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513. 제5차 워게임 캠프 후기 [La Famiglia, Prelude to Revolution, Blue Water Na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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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6 21:34

뒤늦게 밀린 후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이번 5월 13일에는 전주에서 워게임 모임을 개최하여 다양한 게임을 즐겨보았습니다.

원래 전주는 '별이 보이는 보드게임' 모임에서 거의 매주마다 모임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워게임 캠프랄 것도 없이 하고 싶은 워게임이 있으시면 누구든 언제든지 미리 말씀해주시고 참여하시면 이렇게 판을 깔고 워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사실 워게임 캠프의 취지 자체가 기존의 소규모 모임 진행 방식으로 신규 유입이 요원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누구든지 워게임을 경험해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하며, 나아가 전국 각지에서 워게임 모임이 개최될 수 있도록 주관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5월에 전주에서 개최된 제5차 워게임 캠프는 그러한 취지에 부합하는 최초의 모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참여자: 곰나루, 거만이, CENTAG, 이우호

항상 캠프마다 인원 커버를 위해 다양한 게임을 들고 다니는 편입니다. 이번에 들고 온 게임들은 최근 구매했던 Prelude to Revolution(러시아 혁명), Storm Over Jerusalem(로마의 유대 예루살렘 공성전)과 이전 후기에서 테플을 해본 This War Without an Enemy(영국 내전), Tenkatoitsu(일본 전국시대)를 가져왔습니다. 나머지 La Famiglia(시칠리아 마피아 전쟁)는 거만이님과 함께 해외 공동구매를 했던 게임이라 직배송 차원에서 가져왔고, Flashpoint: South China Sea(남중국해의 미중 경쟁)는 일전에 한국사 보드게임 펀딩 준비로 인쇄 업체랑 미팅할 때 활용하기 위해 거만이님께 빌렸던 게임이라 돌려드리려고 가져왔습니다. Fall of Saigon(베트남 전쟁)은 COIN 시리즈의 대표작 Fire in the Lake의 확장팩인데, 현재 이 게임을 번역하고 계시는 CENTAG님과 해외 공동구매를 했던 것이라 직배송 차원에서 가져왔습니다.

오늘 게임은 거만이님이 규칙을 숙지해주셨고, 장소를 대여해주신 비둘님(일 때문에 게임 참여는 못하셨지만!)이 슬리브를 빌려주셔서 La Famiglia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게임에 집중하느라 첫 배치 사진만 찍었네요 ㅎㅎ;

저는 사실 유로게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개인적으로 바둑/장기를 두는 느낌(추상전략이 아니라도 최선의 효율을 뽑아야하다보니)이 들어 테마에 몰입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시스템적으로는 유로게임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는데, 구조가 워게임에 가깝고 테마를 잘 녹여낸 다양한 시스템과 팀전의 재미가 있다보니 정말 시간 지나는 줄도 모르고 즐겼습니다. 저는 워게임 위주로만 편식하는 편인데, 워게임 안에서도 특정 시대가 아니면 게임을 원하지 않는 극강 편식러(?) CENTAG님도 게임을 하기 전에는 미적지근한 반응이었지만, 점점 몰입하시더니 정말 재밌게 즐겨주셨습니다.

테마는 시칠리아에서 유명한 마피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2명끼리 팀을 맺고 총 4인이 진행하는 게임인데, 특이하게도 무조건 4인만 지원하는 게임입니다. 게임 규칙은 상당히 단순하지만, 왕좌의 게임 보드게임이나 워게임 Pericles 처럼 행동 토큰을 뒷면으로 놓아 우선순위에 따라 발동하는 개념이 있어 전략적인 깊이가 대단합니다. 또한 좌측 상단에 전체 플레이어가 수행할 수 있는 행동에 제약이 있다보니 이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고, 자체적인 세력 강화나 마약 공장을 통한 심시티, 또는 많은 병력을 배치하여 적들을 공격하는 등 다양한 전략적 선택지가 있어 정말 재밌게 즐겼습니다.

