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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6월(2/2) 회사 동료들과 보드게임 모임 후기입니다. (11~13차)

2,349 조회

2023.06.27 08:16

안녕하세요.

회사 동료들과 보드게임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라쓰입니다.

6월도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지난 6월초 후기 이후에 동료들+톡방 분들과 3번의 모임이 더 있었습니다.

모임이 많이 열려서, 이번 후기는 좀 많이 길어질 듯 합니다.

* 지난 2021년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8791&tb=community_post

* 지난 2022년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1625&tb=community_post

* 지난 2023년 1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1869&tb=community_post

* 지난 2023년 2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2118&tb=community_post

* 지난 2023년 3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2555&tb=community_post

* 지난 2023년 4월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2738&tb=community_post

* 지난 2023년 5월(1/2)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2952&tb=community_post

* 지난 2023년 5월(2/2)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3015&tb=community_post

* 지난 2023년 6월(1/2) 모임후기 *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3137&tb=community_post

6월 10일. 토요일.

이 날은 회사 동료 의씨와 언니 다씨, 형부 현씨가 오시는 날입니다.

오랜만에 저희 와이프도 같이 보드게임에 참여하여 5인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오전 9시에 다같이 모여 시작한 첫 게임은 바로 찐 테마게임.

네메시스 입니다.

"우와~! 이 게임 뭔가요? 사진 찍어도 되요?"

"그럼요~. 오늘은 에일리언 테마게임. 네메시스를 해보려 합니다~."

"우주선 내부인가 보네요. 와아~ 재밌겠다!"

네메시스는 우주 함선의 동면실에서 깨어나, 각자의 비밀 목표를 가지고 '인트루더'라고 하는 에일리언을 피해 생존해 나가는 테마게임입니다.

기본적으로 우주선의 엔진 3개 중 2개가 정상이어야 하며, 우주선이 향하는 좌표가 지구로 되어 있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우주선이 자폭 예정이거나, 좌표가 엉뚱한 곳을 향하고 있다면...

구명정을 타고 탈출하면 됩니다. ^^

네메시스는 2년 전에도 다른 회사동료분들과 돌렸던적이 있는데, 그때도 한편의 드라마가 그려졌었습니다.

그 당시 후기도 링크달아 볼게요.

https://www.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18058&tb=community_post&game_id=null&category=community_post

룰은 어렵지는 않은데, 테마를 장치적으로 이것 저것 구성해 놓은 것이 많아서 설명이 좀 길어지더군요.

(네메시스는 몇가지 하우스룰을 적용한 것이 있어, 참고하고 봐주세요~)

9시에 모여, 차근차근 룰 설명을 마치니 10시가 조금 안되었습니다.

각자 세팅한 자리에 랜덤하게 앉으면서.. 알아서 캐릭터 선정?이 되었습니다. ㅋ

저는 조종사(초록), 와이프는 전투병(빨강), 의씨는 기술자(주황), 언니 다씨는 과학자(하양), 형부 현씨는 정찰병(보라)입니다.

게임 초반 현씨와 와이프는 함선 머리쪽 조종실로 향했고, 저와 의씨와 다씨는 후미의 엔젠실을 확인하러 흩어졌습니다.

다씨는 윗쪽 엔진, 의씨는 아랫쪽 엔진으로 향했는데 저는 의씨를 졸졸 따라다녔죠.

그러다 다씨 쪽에서 통신실을 발견하더군요.

"응? 통신실? 여기는 뭐하는 데에요?"

"아~ 각자 비밀 목표중에 통신보내라고 하는게 있어요. 그거 하는 곳이에요~."

제 비밀 목표는 통신보내고, 아군 시체를 데리고 생존하여 장례를 치뤄주는 것이었습니다.

엔진 확인은 의씨에게 맡기고 급하게 다씨가 발견한 통신실로 가려고 빠구를 하는순간!

동면실에서 여왕과 딱 마주쳤습니다.

"오마... 이게... 벌써부터 왜이래... 운도 지지리도 없네?!"

"헐... 여왕이에요? 겁나 쎄게 생겼어요. ㄷㄷ"

이때부터 지옥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통신실을 포기하고 일단 소음 발생이 적은 선미쪽으로 도망쳤습니다.

와이프는 전투병이라며 겁도 없는지 옆 방까지 다가왔는데, 마침 운도 지지리도 없어서 여왕이 와이프에게 가버리더군요.

더군다나 성체 인트루더들이 더 튀어나오면서 와이프를 둘러 쌓았습니다.

