 부족과 아이들이 이걸 즐기기엔 아직 어리다는 점이 아니라면, 언제나 집에 갖춰두고 싶다는 욕심이 드는 게임
49. 쿠키 박스 (8, 파주에서 아들과)
아이들 레벨에서 어떤 게임을 같이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게임 마지막 한 턴은 아들이 나보다 빨리 맞췄다.
50. 사운드 퀴즈쇼 (3, 가족들과)
파주 슈필에서 무료로 뿌린 게임이었지만, 사실 크게 기대했던 게임이었다. 이날 선물로 제공된 게임 중 하나였던 “BBC 신비한 동물세계”는 내 기준으로는 8점 이상도 줄 수 있는 게임인데, 이는 작년에 보드게임콘에서 당시 다섯 살이던 아들과 함께 이 게임을 만난 이후로 아들의 최애 게임 중 하나여서, 비슷한 맥락의 퀴즈 게임이면 아이가 아주 좋아할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대했던 게임의 진행은 사운드 “퀴즈쇼”여서 뭔가 예전의 장학 퀴즈 같은 느낌의 퀴즈를 들으면서 진행하는 것이었는데, 실제 게임은 “사운드” 퀴즈쇼여서, 문제가 모두 사운드를 위주로 하는 것이었다. 이 부분이 매우 난감했는데, 문제 내용이 잘 모르는 클래식 음악, 동물 소리 등등이어서 답을 알기가 너무 어려웠다. 게다가 일반 가요를 소재로 한 게임은… 문제 업데이트가 되지 않기 때문에 출시 시점의 유행가만 문제로 나와서 게임 경험이 매우 난감했다. 그러나 기기가 혼자서 게임을 유연하게 진행하는 건 매우 신박했다. 예를 들면, 누가 가만히 있으면 참여를 유도한다거나 이벤트로 짝꿍과 같이 맞추기 등을 진행하는 건 신기했다. 주저리주저리 유달리 길게 쓴 것은, 아쉬운 마음이 많이 남아서인 것 같다. 게임 시스템은 10점 만점을 주고 싶은데, 디테일, 게임을 채운 문제들이 빵점이라 평가가 3점에 머물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