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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틸드] 그런데 저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디요...?
※ 본 리뷰는 보드게임몰로부터 게임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안녕하세요, 양철나무꾼입니다.
# 언제나 리뷰 쓰는 건 어렵습니다.
# 저는 특히나 영감 Inspiration에 많이 의존해서 쓰는 타입이라 꾸준한 간격으로 쓰는 건 참 어려워요.
# 저도 별수 없습니다. 이럴 땐 보통 미뤄뒀던 보드게임 구매로 마음을 달래곤 합니다.
# 근데 이 타이밍에 올 게 없는데 갑자기 택배?
# 뭐야 이 커다란.....?
# 알쥐알쥐? 하고 미소를 띄우시는 보드게임몰 차장님...
# 괜찮을까... 미리 미안해요 보드게임몰...ㅋㅋㅋㅋㅋㅋㅋㅋ
# 구성품에 일단 지리고 시작합시다
# 그나저나.... 박스 크기 보고 엄청 놀랐어요.
# 가격 공개됐었죠? 그런데 그만한 돈 값하는거 같습니다.
# 제가 웬만해서는 품질이나 퀄리티보고 감동 안하는데 미친 트레이부터 더블레이어까지...
# 토큰 정리부터 심지어 바닥 정리 트레이까지 완벽합니다.
# 더블 레이어 딱딱 맞는 크기에 편-안-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트레이는 진짜 황홀감 그 자체입니다.
# 아 편안한 안내 책자... 정리에 진심인 사람들...
# 게임 얘기부터 해야 되는데 트레이가 너무 개쩔어서 서론을 이걸로 풀어보았습니다.ㅋㅋㅋㅋㅋ
# 매 순간의 최선의 수, 그리고 운, 안전빵이 섞인 전략 게임...?
# 갑자기 든 생각인데요. 점수를 내기 위한 일반적인 전략 게임들은 선택할 수 있는 전략들이 많이 있잖아요.
# 그런데 그 전략들이 플레이어 성향의 차이를 반영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 예를 들어 저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류의 선택지를 정말 안 좋아하는데...
# 전략 중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해야 이길 수 있는 게임이라면,
# 게임 작가가 제 취향하고는 다른 선택을 하라고 종용하는 거잖아요?
# 아 난 리스크 짊어지는거 싫다고오~~~!!!! 하는데 그 방법 외에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 즉 내 개인의 성향보다는, 승리 할 수 있는 방법이라서 억지로 고른 것일 수도 있잖아요.
#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이기기 위해서 해야 하는 선택이라서 울면서ㅠㅠㅠㅠ 그 선택을 해야하는 게임...?
# 물론 디스틸드도 그러합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 너무 그렇게 보지 마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 네....뭔 개소리야? 싶으시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런데 디스틸드도 작가가 준비해놓은 선택지에서 선택을 하는 게임이긴 해요.ㅋㅋㅋㅋ
# 사실 다를 수 없지요. 모든 게임들은 정해진 시스템 안에서 움직여야 제대로 작동하니까요ㅋ
# 대신 디스틸드는 그 과정에서 보다 더 내 취향을 더 집어넣은 플레이가 가능합니다.ㅋㅋㅋ
# 내 취향의 비율을 조절해가면서 플레이
# 이 게임은 전략과 운의 비율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는게 아니라,
#플레이하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해서 접근할 수 있거든요.
