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마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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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3 20:45

1. 서론

보드게임을 오래 하다보면 소위 말하는 믿고 플레이하는 작가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특히 전략보드게임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특출난 성과를 내는 유명 작가들이 많습니다.

농사 보드게임하면 우베 로젠베르그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볼프강 크라머와 미하일 키슬링 작가의 이름을 단 작품을 보게되면 치열한 인터액션의 영향력 게임이 생각납니다.

또한 비딸 리세르다 작가의 작품이라고 듣게 된다면 어렵고 복잡하지만 테마와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이어붙인 멋진 게임일 것이라고 기대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작품의 작가인 알렉산더 피스터 작가도 제가 생각하는 소위 믿고 플레이하게 되는 작가 중 하나입니다.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아일 오브 스카이, 마라카이보 등 이 작가의 작품은 여러가지 전략게임의 매커니즘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도 특유의 톡톡튀는 재미를 주는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 냈습니다. 그 중에서도 스카이마인은 2015년작 몸바사를 리테마하여 새롭게 출시한 작품입니다.

2. 몸바사와 스카이마인

2015년작인 몸바사는 피스터 작가의 작품중 비교적 초장기 게임입니다. 이 작품 이전의 작품들이 자반도르의 광산, 포트로얄, 오마이굿즈였던것을 생각해보면 작가의 본격적인 유로전략게임의 커리어는 이 작품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몸바사가 지금도 보드게임긱 전체순위 92위를 차지하고 있는것을 생각하면 피스터 작가도 소위 말하는 천재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세간의 평가와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한글판도 출시되지 않았고 구하기도 힘들어서 한국에서는 귀한 게임에 속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의 난이도가 꽤나 높기도 했구요. 게다가 게임의 재미와는 별개로 게임 테마가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열강 침략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제국주의를 너무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도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래서 재판은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렇게 테마를 바꾸어 새롭게 출시하게 되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몸바사와 스카이마인>

그래서 몸바사랑 스카이마인은 같은게임이야? 다른게임이야? 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스카이마인은 몸바사와 기본적으로 같은 게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거북할 수도 있는 제국주의 테마를 달 개발로 바꾼것 이외에는 게임 자체를 손댄 부분은 없었습니다. 다만 미니확장으로 나왔던 날조장부 확장을 수치를 조정하여 게임의 기본룰로 포함하고 있고, 소량만 나왔던 기업 E 트랙 또한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게임의 변주를 줄수 있는 캠페인 모드와 오토마까지 포함되어 있는 소위 말하는 빅박스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캠페인모드는 4가지 시나리오로 이루어져 있고, 레거시 급은 아니지만 게임의 변주를 줄 수 있는 신규 맵, 목표카드 위협 모듈 등 원래 몸바사에서 아쉬웠던 리플레이성을 많이 보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게임의 모든 구성물을 편하게 보관할 수 있는 종이박스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몸바사를 즐겨보지 못했던분, 혹은 이전에 즐겼던 분들도 만족하고 구매할 좋은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3. 어떤 게임인가?

<공용보드와 개인보드>

게임은 총 7라운드로 진행이 됩니다. 라운드는 계획, 실행, 정리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계획단계에서는 먼저 자신이 이번 라운드에서 할 행동을 계획하고 그에 관련한 카드를 자신의 보드 아래쪽에 내려놓게 됩니다. 실행단계에서는 모든 플레이어가 패스할 때까지 각각의 플레이어들이 하나의 액션들을 번갈아가면서 하게 됩니다. 액션의 종류는

1. 자원카드들을 사용하여 카드를 구매하거나 4가지 회사의 트랙을 올리기

2. 에너지카드를 사용하여 달에서의 특정 회사의 영향력을 증대시키고 보너스를 얻기

3. 과학자를 사용하하여 개인보드의 트랙을 전진시키기

4. 보너스마커(소위 말하는 일꾼)을 사용하여 여러 혜택을 얻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정리단계에서는 개인판 위의 카드들 중에서 한 더미를 모두 손으로 가져오고, 이번라운드에 사용했던 카드들을 하나씩 올리게 되고, 공용판에 새로운 카드들이 채워지게 됩니다. 7라운드가 끝나게 되면 게임이 마무리되는데 가장 많은 돈을 얻은 플레이어가 승리하게 됩니다. 게임의 주된 돈 획득방법은 개인판의 두가지 트랙(헬륨-3 트랙과 연구트랙)의 전진수치, 그리고 4가지 회사의 주식보유량인데, 주식같은경우에는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회사(달에서의 영향력)이 가치가 높기 때문에 눈치를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게임의 재미

