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판을 하고 남기는 원더랜드 워 후기
안녕하세요, 게임의 후기를 정식으로 써 보는 건 아마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
소개할 게임은 원더랜드 워 (보드라이프 등록 이름: 원더랜드 전쟁) 입니다.
갓겜이니 얼른 구하라는 지인의 권유로, 게임이 널리 알려지기 전에 급 수소문해서 킥스판을 구해서 룰을 익히고 게임을 접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원더랜드 워는 제가 해 본 게임 중 가장 좋아하는 게임 TOP 1
에 당당히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실제 게임도 오프로 40판을 넘게 하게 되었네요.
다행히 같이 해주신 분들 모두가 재미있다고 열띤 호응을 해 주셔서 더욱 재미있게 게임을 했네요.
게임의 세팅 모습입니다.
워낙 예쁜 게임이다보니, 세팅도 정성스럽게 해 보았습니다. 이 날은 5인플이 예정되어 있어서, 더욱 기대하며 세팅을 했네요.
정말 갓겜이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커버치지 못 할 단점(?)이 하나 있다면 게임 진행 시 테이블이 좀 커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좀 넉넉하게 세팅을 했지만) 사진에서 보이듯이 생각보다 테이블을 많이 차지해요.
(메인 보드도 생각 이상으로 크고, 각 개인판도 개인판 영역뿐만 아니라 개인판의 위 아래 부분까지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ㅠㅠ)
물론 예쁜 세팅을 포기한다면 컴포넌트들, 보드들을 타이트하게 붙여서 게임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원더랜드 워의 예쁨을 강력하게 담당하는 피규어!
도색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기본으로 주어지는 종이 펀칭 스탠디도 일러스트가 예쁘게 나와서 괜찮아요.
하.지.만! 원더랜드 워 딜럭스에 포함된 피규어들은 정말 도색한 후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트레이도 정말 잘 되어 있는 점도 마음에 들어요
혹시나 종이 펀칭 스탠디가 궁금해하시는 분이 있으실까봐 도색 전, 스탠디로 했던 모습도 올려 봅니다. 생각보다 예뻐요!
도색을 하지 않을 생각이시라면 스탠디가 시안성에서는 오히려 더 좋을 수 도 있어요 :) (하지만 피규어 못 참아.....
)
잇시에서 원더랜드 워 미플 스티커를 구매해서 붙인 모습입니다.
리테일 판은 진영 별 서포터(병사)들 미플이 다 카르카손 미플 모양인데, 딜럭스 버전은 특색있는 미플로 구성되어 있어요.
예쁜 게임이니 만큼 딜럭스 정말 강추합니다! (시안성에서도 이게 훨씬 좋아요
)
전쟁 시작 전 티 파티를 준비하고 있는 5개 진영의 리더들입니다. 과연 이 중 원더랜드를 제패할 리더는 누구일까요!
원더랜드 워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영향력 + 돌팔이류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돌팔이류 게임이라고 해서 운 요소가 엄청 크진 않아요.
초플 경험을 할 때는, 운빨 요소가 너무나도 많은데 이게 무슨 전략게임이야! 라고 할 분들도 많을 수 있는데요.
게임을 여러 번 하다 보면,
운 요소를 최소화시키고 내 전략을 극대화시키는 포지셔닝에 대해 굉장히 고민하게 되는 전략게임의 요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진짜에요!
*
그럼 게임의 진행 방식을 설명 드릴게요.
총 3라운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라운드는 티 파티 단계와 전쟁 단계로 나누어져서 진행됩니다.
1. 티 파티 단계
티 파티 단계 때는 자신이 속한 진영 세력의 힘을 강화시킵니다.
강화시키는 방법으로는 크게 6가지가 있습니다.
- 아군 모으기(아군 칩 가져오기)
- 원더랜디안 포섭하기(토착민 영입하기)
- 원더랜드의 여러 지역에 내 세력 풀어놓기(유닛 배치하기)
- 내 진영만의 특수 능력 개방하기(업그레이드)
- 내 진영의 대장간 제련하기(추가 어드밴티지 획득, 유물 칩 획득하기)
- 퀘스트 미션 모으기(퀘스트를 통한 통치(명성?) 점수 획득)
(+ 광기 칩 1개 제거하기, 성 1개 원하는 지역에 건설하기, 개인 보드에 있는 유물 칩 1개 가져오기, 대장간 트랙 강화하기 등등.... 많아요!)