"망했다. 나한테 붙은게 어떻게 저리로 가니... 이건 전투병이라도 안되. 어서 도망쳐. ㅋㅋㅋ"

"정씨(와이프)! 동면실로 대피해요. 제가 녀석들을 가둬둘 수 있어요!'

"아! 현씨 고맙습니당~!"

아무리 전투병이라도 이건 피해야 합니다.

와이프가 부상을 입으며 동면실로 대피하자, 정찰병인 현씨는 특수 아이템으로 여왕이 있는 방의 문을 모두 닫아서 가둬 버렸습니다.

잠시 후 여왕은 문을 부수더니 배기관으로 사라졌고, 다씨는 (비밀목표인지) 혼자서 신나게 둥지를 부셔대기 시작했습니다.

조종실에서는 와이프와 현씨가 좌표 실랑이가 있었지만, 확인해 보니 와이프가 화성으로 가려는 마피아더군요.

그 사이 우주선 이곳 저곳은 인트루더들 투성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인트루더가 붙은 다씨는 급하게 소화기를 뿌려댔고, 도망간 인트루더가 향한 곳은 하필이면 의씨가 있는 방이었습니다.

"응? 무슨 짓을 한거야 언니!"

"너 총알 있자나. 그거로 해치워버려. ㅋ"

"아놔, 총알 두발밖에 없어. 언니가 보냈으니 와서 해결하라고!"

자매의 우정이 싹트는? 사이.

의씨 옆방에 있는 전투병인 와이프가 끼어듭니다.

"흠, 제가 처리해 드릴게요."

"아 고맙..."

와이프는 의씨와 인트루더가 있는 방에 냅다 수류탄을 던지더군요. ;;

인트루더는 사살했지만, 의씨도 중상을 입었습니다.

"아...아니...!!!"

"흐익?! 정씨(와이프)... 나쁜 사람이었군요. ㅠ"

"ㅎㅎㅎ 어쨌든 인트루더는 깔끔하게? 처리해 드렸어요.ㅋ"

어찌어찌 좌표를 지구로 겨우 돌려놓았지만, 사건에 의해 고장난 발전실이 작동하여 우주선의 자폭시스템이 발동되었습니다.

저는 탈출실에 가서 구명정을 오픈하려는데, 도착한 순간 인트루더에게 받은 치명상으로 그만... 급사하고 말았습니다...

누군가 죽으면 우주선 시스템상 탈출실이 전부 오픈되기에... 제 할일?은 다 하고 죽은 셈이라 여겼지요. ㅠ

그리고 얼마 못가 와이프도 탈출실로 향하다 인트루더 두 마리에 물어뜯겨 제 뒤를 따라 누웠습니다...

역시 부부는 일심동체. ㅋㅋ

이때부터 다들 일단은 살고 보겠다며 탈출실로 향하는데, 의씨가 가장 먼저 도착하여 구명정에 탑승하고.

이어서 현씨도 기적적으로 탑승에 성공했습니다.

한발 늦은 과학자 다씨는 자폭이 가동된 우주선에 혼자 남아서...

바이올린을 켜다 이씨 부부와 운명을 같이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자, 이제 게임이 끝나고 스캐너로 오염카드를 스캔할 차례입니다.

현씨는 다행히 가지고 있는 오염카드 두장이 모두 감염카드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의씨는 뱃속에 애벌래가 두마리나 들어찬 상태였지요...

결국 최종 생존자는 현씨 혼자였습니다.

"현씨, 생존을 축하합니다. ㅎㅎ"

"와~ 이 게임 너무 재밌어요!!!"

"정말 게임 하는 내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오전 10시즘 시작한 게임은 끝나자 오후 2시경즘 되었는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를만큼 타임워프였습니다.

게임 후반부에는 다같이 일어나서 주사위를 던지고 응원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네메시스는 거의 2년만에 책장에서 꺼내보는데, 정말 최고의 테마게임이었네요.

식사를 하고 다음으로 꺼낸 게임은 티펜탈의 선술집입니다.

와이프는 잠시 쉬겠다며 안방으로 들어가고, 4인이서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티펜탈의 선술집은 맥주집을 운영하는 주사위 덱빌딩 게임인데, 이제까지 정말 많이도 돌린듯 합니다.

의씨, 다씨, 현씨 모두 초플이라 천천히 진행하는 와중에, 다씨는 의자트리로 손님 방명록 빙고 콤보까지 잘 활용하더군요.

