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내가 해본 게임들을 정리해보자 26
251. 아크라이트
노동시장과 노동자들의 물건 수요를 잘 표현한 게임! 규칙서가 괜히 어렵게 쓰여있지만, 사실 제대로 익히면 어렵지는 않다. 잔룰도 없다. 다만 타일별로 능력이 다양해서 그것을 알기는 조금 어렵다. 묵직한 유로게임이긴 한데, 노동자 고용과 해고 말고는 테마가 많이 느껴지진 않았다. 해외시장을 개척하겠어! 하는 분위기나 치열하게 격돌하는 가격대전을 상상했는데 건조했다.
[게임평]
유로 실력 게임을 원한다면 좋아할 것. 깊이는 확실히 있다. 게임을 처음하면 뭘 할지 막막하긴 하다.
252. 샤크
올드 패션 유저다보니 옛날 게임 재판이라고 했을 때 관심이 갔고,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는 주식 게임인 것 같아서 샀다. 처음 해보고는 블랙프라이데이가 더 낫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워낙 쉬워서 초보자에게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지도 않은 사람들한테서 아주 큰 호응을 얻었다. 주식, 돈놀이가 비 보드게이머에게도 잘 먹혔고 여태 해본 것중에 최고의 게임이었다는 소리도 들었다. 기대 이상의 효능을 보여줘서 영구 소장하게 될 거 같다.
[게임평]
규칙이 쉽고, 테마 몰입 하기가 좋다. 초심자에게 아주 좋다. 주가가 높은데 취약한 회사, 잠재력이 큰 회사 등 여러 모습의 회사들이 보드판을 이용해 생겨나는 것을 보고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253. 응급상황: 병사들의 귀향 게임
병사들의 귀향 게임을 참 재밌게 했는데, 주변 사람들한테 테마가 안 먹혀들 거 같아서 안 샀다. 근데 코로나19라니까 다들 테마 몰입은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구매했다. 원판과 미묘하게 같은 듯 다른 느낌이다. 어려움은 여전했다. 작은 상자에 비해 흉악한 게임이다.
[게임평]
규칙이 살짝 복잡하지만 여러모로 협력해서 열심히 이겨내는 느낌을 준다. 카드를 사용해서 운을 많이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맞지 않을 거 같다.
254. 랩터
2인 전용 게임. 규칙은 쉬운데 처음에 가르칠 게 좀 많다. 피규어를 잘 만들었고, 간단한 게임인데도 테마가 잘 묻어나면서 꽤 머리싸움을 할 수 있다.
[게임평]
비보드게이머에게 잘 먹히는 편이다. 할 수 있는 행동 종류가 많고 카드 효과를 다 알려줘야하는 것이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고, 그 외에는 짧으면서도 머리쓸 요소가 많은 좋은 게임.
255. 오토모빌
마틴 월래스의 경영 게임. 한 번 밖에 안 해서 더 해보고 평가하고 싶다. 테마는 꽤 잘 표현된 느낌이다. 흐름 자체도 너무 어렵진 않아서 좋다. 상대방과의 손님 경쟁을 하는 느낌이 있어서 내가 원하던 경영 게임의 맛을 보여줬다.
[게임평]
엄청 매운 맛은 아니면서도 묵직한 게임. 남들과 손님 경쟁하는 맛이 있다.
256. 승리와 비극
옛날부터 해보고 싶은 게임이었는데, 규칙서를 읽었을 때 너무 어려워서 워게임 캠프에 가서 해봤다. 의외로 다른 사람에게서 배우는 아주 간단한 규칙이었다. 다만 블록 워게임이라는 게 나한테 좀 맞지 않는 거 같다. 말들을 보기가 너무 힘들고, 저번에 봤던 상대방의 위치를 기억하고 하는 것도 너무 머리를 많이 써서 번거로운 느낌이다. 하츠 오브 아이언 같은 게임을 기대했는데 그정도로는 안 됐다. 2편에 해당하는 정복과 결과가 궁금하긴하다.
[게임평]
쉬운 규칙의 블록 워게임. 주사위 운도 따라줘야하고 세력을 넓혀가는 느낌은 확실히 준다.
257. 파이어 인 더 레이크
대 게릴라 전투를 다루는 코인(COIN) 시리즈를 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것으로 해보게 됐다. 워게임을 시간도 줄이고 간편하게 만든 게 코인인 줄 알았는데, 너무너무너무 복잡하고 깊다. 감이 안 오기로는 여태 해본 게임 중에 1등. 비대칭이 너무 심해서 처음 하면 나 하는 것도 제대로 모르는데 남들의 행동은 더 알 수가 없다. 버진퀸, 패스 오브 글로리, 노부나가 최후의 위기 등의 워게임을 해봤어도 이게 더 어려운 거 같다. 극명한 비대칭이 테마성을 살려주기는 하기 때문에 그래도 뭔가 큰 그림만 그릴 수 있으면 재밌게 할 수 있을 거 같다.
[게임평]
어렵다. 월남전쟁 테마에 크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함부로 도전하지 않는 것도 좋다. 규칙 자체는 별 게 없는데 뭘 해야할 지 하나도 모를 수 있다.
258. 제국의 투쟁
보드게임을 처음 입문했던 시절,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 흑인 노예가 그려진 제국의 투쟁 보드게임을 항상 살까 말까 고민했었다. 사람을 여러명 모으긴 힘들어서 넘어갔었는데, 나중에 이렇게 한글로 나온 신판을 사게 됐다. 품질이 정말 좋다. 그리고 거대한 크기에 비해선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마틴 월래스 식대로 하나하나가 다 돈이고 나라 운영하기는 참 힘들다. 상대방이 끝없는 전투를 걸어와서 나를 결국 불안도 20을 먹여 게임 끝에 멸망시켰는데, 이런 게 가능한 점이 참 좋다. 전쟁 지지도가 있는 이런 게임이 또 어디 있으랴? 한 라운드 동맹 고정이 재밌는 시스템이면서도 역동적인 외교를 죽여 약간 아쉽다.
[게임평]
여럿이 할수록 AI가 없어져서 세팅과 게임 진행에는 더 쉽다. 생각보다 규칙은 직관적이고, 전쟁과 관련된 나라 경영하는 느낌을 잘 주는 게임.
259. 네메시스
영화 에일리언을 보드게임으로 구현이라고 하면 딱 맞는다. 은근히 규칙이 많아서 직접 알려주고 한다면 어려울 거 같다. 꽤 난이도가 높고 특히 서로 목표가 다르다보니 쉽게 깰 수가 없다. 재미는 있었는데, 나한테는 약간 과했다. 규칙이 많아서 군더더기가 있는 느낌이고, 깨기가 너무 빡빡해서.
[게임평]
테마가 모든 걸 다 한다. 이 테마가 좋으면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서로 뒤통수 치기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하기 좋다. 룰마스터는 고생일 거고, 다른 사람들은 그리 어렵진 않다.
260. 달리는 개: 같지만 다른 시선
가족 중에 그림 그리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레크레이션 같은 게임이었다. 게임으로서의 가치보다는, 서로의 시선을 알아보자는 느낌으로 만든 게임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임평]
그림 그리는 게임이자 말을 잘 해야하는 게임. 사람을 좀 타고, 레크레이션에 가깝다. 처음에 친해질 때 좋을 수 있겠다. 게임 결과보단 과정을 즐겨보자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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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번 글은 얼마나 관심을 끌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