# 전략을 기반으로 하지만, 도박적인 성향을 띄워 치고 나가는 게 가능합니다.
# 안정적인 빌드 업으로 3~4라운드를 바라보고 큰 그림의 전략을 짜거나,
# 큰 점수를 주는 대상 토큰 획득을 노리고 도박수를 띄우는 것도 가능하니까요.
# 더군다나 초반에 승부수를 던져 망해도 빠르게 복구가 가능해서 큰 손해까진 아닌 느낌?
# 노란색이 초반에 도박수를 띄워서 치고 나간 실제 게임의 최종 점수입니다.
# 최종점수는 3점 차이지만 플레이 내내 우선권을 쥐면서 1등을 하더라구요.
# 제가 왜 이걸 아냐면...
# 제가 첫 플에는 디스틸드를 일반적인 전략게임으로 생각하고
# 운의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는 안전빵 + 매 턴 최선의 수 우선 운영을 해서 2등을 했는데요.
# 이거다!! 싶어서 이 전략을 유지하고 2번째 플레이에 임했습니다.
# 그리고 2번째 플레이에서 하이 리스크 - 하이 리턴 플레이를 추구한 다른 플레이어에게 개발렸습니다.
# 그래요...저런 플레이에 개발리는게 가능한건지 저도 알고 싶지 않았어요...ㅠㅠㅠㅠ
# 게임은 어차피 내 취향인가 아닌가의 차이, 그렇다면 내 취향을 듬뿍 넣자
# 어찌보면 게임도 그렇고 마음에 든다- 라는건 순수하게 자기 취향이거든요
#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한다는게 참~~ 사람을 묘하게 끌어당겨요.
# 가끔 그런 게임 있잖아요. 내가 게임을 하는게 아니라, 게임이 나를 조종한다...식의 게임들.
# 그런데 디스틸드는 걍 내가 하고 싶은대로 들이 댈 수 있습니다.
# 조금 테마적으로 접근하자면, 술도 소주파, 맥주파, 와인파, 막걸리, 칵테일....등등 내 맘대로 먹곤하잖아요?
# 증류주도 제조 원리는 간단하지만, 어떤 재료로 만드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느낌이 난다고합니다.
# 앜ㅋㅋㅋ여기도 또 술 테마뽕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감자로 만든 아쿠아비트, 아니스를 넣은 아락, 용설란을 넣은 데킬라 등등...
# 재료에 따른 맛처럼 플레이 취향과 연결되는거죠.
# 그리고 저도 술은 잘 안 먹지만 술이라는 그 자체로 테마몰입감이 너무 쎄서ㅋㅋㅋㅋ
# 아! 테마 몰입감 하니 생각나는데
# 카드 재료를 섞을 때 섞은 뒤에 위에서 1장, 아래에서 1장씩 버리는데요.
# 그거 할 때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주 따는 이 모션이 자꾸 연상됩니다ㅋㅋㅋㅋㅋ
# 뚜껑 따고 소주병 목에 따악- 국룰 아닙니까?
# 어쨌든 다시 시스템적으로 돌아와서!!! 취향 팍팍 담은 플레이를 하시면 됩니다.
# 현재 상황에 맞게 숙성고에서 묵히면서 빅 픽쳐를 그리거나,
# 단타 매매를 위해 만들기 쉬운 술만 만드는 플레이도 가능하고
# 큰 그림과 작은 그림의 조화를 이룬 전략을 수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 안전빵 공무원 마인드, 플랜을 짜고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가고 싶다.: 가능