결국 다씨의 승리로 게임이 마무리되었고, 이날 모임은 4시 반즘 해산하게 되었습니다.

6워 24일. 토요일.

간만에 테포마 고인돌 고씨가 여행 일정이 잡혀, 모임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다들 이때다 싶어, 너무도 오랜만에 명작 테포마를 돌리기로 했습니다.

오전 9시. 집주인 이씨를 포함하여 임씨, 곽씨, 강씨 4인이 모였습니다.

첫 게임은 다들 그토록 기다리던 테라포밍 마스입니다.

다들 너무도 오랜만이라 룰을 가볍게 리마인드하고, 업적과 기업상은 제외한채 진행했습니다.

"그래! 이게 하고 싶었어!!!"

"저는 이씨네 집모임을 2년째 함께하고 있지만, 테포마 만한 게임은 없는거 같아요."

"와~ 요즘 듄에 엄청 빠져있는데, 간만에 테포마 하니 또 재밌구먼. 재밌쒀!!!"

간만에 하는 테포마는 화성에 핵폭탄을 투하하여 온도를 올린다던가, 곤충을 이용하여 식물 생산력을 증가시키는 등.

카드마다 적절한 테마가 살아있어서, 전략을 떠나 카드 보는 맛이 또 색다르더군요.

다들 빌드업을 통해 부강해지는 플레이를 하면서, 연신 '역시 재밌다!' 는 감탄사를 내뱉었습니다.

첫 게임은 카드점수를 크게 낸 임씨가 승리했습니다.

원래 한 게임만 하고 바로 듄으로 넘어가려 했는데, 다들 '한판더!' 를 외치는 바람에 테포마 두 번째 판이 시작되었습니다.

두번째 판은 다들 익숙해진 만큼 업적과 기업상을 모두 끼고 플레이 했습니다.

레이싱 요소에 마지막 점수내는 루트까지 생기는 더욱 흥미진진하더군요.

두번째 판은 목성 테그 트리를 제대로 탄 제가 승리했네요.

"와아... 너무 재밌다. 진짜 작가가 천재인거 같아요."

"듄처럼 짜릿한 맛은 없는데, 스노우볼 굴리는 맛은 엄청나네요!"

"히야~ 기업 특성 못 살린게 아쉬웠어요. 다음에도 고씨 없을때 또 해요! ㅋ"

점심식사 시간을 포함하여, 테포마 두판 하고 나니 오후 3시반즘 되었네요.

이후 임씨는 저녁 약속이 있어서, 4시에는 일어나야 한다고 하여 짧막한 게임을 하나 꺼냈습니다.

오랜만에 도박게임. 라스베가스입니다.

곽씨와 강씨는 라스베가스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정말 쉬운 룰에 파티성까지 더해져 주사위를 굴릴때마다 함성이 터져나오고 훈수?와 협작?이 오갑니다. ㅋ

"강씨! 여기들어가요, 여기!"

"응? 다른 사람 없는 3번에 들어가야지 무슨 소리에요. ㅋㅋ"

"와~ 이거 진짜 쉬운데, 재밌따~!"

금방 게임이 끝나고 임씨는 먼저 일어났습니다. 이후 곽씨와 강씨도 5시에는 일어나야 한다고 하더군요.

짧게 또 뭘 꺼내볼까 잠시 고민하다, 얼마전 보드라이프 '선무당'님께서 자작 보드게임을 만드시고 780원에 싸게 주신 게임이 떠올랐습니다.

"오 이건 뭐에요? 군대 마작말인가요? ㅋ"

"이거 보드라이프에서 '선무당'님이 자작으로 만드신건데, 780원에 파셔서 구입해 봤어요."

"780원이요?? ㄷㄷ"

잠시 룰설명을 10분정도 하고, 제가 심판을 보며 곽씨와 강씨의 1:1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서로 번갈아가며 이동하고 전투가 발생해도 자기 말을 죽인 상대편 말이 어떤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다만 죽은 자기 말보다 높은 계급이겠거니 하는 추측만이 난무할 뿐이죠.

심판이 저는 이런 상황을 다 아는 상황이다 보니 엄청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음... 돌격! 싸워보시쥬..."

"예~ 곽씨 말이 죽었습니다."

"잉?! 제 말이 죽었다구요? 겁나 쎈놈인가 보네요??"

게임초반 별4개짜리 장군을 앞세운 강씨는 곽씨의 우측 병력들을 박살내고 다녔습니다.

