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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주 게임 후기입니다 :)

2,019 조회

2023.04.17 13:47

안녕하세요, 멜로대디 입니다 :) 4월1일~4월15일에 즐긴 게임들 후기입니다.

비행 다녀오느라 후기가 또 늦었네요.

★★★★★ 10 : Hall of Fame ( 명예의 전당 )

★★★★☆ 9 : 오랫동안 언제나 하고 싶은 게임

★★★★+ 8.5 : 매우 재밌고 이 게임만의 매력이 확실함

★★★★ 8 : 전체적으로 탄탄한 구성과 재미

★★★☆+ 7.5 : 나름의 매력이 있으나 한두가지가 아쉬움

★★★☆ 7 : 재밌긴 한데 좀 평범함

★★★ 5~6점 : 누가 권하면 가끔씩 할 정도.

★★ 3~4점 : 딱히 재미를 못찾겠다

※ ★ : 2점 / ☆ : 1점 / + : 0.5점

※ ♥ : 가족, 파티, 필러 게임

점수가 보통 7~8.5에 집중 되다보니 조금 세분화해서 적어 봤습니다.

7점대는 ‘좋은 게임’ 8점대는 ‘훌륭한 게임’ 으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4월 3일 무지하우스

1. 버라지 풀확장 (4인) ★★★+ 6.5

버라지 본판을 처음 했을 때 충격적으로 재밌었습니다. (★★★★☆+ 9.5점)

댐에 물방울이 고이고, 발전으로 사용하거나 댐에 물이 넘치게 되면 하류로 흘러가서 다른 댐에 또 고이게 된다는 인터액션이 너무 신선했고,

자원도 없어지는게 아니라 휠에 넣어서 돌려서 빠져나오면 다시 사용할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발상이었구요.

또 기본적으로 일꾼 놓기라 거기서 오는 두근두근한 쫄깃함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버밍엄(보단 맵지만) 처럼 재밌는 인터액션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게임이 나왔구나.. 생각했습니다. 이상형을 만난 느낌이랄까요?

그때 전 순수한 측면으로 버라지를 바라봤던거 같습니다. 물의 흐름을 파악하고 기초부, 도관, 발전소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물을 많이 모아서 발전을 하고 계약을 달성하는.. 그러면서 자리 선점 싸움, 일꾼 놓기 싸움, 다른 사람이 내리는 물방울을 받거나, 도관을 빌려쓰거나 하면서 일어나는 인터액션에서 오는 재미 말이죠.

근데 이상형인줄 알았는데 알면 알수록 제가 아는 버라지랑 달라서 좀 깨는 부분을 보게 되었습니다. 일단 위에 열거한 인터액션에 대한 큰 고민 없이 건축만 열심히해도 점수가 쭉쭉 나더라구요( 물론 잘하는 분들이니까 가능합니다 ) 건축을 많이하니 수입으로 점수도 쭉쭉 받고 자원도 넘치니 후반에는 폭발적인 발전까지 가능하더라고요. 확장에서 외부파견 액션 등으로도 다른 플레이가 가능하구요.

서론이 길었는데.. 아무튼 이상형이었던 버라지의 새로운 확장 나일강 맵으로 오랜만에 즐겨보았습니다. 여기선 두번째 물줄기가 원류라서 물이 아주 풍부하게 흐릅니다. 그 물들을 이용해 주변에 관개를 해주면 관개 타일을 얻는데 혜택이 매우 쏠쏠하고 매 라운드 마다 누가 더 관개를 많이했는지 따지고 제일 적은 사람에겐 마이너스 점수를 주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액션이었네요. 후반 가니 매 라운드 관개 1등은 점수도 꽤나 많이 받더라구요.

나일강 확장은 풍부한 물을 가진 물줄기와 주변의 관개 타일로 인해 재밌는 요소를 하나 추가해준 확장인거 같습니다.

하지만 승리는 '그' 신기술 타일 (증축부 지을 때마다 내 증축부 수만큼 휠 돌리기)을 이용해 모든 건물을 다 빼낸 보리님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1라운드에 저 타일이 깔렸고 제가 선이었는데 어떻게 되나 보려고 일부러 안가져가봤는데.. 역시나 건축이 강력하네요.

