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프로젝트 2/10
코로나 이후, 그리고 본격 육아의 길로 접어든 이후로 게임에 대한 갈증을 못 풀고 있다가, 작년부터 아레나에서 이를 풀 수 있다는 걸 발견하고, 최대한 많은 게임을 해보고 싶은데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니... 그동안 게임을 많이 못 해본 걸 이제라도 만회해 보고자 올해는 최소한 100개의 게임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안 해봤던 게임 100개를 해보자, 생각을 했었지만, 무리한 계획인데다, 어차피 해본 게임들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게임이 많아서 그냥 100개도 충분히 의미가 있겠다 생각했어요. 다행히 아레나에 수많은 게임들이 있고, 올해는 오프모임도 종종 나갈 기회도 있고, 또 앱들까지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왕 플레이하는 거, 기록으로 남기는 게 의미가 있겠다 싶어, 10개 단위로 후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개인 메모장으로 남긴 글을 긁어오는 것이라, 리뷰 내용은 반말로 작성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게임 제목 (평점, 플레이 방식) 형태로 작성되었습니다.
11. 기즈모 (9, 아레나)
원래도 아주 좋아했던 게임. 다만 주변 사람들은 썩 좋아하지 않아 결국 샀다가 중고로 처분했던 게임. 이제 이걸 원한다면 언제든 아레나에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구슬 획득 -> 보관 -> 기즈모 구입 -> 기즈모 개발로 이어지는 과정 모두에서 엔진을 심어놓고, 그 엔진들을 올려가며 뽕맛을 뽑아내는 재미가 일품인 게임. 다만 이걸 왜 주변의 비보드게이머들은 별로 안 좋아할까를 생각해보면, 테마가 별로 와닿지 않는 상태에서, 엔진을 10개 가까이 쌓아올리는 과정을 모두 기즈모의 아이콘만으로 표현하는 것이 굉장히 피곤할 수 있다. 게이머 입장에선 엔진 빌딩의 과정이 재미로 느껴질 수 있지만, 비보드게이머는 엔진에 대한 인식부터 보상의 획득 확인 과정 모두가 피로할 수 있겠다 느껴졌다.
12. 케이퍼 유럽 (7, 아레나)
상당히 정갈하게 만들어진 2인 영향력 게임 수작. 만듬새에 비해선 많이 안 알려진 게임인 듯. 찾아보니 2015년 발매된 It’s mine이라는 게임에서부터 Caper로, 다시 Caper: Europe으로 조금씩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게임인 듯. 테마와 아트웍이 매력적으로 나와서, 카드의 효과를 활용하면서 아기자기하게 투닥투닥 거릴 수 있을 듯 한 귀여운 게임
13. 큐보사우르스 (5, 아레나)
다양한 점수 조건을 가진 공룡 카드들을 밀고 당기고 하면서 셋 컬렉션을 최적화해 높은 점수를 따내는 게임. 점수 조건이 카드(종족, 공룡…) 종류마다 다른 이런 류의 게임이 많이 존재하는 데, 그 자체로 매력이 아주 높은 게임은 많지 않은 듯.
