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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너무 많이 와서 고민인 모임 해보셨나요? 후기 (8~10인용 게임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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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4 04:12

안녕하세요, 대학생 때 보드게임 취미를 붙였다가 접은 후 10년만에 복귀한 사람입니다.

결혼하고 나서 신혼집을 마련했는데, 둘다 각자 방에서 지내다보니 거실이 놀아서 거실에 당근에서 구한 2m가 넘는 테이블을 두었더니 왠지 너무 보드게임이 하고싶어지더라고요

(반대쪽엔 일자형 의자~ 낑겨앉으면.. 저쪽만 6명이 앉을 수 있는ㅋㅋㅋ)

결과적으로 3월부터 보드게임을 다시 수집하면서 보드게임 취미에 복귀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주변에는 같이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누구랑 게임을 즐길까요?

그것은 바로.......제 방송 시청자들입니다.

참 뜬금없죠ㅎㅎ 사실 저는 보드게임이랑 전혀 상관없는, 일본의 어떤 게임 관련 ~~오타쿠~~ 커뮤니티(이자 소식전달방송)를 운영하고 있는데 5년이나 하다보니 운영자와 시청자라는 관계를 넘어서서, 오랫동안 오프라인 모임을 해오면서 실제 친목 모임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결혼식에도 40여명이 와서 축하해줄 정도로 탄탄한 모임이 되어버렸네요.

현실 지인은 거의 없는데, 온라인 인연이 이렇게 되다니 참 신기해요.

결과적으로 말하면, 이 멤버들은.... 주말에 보드게임 할까? 하는 순간 우르르 참여를 신청해 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저 포함 4인 이하로 모이기가 너무너무 힘들어요.

제가 정말 소규모 게임을 하고 싶어서 "진짜진짜 어려운 전략게임이라 머리쓰는데에 자신있는 사람만 와야돼!!!"하면서 압박을 엄청 줘야... 그나마 6인 이하로 줄어들고...

4인 하고 싶으면 칼같이 잘라야 합니다.

4인 겜 하고싶은 거 있어서 샀는데, 매번 이러니까 하질 못해서 그렇게 인원제한을 걸어서 딱 한번... 해봤네요ㅎㅎ;;;

아니면 제가 아예 빠지고 하는거 구경만 하기ㅋㅋ

보드게임이 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고,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거의 6월부터 한달에 3주 이상은 주말에 꼬박꼬박 모이면서도 인원 부족 사태는 겪어보지 못할 정도로 다들 보드게임을 좋아해주네요ㅋㅋㅋ

저도 사람들을 초대하는 걸 너무 좋아하고, 북적이는 게 좋아서.... 4인 이하 게임을 하고 싶어도 "저도 가도 되나요?"하는 순간, 참여를 거절하지 못해요.

사람이 8명씩 오면 4인 4인 나누면 되잖아? 하지만... 테이블도 하나고 룰마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저뿐이라 제가 왔다갔다하면서 따로 놀게 하기도 뭐하고요

(남편이랑은 보드게임을 같이 하진 않고 저는 취향도 북적이는거라서 2인용보드게임은 해본 적이 아예 없습니다ㅎㅎ;;)

또 하나 더 자랑하자면... 이 멤버들은 2시에 모이면 보통은 8시까지 아무도 중간에 가지 않습니다. 모두 6시간 이상 풀로 앉아있어줘요... 그래서 하루 평균 6개 이상의 게임을 해봅니다. 파티겜만으로요ㅋㅋㅋㅋ

아무튼 이런 상황 덕분에 극히 드물게 5인, 기본 6인은 항상 모이는 모임이다보니 다인용 게임 전문이 되어버렸는데요

보드게임숍에서도 제일 먼저 보는 건 인원수, 가장 중요한 필터링은 인원인데...

보드게임숍중에서 인원 필터를 제공하는 곳 중 다인필터는 2~5인 / 5인 이상 가능

이렇게까지밖에 없더라구요.

어딘가에서.... 7인 이상이 할 수 있는 게임위주로 모아볼 수 있게 해주면 참 좋을텐데.