저는 이상형이었던 버라지가 점점 더 흑화(?) 해가고 있는거 같았어요. 다만 이건 첫판을 해보고 '버라지는 이런 게임이야!' 라고 이미지를 제멋대로 단정 지어버린 저의 기준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되요. 예를들면 좋아하는 연예인을 TV로만 보다가 실제로 만나게되었는데.. 알면 알수록 깨는 모습을 발견한 느낌..이랄까요?

전 그냥 '그' 신기술 타일을 뺀 본판만 하는게 제일 재밌는거 같습니다.

2. 퍼스트랫 (4인) ★★★☆+ 7.5

크게 주목받지 못했는데 후기들에서 뜬금포(?) 터졌다는 내용들을 보고 구매했던 퍼스트랫을 돌려보았습니다.

쥐들이 쓰레기장에서 고물들을 모아서 치즈달로 가려고 한다는 내용의 게임입니다. 컴포넌트가 꽤나 알차요.

펀칭타일들도 많고 일러스트가 너무 귀엽고 게임의 테마와 찰떡입니다.

자기 차례에는 쥐를 한마리를 1~6칸 이동하거나 여러마리를 각각 1~3칸 이동할수 있는데 여러마리를 이동할 때는 모두 같은 색 칸에 멈추게 해야합니다.

여러마리를 같은 색 칸에 멈추게 할 수 있다면 엄청난 이득을 한번에 얻을 수 있겠죠! 적절한 곳에 위치에 쥐들을 배치해서 설계해놓고 싹 받아먹는 맛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만화책을 얻게되면 슈퍼쥐로 변신하는데 시선강탈 최고입니다 ㅎㅎ

- 슈퍼쥐들!

게임의 종료와 점수 방식은 레이싱입니다. 먼저 달성하거나 도착하게 되면 더 큰 점수를 얻는 방식이죠. 레이싱이 주는 자연스러운 인터액션때문에 적절히 긴장감이 유지가 됩니다.

전구를 많이 달리는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유튜브나 BGG 후기들을 보면 특정 액션이나 루트가 강하지 않고 밸런스가 상당히 좋은거 같아요. 메인보드 뒷면에는 맵을 랜덤으로 만들어서 할 수 있어서 리플레이성도 고려했습니다.

게임시간도 적당, 컴포넌트나 일러스트도 호감, 룰도 크게 어렵지 않으면서, 쥐들의 이동을 꽤나 고민해야하고 밸런스도 괜찮구요.

와..두근두근 너무 재밌어!! 까진 아니지만 여러모로 흡잡을데 없이 탄탄한 게임이었습니다.

3. 튜링머신 (3인) ★★☆ 5

최근 핫한 튜링머신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숫자야구 처럼 3자리의 수를 찾는 게임입니다.

이번 라운드에 내가 설정한 3자리 숫자를 특정 조건의 참, 거짓 여부를 판별해주는 튜링머신에 넣어보면서 힌트를 얻어나가면 됩니다.

크립티드 했을 때 느낀거 처럼 엄청 천재적인 디자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결과가 나오게 만들어놨는지 궁금했습니다. 와우..!

이것도 디덕션 게임으로 보면 되겠죠? 전 디덕션 게임을 매우 좋아하는 편입니다. 타기론, 클루부터.. 알케미스트, 행성X를 찾아서, 크립티드까지 다 너무 좋아하는 게임들입니다.

튜링머신은 '혼자서' 곰곰히 생각해서 문제를 풀어보고 이런게 좋은 분들에게는 인생갓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꿔말하면 여럿이 해야할 이유를 못찾겠어요. 단지 '내가 쟤보다 더 빨리 찾았어!' 라는 얄랑한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말이죠.

물론 모든 디덕션 게임이 먼저 찾는게 목표이긴 하지만 이 게임은 정답을 찾는 과정에서도 다른 플레이어의 영향없이 그냥 각자 알아서 머신에 대보는거라서요..

근데 혼자 할꺼면 이걸 꺼내서 깔고 카드 일일히 찾아서 세팅할바에야 개인적으론 차라리 핸드폰앱이나 컴퓨터에 비슷한게 있으면 그걸 할거 같구.. 아니면 여럿이서 인터액션이 있는 다른 디덕션 게임을 할거 같습니다.

게임 자체의 원리가 신박하고, 세자리 수를 찾는다는 단순한 목표를 다양한 논리적 퍼즐들을 이용해 풀어간다는 점에서 '게임'으로써의 평가로는 매우 높은 점수를 주겠지만 '보드게임' 으로써는 큰 점수를 못줄거 같네요.

