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던티드」, 「윙스팬 : 아시아」, 「스플렌더 대결」, 「웨더 머신」 2인플 간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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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3 11:15

어제(2022년 11월 12일 토요일) 하루 동안 플레이한 2인플 게임들 간단 후기입니다.

「언던티드 : 노르망디 (Undaunted Normandy)」

(시나리오 1)

원래 페스타는 구매만 하고 게임 플레이는 안 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온 김에 둘러보던 중 「언던티드 : 노르망디」의 체험 테이블이 비어 있어서 냉큼 앉아서 배워보았습니다. 한국어판 발매 당시에도 몹시 사고 싶은 게임이었습니다만, 현실적으로 플레이 횟수 자체가 많이 안 쌓일 거란 게 예상되어 참았던지라 궁금하던 차에 기회가 왔네요.

덱빌딩을 기초로 하여 자신의 유닛을 운용하는 전쟁 게임입니다. 라운드 시작 시 자신의 덱에서 네 장의 카드를 뽑고, 그 중 한 장을 상대방과 동시 버리게 됩니다. 이렇게 버린 카드에 써있는 숫자가 높은 플레이어가 이번 차레에 시작 플레이어가 되고요. (좋은 카드일수록 숫자도 큽니다.) 「세키가하라」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우선권 비딩 시스템이었는데, 덱빌딩 게임과도 잘 어울리네요.

자기 차례에는 손에 남은 세 장의 카드를 모두 플레이하게 됩니다. 유닛이 존재하는 카드면 대응하는 유닛을 운용하게 되고, 유닛 없이 유틸성을 채워주는 카드도 존재합니다. 카드로 할 수 있는 행동은 정찰, 이동, 사격 등 전투에 관련된 요소와 카드 구입, 방해 카드 덱에서 제거, 상대 덱에 방해 카드 추가 같이 덱빌딩 요소에 관련된 행동도 있습니다.

전투는 제가 플레이한 시나리오 1의 특성일지 몰라도 크게 복잡하진 않았습니다. 대상 유닛 종류, 유닛이 위치한 지형 및 그곳까지의 거리에 따라서 명중률이 달라지고, 주사위 결과에 따라 명중이 결정되고요. 명중된 적은 해당 유닛의 카드가 1장 손/버림더미/덱에서 제거되어 게임 상자로 돌아가게 됩니다. 카드가 없으면 유닛이 제거되고요. 유닛이 제거되더라도 해당 유닛의 카드를 사용하여 다시 게임판에 등장하게 만들 수 있지만, 등장 위치가 본대 주둔지로 정해져 있어서 필드 상황에선 일단 손해가 큽니다.

*체험회 당시 에러플로 배운 내용이 있어 이후 규칙서 확인 후 수정하였습니다.

전투에서 중요한 시스템을 간단하게 잘 살리면서도 덱빌딩 시스템의 장점과 잘 어울리도록 설계되어 게임의 재미가 확실했습니다. 물론 명중에 대한 최종 결정을 주사위가 하다 보니 주사위에 웃고 우는 경우가 생기는 점은 불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만, 이 부분만 납득 가능하시다면 굉장히 좋은 2인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플레이하고 나니 역시 구매하고 싶을 만큼 재밌었지만, 그래도 결국 플레이할 기회가 적으리란 걸 잘 알아서 꾹 참았네요.

(사진 없음)

「윙스팬 : 아시아 (Wingspan : Asia)」

(아시아 확장의 카드만 활용, 듀엣 모드)

「윙스팬」은 두 사람 모두 좋아하는 게임인지라, 페스타에서 귀가 후 첫 플레이 게임은 무조건 「윙스팬 : 아시아」였습니다. '오세아니아' 확장 때처럼 처음 몇 판은 아시아 확장에 포함된 카드만 사용하기로 했고요. 특히 이번에 2인 플레이 전용 규칙인 듀엣 모드가 나와서 우선 듀엣 모드로 게임을 플레이하였습니다.

듀엣 모드 시, 새로운 새를 자신의 게임판에 플레이할 때마다 서식지, 먹이, 둥지 모양, 날개 크기 등의 기준에 따라서 듀엣 게임판의 칸에 자신의 듀엣 마커를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다른 사람이 듀엣 마커를 놓은 칸은 나는 들어갈 수 없고요.

라운드 종료 시, 듀엣 게임판에 놓인 듀엣 마커를 기준으로 하여 보너스 점수를 누가 받는지가 결정됩니다. 테두리에 많은 사람, 다양한 가로줄에 놓은 사람, 둥지 관련 칸에 많은 사람, 같은 식으로요. 게임 종료 시에도 듀엣 마커를 많이 연결시켰으면 보너스 점수가 있고요.

듀엣 모드에서 보너스를 놓고 경쟁할 경우, 상대방의 개인판보다는 듀엣 게임판 및 상대방의 먹이 현황을 보게 되어 게임 상황의 파악 및 이해가 훨씬 쉬워졌습니다. 물론 게임 숙련자에게는 2인플에서는 상대 게임판을 보는 게 어렵지 않겠지만, 아직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분에겐 쉽지 않은 일이죠.