티 파티 카드입니다. 시대별로 카드덱이 나뉘어져 있고 뒷 시대로 갈수록 능력이 강력해져요.
위 6가지 중의 액션들이 그려져 있는 다양한 티 파티 카드 중 내가 원하는 카드를 내 턴마다 1장씩, 총 4장을 가져가게 됩니다.
(턴제 드래프트 방식)
카드를 가져갈 때는 리더 피규어를 시계방향으로 움직여서 가져갑니다.
얼마든지 앞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한번 움직인 리더 피규어를 뒤로 후진시킬 순 없어요.
왜냐하면, 한 바퀴를 돌게 될 때마다 페널티로 파편 주사위를 굴린 후, 파편을 획득하게 되거든요.
파편은 라운드별 티 파티 단계 끝날 때마다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페널티를 안겨 주며, 게임이 다 끝났을 시에는 남은 파편당 -1점을 안겨주게 됩니다.
따라서, 플레이어들은 고민을 해야 해요.
파편을 획득하더라도 저 멀리 있는 좋은 카드들을 가져갈 것이냐,
아니면 안전하게 앞에서부터 차근 차근 카드를 가져갈 것이냐.
이 부분을 간단하게 설명했지만, 실제 게임 진행 시 전략게이머들과 했을 때 이 티 파티 부분에서 시간이 생각 이상으로 오래 걸리더라구요.
티 파티 단계에서 유닛을 배치하고, 세력을 강화시키는 부분이 약간 보이지 않는 입체 장기를 두는 느낌이라고 한 분이 말씀하셨는데
굉장히 공감했습니다. 
티 파티 단계가 끝나면, 파편을 가장 많이 모은 플레이어를 선정합니다. 그 플레이어는 페널티로 광기 칩을 2개 받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모은 파편 조각의 절반(올림)을 공급처로 반납합니다.
나머지 사람들도 티 파티 단계가 끝날 때, 광기 칩 1개는 받습니다. 가장 많이 모은 사람(동률이면 모두)은 두 배로 받는 거죠.
대신 두 배로 받는 사람은 파편을 절반 반납하니까 이를 이용한 수 싸움도 벌일 수 있습니다.
이 단계가 끝나면 리더 역시 턴 오더 순서대로 배치한 후 전쟁 단계가 시작됩니다.
(리더 고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시키면 리더 배치시에도 재미있는 영향력 싸움들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2. 전쟁 단계
전쟁은 소위 말하는 돌팔이약장수의 마지막 라운드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한 지역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들은 강제로 전투에 참여하게 됩니다.
전투 참여 시, 주머니에서 칩을 꺼내 힘을 비교하며 가장 높은 힘을 자랑하는 플레이어가 그 진영의 승리자가 되는 거죠
하지만 힘만 세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광기 칩을 뽑을 때마다 내 유닛(혹은 유닛들)이 목숨을 잃게 되거든요.
광기 칩들이 놓인 모습입니다. 맨 처음에 놓인 광기 칩은 더블 광기 칩이라 저게 뽑히면 내 유닛 2개가 목숨을 잃어요
돌팔이의 플라스크처럼 정말 목숨을 잃기 싫을 때, 방패를 깨뜨리면서 광기 토큰을 한 번 무효화할 수 있습니다.
방패는 저절로 원상복구가 되지 않기 때문에 방패를 되살릴 타이밍도 살펴야 해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한 지역에서 내 유닛이 전멸하거나, 티 파티 카드 중에서 방패 카드를 집었을 때 방패가 돌아옵니다.
앨리스는 특수 능력으로 방패를 살릴 수 있구요. 앨리스 짱!)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1. 전투 트랙을 25까지 먼저 올리는 순간 그 플레이어가 즉시 승리 (동시에 들어오면 공동 승리)
2. 1등이 정해지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전투종료 선언 and/or 버스트(전멸)했을 경우
1등은 해당 라운드 지역 점수를 받아요. 단독 1등이면 성도 하나 지을 수 있습니다. (성은 한 지역에 1군데밖에 못 지어요)
성은 지원세력으로써 나중에 동일한 지역에서 아군이 전투를 벌이면 전투 트랙에서 기본 힘을 2 제공해 줍니다.
