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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전쟁 카드 게임 첫 플레이 소감

3,692 조회

2023.04.01 05:45

안녕하세요? skeil입니다.

최근에 작업 중인 영상에 온 정신을 쏟고 있어서 후기를 안 쓰고 있습니다.

이번 달 중에 업로드할 예정이긴 한데... ㅎㅎ

아무튼 어제 지인이 반지 전쟁 카드 게임을 가져와서 같이 해 볼 수 있었는데요.

해 본 소감을 남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제는 그냥 "반지 전쟁"이라 부를 수 없게 된 ㅠㅠ) 반지 전쟁: 보드 게임의 팬이기 때문에

그 관점에서 비교해 볼게요.

두 게임은 껍데기만 보면 비슷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많이 다릅니다.

세계관도 같고 퍼블리셔도 같고,

보드 게임 버전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카드 게임 버전에도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다르죠!

보드 게임 버전은 왠지 모르게 엘프 반지 소지자 셋처럼 아조씨 세 명이 모여서 만들어낸,

긱웨이트가 상당히 높은 (4.20/5.00) 워 게임입니다만

카드 게임 버전은 쿼터마스터 제너럴을 만든 아조씨 혼자 만든,

상대적으로 훨씬 가벼운 (2.84/5.00) 워 게임 향이 나는 카드 게임입니다.

보드 게임 버전의 플레잉 타임은 120-150분 정도 걸리는데요.

카드 게임 버전은 그것보다는 짧으나 생각보다는 깁니다.

(내용물만 보고 얼마 안 걸리겠는데...라고 예상했거든요.)

카드 게임 버전은 라운드 단위로 진행이 되는데,

라운드는 다섯 페이즈로 나뉘고요.

카드 게임

보드 게임

라운드

1. 장소 페이즈

2. 행동 페이즈

3. 전투 페이즈

4. 승리 조건 확인 페이즈

5. 카드 드로우 페이즈

턴

1. 행동 주사위 회수 페이즈

2. 원정대 페이즈

3. 추적 할당 페이즈

4. 행동 굴림 페이즈

5. 행동 해결 페이즈

6. 승리 확인 페이즈

전장과 원정로

장소 페이즈에서, 시작 플레이어가 자신의 전장 카드 1장을 무작위로 공개하며 해결한 후에

(이전 숫자보다 1 높은) 원정로 카드 1장을 무작위로 공개하며 해결합니다.

이 두 활성화된 카드는 현재 라운드의 승점이 걸려 있고,

전장/원정로 카드의 전투에서 승리하는 쪽이 그 카드를 획득하는 방식입니다.

양 진영은 활성 전장 카드와 활성 원정로에 자신의 인물이나 군대를 배치해서 영향력 싸움을 합니다.

그 카드들에는 어느 진영이 공격자인지, 방어자인지 적혀 있어서

해당 카드에서 전투를 할 때의 태세를 지정해 줍니다.

그리고 전장 카드에는 그 전장에 배치할 수 있는 세력 (보드 게임 버전에서의 '국가' 개념)이 있어서

그 세력의 카드만 그쪽으로 플레이되거나 이동될 수 있습니다.

인물도 전장에 배치되려면 세력이 맞아야 하고,

추가로 인물은 숫자가 맞으면 원정로에 배치될 수도 있습니다.

물품 카드는 특정 인물 카드에 부착되며 플레이되는데요.

(마블 챔피언스에서 다른 캐릭터에게 부착되는 업그레이드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그 인물에 귀속되며 그 인물에게 추가 공격력이나 방어력, 능력을 부여합니다.

전투 페이즈를 먼저 설명하면

시작 플레이어가 활성 (전장, 원정로) 카드들을 원하는 순서대로 선택해서 전투를 진행합니다.

활성 카드들에서 전투는 공격자 측의 공격력 아이콘, 방어자 측의 방어력 아이콘의 개수 합으로 계산되는데요.

공격 아이콘 개수에서 방어 아이콘 개수를 빼서

남은 공격 아이콘이 없으면 방어자가 이기고 그렇지 않으면 공격자가 이기는 방식입니다.

