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케리언 후기(반려게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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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2 10:23

요즘 반려동물이니 반려식물이니 하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우리 게이머들에겐 반려게임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구입한 게임 중에 트릭케리언이 제 새로운 반려게임에 등록하게 되어 다른 분께도 소개하고 싶어서 간단한 후기를 남깁니다. 게임구입은 사실 좀 우연과 충동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3년 전에 펀딩할 때 게임은 멋진데 그 당시 ALG가 망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어서 펀딩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파주슈필 때 온라인으로 판매를 하길레 잠깐 구입을 고민하는 사이에 품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보라에 아쉬운 글을 남겼더니 댓글에 구입이 가능하다고 하셔서 다시 들어갔더니 정말 구입이 가능하더라고요. 이건 지금 사야겠구나 싶어서 구매를 했습니다. 그리곤 잠시 후 또 품절이 되어서 기분이 묘했습니다. 3년전에 9만9천원이었는데 지금은 13만원 정도 했으니 조금더 비용을 지불했지만 그 돈이 전혀 아깝지 않네요.

서론이 길었네요. 지난주 토요일에 즐긴 후기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게임을 소개하고 싶은 욕심에 소감은 마지막에 남기고 게임에 대한 대략적인 흐름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게임은 최고의 마술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별로 표기된 명성 점수를 많이 얻으면 됩니다.

위대한 마술사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트릭을 익혀서 멋지게 공연을 해서 돈도 벌고 명성도 높여야 합니다. 크게 4가지 분야(기계, 영혼, 탈출, 착시)의 트릭이 존재합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마술사를 고르고 그 마술사가 전문으로 다루는 분야의 1레벨 트릭을 하나씩 갖고 시작합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좀더 명성이 높아지거나 코인이 있으면 더욱 수준높은 트릭을 배워 더 큰 보상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번화가에 일꾼을 보내 트릭을 배울 수 있는데, 라운드 시작 시에 주사위를 굴려 나온 분야를 배우거나 내 전문분야를 배울 수 있습니다. 물론 번화가에는 은행에 가서 돈을 구해올 수도 있고, 전문가(기술자, 매니저, 조수)를 고용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액션 포인트인데, 지금 사진에는 1액션 포인트를 주는 빨간색 수습생이 번화가 액션을 하고 있네요. (참고로 전문가는 2액션 포인트, 마술사는 3액션 포인트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캐릭터를 가장 먼저 보낸 사람은 보너스 액션포인트(+2, +1)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캐릭터 배치 단계에서 눈치보기가 아주 치열합니다. 그런데 주시위에 그려진 혜택만 선택할 수 있어서 내가 원하는대로 게임이 세팅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액션포인트를 사용하여 주사위를 보정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있고, 트릭케리언 스톤 조각을 사용해서 액션포인트도 높일 수 있습니다. 뒷골목에서 구한 특수 카드를 통해서 추가 혜택도 적용할 수 있고, 예언 토큰을 통해서 특수한 조건에서 특정 장소의 액션이 강화되거나 약화될 수 있습니다. 유로게이머들이 열광할 수 있는 골치아픈 요소가 잘 버무려져서 제대로 풀어내면 그 맛이 아주 일품이겠지요. ^^

자 계속 마술 공연을 준비해 봅니다. 각 트릭을 공연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마술 재료(금속, 천, 나무, 유리, 비둘기, 밧줄, 오일 등 16종류)가 있습니다. 코인을 사용하여 시장에서 구매하면 됩니다. 마술 재료는 소모되지 않고 다른 트릭을 공연하는데도 사용되기 때문에 구입하는 재료를 잘 선정해야 추후 배울 트릭도 수월하게 정할 수 있습니다. 역시 제한된 액션으로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야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보드게임의 진리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마술공연 재료를 구하기 위해서 나의 마술팀(마술사, 전문가, 수습생) 중 누군가를 시장으로 보내서 코인을 지불하고 사서 나의 작업실에 두면 마술 공연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사진에는 게임이 좀 진행되어 점 두개 찍힌 주황색의 중급재료도 보이고 점 하나 찍힌 초급재료도 있습니다. 점 당 1코인입니다. 한 액션으로 한 품목을 최대 3개까지 살 수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 필요한 재료가 없다면 다음 라운드에 살 수 있게 주문을 넣을 수도 있고, 2액션포인트를 지불하여 퀵으로 불러서 1원씩 더 비싸게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준비한 재료는 작업실에 보관합니다. 제 작업실입니다. 기계의 명수 마술사팀인데요, 게임이 끝나고 찍은 사진이라 고급재료도 구비되어 있고, 트릭 카드도 4개를 갖추었습니다. (첫플이라 아쉽게도 3레벨 트릭카드를 사지 못했습니다. ㅠ 6라운드에 턴오더가 밀려서 트릭을 배우지 못했어요.) 암튼 여기에서는 마술 재료가 준비된 트릭카드에 트릭 토큰을 놓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기호로 트릭을 구분하시면 됩니다. 이제 여기까지 준비가 되었으면 우리팀원 중 누군가를 공연장으로 보내서 무대 준비를 하고 공연을 할 수 있습니다.