곽씨는 대충 이놈이 장성이란 것을 눈치 채고는 별따기 전문 스나이퍼를 움직이는데, 강씨는 바로 다음턴에 곽씨의 폭탄을 밟고 알아서 자폭하더군요.

정말 심판보는 내내 웃음을 참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곽씨도 질새라 대령을 앞세워 밀고 갑니다.

강씨는 죽었을때 상대를 아군으로 만드는 스파이나, 죽으면서 아군 말을 되살리는 의무병으로 곽씨주변을 알짱거립니다.

"뭐지? 뭔데 후진하면서까지 날 자꾸 따라다녀요? ㅋㅋ"

"말해줄쑤없쒀욬ㅋㅋㅋㅋㅋ"

"아 심판보는데 상황을 다 아니까 겁나 웃기네요...ㅋㅋㅋ"

눈치빠른 곽씨는 강씨의 특수병들은 안 건드리고, 빠르게 깃발 위치를 파악하여 대령말로 해치웠습니다.

곽씨의 승리로 짧은 전투 게임이 끝났습니다.

"와... 근데 이거. 제목처럼 정말 전투하는 느낌이 나요!"

"맞아요. 이게 은근히 되게 재밌는데요? 780원?? 아니요. 이거는 제값 받고 팔아야 해요 ㅋㅋ."

"나도 심판보는데 웃겨 죽는줄 알았어요. 나중에 토나먼트 식으로 하면 또 재밌겠네요. ㅎㅎ"

'선무당'님 덕분에 너무도 재밌는 '3인용' 게임 해볼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투 게임을 마지막으로 5시즘 다같이 웃으며 헤어졌습니다.

6월 25일. 일요일.

이 날은 오전/오후 일정이 갈리는 날이었습니다.

아침9시에 집주인 이씨네로 회사 동료 곽씨와 '고인메리호' 톡방 차씨가 참석해 주셨습니다.

오전에 진행할 게임은 토요일에 못했던 듄 3인플입니다.

도색 능력까지 갖춘 차씨는 피규어 도색까지 마친 자신의 듄 게임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차씨는 쫄병들까지도 모두 도색을 마치셨는데, 특히나 베네게세리트 모히암 할매는 디테일이 엄청나더군요.

메탈같은 느낌을 살리니 보는맛이 차원이 다르더군요.

듄은 요즘 너무도 빠져 있어서, 제 책장에 있는 게임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무조건 듄입니다!

"이씨, 오늘은 좀 봐주면서 살살 하시죠~ ㅎㅎ"

"아니요. 저분은 절대 봐주고 이런게 없는 분이에요. ㅋㅋ"

"어허 곽씨! 오해가 좀 있네 그려. ㅋㅋ"

그리고 시작된 게임은 초반부터 곽씨가 하드캐리를 하더군요.

아니 저한테는 봐주는게 없는 분이라며 뭐라고 하던 사람이.. 요즘 유튜브 보고 공부를 한다더만...

물이 올랐는지 스파이스를 쓸어가고 기술카드도 선점하고 전투까지 승리하며 인정사정 없이 칼질을 해댔습니다.

심지어는 캐릭터까지 하코넨 라반이라 전투의 끝을 보여주더군요.

"아... 잠시만요... 곽씨는 레벨이 좀 다른데요??"

"이사람 인정사정 없구만... 무서운 사람..."

"ㅎㅎ 그냥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전투 들어오시나요? ㅋ"

매 라운드 곽씨는 멘타트처럼 묘수를 냈고.

차씨는 어느 순간부터 옆에 앉은 곽씨를 퀴사츠헤더락님으로 부르며 감탄했습니다.

<곽씨가 전략 로딩중인 장면...>

결국 초반 기술카드와 연이은 전투에서 승리를 이어간 곽씨는 돋보이는 점수차로 1등을 했습니다.

그래도 차씨는 마지막에 제 길드 동맹 토큰을 뺏으며 2등은 하셨네요.

저는 비록 꼴지했지만, 플레이하는 내내 느꼈던 짜릿함은 여타 다른 게임에서는 느끼기 힘든 쾌감이었습니다.

당분간은 듄 중독에서 벗어나기 힘들거 같네요. ^^;

오전 듄 한판 하고 나니 11시 반즘 되었습니다.

곽씨는 먼저 일어났고, 저와 차씨는 같이 식사하며 아쉬웠던 오전 듄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날은 오후에 추가로 톡방 '고인메리호'에서 예비신부 성씨와 예비신랑 배씨가 참석해 주기로 하셨습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자 성씨와 배씨가 도착하셨네요.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커피 사왔어요.~~"

"자, 그러면 오늘 오후는 좀 파티스럽게 즐겁게 가볼게용~"

아이스 브레이킹엔 이만한 게임도 없죠. 첫 게임은 제 최애 파티게임!

