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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경마게임

6,156 조회

2022.12.0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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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게임 하면 어떤 게임들이 떠오르시나요?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위너스서클' 이 있고요,

그에 못지 않게 인지도가 높은 '카멜업'이 있네요. (경'낙' 인건 신경쓰지 말자구요)

제가 해보진 못했지만 '롱샷'과 곧 팝콘에서 나올 '롱샷 다이스'도 있군요.

이주화 작가님의 국산 게임인 '다크호스'와

게임올로지에서 나왔던 '동키더비'도 있습니다. (얜 당나귀네요)

이 외에도 긱에서 경마 카테고리로 보니 정말 많은 경마게임들이 있더라구요.

경마라는 테마는 어떤 점에서 작가들과 플레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와 게임으로 나오고 플레이하게 되는 걸까요?

위에 언급한 게임들 모두 훌륭한 경마게임들이고 각자 다른 장단점들이 있지만

대부분 '우승할 것 같은 말에 베팅을 하고 말을 컨트롤해서 내가 베팅한 말을 우승으로 이끄는'

즉 도박과 레이싱게임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제 부족한 글솜씨와 좁은 식견으로 어렴풋이 추측해보자면

'도박'이 주는 원초적인 재미와 함께 '레이싱'이 주는 박진감, 속도감이

도박 그 자체에 매몰되지 않도록 한 발 빠져있는 느낌을 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리뷰 대상, 레디 셋 벳은 어떨까요?

(개인적으로는 표지 그림이 좀 더 뜨거운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자, 먼저 이 게임의 구성물부터 보시죠.

보드게임긱에 구성물을 한 장에 모두 담은 좋은 사진이 있어 가지고 와봤습니다.

가장 크게 보이는 저 판, 심상치 않죠? 마치 카지노에서나 볼 법한 색감과 레이아웃이네요.

(마침 붉은 식탁보여서 더더욱)

그 아래론 작게 경주판과 말들, 주사위가 보이네요.

여기서 드는 위화감이 있지 않나요?

보통의 경마게임이라면 아래의 사진과 같이

(공교롭게도 이 친구도 빨간 테이블이지만 뭔가 '도박'스러운 분위기는 훨씬 덜하네요)

가장 먼저 경마장이 크게 펼쳐져 있고 그 위로 달리는 큼지막한 말들

그리고 그 주변으로 부수적으로 놓여있는 베팅칸, 또는 그 외의 정보들...

위화감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레디 셋 벳'은 구성물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레이싱 게임이 아닙니다. 도박 그 잡채입니다'

(심지어 경마장은 어플로도 대체 가능하다)

게임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각자 2,3,3,4,5 베팅 칩을 한 색깔로 맞춰 가져갑니다.

(플레이어가 많아지면 3토큰 하나를 빼고 합니다)

9인플이거나 어플을 쓰고 싶지 않거나 한 플레이어가 진행자 역할을 하고 싶다면,

경마장 보드와 주사위 2개, 그리고 말들을 세팅합니다.

진행자는 기본적으론 게임에 참여를 못하지만

진행자도 베팅할 수 있게 하는 규칙이 있습니다만 해본 결과 비추입니다.

그냥 어플 쓰고 도박에 참여하시거나 진행을 재밌게 하시는걸 추천합니다.

아무튼 어플에서 시작을 누르든, 진행자가 "첫번째 경주 시작합니다!"라고 경쾌하게 외치며

주사위를 굴리든 라운드가 시작되면 그 때부터는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진행됩니다.

진행자(또는 어플)는 -

주사위 두 개를 가능한 빠르게 굴립니다.

나온 눈의 말을 한 칸 전진합니다.

그리고 다시 주사위를 굴립니다.

어떤 말 하나가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쉴 새 없이 반복합니다.

그럼 7번말이 이길 확률이 훨씬 높지 않나요?

라는 질문이 당연히 나올 수 있지만, 우리의 존디끌레어 형님은

그렇게 헐렁하게 게임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방금 전진한 말이 한칸 더 전진한다면, 해당 말은 가지고 있는

보너스 수치만큼 더 갑니다. 예를 들면 10번말은 3칸을 더 갑니다.

10이 두번 나왔다면, 1칸+1칸+3칸, 총 5칸을 가는 것입니다.

(연속된 동일한 두 번의 눈이 나왔을 때에만 가기 때문에

연속으로 세번째에 나왔다고 하더라도 한 번만 전진합니다.)

이 부분이 주사위 신의 가호를 받아 플레이어를 울고 웃게 만드는

핵심 요소이자 주사위라는 기물을 잘 파악하고 만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아까 사진 재탕)

그럼 그 동안 다른 플레이어(도박꾼)들은-

경기 내용을 보면서 베팅판에 베팅합니다.

각 칸마다 한 명만 베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기 내용을 보면서

좀 더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다간 이미 좋은 자리는 다 차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에 타이밍을 잘 노려야 하는데요.