또한 게임이 끝났을 때 성 1개당 최소 3점의 점수를 주고요.
퀘스트 미션에 성에 관련된 미션이 있을 수도 있어요.
따라서 점수가 낮은 지역이지만 성을 먼저 짓기 위해 눈치싸움을 하면서 병력을 배치하는 경우,
또는 난 점수 높은 지역에 과감히 병력을 배치할거야! 하는 경우 등등, 다양한 전쟁의 전황을 보실 수 있게 됩니다.
(2등은 1등 점수의 절반을 받아요. 2등 점수도 은근 쏠쏠하다는 점 잊지 마세요!)
*
여기서 매우 중요한 사실 2가지
1. 아무리 힘이 세도 그 지역에 내 유닛들이 모두 목숨을 잃게 되면, 그 플레이어는 전쟁에서 패배하게 됩니다.
또한 전쟁이 끝났을 시, 사용할 수 있는 칩 능력들도 모두 봉인되어 버려요. 그러니 뽑기도 신중하게 해야겠죠?
2. 한 지역의 전쟁에서 사용된 칩들은 바로 주머니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개인 보드판 아래의 소진된 칩 영역으로 이동합니다.
따라서 한 지역의 전투에서 칩을 많이 뽑았다는 건 이후 내 힘은 그만큼 약해졌다는 뜻이겠죠?
원더랜드 워에서는 이 상황들을 잘 간파해서, 적은 수의 칩으로도 한 지역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전략을 잘 짜는 모습도 보여야 합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는 신난다! 라고 할 수도....
)
2-1. 그럼 소진된 칩은 언제 다시 주머니로 돌아와 재사용할 수 있느냐!
첫 번째, 광기 트랙을 모두 채운 경우, 광기 칩 효과를 적용한 다음,
보드에 있는 모든 광기 토큰과 소진된 칩 영역에 있는 모든 칩들을 다시 주머니에 넣습니다.
따라서 광기 칩을 쓰는(?) 타이밍도 적절히 분배를 해서 내 힘을 다시 리프레시하는 순간을 잘 잡아야하겠죠?
(물론 손이 똥손이면 이 모든 게 어그러질 수도 있습니다. 확률을 드높일 수는 있어요!)
두 번째, 한 라운드의 전쟁이 모두 끝나면 개인 보드판에 있는 칩(전쟁 중 사용한 칩, 소진된 영역에 있는 칩, 광기 트랙에 있는 칩)들은
모두 주머니로 되돌립니다.
그 후, 다음 라운드 전쟁을 준비하게 됩니다. (이 때, 대장간에서 제련한 칩들은 주머니로 돌아가지 않아요
)
그리고 원더랜드 워의 꿀잼 포인트!
바로 배팅인데요
한 지역의 전투에 참가하지 않는 플레이어들은 해당 지역의 전투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지 배팅할 수 있습니다.
(배팅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하지만 해야 꿀맛!)
배팅에서 승리하게 되면, 원하는 약한 아군 칩 1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왠만하면 다들 배팅에 참여하더라구요.
(이게 퀘스트 미션 중 칩을 모으는 미션이 있다? 티 파티 카드만으로는 칩을 모으기 어려워서 배팅을 꼭 하게 됩니다.)
만약 실패하면 파편을 1개 얻어요. 파편이 좀 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배팅은 해야 제맛이죠!
이 기믹으로 인해, 남들이 하는 전투에도 지루하지 않게, 전투를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전투 중 다른 플레이어의 주머니 힘이 어느 정도인지도 가늠하게 되구요
정말정말 괜찮은 기믹이라고 생각해요.
이걸로 인해 총 플레이타임이 짧게는 2시간, 길게는 3시간이 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금방 지나가는 느낌이 다들 들었다고 하네요.
퀘스트도 이 게임에서 빠질 수 없는 한 축을 담당합니다.
반드시 전투에서 이겨야 점수를 얻는 게 아니라, 내 유닛들이 한 지역에서 모두 죽지만 않는다면 퀘스트를 통한 점수를 내는 것도 쏠쏠하거든요.