그래서 예전에 하쿠바님께서 7인이상 보드게임 글을 올리셨을 때 정말 반가웠고, 저역시도 그 이상 인원이 할 수 있는 게임 추천글을 언젠가 올려보려고 합니다.

어쨌든... 지난주에는 저 포함 12명.........ㅎㅎㅎㅎㅎㅎㅋㅋㅋㅋㅋㅋㅋㅋ이 신청을 을 했다가 2명이 못오게 되어서 10명으로 진행했습니다.

지각자들이 좀 있어서 8인게임부터 간단히 적어볼게요

1. 달무티(8인용)

모르는 분 없으실테니 설명은 패스ㅋㅋ 지각자 기다리면서 언제든 끊고 할 수 있는 가벼운 게임으로 오프닝을 했어요.

이건 바닥에 앉아서 했는데요. 자리를 계속 바꿔야 하니, 둥글게 둘러앉아 하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

플레이하는 동안 사람을 좋아하는 강아지가 자꾸 가운데 카드 두는 곳에 털퍼덕 앉거나 카드더미를 밟고 지나가서 곤란했습니다ㅎㅎㅎ;;

하지만 다들 귀여워해주니 괜찮아!

2. 다잉메시지-소설가의 마지막 문장(확장 8인용)

국산 보드게임입니다.

보드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자주 언급되지 않는 게임이지만, 보드게이머가 아닌 보린이나 입문 일반인들에게는 상당히 많이 팔리고 흥한 게임 중 하나라고 알고 있어요.

기본판은 6인까지이고 클루처럼 범인,동기,살해도구 3종 단서를 라운드마다 제외해나가며 최종적으로 찾아내는 협력게임이지만, 확장인 공범의 그림자를 넣으면 8인까지 가능해지고 한명 숨어있는 공범을 찾는 마피아속성이 추가돼요

사실 공범이 저였는데, 간호사였고...

근데 다들 간호사의 존재를 아무도 인식하지 못하는거예요.

그래서 친절한 긴 머리라는... 공범에 대한 특급 힌트가 주어졌는데도 끝까지 아이돌과 유튜버(는 왜?)중에서 사람들이 고민하다가 단서 전부 다찾고 공범만 못잡아서 패배했다네요

사람이 이렇게 많아도 못봐요 바보들

3. 레지스탕스 아발론(10인)

아발론 10인 풀팟을 진행했습니다.

전부 다 원정대장을 시키고 싶어서 2판 했구요ㅋㅋㅋ

근데 참.... 하필이면 첫판에 10명이 원형으로 앉아있으면, 선선선선선악악악악선

이런 식으로 앉아가지고... 첫번째 원정대장을 저 빨간컬러 순서인 사람부터 했는데, 마지막 3번의 원정이 악이 대장이 되니까 이길수가 없더라구요.

두번째 판에서는 악의 원정대가 무산되는 등 악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과정에서 원정 3연속 성공했는데, 암살자였던 제가 멀린을 못찾아서 패배...

흑흑... 두번째 판에서는 특수능력을 좀 집어넣고 할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도...

4. 애니모크레이지 (10인)

점수로 치환되는 사탕을 4개씩 나눠갖고, 자기 턴마다 그 사탕이 어떻게 점수화될지에 관련된 법안들을 내려놓으면서 사람들이 찬성 반대하면서 법안을 구성한 뒤에

게임 끝나고 테이블에 남은 법안대로 점수를 계산하는 투표게임입니다.

참 괜찮은 게임이에요. 인원수도 적당하고 한번 해볼까 하던 차에 폐업하는 보드게임 카페에서 중고로 구매하게 되었는데요.

생각 이상으로 파티파티하고 분위기가 재밌어집니다. 다만, 10인이 적정인원은 아닌 것 같아요.

예전에 7인인가 8인으로 작은 좌식 테이블에서 했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근데 10인으로 하니까 테이블이 너무 넓어서 법안이 잘 안 보이기도 하고, 인당 턴 수가 적어서 게임이 끝날 때까지 사탕 개수가 변동이 없었어요 저는.(자기턴 아닐 때도 사탕을 뽑는 것들이 많지만, 이번엔 유독 그런 게 안나오고 테이블에 손을 올리면 잃는다든지 오른손을 쓰지 말라느니 장난치는것만 나와서ㅠㅠㅠ)

사탕을 4종컬러 다 갖고있으면 투표 참여를 못한다는 법안이 처음에 나왔는데, 제가 꺼낼때 4종을 다 꺼냈던 상태라서..