공연장 카드에는 트릭토큰을 놓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캐릭터를 배치하면서 준비된 트릭 토큰을 놓으면서 같은 분야의 트릭을 맞닿게 하면 링크 보너스가 주어집니다. 누가 먼저 공연을 설치하느냐 눈치싸움이 또 벌어집니다. 그리고 마술사를 마술사 자리에 놓은 플레이어는 목~일요일 순서대로 공연을 펼치게 됩니다. 공연 카드 중 한 곳을 지정하여 그곳에 있는 자신의 트릭을 선보이면 각 트릭이 주는 보상을 얻고, 추가로 링크, 전문가, 공연장 보상도 얻어서 제법 큰 부와 명성을 쌓을 수 있습니다.(결국은 이 게임은 공연을 잘해야 됩니다.) 이 때 같은 공연장에 있던 다른 마술사의 트릭도 찬조 공연으로 이루어지면서 그 마술사도 트릭 보상을 받게됩니다. 다른 플레이어의 공연을 예측할 수 있다면 살짝 숟가락 얻는 플레이도 가능하겠지요. 여기에 목요일 캐릭터가 있으면 액션포인트를 더 받지만 보상은 덜 받게 되고, 일요일에 공연을 준비하거나 공연하면 늦게 공연을 하게 되어 원하는 공연장의 공연을 못할 수도 있고, 액션포인트도 1 적게 받지만, 각 트릭마다 명성 1점에 1코인을 얻게되는 메리트가 있어서 언제 공연할 지 선택하는 것도 고민해야 됩니다. 이렇게 부와 명성을 쌓으면서 7라운드를 종료하면 게임이 끝나게 됩니다. (찍어둔 사진이 많지 않아 몇 단계는 넘어간 부분도 있으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소감 : 이 게임은 테마를 굉장히 잘 살린 찐유로게임입니다. 게임하는 내내 위대한 마술사가 되기 위해 팀을 조직하고 트릭을 배우고 재료를 준비하고 일꾼들 월급을 지불하면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멋진 공연을 해서 더 많은 보상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신출내기 마술사가 된 것 같아서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보통 두 라운드 정도는 공연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 번의 공연으로 빵 터트릴 수 있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더 큰 공연을 준비하면서 더욱 흥미진진해지는 점이 3시간이라는 긴 시간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초플이라 뒷골목만 포함해서 플레이 했음에도 충분히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빨리 아카데미 확장이나 과학의 여명기, 달가드의 선물, 특기 확장을 모두 넣어서 즐기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생깁니다. 룰북만 봐도 더욱 흥미진진 해지고 고려할 사항이 늘어나서 더욱 다양한 테크를 구상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정말 평생 아끼면서 두고두고 즐길 게임을 만나게 되어 아직도 흥분이 가시지 않습니다. 중상급의 진한 유로게임이면서 멋진 테마게임을 즐기시는 분에게 강한 추천을 드립니다.(참고로 제 반려 게임은 쓰루디에이지스, 브라스 버밍엄, 버라지, 가이아프로젝트, 듄 임페리움, 테라포밍마스 등이 있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신 모든 회원님께 감사합니다.

special thanks to 도삼님(고속도로로 1시간이나 떨어진 곳에 계심에도 언제나 초대하면 와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정말 늘 감사합니다.), 과장님(갑작스런 초대에도 묻지도따지지도 않고 다른 일정 조정하시면서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멋진 게임들 함께 즐기면 너무 행복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