피스터 작가의 유명작품인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소위 그웨트)이나 마라카이보를 해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이 작가는 여러가지 전략게임의 매커니즘을 절묘하게 잘 섞어쓰는걸로 유명합니다. 초창기 작품인 이 작품 또한 덱빌딩, 일꾼놓기, 주식, 영향력 등 여러 전략게임들의 다양한 매커니즘이 섞여있는 부대찌개 같은 게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요소들이 정말 절묘하게 맞물려 있어서 따로 논다는 느낌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스카이마인 게임이 주는 재미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 게임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계획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운드 시작할 때 행동계획을 짜면서 카드를 내리는 것 부터 시작해서, 한번 사용했던 카드는 최소 두 턴이 지나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음턴에 가져올 카드더미, 그 다음턴에 가져올 카드더미 등을 전략적으로 계획하며 조정해야 하고, 카드 구매 또한 내가 필요한 카드를 잘 계산해서 구매해야 게임에 막힘이 없어지게 됩니다. 게다가 연구트랙 또한 올리기 위해 펼쳐져야 할 카드가 정해져 있는것이 아니라, 내가 특정 행동을 통해서 트랙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수치를 계산해서 타일을 놓아 트랙을 만들고 그 만들어진 트랙을 전진하기 때문에, 게임을 하면서 끊임없이, '이 카드를 구매하고 다음라운드에 내가 가져올 카드가 에너지3이니까 그에 맞춰서 연구트랙 타일을 놓아야 겠어, 그 다음라운드에는 과학자를 사용해서 연구트랙을 한번에 전진해야지' 같은 방식으로 단기계획, 중장기계획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고, 그렇게 게임을 해야 승리에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게임이 설계되어 있습니다. 게임 내에서 일꾼을 놓아서 특정 행동을 강화시키는 타일을 얻을 수 있는데, 그 타일은 일꾼을 놓은 다음라운드에 받게 된다는 걸 생각해보면 게임 시스템 자체가 계획, 소위 말하는 전략을 가장 잘 짠 플레이어가 승리할 수 있는 진한 전략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 작품은 개인판 트랙부분을 제외하고는 공용판에서 치열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게임입니다. 4개의 회사는 개인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특정 회사를 밀어주기 위해서 치열하게 자리싸움을 하고, 남이 밀어주는 회사에 무임승차를 한다거나, 다른 사람의 점수를 줄이기 위해서 특정 회사의 영향력을 깎는다거나 하는 부분에서 끊임없이 상호작용이 일어납니다. 게다가 일꾼을 놓는 장소의 반은 내가 특정카드의 수치가 다른사람보다 많거나 같아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소위말하는 벽겜이 아닌 치열한 상호작용이 있다는 점도 게임의 장점이자 재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운드 시작전 계획을 동시에 정하고, 돌아가면서 액션을 하기 때문에 의외로 게임의 다운타임이 적고 템포가 빠르다는 점도 깨알같은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결론

유로 전략게임중에서도 다른게임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요소와 재미를 자랑하는 게임이지만, 쉬운 게임은 아닙니다. 게임 내에서 절대적인 룰의 양도 적지 않으며,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전략게임 초보자나 입문자가 쉽게 접근하기는 어려운 게임이긴 합니다. 하지만 치열한 상호작용과 전략, 정교한 매커니즘이 살아있는, 유로전략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해 봐야 할 지나치기는 아쉬운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몸바사에 비해 아트웍이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으나, 몸바사에서 부족했던 리플레이성을 다양한 캠페인과 모듈로 보강하면서도 원래 게임이 가지고 있었던 재미는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전략게임, 특히 알랙산더 피스트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종합선물같은 게임이니 꼭 한번 즐겨보셨으면 좋겠네요.

ps. 최근 다양한 게임에서 타일 이슈가 나오긴 했지만, 이 게임은 타일품질이나 퀄리티 면에서 꽤나 만족스러웠습니다. 포함된 종이정리함도 오거보단 못하지만

충분히 게임 컴포넌트들이 잘 정리될만큼 제 역할들을 해주고 있기도 하구요. 대충 만든 플라스틱 트레이보다는 훨씬 만족스러웠습니다.

ps2. 피스터의 작품이 자반도르의 광산인데 셉터로 혼동했네요. 수정했습니다. (그러니까 피아는 자반도르 셉터 소식좀 알려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