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 작가의 후속작 맹세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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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8 22:19

1. 전반적인 시스템

- 루트 못지 않게 복잡한 규칙. 하지만 루트와 달리 대칭에 가까운 게임입니다. 규칙서만 봤을 때는 유로 전략 게임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요.

- 막상 게임을 해보니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들마다 다른 목표를 가지게 되어 전쟁 게임에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플레이어들의 목표들은 비밀 / 총애 / 부대 / 유물 등 모아야 하는 자원이 모두 달라서, 혼자 모든 플레이어를 견제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결국, <루트>와 다르지만, 그 못지 않게 눈치 싸움이 필요합니다.

- 역할 중에는 [재상]의 부하가 되는 [시민]이 있는데요. 왜, 굳이 [추방자]로 개인 플레이를 하지 않고 [재상]의 부하가 되어 [시민]을 플레이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첫 게임을 해보고 나니 [시민]이라는 역할을 넣고 3인 게임을 하면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구도가 되어 훨씬 재밌겠더라구요.

- 재상 : 재상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시민이 목표를 달성하면 지게 됩니다. 그래서 시민을 견제해야 합니다.
- 시민 : 시민은 추종자가 이기지 않아야 본인이 이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추종자를 견제해야 합니다.
- 추종자 : 추종자는 재상이 이기지 않아야 본인이 이길 수 있습니다. 시민과 반대이죠. 그래서, 재상을 견제해야 합니다.

- 결국 재상 -> 시민 -> 추종자 -> 재상을 견제하는 3각 구도가 달성됩니다. <루트>에서는 3인 게임의 경우, 두 세력의 전투로 남은 한 세력이 어부지리로 이길 수 있는데요. <맹세>에서는 이런 오묘한 관계가 생기는거죠. 그리고, 시민이 없다고 하더라도, 각자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간의 충분한 견제가 됩니다.

- 그렇더라도 상황이 흘러가다보면 킹 메이커가 발생하는 경우가 생기긴 합니다. 이건 뭐 전쟁 게임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되어요.

2. 카드 시스템

- 카드 시스템은 <루트>의 문양과 같은 문장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그리고, 각 카드에는 그 카드만의 능력을 가지고 있구요. 그래서, <루트>와 비슷하게 문장으로 사용하게 되기도 하고, 텍스트 능력으로 사용하게 되기도 합니다.

- 한편, <맹세>에서는 카드를 공용 공간에 해당하는 지역의 장소에 놓을 수도 있고, 자기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인 공간(3장 한정)에 놓을 수도 있습니다. 공용 공간에 놓으면 공간을 더 많이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장소의 지배를 뺏겨 그 거주민을 함께 뺏길 수도 있구요. 또는 캐릭터가 직접 와서 사용하고 갈 수도 있습니다.

3. 연대기 시스템

- 처음 소개에서는 연대기 개념을 중요하게 부각시켰지만, 실제 게임은 단판 게임과 별 차이 없습니다. 연대기 라는 개념은 다음 게임이 이전 게임에 따라 첫 시작 상태가 정해진다는 정도? 지도를 셋팅할 때 보통 무작위로 셋팅하는데, 처음에 펼쳐질 장소나 거주민들, 그리고 세계덱 등이 지난 게임의 결과에 이어진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전 게임에 했던 사람들과 꼭 같이 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도 셋팅만 의미를 부여해줄 뿐이라서요.

- 이렇게 각 게임은 독립적이지만 준비 과정이 지난 게임에 이어진다는 점은 처음 접하는 참신함이네요.

4. 규칙 복잡도

- 규칙 복잡도는 익숙해지면 개념만 제대로 익히고 적응되면 자잘하게 챙길 것들은 의외로 많지 않은 편입니다. 개념은 다음과 같이 익히면 됩니다.

- 보급품 : 헹동 포인트라고 보면 됩니다. 당연히 보급품이 많을수록 많은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 비밀(책) : 생산력이라고 보면 됩니다. 비밀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더라도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누적되어 쌓이게 됩니다. 그리고, 비밀이 어느 정도 있어야 자원에 해당하는 총애를 모으기 쉽습니다.
- 총애(동전) : 자원에 해당됩니다. 책이 좀 더 고급 자원이고, 총애는 일반 자원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총애는 사용하고나면 사라집니다.
- 부대 : 부대는 전투력이구요.
- 자문단 : 나만 쓸 수 있는 개인 공간의 카드들입니다.
- 장소의 거주민들 : 반면, 장소에 거주민을 둔다는 것은 공용 공간에 카드를 두는 것입니다. 이건 그 장소를 빼앗길 수도 있구요. 캐릭터가 직접 와서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 물론, 시민 제의나 추방이라든지. 군사 작전이라든지 등 잔룰이 상당히 많긴 합니다. 안내서에 있는 기본적인 내용만 설명해도 최소 30분 정도 걸리고. 그렇게 설명하고 시작하더라도 막상 게임 시작해보면 익숙치 않은 시스템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 그러다보니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길려면 3회차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드네요.

5. 전체적인 소감

- 전체적인 소감은 참신한 전쟁 게임입니다. 카드들의 능력에 따라 전략도 다양하게 나올 수 있구요. 게임에 익숙해져서 진행 속도도 빨라진다면 정말 재미있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