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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시장성에 대한 생각

1,425 조회

2018.11.29 09:21

앞으로도 보드게임 시장은 디지털 게임시장처럼 많이 커지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시장이 커지기엔 보드게임 그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리적인 시공간에 사람이 동시에 존재해야 하고 룰을 익히기가 매우 어렵고 셋팅에 대한 불편함이 항상 존재하고

보드게임이라 뭉쳐서 퉁 치기엔 그 보드게임의 종류가 너무 많죠.

축구, 야구, 농구, 배구를 공놀이라 퉁 칠 수 없는 것처럼요.

게다가 생활의 여유가 없는 대한민국에 여유로운 취미생활인 보드게임은 사치라고 할 정도로 어쩌면 매우 여유롭고 고상한 취미활동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비게이머는 보드게이머를 덕후라고 판단할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심지어 디지털게이머들조차 보드게이머를 덕후라고 바라보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는 있습니다. 해마다 20% 씩 커진다네요.

우리나라는 국가적으로 교육으로 묶어서 추진하는 바람에 커진 기형적인 현상이라 생각되고

외국은 보드게임 본연의 기능으로 커지는 것 같고요.

킥스만 봐도 그렇고 오히려 어느 해엔 비디오게임 펀딩보다 2배나 많은 펀딩을 기록하기도 했구요.

물론 비디오게임 펀딩이 적은 이유는 대기업이라 생각합니다. 펀딩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괜히 정보만 노출될 뿐이죠.

자칫 저것만 보고 보드게임의 시장성이 매우 크다고 곡해할 수 있지만

실상은 아직은 그만큼 시장이 작아서 리스크가 적은 펀딩말곤 개인/소규모기업이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은 없다고 봅니다.

그럼 시장을 키워야 하는데 중국이 문화대혁명으로 바둑을 다 죽여버렸다가 국가적인 관리로 다시 일으켜 세우는 방법을 쓰거나

우리나라처럼 교육으로 묶어서 시장을 키우는 방법이죠.

그런데 이런 방법은 시장이라는 자본주의적 성격의 것을 키우는 정상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자본주의적인 방법으로 키우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데 그 방법은 벤처기업을 대기업으로 키우는 방식이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유망있고 제대로 된 벤처기업을 지속적으로 키워서 대기업으로 만든다라는 것이죠.

그 잘 키워진 대기업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면서 해당 산업 전반을 하드캐리하는 것처럼요.

기준에도 못 미치는 기업은 도태되어야죠. 골목식당 많이 보시겠지만 경쟁력이 없는,

아니 경쟁력이 문제가 아니라 기준에도 못 미치는 기업까지 안고 가니 실력있고 제대로 된 기업까지 성장을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규모의 경제는 보드게임에도 적용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자본이 있고 규모가 큰 업체가 대량으로 찍어서 시장에 싼값으로 공급하는 것이죠.

덩치가 커진 기업은 시장을 키우기 위해 원가를 낮춰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법을 반드시 생각하고 실행할테니까요.

프리미엄고객/충성고객/우량고객/덕후고객 등을 대상으로 디럭스버전, 풀컬러 미니어처버전 같은 고가용 라인도 갖출테구요.

디럭스버전, 풀컬러 미니어처 버전 같은 라인도 생기면 그에 따른 컴포넌트 전문업체도 가내수공업에서 기업수준으로 규모를 키울 수 있을테구요.

만약 품질이 B급인 물건을 내놔도 시장에서 품어준다면 A급인 물건을 내놓는 회사에서 더 이상 A급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지죠. B급을 찍으면 이윤이 더욱 많이 남을테니까요.

그래도 좋다고 시장에서 품어주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C급의 물건을 내놓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게되죠.

양질의 큰 기업들이 많이 나와줘야 트럼프카드, 화투장 같은 카드제품들처럼 1팩 50장에 1~3천원 밖에 안하게 싸게 나올 수 있는 정도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요즘은 화투장, 트럼프카드보다 못한 품질로 카드 만들어 찍어 200장 정도 넣고 두꺼운 박스지 추가로 몇 장 넣고 펀칭타일 넣고 나무조각 몇 개 넣으면 5~10만원씩 받아내는 상품이 넘쳐납니다.

출판/인쇄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런 품질로 납품하는 거 상상도 못 할 일인데 유독 보드게임업계는 크세르크세스 1세네요.

예전의 보드게임업계는 이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느 분 말씀처럼 누락/박손이 대부분의 AS대상이었지 요즘 급격히 문제가 되는 얼룩덜룩에 인쇄오류/밀림...

심지어 80년대 천원짜리 졸리시리즈를 대부분 모았을 정도로 많이 구매를 했지만 해적판임에도 인쇄불량, 카드밀림 같은 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격은 오르는데 품질은 거꾸로 가요. 이러면 절대 대중성을 확보하기 더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세스 고딘이라는 유명한 마케터가 이렇게 이야기 하더군요. 대중이 무엇을 원할까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신경쓰는 사람들이 어떤 데에 신경 쓰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대중은 너무 많은 선택지가 있기 때문에 듣지 않는답니다. 하지만 신경을 쓰는 사람은 들으려고 하고 그 신경을 쓰는 사람들에게 어필을 해야 그 회사가 더 언급되기 좋은 방법이라고.

그리고 판매깔때기 모델을 판매네트워크 모델로 변경해서 현재의 고객이 주변 사람들, 친구들에게 소개할 만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좋다고요.

또한 시장의 끝단에 있는 고객, 즉 아무것도 모르는 고객과 시장을 이끄는, 아주 영리한 고객에게 집중해야 한다고요.

어차피 아무 것도 모르는 고객은 기업이 무슨 이야기를 하든지 다 믿어줄테고

아주 영리하고 깐깐한 고객들은 그 기업의 상품이 특별함을 쉽게 알아차리기 때문이라고요.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이 시장의 가장 가장자리에 있기에 이 두 그룹을 품을 수 있으면 혹은 더 벌릴 수 있으면 시장이 커진다는 논리입니다.

이건 기업의 입장에서 바라본 것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소비자의 역할이 이것에 그대로 녹아있다고 봅니다.

신경을 쓰는 나에게 어필하지 않으면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게 될 것이고

나도 만족 못하는데 그걸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할 만큼되지도 않게 될 것이며

그 기업의 상품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음 또한 알게 될테니까요.

결국 시장의 끝단에 있는 고객 중 깐깐한 고객들의 층이 벗겨져 나감으로 시장은 갈수록 줄어들 겁니다.

만약 소비자가 이 시장이 더 크게 되길 원한다면

신경을 쓰게 만들고, 나를 만족시키게 만들며, 상품이 특별해지도록 한다면 시장이 커지지 않을까요?

신생업체들이 많이 생깁니다. 즉, 돈이 된다는 것이죠. 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돈이 안 되는데 뛰어드는 장사꾼은 없습니다.

좋은 업체 많이 발굴해서 구글처럼 키우면 접히는 디스플레이에 보드판이 심겨지고 그 위에 홀로그램으로 말이 움직이는 보드게임 개발하지 못할 거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보드게임, 능력되고 실력되는 업체가 생산하고 유통하면 좋겠습니다.

뛰어난 디자이너의 잘 개발된 보드게임이 기본도 안 된 업체에 맡겨져서 저질이 되어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두서없이 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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