위너스 서클입니다.

위너스 서클은 각자 돌아가며 경주마에 배팅하고, 주사위 운에 따라 각각의 경주마들이 달리게 됩니다.

그리고 3등 내로 들어온 경주마에 한해서, 플레이어들에게 배팅 보상이 주어지는 기도메타 도박 게임입니다.

"이야~ 저는 뭐 항상 얼그레이 한번 믿고 배팅가겠습니다."

"그렇다면! 저도 따라 들어갈게요. ㅎ"

"그렇다면! 저는 혼자 우리 까라멜로 응원가볼게요!"

오우~ 예비부부 성씨와 배씨의 텐션이 장난이 아니십니다. ㅎㅎ

성씨는 어차피 기도 메타인거 배팅도 랜덤으로 마구 들어가십니다.

다들 자신이 배팅한 말을 응원하느라 제대로 경마장 분위기가 나더군요.

"자~! 여러분 어떠십니까! 여기 1,2,3등 경주마들. 모두 저희집에서 나왔습니다!"

"에잇. 저 한번 믿어 보십쇼! 우리 얼그레이도 이제 말발굽 한번 터져 나올때가 되었는데 말이죠!"

데구르르... 말발굽. 15칸!!!

"우와악!!! 터졌다! 봤나요!!!"

"오마 대바악! ㅋㅋㅋ"

웃고 즐기는 가운데, 특히 성씨의 주사위 운은 엄청났습니다.

달리는 경주마 마다 포텐이 터졌습니다. 그러나 정작 배팅상금의 실속은 어쩌다 보니 제가 챙겨갔네요. ㅎㅎ

자, 다음으로 꺼낸 게임은 성씨가 원하시던 슬루스입니다.

슬루스는 저도 사놓고 책장에 고이 모셔둔지 몇년 된거 같습니다.

이번 모임을 위해, 작일 룰북을 숙지하고 MTS에서 나온 참조표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슬루스는 클루와 같은 디덕션 게임입니다.

사라진 보석의 종류와 갯수, 그리고 색깔까지. 누가 먼저 정확하게 맞추는지 경쟁하는 게임이죠.

플레이 방식은 엄청 간단합니다.

게임 준비시 아무 보석카드나 한장을 제외하고, 남은 보석카드들은 서로 나누어 갖습니다.

즉 제거한 한장의 보석카드. 이게 사라진 보석 카드죠.

그리고 자기 차례에는 다른 플레이어 한 명을 지목하여, 추리 카드를 이용해서 질문! 이게 끝입니다.

추리 카드에는 보석의 종료와 갯수를 묻는다는지, 갯수와 색깔을 묻는다는지, 종류와 색깔을 묻는다는지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지목당한 상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석 카드 중 해당하는 조건이 있으면, 질문한 플레이어에게만 카드를 보여줍니다.

이걸 계에속~ 돌아가며 반복해서 어떤 플레이어도 가지고 있지 않은 보석카드를 먼저 알아내는 것입니다.

아무도 안가지고 있는 보석 카드가 바로 게임 초반에 제거해 둔 사라진 보석카드이기 때문입니다.

"음~ 이씨, 빨간색 진주! 몇장 가지고 계시죠?"

"읔... 3장입니다... 여기..."

"오케이~ (빨간 진주는 일단 아니군!)"

플레이 룰은 간단하나... 플레이가 간단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질문 속에서도 클루를 찾아내며 답안지를 지워나가는 과정이 굉장히 복잡하더군요. ㅎㅎ

그러던 중 저는 '파란색/오팔/한개' 조건을 아무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정답! 일단은 제가 맞는지 저만 보겠습니다."

"아!!! 이씨, 혹시 파란색 오팔... 한개인가요?!? ㅠ"

"예~ 빙고입니다! 크~~~ 하지만 제가 한턴 빨랐네요!"

정말 한끗 차이였습니다. 제가 정답을 외친순간 성씨도 정답을 알고 계시더군요. ㅎㅎ

슬루스는 몇장 안되는 카드들로 고난이도 디덕션을 경험하게 해주는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성이 너무 놀라워 작가를 찾아보니, 돌아가신 시드 색슨님 작품으로.