실제로 어느 말이 초반에 치고나가면 그 순간 사람들의 손이

우수수 베팅판으로 쏟아져 나오는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Win은 이번 경주에서 우승한 말,

Place는 2등 이상 한 말, Show는 3등 이상 한 말을 뜻합니다.

우승마가 정해진 시점에서 2,3등이 정해지는데 2등이 여럿이라면 3등은 없고,

1,2등이 한마리씩이면 3등은 여럿일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는 3등이 7마리까지 나올 수 있겠네요.

Blue, Orange, Red Win은 각각의 색상의 말 중 하나가 우승하면 되구요.

검정색은 특이하게 7번이 5위 이하를 하는 것이 조건입니다.

그리고 매 경기마다 Exotic Finish라는 카드가 깔리는데, 이 것은

전체 경기결과에서 특정 상황을 예측하는 베팅입니다.

1등과 2등 격차가 5칸 이상이라던가, 1,2,3등이 나란히 들어온다던가...

마찬가지로 가장 상단엔 Prop Bets 라는게 라운드마다 쭉 깔리는데

이것도 특정 상황을 예측하는 베팅입니다. 6번이 7번을 이긴다던지...

아무튼 이렇게 다양한 베팅칸들이 있구요.

(규칙 설명을 보충하기 위해 수정한 부분입니다)

세 마리의 말이 빨간 선을 넘으면 그 순간부터

더 이상 모든 플레이어는 베팅을 할 수 없습니다.(특정 VIP카드를 제외하고)

이제부턴 기도메타에 기대는 수 밖에 없어지죠

그렇게 베팅에 성공하면 자신이 베팅한 토큰에 써있는 숫자와

배당률을 곱한 만큼 돈을 벌게 됩니다.

배당금을 받은 뒤 자신이 실패한 베팅마다 그 칸에 써있는

빨간 - 수치만큼 돈을 뱉어내면 됩니다.

매 경주가 끝나면 VIP카드를 2장을 나눠주고 그 중 한 장을 고르게 되는데,

여기엔 다양한 특수능력이나 보너스가 있어서 이것들을 활용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입니다.

그 후 Prop카드들을 정리 후 재배치하고, 새로운 Exotic Finish 카드를 공개하고

각자 칩을 가져가고 경마장 보드를 초기화시키면 다음 경주 준비 끝.

이렇게 4번의 경주를 하고 가장 돈을 많이 번 플레이어가 승리하게 됩니다.

(이 사진과 같은 리액션이 매 경주마다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이 게임의 장점은 경마를 아주 잘 옮겨왔다는 점이구요.

이 게임의 단점 또한 경마를 너무 잘 옮겨왔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다른 경마게임들이

도박과 레이싱의 비중을 5:5로 적절히 분배해

도박에서 한 발 떨어져있는 느낌이라면,

이 게임에서 레이싱은 지켜보는 것 뿐

도박의 재미에 모든 것을 몰빵한 게임이다보니

일반적인 경마게임, 아니 보드게임과는 다른 결의 재미를 줍니다.

어떤 분이 했던 말처럼 '경마 시뮬레이터' 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이게 보드게임으로 나오긴 했지만 우리가 보드게임에서 기대하는

'보드게임스러운' 재미를 주는 의미에서 보드게임이 맞나? 싶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저는 올해의 파티게임 어워드가 있다면 이 게임을 넣고 싶을 정도로

아주 즐겁게 즐긴 게임이고, 앞으로도 도박이 땡기는 날엔 종종 꺼낼 듯 합니다.

아, 추천 인원은 어플과 함께한다면 최소 4인 이상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진행자로 두 번, 어플을 써서 도박꾼으로 두 번 해봤는데

아무래도 직접 참여하는게 더 재밌긴 합니다만 본인이 룰마거나 모임장이거나

남들을 즐겁게 하는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진행자를 하면서 텐션을 올리는 것도 매우 재밌습니다.

혹시 다른 경마게임과 비교를 원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비교해보자면

이 게임을 접하고 저는 위너스 서클은 안할 듯 합니다.

이 게임에 비하면 훨씬 템포가 느리고 도박적인 면도 약해요.

물론 말들마다 능력치도 다르고 그런 말들을 컨트롤 하는 재미를

더 좋아하시는 분들은 위너스 서클을 좋아하실 수도 있습니다.

롱샷 다이스는 도박적인 부분과는 다른 재미를 주기 때문에

한글판이 나오면 구매할 예정이구요.

카멜업은 예전에 1판을 방출하긴 했지만 이 게임과는 또 다른

파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역이 좀 다른듯 합니다.

ps. 지인이 한 퍼블리셔의 관계자와의 대화로 들은 소문에 의하면

이미 어떤 회사에서 계약을 했다는 카더라가 있습니다.

그 관계자는 이 게임을 빼앗겨서 아쉬워했다는 소감이.

ps2. 하지만 제가 만들어놓은 꽤 괜찮은 퀄리티의

한글화 자료가 있기 때문에 빨리 즐겨보고 싶으신 분들은 어서 츄라이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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