게임 끝날때까지 투표 못하다가 법안이 치워지고 마지막 2번정도밖에 참여를 못하는 참사가 일어났어요

마피아가 아니면서, 이정도 다인원을 커버하고, 플레이타임이 적절하면서, 한명한명에게 모두 매턴 참여하게 만들어 집중력을 끌어가는 게임이므로 추천합니다.

5. 재치와 눈치(10인)

정말 추측조차 어려운 문제들의 답을 써 내고, 가장 답에 가까우면서 답보다는 낮은 숫자여야만 점수를 획득하는데

답 제출 외에 1점과 2점짜리 토큰을 배팅할 수 있어서 남들의 답에도 투자가 가능한 게임.

답을 쓰고 1점과 2점토큰을 내 답에 배팅하면 한번에 최대 4점까지 얻을 수 있지요

다른사람들이 현실성 고민하는 와중에 말도 안 되는 답을 적어내고 난 나를 믿는다!!면서 자기 답에 투자했다가, 한번에 4점을 얻을때의 쾌감이란.

이 게임..... 꼭 팀전으로 하십시오

인원제한이 없는 게임인데 게임 자체가 5개까지밖에 게임판과 점수판을 지원하지 않아서 5팀을 만드는게 이상적인데요

10명은 그렇게 하기에 환상적으로 좋습니다. 사실상 1~5 / 8 / 10인용 게임이에요. 교육 수준이 비슷한 나이대로(어린이를 넣어 밸런스를 맞추지 않는 이상) 6,7,9인은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온라인에서 만난 모임이기에 채팅으로는 엄청 친밀하지만 얼굴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은 모임이다보니, 아이스브레이킹에도 제격이고요

다들 감을 못 잡는 문제들이 많이 나와서 꽤 오래 했는데도 다음엔 맞추겠다며 열의를 불태워 꽤 오래 진행했네요.

참고로 팀은 어떻게 했냐면, 오늘을 위해 꺼내뒀던 젝스님트 카드에서 10의자리숫자 맞춰 10장 꺼낸 다음 같은 10의자리를 뽑은 사람끼리 팀을 했습니다

결국 젝님은 못했지만요ㅎㅎ;;

6. 딕싯 오딧세이(10인)

일반 딕싯은 1~8인이지만, 딕싯 오딧세이는 12인까지 지원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12인이 하기엔, 너무 난잡할것 같아요. 배팅하기도 힘들고.

그래서 아까와 같은방식으로 젝스님트카드로 새로운 팀을 5개 만들었네요~

딕싯을 하다보면 남들과 사고방식이 많이 다른 사람이 꼭 끼어있는 것 같아요. 이런 분들의 사고방식은 유니크해서 너무 재밌고 좋지만, 꼭 점수가 많이 뒤처져서 의욕을 잃으시더라구요

이런 단점을 팀으로 해소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팀전으로 하니, 둘이 의견이 잘 맞지 않는 요소가 참 재미를 유발하더라구요.

한번 출제 대실패를 한 팀이, 다음엔 잘하겠답시고 갑자기 자기들 턴이 되자 회의를 한다며 방으로 들어가더라고요

나머지 사람들 벙쪘다가 뭐하냐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래놓고 또 의견조율 안돼서 이상한거 내놓는 데에서 폭소.

딕싯은, 그 게임을 하는 집단이 무슨 취미를 또 공유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예를들어 대학생 집단이, 특정 교수님의 이름을 대면서 카드를 낸다든가 하는, 공통된 경험에 관련된 힌트 말이죠

저희는 일본 게임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다보니, 1000여개가 넘는 음악이나 300명이 넘는 캐릭터를 공유하고 있어서 그런 노래 제목이나 캐릭터 이름을 대면서 플레이했는데, 다들 자기들이 좋아하는 걸 반영해서 하고 남들이 다 알아채 주니까 거기서도 즐거움을 느끼더라구요

이 소녀는 창문에 서있는 이 일러스트가 유명한데요. 이 소녀의 이름을 대면서

3번 카드를 내려놓았더니, 다들 맞혀서 재밌었습니다ㅋㅋㅋㅋ

약간 엉뚱하고 사차원적인 측면이 있는 아이라서 다른 분들은 광대나 혼란스러운 상황을 낸 것 같고요ㅋㅋㅋ

이렇게 같이 플레이하는사람들끼리 공유하는 분야를 꼭 게임에서 써먹어보셨으면 좋겠어요!