14. 과일섬 타이쿤 (7, 아레나)
코리아보드게임즈가 출시한 게임인데, 이런 빡게임인지 전혀 몰랐다. 만칼라를 쓰면 그 자체로 난이도가 +2는 올라가는 느낌이랄까. 만칼라를 유니크하게 활용해서 이 게임만의 매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15. 로스트 씨즈 (파머스 마켓) (7.5, 아레나)
한국에선 최근에 파머스 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듯. 상당히 클래식한 느낌의 셋 컬렉션/드래프팅 게임으로 깔끔한 맛이 있어 좋다. 어딘가 이미 있을 듯한 클래식한 재미의 게임인데 이런 것이 2022년 신작이란 것도 놀랍니다. 깔끔한 가족 게임으로 훌륭한 포지션을 차지할 듯한 느낌의 게임
16. 에버델 (9, 앱)
작년 오프 모임에서 처음 배우고, 상당한 매력을 느꼈던 게임. 사실 보드게이머 중에 이런 귀엽고 멋진 아트웍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사람은 드물 듯 하다. 집을 만들면, 그 집에 해당하는 동물은 무료로 놓을 수 있다는 매우 독특한 규칙을 도입했으면서도 점수 밸런싱이 맞는 것도 참 신기하다. 카드가 너무 다양하고 많아서, 오프모임의 한두 게임으로는 게임을 온전히 즐긴 느낌이 아니었는데, 올초에 앱이 출시되어 반갑게 다운로드해 여러 번 플레이. 아마 리뷰 쓴 게임들 중에 게임 시간이 가장 많은 게임 중 하나가 아닐 듯 싶다. 독특한 메커니즘, 수려한 아트웍, 충분히 기분 좋게 설계된 엔진 빌딩, 다양한 카드 효과로 인한 콤보등 너무나 많은 매력 요소를 갖춘 좋은 게임
17. 라마 (8, 가족들과)
이 게임의 규칙을 처음 봤을 때, 아니 이런 규칙으로 “새로운 게임”으로 출시가 되었단 사실에 놀라고, 이것이 SDJ 후보작에 올랐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하지만 가장 놀란 건, 환갑이 넘은 엄마와 5살된 손자가 같이 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다. 클래식하고 단순한 규칙이 가족 게임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게임.
18.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 아르헨티나 (8.5, 오프 모임)
이 게임을 내가 이렇게 재밌게 한다는 것이 아직도 놀랍다. 게임이 남긴 첫인상은 게임 경험이 많지 않을 때여서인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인상으로 남아 있었다. 놀랍게도 첫 게임 때는 이 게임이 덱 빌딩이 메인이라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게임이 묘하게 머릿속에 계속 남았고, 다시 해볼 기회를 찾고 있었지만 할 수 없었다. 다행히 작년에 아레나에 등장했고, 올해는 아르헨티나 확장도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소도 사야 하고, 건물도 지어야 하고, 한 번 납품한 곳에슨 다시 납품할 수 없다는 규칙 때문에 핸드 관리도 해야 하고… 기차도 밀어내야 하고… 관리할 게 너무 많아서 고통스럽기 짝이 없는데, 그 한 끗 한 끗을 맞춰서 짜내는 재미가 일품인 게임. 점수 내는 루트가 워낙 많아서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결국은 소 납품을 하다 보면 이래저래 점수가 쌓이는 재미있는 게임.
다만 아르헨티나 확장이 독립적인 게임으로 출시될 만한 게임인지는 좀 의문… 좀 상술 같은 느낌이랄까.
19. 노바 루나 (7, 아레나)
Habitats의 코어에 우베의 취향을 섞어 만든 게임. 패치워크 스타일의 턴 순서 메커니즘으로 좀 더 깔끔한 느낌의 퍼즐 게임이 완성. 하지만 개인적으론 노바 루나가 Habitats보다 더 좋고 재밌는 게임인지는 잘 모르겠다.
20. 슈퍼 메가 럭키 박스 (8, 앱)
보라에서 이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흥미가 갔었다. 약 10년 전 페이스북 게임이 떠오를 때, 빙고 배시와 같은 빙고 게임들이 상당히 인기를 끓었는데, 그 때 빙고 게임의 새로운 맛을 알게 되었기에, 비슷한 느낌의 게임이 보드게임으로 나왔다고 해서 관심이 많이 갔었다. 여러 빙고판을 운영하면서 콤보 콤보를 터트리며 빙고를 채워 나가는 것이 상상했던 재미와 비슷했다. 영리한 여우와 비슷한 느낌의 드로앤라이트 콤보 게임이지만, 화끈하고 직선적인 콤보 맛이 훌륭한 게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