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내가 해본 게임들을 정리해보자 27
261. 엘드리치 호러
아컴호러를 해보고 싶은데 엘드리치 호러를 먼저 하게 됐다. 광기의 저택이랑 비슷한 느낌을 주는 거 같다. 으스스함은 좀 덜하다. 규칙과 난이도는 좀 있는 편인데, 후배가 이미 여러번 경험을 하고서 이끌어줘서 쉽게 쉽게 했다.
[게임평]
나쁘지 않은 느낌의 협력게임. 광기의 저택보다는 시스템적으로 짜여있다는 느낌을 준다. 다만 개인적으로 크툴루 테마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하는 터라서 불타오르지가 않는다.
262. 카네기
딱 중간 느낌의 유로게임. 적절하게 쉬우면서 적절하게 어렵다. 머리 쓸 요소가 있지만 머리 터지겠고 하지는 않는다. 왜 인기가 있는지는 알겠는데, 진짜 제대로 유로게임이라 상호작용은 너무 심심하고 테마는 별로 빠져들지 않는다.
[게임평]
시스템 쫓아 하는 유로가 좋다면 깔끔하면서도 요소는 많고 이것저것 도전해볼 수 있는 너무 대단한 게임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평범하고 그냥 그런 게임.
263. 자메이카
웃긴 경주게임. 가볍게 즐기기 좋다. 카멜업보다 좋았던 거 같다. 배에다가 이것저것 싣기 때문에 은근히 충만감이 있다.
[게임평]
완전히 파티게임이라고 하기에는 규칙이 살짝 파티게임의 선을 넘어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게 아쉽다. 내 물건들 잔뜩 꽉 움켜쥐고 달리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 유쾌하다.
264. 7 원더스 : 건축가들
예쁘다. 쉽다. 7 원더스랑 같은 건 아이콘 정도. 빠르게 차례가 도는 게 장점이라 여럿이 하기도 좋아보인다. 비 보드게이머들에게 스플렌더 보다 이런 게임이 오히려 유행하면 좋겠다.
[게임평]
이것저것 해볼 수도 있고, 쉬우면서 금방 끝난다. 일반인들이 보드게임방에서 한다면 아주 좋을 거 같다.
265. 푸드 체인 거물
경영 게임을 좋아해서 관심이 갔다. 그런데 운이 하나도 없어서 너무 건조한 느낌이 들었다. 테크트리를 연구해야할 거 같은데 그정도까지 나를 사로잡지는 못했다. 나에게 100% 주사위 무첨가는 너무 심심한 맛이다. 평양냉면 같은 게임이라 할 수 있겠다.
[게임평]
자본주의 즐기기로는 충분히 역할을 하지만, 초보자의 경우 펼쳐진 길이 너무 많아서 게임 진행이 막막한 감이 있다.
266. 투 매니 본즈
처음 배우기는 좀 어려운데 알고 나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주사위 굴리는 손맛도 있고 테크타는 맛도 있어서 성장의 재미도 준다. 아쉬운 점은 전투가 일어나는 전투판이 그냥 격자라 RPG의 던전 크롤링 요소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라면 잘 먹히지 않을 수 있다. 나의 경우는 친구들이 캠페인을 따라 스토리를 즐기는 게임을 좋아하는 터라서, 짧은 임의시나리오로 지나가는 이 게임은 살짝 안 맞았다.
[게임평]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하고 진행할 수 있는 RPG.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시스템으로 승부한 게임. 성장의 재미와 주사위의 호쾌함은 있지만 테마 몰입이 살짝 떨어진다.
267. 신의 놀이터
마틴 월라스+역사 게임은 최고라는 말이 있는데 나쁘진 않은데 개인적으로 최고까지 가진 않았다. 폴란드가 무너지려면 너무 쉽게 무너져버려서 아쉽다. 단계가 많고 그때마다 하는 게 다르다보니 익히기가 어려운 편이다.
[게임평]
조금 더 간단했으면 더 좋은 게임이 됐을 거 같다. 힘을 합칠까 말까 눈치보는 폴란드 테마는 생각보다 매력적이다.
268. 전체주의의 발흥
테마로 확 끌렸는데 게임이 생각보다 너무 복잡했다. 직관성도 좀 떨어지고 행동 종류가 너무 많다. 확실히 공격과 방어로 나뉘어져 비대칭이었다면 더 재밌었을지도. 잘 만든 선거/정치 게임을 좀 만나보고 싶다.
[게임평]
뭔가 확 불을 붙여보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 수 없이 많은 단계를 거쳐야만하는 느낌이다. 독일이나 이탈리아 중 한 나라만 배경이었으면 더 좋을 거 같다. 공산당으로 첫 턴 이탈리아 휩쓸기는 통쾌함이 있긴 했다.
269. 메탈 어드벤처스
외국에 나가면 기념품으로 게임을 하나씩 사오는데, 요즘에 한글판이 나오는 것들이 많아 살만한 게임이 참 줄었다. 그 와중에 선택해서 산 게임. 직접 규칙 번역도 했다.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조금 더 왁자지껄 했으면 더 좋았을 거 같다.
[게임평]
조금 더 시끌벅적한 게임이 됐다면 좋았을 거 같다. 우주해적질 테마는 살짝 나는 편이다. 다섯 명 정도 사람이 있다면 파티게임보다는 무겁게, 본격 게임보다는 가볍게 즐길 만한 게임.
270.부동산 거물
원래 영어로 나왔을 때 관심이 가서 사고 싶었다가 접었는데, 한글판이 나온다니 바로 선주문했다. 규칙서가 살짝 어렵다는 느낌이었는데, 게임 자체는 쉽다. 다만 너무 게임의 물리적 부피가 커서 어디 가져가기가 힘들다. 이 정도 난이도와 시간이면 더 많이 돌릴 수 있었을 텐데 가지고 다니기 힘들어서 잘 안 돌아간다.
[게임평]
목표가 분명해서 좋다. 남들이 팔 때 안 팔면 안되는 도미노 효과가 있어서 테마도 듬뿍 느껴진다. 비보드게이머에게도 먹히는 테마에, 시간과 난이도가 적절해서 누구와도 하기 좋지만, 너무 상자 부피가 커서 휴대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 미너어처를 좀 더 촘촘하게 담을 방법은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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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혹평이 더 많은 거 같네요. 요즘은 한글판 나온 네트워크와 헤게모니가 자꾸 살까 고민하게 만듭니다. 근데 공간이 더 이상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