7. 두 도시 사이에서(7인)

2명이 귀가하고, 저녁 먹으면서 좀 쉬고, 7시가 넘은 늦은 시각....사놨지만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두도시를 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왼쪽사람과의 사이에 도시 하나, 오른쪽 사람과의 사이에 도시 하나를 건설하며 점수를 조합해야 하는데요

내려놓을 타일은 드래프팅으로 골라내야 하죠. 세븐원더스처럼 모든 턴이 동시에 진행되기에 정말 플레이타임 부담이 없습니다.

건설한 양쪽 도시 중 더 점수가 낮은 도시가 나의 점수가 됩니다.

점수 계산이 쪼끔~복잡하기 때문에, 제가 빠지고 가이드만 해주면서 7인플을 하게 해드렸습니다.

다인원을 커버하면서 플레이타임 짧고, 가볍고, 옆사람과 필연적으로 대화를 나누며 협력해야 하는...

드래프팅과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존재하는 특이한 게임.

생각보다 점수는 비슷비슷했는데, 다들 주택옆에 공장 있으면 감점된다는 거에 깊은 인상을 받은 나머지 공장을 안하려고 해서ㅋㅋㅋ 공장만 남기도 하고 그랬네요

대부분 50점대 도시였고, 60점대 도시가 하나 나왔지만 아무의 점수도 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ㅋㅋㅋ

생각보다 모든 종류를 다 모으지 않는 도시가 더 점수가 괜찮았어요

여러번 해봐도 매번 양상이 달라질 것 같네요ㅋㅋㅋ

이것도 나름 팀전이라면 팀전이다보니, 딕싯에 재치눈치에 이거까지 해서

10명이 모였지만 다양한 사람과 옆에 앉으면서 협력하게 하며 모두의 친목을 골고루 신경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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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하려고 준비했던 게임은

젝스님트(10인) / 디셉션 홍콩살인사건(14인까지 가능) / 그라울(확장 포함)이었는데 멤버중에 디셉션이나 그라울은 지난번에 한 적 있어서 안했구요, 젝스님트는 온라인에서 아레나로 10인풀팟 자주 즐겼어서 안해본거 위주로 시켜보려고 했었습니다.

지난 모임들에서 했던 8인이상겜들은

스파이폴 / 세일럼 / 후지플러시 / 데드맨스드로우(2개합치면 8인가능) / 셜록파일즈 / 그날밤누군가죽었다 / 섀도우헌터즈 / 섀도우레이더스 / 피에스타 / 타임라인 시리즈

정도 있네요-

다인 모임을 자주 개최하면서, 최대한 마피아위주로 돌아가는 모임은 되지 않게끔 게임 순서나 내용에 신경을 좀 쓰고 있습니다.

사람이 많아도 마피아 아닌 게임들 중간중간에 넣을 것 많아요~

팀전이 아닌 게임을 팀으로 만들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도 있답니다.

교육용 게임인 타임라인도, 두명이 묶이면 팀간 지식 차이를 메우면서 굉장히 불이 붙으며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훨씬 재밌게 돌아가구요

여러분들이 해보신 다인용 게임 더 아는 게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ㅎㅎ

이번주엔... 이번주에야말로 5인 이하로 모일 예정입니다........

강제로 전략겜에서 멀어지는 불쌍한 보드게이머지만,

사람이 많은 것도 너무 좋아서 행복합니다ㅎㅎ

글 올려봤자 댓글도 없고 봐주시는 분들 별로 없을까봐 후기를 올릴까 말까 고민했는데...

반응이 좀 있으면... 다른 후기도 조금씩 써보겠습니다..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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