와이프와 2인플

1. 보라보라 (2인) ★★★☆+ 7.5

넘넘 궁금했던 게임인데 운좋게 좋은 상태의 중고를 구하게 되어서 해보게 되었습니다.

다들 아시는 스테판 펠트 작가의 게임답게 포인트샐러드형 게임입니다. 근데 이제 좀 매운맛과 빡빡함을 첨가한.. 게임으로 들었습니다.

매 라운드 주사위 3개씩을 액션칸에 놓으면서 진행하는데, 높은 주사위가 무조건 더 좋은 액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주사위가 있는 행동칸에서 액션하려면 기존 주사위보다 더 낮은 주사위만 들어갈수 있기때문에 견제를 원한다면 낮은 주사위도 필요합니다. 그럼 더 낮은 주사위가 없으면 그 액션을 절대로 못하느냐.. 그건 아니구요. 여섯가지의 '신' 카드가 있는데 주사위 배치 조건을 1회 없애준다든가.. 주사위 눈을 높여준다든가 하는 보조효과가 있어서 풀어갈 방법이 있습니다.

매 라운드 종료시에 목표 타일 중 한개를 달성, 장신구도 한개씩 구입 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점수도 있지만 요걸 매라운드 빼놓지 않고 해놓으면 게임 종료후에 추가 점수가 있습니다.

또는 건축자재를 모아서 건설을 하면 완성한 라운드에 따라 점수를 받습니다(버건디 처럼 일찍 완성하면 더 큰 점수 받음) 그외에도 사원에 사제들을 배치한다든가 턴오더 트랙에 따른 점수라든가 자잘하게 점수를 받는 곳이 퍼져있는 전형적인 포인트샐러드형 게임입니다.

펠트 게임 답게 테마와의 메커니즘의 개연성이 크게 없어서. 테마와 연결된 룰설명 방법은 전 떠오르지가 않더라구요. 이런 게임은 웨이트보다 설명하기가 더 어렵게 느껴지는거 같습니다.

2인용 액션타일 세팅이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2인이라서 그런건지.. 생각보다 빡빡하진 않았어요. 신카드와 공물을 어느 정도 준비해두면 풀어갈 방법이 어떻게든 나왔습니다. 엄청나게 빡빡할줄 알았는데 목표도 매라운드 다 달성했고.. 건축도 다 했었던거 같구요.. 생각보다 많은걸 했어요 ㅎㅎ

게임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테마 따위 전혀 없어도 메커니즘 자체로 재밌긴 재밌습니다.

비유하자면 못생긴 정체불명의 음식인데 펠트 형님이 '믿고 눈감고 잡숴봐' 하고 입에 막 넣어주는데 맛은 엄청 있다...? ㅋㅋ

펠트 게임을 한달에 두 개를 죽어도 꼭! 해야한다면 두번째 게임으로 보라보라를 고를거 같습니다. 그렇지만..

펠트 게임을 한달에 한 개만 해야 한다면 전 아직도 버건디의 성을 고를거 같네요.

가족과 즐긴 게임들

1. 크립티드Cryptid (4인, 5-6회플) ★★★★+ 8.5

개인적으로 Top 3 디덕션 게임으로 꼽는 게임 중 하나인 크립티드입니다. 맵 어딘가에 서식하는 미확인 생명체를 찾아나가는 테마입니다.

아이들(초3, 초2)이 이걸 할 수 있을까? 싶긴했지만 도전해보았어요.

각자가 힌트를 하나씩 가지고.. 이걸 조합하면 이렇게 딱 한곳만 만족하는 곳이 나온다.. 라는 원리를 설명하고.. 2~3회의 테스트플레이를 거쳤습니다. 의외였던건 생각보다 아이들이 '~이내' 라는 개념을 어려워 하더라구요. 나중에 이 얘기를 했더니 스웨인님이 '이상, 이하' 라는 개념이 생각보다 고학년에서 배우는 개념이라고 어려울 수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암튼.. 집념의 영업러는 포기하지않고 결국 성공했습니다. 개념만 알면 한판에 30분도 안걸리는 간단한 게임이라 아이들도 부담없이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특히 둘째는 이런 재밌는 게임이 있다는 것에 약간 충격을 먹은듯 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