그 유명한 '어콰이어'도 시드 색슨님이 디자인하신 거였네요.

책장에 영원히 봉인될뻔 한 슬루스가 빛을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성씨에게 감사드립니다~.

다음 게임은 바로 '태양신 라' 입니다.

'라'는 게임성이 매우 높은 타일 경매 게임입니다.

자신의 턴에 하는 행동은 보통 주머니에서 타일을 뽑아 경매 상품으로 올려 놓던가.

또는 이제까지 쌓인 경매 상품들을 가지고 경매를 시작하던가 입니다.

경매 방식은 한바퀴 경매이며, 플레이어 마다 경매에 사용할 수 있는 숫자는 3개씩만 주어지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라!'를 외치며 경매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많은 경매 타일이 쌓인 상태에서는 나보다 높은 숫자를 가진 사람이 가져갈 확률이 높고,

너무 적은 경매 타일이 쌓인 상태에서는.. 고작 이거 가져가려고 숫자를 쓰기가 애매해 지기 때문이죠.

상품으로 가져온 타일들은 라운드 끝에 제각각 승점을 주는 방식이 다릅니다.

예를들어 문화타일 3종류를 모으면 5점! 한개도 없으면 -5점! 이런식이죠.

"자아~ 타일을 뽑아 봅니다~ 오! 범람 타일~"

"저도! 오호 파라오 타일~"

"좋아, 좋아! 점점 맛있어 지고 있으어~~! 자아~ 이 타이밍에~~ 라!!!"

파티 스러운 분위기에 경매 분위기가 후끈 후끈합니다.

말이 필요없습니다. 오랜만에 하니 정말 재밌었습니다. 돌아가며 타일을 뽑을 때마다 흥미진진하더군요.

게임은 운이 좋게도 매 라운드 승점을 쏠쏠하게 챙겨간 제가 우승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재밌었네요. ㅋㅋ

자, 이날의 마지막 게임입니다. 경매하면 또 모던아트죠.

모던아트는 플레이어간 그림을 사고 파는데, 모든 거래가 경매로 이루어집니다.

경매 방식도 다양하고, 카드의 그림 보는 맛도 다양해서 게임 자체가 즐겁습니다.

플레이 방식은 돌아가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림을 경매로 내놓고 팔게 됩니다.

그러다 등장한 작가의 그림이 5개가 되는 순간 라운드를 종료하고, 가장 많이 팔린 그림부터 30원, 20원, 10원 가치를 가지죠.

가치가 정해진 순간, 경매로 사온 그림들은 바로 은행에 해당 가격을 받고 팔게 됩니다.

문제는 이게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그림의 가치가 누적이 되어 경매가로 내놓는 액수가 엄청나게 커집니다.

1라운드때 6~7원하던 그림이.. 4라운드가 되자 50원을 넘어갑니다.

결국 그림 경매로 돈을 가장 많이 번 플레이어가 승리하는 게임인데, 워낙 유명한 게임이고 보드피아에서 너무도 좋은 퀄리티로 나왔습니다.

"왕년에 한번 순위권에 들었던 신윤복의 그림입니다! 여러분, 비밀 경매 준비하시죠."

"후우~ 신윤복 그림이 현재 3장이라..."

"1등해도 고작 40원 가치네요.ㅎㅎ 좋아, 가시죠!"

마치 진풍명품의 티비쇼를 보는 듯한 플레이가 이어졌습니다.

서로 자신의 그림을 경매로 내놓으며 한장이라도 제대로? 팔아먹으려고 홍보하는 멘트가 기가 막힙니다. ㅎ

4라운드 종료 후 서로 번 돈을 공개하는데, 이번에도 운이 좋아 은근히 견제를 안 받은 제가 우승했습니다. ^^

게임이 끝나니 저녁 6시가 다 되어 가더군요.

이 날은 오전 듄을 포함해서 게임을 5개나 돌렸습니다.

요즘 너무 전략만 달린거 같아서, 파티스럽게 모임을 가졌는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라이너 크니치아' 작가님 게임만 3개를 달렸네요.

정말 텐션 좋으신 성씨와 배씨, 능력남 차씨까지 방문해 주셔서 너무도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7월에도 또 모임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6월은 보드게임 모임을 많이 가진만큼 후기도 너무 너무 길어졌네요.

그래도 한창 물들어올 때 노~ 저어 보려 합니다!

7월에는 또 어떤 분들과 어떤 모임을 가질지 기대가 많이 되네요.

너무도 긴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면 또 7월에 뵙겠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보드라이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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