마약 공장 등 선정적인 요소 때문에 아무래도 한글화는 요원하겠지만, 언어 요소도 거의 없다보니 규칙서만 읽을 수 있다면 누구라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Prelude to Revolution! 최근 유독 러시아 혁명과 관련된 워게임이 출시되었는데, 그 중 하나는 1인 게임인 Soviet Dawn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한 명이 차르 권위주의 또는 민주주의를 대변하며, 다른 한 명이 볼셰비키를 대변하여 진행하는 게임입니다. 이전 작품인 Prelude to Rebellion이 캐나다 반란이라는 마이너한 배경임에도 상당히 좋은 시스템으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플레이하신 거만이님도 상당히 높게 평가하셨기에 이 게임이 더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한 번 플레이를 해보니 영향력-카드드리븐 게임의 정수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전에 박정희 배경의 게임을 디자인할 때 몇가지 막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게임이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령 황혼의 투쟁에서는 상대 진영의 카드를 사용할 경우 자신은 그 카드의 작전 점수를 사용하여 행동을 수행하고, 해당 카드의 이벤트가 자동으로 발동되는 선택지만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게임에서는 특정 상황에서 상대 진영의 카드가 이벤트가 즉발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 진영의 기회 카드 목록에 배치되며, 상대 플레이어는 기회 점수를 사용하여 언제든지 기회 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회 점수가 한정되어 있어 기회 카드 목록에 있는 카드를 모두 사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나름대로 전략적 선택지를 제공하게 됩니다.

또한 두마 선거가 각 라운드마다 개최되어 선거 때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선거 때마다 진행하는 공정이 있어 지속적으로 게임에 가변성을 제공합니다. 시대별(혼란의 시대, 대전쟁 시대 등)로 카드가 다르다보니 같은 시대의 카드를 모두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리플레이성도 괜찮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테마성은 포기했느냐? 하면 각 시대마다 역사에 따른 특정 카드 2-3장이 공개되어 각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각 지역마다 역사에 따라 특정 진영이 영향력을 배치할 때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등 테마성도 잘 챙겼습니다. 특히 볼셰비키에게는 붉은 10월, 그리고 차르에게는 차르 퇴위와 같은 굵직한 상황이 있어 게임 후반에는 초반과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되며, 이를 위해 게임 초중반에 지도상의 영향력을 제외한 병력을 모아두기도 해야 합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한 시대에 카드를 모두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이 리플레이성을 높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게임에서는 초보자로서의 실수를 제외하고도 볼셰비키 진영의 병력을 모으는 카드가 거의 나오지 않고 차르 진영의 병력을 모으는 카드만 주구장창 나와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 부분은 여러 차례 플레이를 해보며 더욱 고민을 해봐야겠지만, 유일하게 쪼금 아쉬웠던 부분이었습니다. 앞으로 여러 차례 플레이를 하면서 공부해보고자 합니다.

이 게임은 CENTAG님과 이우호님이 즐긴 Blue Water Navy입니다. 제3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조만간 동아시아 배경의 게임이 나올 예정입니다. 다만, 게임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어렵고 규칙이 어려운데 많기도 해서 그야말로 엄청난 몬스터 게임으로 유명합니다. 제가 CENTAG님에게 중고로 판매한 이후, 이 게임을 하자는 CENTAG의 부탁을 번번히 거절했기에 결국 순진한(?) 이우호님을 데려다가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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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다양한 워게임을 즐길 수 있는 워게임 캠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워게임에 관심이 있으셨거나, 너무 어려워서 엄두가 나지 않았던 분들이 손쉽게 참여하실 수 있도록 모임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게임이 싫으시다면 당연히 쉬운 워게임을 진행하며, 규칙을 모르고 오셔도 알아서 다 설명을 해주십니다!

워게임 캠프

또, 한국사 보드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곰나루 게임즈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재 정부지원사업을 받아 올해 말 고구려-당나라 전쟁을 배경으로 펀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