퀘스트는 위/아래 미션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위에는 게임 중(전쟁 중) 달성할 수 있는 위업,
아래는 게임 종료 후 달성하는 목표 종료 조건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각 미션은 달성 시 3점을 주는 데, 한 카드의 위/아래 미션을 모두 달성하면 추가 3점을 보상으로 획득해서 총 9점을 얻게 됩니다.
원더랜드 워의 전쟁으로 인해 얻는 최고 점수가 12점이니까 퀘스트 점수도 꽤 무시할 수 없겠죠!
근데 저랑 같이 게임한 분들 중 퀘스트에 올인한 분들이 4분 정도 계셨는데, 대부분 중위권 점수에 머무르시더라구요.
확실히 전쟁을 표방한 게임이다보니, 전쟁을 필두로 해서 점수를 얻고 퀘스트를 부수적으로 많이 달성하는 게 좋은 것 같았어요.
게임 테마에 맞는 점수 획득 방법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퀘스트 점수는 게임 중간에 합산되지 않습니다.
퀘스트를 달성하면 모든 사람에게 카드를 보여주고 개인 보드 옆에 놓습니다.
그 후 게임 종료 후 달성한 모든 퀘스트의 점수를 반영합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다음 라운드로 넘어갈 때 선 플레이어는 점수가 가장 낮은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그렇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정리하는 도중에 아차, 사진찍어야지! 하면서 사진을 한번 찍어 봤네요.
은근히 잔룰이 살짝 있는 게임이라, 제가 잔룰까지 다 적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룰북을 한번 보면 금방 해결될 수준의 잔룰입니다.
정말정말 애정하는 게임이 된 이유
40여판을 하면서
게임을 하면서 보드게임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인 즐거움과 재미를 언제나 안겨줬던 게임이라서 인 것 같아요.
초반에는 점수를 많이 모으고 1등을 하고자 수 싸움을 치열하게 하면서 게임을 했는데, 20여판이 넘어가자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달라지게 되더라구요.
뭔가 돌팔이처럼 조금은 무모한 도전도 해 보고, 다른 사람들 부추기기도 해 보고.... 웃으면서 즐길 때 가장 행복한 게임이 아닌 가 싶습니다.
또한 리플레이성도 매우 훌륭합니다.
일단 진영별로 비대칭 능력이 갖춰져있는데
생각보다 진영별 밸런스가 잘 맞춰져 있습니다.
(모자장수가 조금 세고 재버워크가 조금 약하긴 한데, 플레이 스타일로 잘 커버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이번에 킥스에서 미니확장을 출시하면서
리밸런싱 보드도 출시한다니까
진영별 밸런스는 거의 다 잘 잡힐 것 같아요.
(최소 5번의 리플레이성 확보!)
돌팔이 약장수처럼 칩 능력세트가 4세트가 있어서 취향에 맞게 능력세트를 선정하면
게임의 양상이 그에 따라 다르게 흘러갑니다. 리플레이성이 매우 올라가요.
그리고 영향력게임의 특성상, 특정 테크가 강한 게임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전략에 따라여러 테크들이 서로 견제되는 재미있는 인터액션을 보여주는 게임이라
매 판 다른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어요.
운 요소가 가미된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불호일 수 있겠지만
적당한 운 요소가 가미된 즐거운 분위기의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게임은 정말 필구 게임으로 소장하셔야 한다고 강력히 권유해 봅니다!
(심지어 좀 깊게 파고들면 전략적인 요소가 생각보다 깊게 들어가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2.7k라는 어마어마한 추천수와 함께 보드게임긱 평점 8.3을 기록하고 있는데
평점 높은 게임이 꼭 갓겜은 아니지만 원더랜드 워는 저한테는 갓겜이 맞습니다 :)
한글판 딜럭스가 확정이 되었는데 빨리 정발이 되어서, 많은 분들이 원더랜드 워를 즐기고 행복해 했으면 좋겠네요!
이상 원더랜드 워 전도사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s. 저는 이 게임을 이미 한글화가 되어 있는 중고로 사서, 한글화 자료가 없어요.
자료 공유를 부탁하는 댓글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