# 나는 운빨에 좀 더 기대서 하이 리턴을 받고 싶다 : 가능
# 빅 픽처는 있지만 순간의 운에 기대는 것도 필요하다. 성공은 운칠기삼이다 : 가능
# 술은 묵혀야 제맛, 빅 픽쳐 플레이 : 추진력을 얻기위함이었다능!ㅋㅋㅋㅋㅋ
# 내가 하고 싶은대로 들이댈 수 있습니다. 전 다음 번 플레이에 숙성 몰빵을 한번 해보려구요!ㅋㅋㅋㅋㅋㅋㅋ
# 큰 격차가 벌어지지 않게 설계된 점수체계
# 제가 참 좋아하는 시스템 중 하나인데, 게임 끝에 점수가 옹기종기 모이게끔 설계된 게임을 말합니다.
# 디스틸드도 그런데요. 게임 중에는 성취 동기부여를 위해 점수 차이가 생기지만...
# 끝날 때는 1등과 꼴지 사이에 너무 큰 격차를 벌리게끔 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 저는 이런 시스템 참 좋아하는데요. 요새 좀 없어지는 추세라.... 안타깝기도 합니다ㅠㅠㅠㅠㅠㅠ
# 이런 게임들이 눈에 보이는 점수 트랙을 통해서 격차가 쬐끔쬐끔씩 벌어지는게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거든요?
# 더 벌어지기 전에 추격하자! 하는게 서로서로 보이기 때문에 긴장감이 계속 유지되는 장점도 있구요,
# 승자 역시 압도적인 끝까지 추격당했는데 결국 이긴 사람은 나다! 하는 쾌감을 유지하는 좋은 장치겠지요?
# 패자도 적은 점수 차이를 보며 한 두 번 실수로 졌다....아쉽네. 한판 더? 하는 느낌이 들게 하구요.
# 꼴지도 좀 덜 억울하게...좀 너무 처참한 기분으로 지지않게 하는 위로이기도 하죠.ㅠㅠㅠㅠㅠㅠ
# 그 꼴지가 바로 나예요.ㅠㅠㅠㅠㅠㅠㅠㅠ 늘 말씀드리는데 저는 뒤쪽에서 1~2등을 도맡아 합니다...ㅠㅠ
# 아 시스템이니 어쩌니 위로 집어치워 어짜피 내가 꼴지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
# 동등한 기회를 주는 스노우볼링
# 이 게임은 왜 최종점수가 옹기종기 모일까 싶었은데, 매 라운드 동안 술을 하나씩 만들거든요.
# 그러다보니 7라운드 동안 최대로 만들 수 있는 양의 술은 7개가 맥시멈입니다.
# 압도적인 물량으로 제압이 어렵고, 초반부터 우수한 품질의 술을 만들기는 어렵거든요.
# 이를 통해서 동일한 기회를 최대한 주려고 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일꾼 놓기 게임들 끝에 가면 내 일꾼은 3마리 뿐인데 남들은 5마리씩 운용해서 막 돈도 벌고, 집도 고치고, 사냥도 가고 하는데
# 나는 벌~~써 턴 끝나서 혼자 핸드폰 보고 있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 경험 다들 있으시잖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이 게임은 그런거 없이 최대한 동등한 기회를 보장해주고자 합니다.
# 또, 격차가 생기더라도 중반 이후 1~2개 차이만큼의 변수에서부터 아주 쬐끔씩 격차가 벌어지곤 합니다.
# 그래서 게임이 끝나도 꼴지와 1등 사이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 최종설계의 큰 그림이 계획되어 있는 거죠.
# 이 작가분이 원래 비디오 게임 디자이너였다면서요? 커리어도 좋으시던데...
# 게임의 기초 구조를 잘 잡고 시작한 느낌이 듭니다.
# 그렇다고 이러나 저러나 최종 점수 차이가 적다면, 굳이 열심히 할 필요가 없는거 아니냐?
# 1등과 꼴지 사이의 최종 점수 차이가 적다고 했지, 그 과정에서 생기는 플레이 변수가 적은게 아닙니다.
# 중반쯤부터, 즉 개인 미션 카드를 버리곤 하는 3라운드 쯤부터 개인의 취향들이 녹아나기 시작하는데요.
# 그 즈음에서 자기만의 전략으로 격차를 만들고, 그게 누적되면서 승리를 만드는 게임이거든요.
# 마치 뤄양의 사람들 같은 시스템입니다. 뤄양 평범한 농사 게임처럼 보이지만 사실 개빡겜이잖아요?
# 뤄양도 최종 점수가 18점, 19점 나는 게임으로 1점차 승리와 패배로 보이지만...
# 사실 마지막 라운드쯤에는 19원(=19점) 이상을 벌어야 나는 격차잖아요.
# 디스틸드도 게임 중에는 잘 안보이지면, 운영에서 누적된 변수가 서서히 1점, 2점씩 간격을 벌립니다.
# 그 간격, 무시하시다간 큰 코 다칩니다? 저처럼?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이 변수를 누적시키는데 몰빵하는 전략도 있어요. 숙성주를 만들면 됩니다.