또, 듀엣 게임판의 몇몇 칸은 듀엣 마커를 놓을 때 1먹이/1알/1카드 보너스를 제공합니다. 오세아니아 게임판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초반에 먹이/카드 수급이 매우 느려지는 일이 자주 있는데, 듀엣 모드는 이 상황을 다소 완화해줍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저는 「윙스팬」 입문작으로 「윙스팬 : 아시아」를 선택하는 것도 꽤 괜찮다고 봅니다. (6, 7인 모드는...제가 살면서 할 일이 없을 것 같고요.)

「윙스팬 : 아시아」에 추가된 새 카드들은 다른 확장에 비해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카드가 많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카드를 플레이하면 나는 보너스 점수 카드를 즉시 받고, 다른 플레이어들도 자원을 내면 보너스 점수 카드를 받을 수 있다, 같은 식으로요. 「윙스팬」은 공격적인 상호작용을 배제하고 함께 잘 되는 상호작용을 추구하는 편인데 이러한 상호작용을 좋아하신다면 「윙스팬 : 아시아」에 추가된 카드들이 상당히 흥미롭고 마음에 드시리라 생각합니다.

아시아 지역을 다루고 있는 만큼,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새가 많다는 것도 장점이겠네요.

「스플렌더 대결 (Splendor Duel」

기존 「스플렌더」를 좋은 게임이라 생각하지만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언젠가부터 급격히 플레이 횟수가 주는 걸 느껴서 방출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가끔 하면 정말 재밌게 했고요. 이번에 나온 「스플렌더 듀얼」에서 추가되거나 바뀐 요소들이 매우 흥미로워서 기대하던 차에, 에센에서 먼저 해보신 지인의 평가도 좋아서 고민 없이 구입 후 바로 플레이하였습니다.

기존 「스플렌더」와 비교했을 때, 보석 획득 시 보석판의 지리적 요소가 관련되어서 원하는 보석의 조합을 가져오기가 매우 까다로워졌습니다. 그래서 저레벨 카드를 다양하게 갖춰서 할인폭을 넓혀두면 꽤 도움이 된다는 인상이었네요. 물론 할인해주는 카드가 존재하지 않는 보석인 '진주'가 추가되어서 보석판을 누가 채우고 어떤 배치가 되는지는 게임 끝날 때가지 매우 중요하고요.

1레벨 카드가 많이 열리긴 하지만, 진주의 존재 때문인지 1레벨 카드 사기는 「스플렌더」보다 더 까다롭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초반에 아무 생각 없이 보석 모으면 엄청나게 꼬이더군요.

카드 중에서는 구입 시 특별한 기능을 제공하는 카드가 여럿 있습니다. 할인해주는 보석 색을 정할 수 있다거나, 추가 턴을 제공하거나 하는 식으로요.

카드 중 왕관 아이콘을 제공하는 카드가 생겼습니다. 왕관은 제2의 승점 같은 역할로 왕관 10개를 모아도 즉시 승리하고, 왕관이 3개, 6개가 되면 왕족 카드를 얻어와서 약간의 승점과 특수기능을 받을 수도 있고요.

특권이라 하여, 게임 중 나에게 특별히 유리한 행동을 하면 상대방이 하나 받게 되는 혜택이 있습니다. 가지고 있다가 자기 차례 시작 시 쓰면 보석 하나를 공짜로 받는 단순한 혜택이지만, 이 특권의 존재로 인해 템포를 바꿀 수 있는 경우가 많아서 수싸움의 깊이를 확 좋게 해주네요.

설명이 길었습니다만... 「스플렌더」를 좋아하는 분도, 경험해보지 못한 분도 정말 재밌게, 치열한 수싸움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보드게임 2인플의 장점은 누구를 견제해야 하는 지 확실한 만큼 수싸움을 훨씬 깊게 할 수 있다는 건데, 그러한 재미 포인트를 잘 잡은 요소들 덕분에 기본 「스플렌더」 2인플보다 훨씬 재밌게 즐겼네요.

2인플을 자주 하실 수 있고 같이 하는 분이 수싸움을 즐기신다면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사진 없음)

「웨더 머신 (Weather Machine)」

2인플 시 라티브 박사가 연구 토큰을 없애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연구 토큰 세트를 모으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정부나 R&D가 꽉 차서 끝나긴 어렵다보니 두 게임 모두 날씨 타일이 다 떨어져서 게임이 끝났습니다. 이러한 차이점만 잘 인지하고 있다면 2인플도 4인플 못지 않게 재밌게 플레이했네요. 자기 차례가 오기 전에 게임판에 일어나는 변화가 적다보니 상호작용이 조금 아쉬울 수는 있지만, 반대로 게임을 배우기엔 훨씬 좋아 보였습니다. 「비뉴스 딜럭스」가 2인플은 다인플 대비 조금 아쉬웠는데, 「웨더 머신」 2인플은 제 기준에선 충분히 합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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