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빨래방에서 플레이한 스플랜더 대결 후기
안녕하세요, 진시월입니다.
오랜만에 게임 후기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거두저리하고 본론으로
페스타에서 홀린 듯 구매한 스플렌더 대결
스플렌더를 좋아하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럼 플레이를 잘 안 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라고 말할 수 바껭 없는 게임이
스플렌더인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해 만만하게 돌릴 때 이만한 게임이 없다!
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냥 어쩌다가 사람들 모여서 뭐하지 할 때?
3, 4명이면 간단하게 스플렌더나 할래?
하기 쉬운 게임이랄까요?
그런 스플렌더가 2인플 전용으로 나온다고 했을 때 호기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페스타에서 홀린 듯 구매한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문제는......
2인플을 하기가 더 힘들다는 것....
할 시간이....
차라리 3, 4인플이었다면 마음 먹고 사람 모아서 돌리겠는데
이건 나 말고 한 사람 더 데려와야 하는 게 좀 짜친다고 할까요.
굳이 한 명 더 불러서?
하는 느낌이라 도통 돌리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이번에 친구와 빨래방에 갔다가 빨래가 다 되길 기다리는 짬에 플레이해봤습니다.
단 한 판이었지만
스플렌더의 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어렵지 않게 입문하여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첫 인상을
간단하게 적어보고자 합니다.
1 스플렌더를 계승했지만 세듀의 향기가 느껴진다.
승리 방식이 3가지로 나뉘어지고, 그에 따른 전략? 루트가 갈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스플렌더는 깊이 알면 알수록 상대를 견제하는 플레이가 심한 게임이잖아요?
그런 만큼 이 스트레스를 완화할 필요성이 있는데
이를 해결할 대표적인 방안이 승리 방식을 늘려 빠져나갈 길을 만드는 거죠.
그런 점에서 이미 성공한 전례를 보여준 세듀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아무래도 1대1 2인플 맞대결 전용 게임이니 만큼 세듀를 비교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2. 자원 칩을 가져오되 약간의 퍼즐요소로 수 싸움을 가리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대로 스플렌더는 견제가 심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다른 말로 환산하면 그만큼 내 수와 상대의 수를 읽고 유리한 행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스플렌더는 카드 선점이라거나, 칩 관리를 통해 이런 수 싸움이 이루어집니다.
사실 그게 게임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하니까요.
스플렌더 대결에서는 그 양상을 약간의 퍼즐? 요소를 줘서 교묘하게 가렸습니다.
없앴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고, 그렇다고 그게 기존의 스플렌더처럼 느껴지느냐 하면 아니기에
가렸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게임 전체적으로 칩관리의 필요성을 유지는 하되,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게임판에 칩을 몇번씩 배치를 해야 하는데,
그 배치에 랜덤성을 부여하면서
단순한 수 싸움이 아니라 운이 결부된 수 싸움을 하게 만든 게 기존 스플렌더와 스플렌더 대결과의 큰 차이점이지 않나 싶어요.
3. 새롭게 등장한 요소들이 게임의 속도조절을 하는 엑셀과 브레이크가 되다
게임에는 흐름이란 게 있지요.
이 흐름을 타느냐 못 타느냐가 실력의 편차를 가릅니다.
때로는 내가 흐름을 타기도 전에 상대가 먼저 타버리면
걷잡을 수 없는 간극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 간극이 게임 끝날 떄까지 따라잡을 수 없다 싶으면
승부에 포기하게 되죠.
성향에 따라서 이런 요소 때문에 특정 게임을 멀리하시는 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거든요.
심지어 스플렌더는 정해진 턴 안에서 최대 점수를 뽑아내는 게 아니라
특정 점수를 내면 게임이 끝나는 구조입니다.
내가 흐름을 타기도 전에 상대가 흐름을 타면 승부를 되돌리기가 힘든 게임입니다.
하지만 스플렌더 대결에서는
특권과 진주라는 요소가 추가되면서 이 흐름의 편차를 줄여주는 엑셀과 브레이크의 역할이 생겼습니다.
특권은 살ㅉ가 아쉬운 내 플레이를 받쳐주는 보정과 전략의 요소를 가지고 있고,
진주는 오직 단 두 개뿐이라 상대가 무작정 치고달리는 전략에 제동을 걸어줍니다.
진주에 대해 참 인상 깊었던 것이
스플렌더 대결에서 사용되는 카드들 중에 쓸모 있겠다 싶으면 어김없이 진주를 요구합니다.
문제는 이 진주가 게임에서 단 2개 뿐이라는 겁니다.
그밖에 보너스로 얻지도 못합니다.
내가 흐름을 잘 타서 막 치고 나간다고 하더라도 두 턴이 한계란 뜻이죠.
좀 더 쳐준다면 2.5턴 정도의 효율이 날 수도 있는데
그 때쯤이면 아마도 게임 종료가 임박할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2인플이다 보니 상대가 원맨쇼를 하기 시작하면 나는 그저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만큼 짜치는 게 없는데,
스플렌더 대결은 진주를 통해 그런 일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브레이크인 셈이죠.
그런 점이 무척이나 인상 깊더라고요.
물론 이것도 고이고 고이면 레코드 라인이 나오겠지만
아무튼 결론을 내자면
스플렌더 대결은 기존 스플렌더와 비슷한 듯 다른 맛을 확실하게 내주고 있다는 겁니다.
기존 스플렌더에서 느꼈던 수 싸움을 없애지 않고, 살리기는 하되
대놓고 드러나지 않게 가리고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엑셀과 브레이크가 적절하게 맞물리며 작동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뭣보다 줄일 것은 확실하게 줄여버리는
콤팩트함으로 인해 휴대성과 플레이 시 공간차지를 줄인 것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이런 점까지 포함해 평가한다면
스플렌더 대결은 자이푸르처럼 연인 간에 즐기기 가장 좋은 게임이지 않을까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