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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에 대한 완벽한 이해: 이스케이프 하우스 스파이팀 (feat. 무이)

1,114 조회

2023.06.27 02:57

약 5개월 전 방탈출의 아버지 무이님이 이 게임에 대한 좋은 리뷰를 남겨주셨죠. (무이님의 리뷰)

아직 아이가 어려서 그때는 미뤄두다가 요새 보니 제가 도와주면 어찌어찌 해 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타겟에서 정가에 구매!! 보통은 세일하는 게임이나 사거나 아마존 할인을 받아서 사는데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었죠.

과연 그 가치를 얼마나 할지 기대하며 아이와 게임을 해 봤습니다.

정신없이 하느라 게임하는 사진은 없네요.

사오고 약 1주일만에 벌써 챕터 4 까지 끝냈습니다.

만 5세가 하기엔 (어떤건 저도 미리 안 봤으면 꽤나 헷갈렸을 문제도 있더군요) 다소 버거웠지만,

양철나무꾼님이 게임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 주셨습니다. (링크)

"애는 퀴즈는 안 풀고 집을 싸돌아 다니는 재미로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입니다.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카드 뒤집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면서 카드에 있는 그림 비교하고,

좀 어려울거 같은 협력문제는 아빠에게 어려운 역할 맡기고,

몸으로 하는 문제는 열심히 성공할 때 까지 해보고,

뭐 거의 두뇌게임보다는 신체활동에 가깝습니다.

저는 여기에 이 게임의 첫번째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아동이 무었입니까?

我動 나 아 움직일 동,

스스로 움직이는 존재 아닙니까? (~~아닙니다~~)

보드게임을 시킬 때 너무 (여러분 말고 제가) 아동에게 차분히 앉아서 골몰히 머리쓰기를 원하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오히려 이렇게 뛰어다니면서 문제를 푸는게 더 좋을 것 같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즐겁잖아요.

아이의 단점을 고쳐주려는 어른의 욕심 때문에

웅변학원에는 조용한 애들이 많고, 바둑학원은 애들이 뛰어다닌다고 하잖아요?

아이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아주 적절한 난이도의 머리쓰는 문제와 몸쓰는 문제를 섞어둔 점이 아주 좋았습니다.

두번째 장점은,

주어진 정보 중에 순간순간 중요한 부분만 집중해서 볼 수 있는 훈련이 됩니다.

물론 이 부분이 이 게임의 본질은 아니고 주된 포인트로 볼 필요도 없긴 합니다만,

예를 들어 두 개의 그림을 비교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하면,

뛰어가서 그림 보고 돌아와서 또 그림 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번에 한 부분씩만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세번째 장점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풀어야 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힌트가 여러 카드에 나눠져 있는 경우에,

한사람은 이렇게저렇게 하라 지시를 내리고 다른 사람이 그 지시에 따라 움직여서 문제를 푸는 그런 경우죠.

알파게이머를 방지하기도 할 뿐더러 모두가 참여하는 느낌이 살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문제 카드는 자리에서 가지고 갈 수 없다" 라는 아주 단순하면서 직관적인 룰 때문입니다.

이 룰이 없었다면 이 게임은 꽤 애매한 포지션이 되었을 것 같아요.

카드를 옮길 수 없으니 뛰어다니고

옆에 놓고 비교할 수 없으니 부분을 기억해서 비교하고

서로 보면서 할 수 없으니 각자의 공간에서 소리치며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평소에는 해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놀이들이죠.

한 챕터의 시간도 15분 정도라 그리 길지도 않고 딱 적당합니다.

이제 저는 러쉬아우어 류의 퍼즐 게임을 아이가 30분-1시간 정도 차분히 앉아서 푸는 것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오랜시간 헛된 기대를 내려놓은 끝에 배우게 되었죠.

마지막으로 리플레이성을 말씀드리자면,

원래는 1회성 게임으로 리플레이성이 없어야 정상인데,

이건 제 아이의 특이 케이스일지 모르겠지만

한 번 끝내고 난 챕터를 또 하고 싶어하더라고요.

자기가 끝낸 챕터를 엄마에게 시키며 졸졸 따라다니며 참견하고 가르쳐주기도 하고,

그냥 자기가 고대로 다시 하면서 또 재밌어 하기도 하고요.

역시 문제의 답을 알고 있냐 보다도 활동 자체에서 느끼는 재미가 큰가 봅니다.

이 게임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해야할 시기를 놓치면 애매해 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중학생, 아니 초등학교 고학년 쯤만 되어도 유치하다고 느낄 것 같은 느낌적인 생각?

그 정도되면 친구들이랑 자기들끼리 할 수 있게 던져주는 정도로는 가능할것 같기도 하네요.

아이가 있으시다면 꼭 한번 해보시라 권합니다.

아이가 빨리 보드게이머로 성장하지 않는 것 같아 초조하시다면,

왜 이렇게 집중력이 없을까 생각되신다면,

이 게임을 해보면서

아, 내가 게임 선택을 잘못했구나, 스스로 돌아다니는 아동의 특성을 간과했구나,

라고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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