# 술을 즉시 팔아서 보상을 받는 대신, 안 팔고 오크통에 담아 묵혀 두는겁니다.
# 두어턴 손해는 보겠지만 숙성 후의의 보상을 위해 숙성될 때마다 <풍미 카드>라는 추가금을 주는 카드를 무작위로 넣곤 합니다.
# 어찌 보면 카드 운이죠? 하지만 그 시스템 아래에는 기댓값을 생각해야 하는 전략입니다.
# 때론 <증류주 대상>이라는 공통 미션에 숙성주를 만드는 조건이 걸려있는 경우가 있어서 크게는 5점 이상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 옹기종기 최종 점수가 모인다고 했잖아요? 이런 점을 고려하는 플레이도 변수가 될 수 있죠.
# 숙성 추진력 점수 또 가즈아!!!!
# 하.지.만. 묻어둔 술통을 깠는데 풍미 카드가 주는 보상금이 줄줄이 0원이 뜬다면 어떨까?
# ㅠㅠㅠㅠ 창조하는 일에는 긍정이 필요한 법입니다.
# 저만의 신성하지만 쓰레기 같은 맛의 술을 창조했으니 만족합시다.ㅠㅠㅠㅠ
# 출시 될만한, 모범적인 게임.
# 최근 보드게임몰이 한글판 출시 소식을 많이 들고 오잖아요.
# 보다보면 일관성이 있어보이더라구요.
# 쉬운 규칙, 적당한 웨이트, 길지도 짧지도 않은 플레이 타임.
# 일관성 있는 선택의 끝에 픽한 디스틸드 입니다.
# 어쩌면 보드게임몰이 선정하는 기준에서 가장 모범적인 게임이 디스틸드가 아닐까 싶네요.
# 그리고 오랜만에 나온(!!!) 1~5인을 지원하는 게임!(1인플도 됩니다...깜빡;;;)
(사진은 리뷰와 아무 상관없으며 그냥 안유진이 예뻐서 사심으로 넣었습니다.)
# 안유진....이 아니라 디스틸드야 말로 보드게임몰이 추구하는 모범생....
# 그리고 만족감 200% 트레이...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게임 트레이 하나만으로도 돈 값합니다.
# 술에 취해야 예술이 나온다.
# 증류를 거쳐서 숙성을 하는 술은 만든 이도 모르는 채 풍미가 무르익어 갑니다.
# 뚜껑을 열었을 때 숙성된 술이 어떤 향을 나타낼지는 모를 일이죠.
# 저도 리뷰를 디스틸드 하는 마음이 그렇습니다.
# 시간 들여서 리뷰를 썼는데 뚜껑을 따고 읽는 분들께서 게임에 흥미를 보이실지,
# 뻔한 광고 리뷰 하나 올라왔나보다 하고 생각하실수도 있잖아요.
# 그래서 저보다 더 권위 있고 유명한 분의 말씀을 빌려왔습니다.
#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한 좋은 말이라 가져와봤습니다.(거짓말입니다.)
# 요새 게임값 비싸지요? 출시특가 아니면 엄두가 안 나는 MSRP....
# 건강 챙기며 술 값 한번 아끼시는 셈 치셔도?
# 그러니 술 살 돈으로 보드게임을....어...저만 이렇게 생각하나요?
# 불편하실지도 모를 애주가 분들께 드리는 사죄의 플레이 꿀팁으로,
# 게임 중에 알콜램프병......이 아니고 술병 많이 사서 모아두세요!!
# 왜냐면.....읍읍읍....
# 흠흠...ㅋㅋㅋ
# 그럼 다음에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