전장은 한 번에 여러 장이 플레이에 있을 수 있지만 원정로는 단 하나만 있을 수 있어서

새로운 원정로가 튀어나오면 기존의 원정로에서 강제로 전투가 일어나 버립니다.

그래서

'이번 원정로에 카드를 나중에 배치해야겠다...'

라고 했다가 갑자기 그 원정로에서 전투가 일어나면 손도 못 쓸 수 있더라고요.

원정로에서 방어자는 자유민족으로 고정이고요.

전장에서 방어자는 그 카드가 속한 진영입니다.

반지의 제왕 세계관에 맞게끔 각 전장에 배치될 수 있는 세력이 지정되어 있어서

곤도르 북쪽은 모르도르쪽만 쳐 들어올 수 있고,

곤도르 남쪽은 모르도르와 움바르 양쪽이 올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원정로와 전장 카드에는 기본 방어력이 있는 경우도 있어서

대체적으로 방어자가 조금 더 유리합니다.

아무튼 게임은 원정로와 전장이라는 투 트랙으로 나뉘는데,

이건 보드 게임 버전에서 각각 반지 추적과 전투에 대응되는 느낌입니다.

행동과 패스

행동 페이즈가 라운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양 진영이 번갈아 한 행동을 하게 되는데요.

A. 핸드에서 카드를 플레이하기

B. 대기 영역에서 카드를 활성 원정로/전장으로 이동시키기

C. 핸드에서 카드를 버리기

D. 핸드에서 카드 2장을 버리고 1장 드로우하기

E. 플레이에 있는 카드의 "행동" 사용하기

F. 한 반지 토큰을 사용하고 카드 1장 드로우하기

G. 패스

플레이어가 패스를 하더라도 그 페이즈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나 티츄에서처럼, 모든 플레이어가 연속으로 패스를 해야 행동 페이즈가 종료되기 때문에

패스한 후에도 나중에 턴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패스를 할 수 있는 조건이 있어서 아무 때나 패스를 할 수는 없더라고요.

내 핸드의 카드 개수가 소지 제한 이내이거나,

내 핸드의 카드 개수가 각 상대 플레이어의 핸드의 카드 개수보다 적을 때에만 가능합니다.

플레이되는 카드 종류는 인물, 군대, 물품, 사건인데요.

마블 챔피언스와 유사하게, 사건 (= 이벤트)는 플레이에 들어오지 않은 채로 해결되고 버려지는 반면에

인물, 군대 물품은 플레이에 놓입니다.

플레이에 들어오는 인물이나 군대는 활성 전장/원정로에 바로 플레이되거나,

또는 대기 영역에 플레이될 수 있습니다.

대기 영역에 있다는 것은 간을 보다가 나중에 상황을 보고 원하는 전장/원정로로 이동할 수 있어서 좋겠죠?

하지만 대기 영역에 플레이된 라운드에는 소진된 채로 표시되고

그 라운드에서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매직: 더 개더링에서 소환 후유증처럼?)

각 카드의 플레이 비용은 카드 1장이어서 자기 핸드에서 카드 하나를 버려야 합니다.

핸드의 마지막 카드를 플레이할 때의 비용으로

자신의 대기 영역에서 카드 1장 또는 자기 덱의 맨 위 카드를 제거해야 합니다.

각 진영은 라운드를 마칠 때에 뽑는 카드 수가 다릅니다. (그림자군 쪽이 더 뽑습니다.)

핸드에 있는 카드 수가 할 수 있는 행동 수와 관련이 있으므로

이게 보드 게임 버전에서 행동 주사위 개수 차이 같은 느낌을 줍니다.

드로우를 받으려면 핸드에서 2장을 제거하면서 쥐어짜내거나

각 플레이에에게 1개씩 주어진 한 반지 토큰을 쓰면 됩니다.

줄다리기와 셧아웃

첫 번째 페이즈에서 이전 활성 원정로의 숫자보다 1이 더 높은 원정로 세트에서 무작위로 1장이 활성화됩니다.

이 숫자는 1부터 9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게임 중에 숫자가 1 더 높은 원정로를 강제로 활성화하지 않으면

9번째 라운드까지 진행하게 되는 것이죠.

카드 효과로 새로운 원정로나 전장을 활성화해서

게임 라운드를 줄이거나 전선을 넓히는 전술적 선택이 가능해집니다.

전투 페이즈를 해결하면서 각 진영은 승점을 얻습니다.

전장이 뚫리면 공격자가 그 전장 카드를 가져가고,

막아내면 방어자가 그 전장 카드를 가져갑니다.

원정로에 대해서도 같은데요.

여기에서 그림자군은 남은 공격력만큼 타락 점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하나에 몰빵을 하면 큰 점수를 챙길 수 있습니다.

승리 조건을 확인할 때에 황혼의 투쟁이나 7 원더스 듀얼에서처럼 줄다리기 메카닉을 씁니다.

승점 차가 10점 이상이 나면 승점을 앞선 쪽이 셧아웃 승을 하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9번 원정로를 쓰는 라운드까지 진행하고 승점이 높은 쪽이 승리합니다.

총평

저는 반지 전쟁 카드 게임 버전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긱웨이트도 무겁고 규칙의 양도 방대한 워 게임을 과연 카드 게임 버전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거든요.

뚜껑을 열어 보니 보드 게임 버전과 카드 게임 버전은 서로 다른 게임이어서 실망감이 들었습니다. (낚인 느낌)

퍼블리셔에서

"제목의 '반지 전쟁'은 보드 게임을 가리키는 게 아니고 책 제목을 말한 거야~"

라고 변명을 하면 저도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만

잘 나가는 상품의 이름을 등에 얹어 주고 마케팅으로 써 먹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좀 그렇네요.

나중에 진짜 "반지 전쟁"의 카드 게임 버전이 나온다면

그때에는 다른 제목으로 나와야 할 테니까요.

그런데 퍼블리셔에서 "반지 전쟁: 카드 게임"이라는 제목을 이 게임에 부여한 것을 보면

제가 생각하는 카드 게임 버전이 나올 것 같지는 않네요. ㅠㅠ

이 게임을 '반지 전쟁'이라는 제목을 떼어 내고 독립적인 게임으로 본다면,

꽤 괜찮았습니다.

저는 확장을 붙이기 쉬운 게임을 좋아하는데요.

그런 게임이 하나의 완성된 기반으로서 훌륭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잘 만든 거죠.)

이 게임에 드워프 세력 카드가 딸랑 2장밖에 없는 걸로 보아... (작가 아조씨가 벌써 확장 작업 중이라고 합니다.)

마블 챔피언스처럼 자기 덱을 만들어서 굴리는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이 게임에 금방 적응하실 수 있을 것 같고요.

아무래도 원작의 캐릭터성을 살린 게임이다 보니

'반지의 제왕' 세계관을 잘 아셔야 인물이나 장소 이름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으실 겁니다.

소설 팬이라면 원작에서 썼던 용어를 그대로 가져와서 반가우실 것 같고요.

4인 베스트인 게임이어서 두 명이서 하려면 투핸디드로 (한 사람이 2명의 핸드를 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투핸디드 플레이가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신경이 많이 쓰이실 텐데요.

적응하는 데에 어렵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 게임 자체에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므로

처음 몇 번은 4인으로 하시는 게 나을 것 같더라고요.

끝으로, 게이머로서 보완해 주면 좋겠다 싶었던 게

규칙서에 틀리게 번역한 부분이 두 곳 보입니다.

그 중 하나는 비슷한 내용이라 붙여넣기 하다가 수정하지 않은 걸로 보이더라고요.

제가 관심이 가는 게임은 영어 룰북까지 읽어 보는 편이어서

한글 룰북과 영어 룰북을 비교해면서 보다 보니... ㅎ

당분간은 이 게임을 조금 더 해 보고 느낀 점들을 더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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