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보드게임한 이야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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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7 01:35

안녕하세요, 그동안 해외에서 회원가입할 방법이 없어 눈팅만 하다가 페이스북 로그인 기능을 찾아서 보라에는 처음 글을 쓰게 되네요.

저는 캐나다에서 살면서 가족들과 소소하게 취미로 보드게임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주로 세 아이들 (6학년 아들, 5학년 딸, 2학년 딸)과 보드게임을 하고 간간히 지인들 & 와이프와 간단한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즐긴 게임들을 후기로 남겨두고 후에 아이들이 크면 찾아보고 싶어서 앞으로 종종 후기글을 올릴 생각입니다.

사진이 없는 게임들은 보드게임긱에서 게임박스 이미지만 가져왔습니다. 앞으로 후기를 올리려면 더 열심히 사진을 찍어야 겠네요.

오늘은 2022년 8월에 플레이한 게임들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라비린스 (1회 - 4인플)

8월의 첫째 날, 아이들 셋과 4인플로 슈퍼 마리오 버전 라비린스를 즐겼습니다. 이 게임은 첫째아들이 자기 용돈으로 구매한 기념비적인 첫 게임인데요, 항상 아이들끼리만 플레이하고 저는 처음 해봤는데 간단한 룰에 운이 개입할 여지도 나름 적은 편이고 생각할 거리도 꽤 있는?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은 저랑 첫째, 둘째가 서로 견제하는 사이에 막내가 어부지리로 승리했네요.

언락 - 레전더리 어드벤처 (3회 - 2인플같은 3인플)

제 큰아들은 언락 시리즈를 매우 사랑합니다. 덕분에 저는 거의 대부분의 언락 시리즈를 소유하고 있지요. 저는 한번 플레이한 후에는 다시 플레이를 안하는 편인데 큰아들은 심심하면 혼자서 몇번씩 같은 시나리오를 플레이하곤 합니다. 둘째는 몇번 무서운 시나리오를 플레이한 후에 다시는 플레이를 안하려고 해서 큰아들과 2인플을 하곤 하는데 게임할때마다 막내가 항상 조인해서 함께 카드 찾는 역할을 도맡아줍니다. 덕분에 저는 첫째와 막내에게 카드 찾는 역할을 맡겨놓고 트릭을 찾는데 집중할 수 있어서 더 좋긴 하네요 ㅎㅎ나름 언락 시리즈의 최신판인 레전더리 어드벤처를 구해서 8월중에 세 시나리오를 전부 끝냈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로는,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항상 무언가 새로운 기믹을 넣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지 점점 앱을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서 초반 시리즈만큼의 재미는 없는 것 같아요. 물론 큰아들이 대만족했기 때문에 다음에 나오는 게임 어드벤쳐도 구매하게 되겠지만요.

스키티아의 침략자들 (1회 - 2인플)

제 와이프는 보드게임을 싫어합니다... 종종 친구들과 함께 간단한 파티게임을 즐기기는 합니다만 보통 룰설명이 30초~1분을 넘어가는 게임은 절대로 플레이하지 않습니다 ㅎㅎ특히 저와 둘이서 2인플 하는건 정말 힘든 일이지요. 그래서 저의 전략게임 파트너는 90% 이상이 제 큰아들입니다. 제가 보드게임 취미에 입문했을 시절에는 아직 아들이 어려서 제가 거의 놀아주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대부분의 게임을 저랑 대등하게 플레이하는 최고의 게임 파트너가 되었지요. 8월달에 토론토로 갈 일이 생겨 구매하게 된 스키티아의 침략자를 아들과 플레이했습니다. 북해의 침략자는 해본적이 없어서 비교는 못하겠지만, 일꾼 사용방식이 상당히 독특하고 재밌었습니다. 상대방이 좋은 일꾼을 먼저 가져와도, 결국에는 그 일꾼으로 다른 행동을 하면서 저에게도 그 일꾼을 사용할 기회가 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침략시에 주사위를 굴려서 불확실성을 넣어준 점도 실력차이를 줄여주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게임 후반부에 두번 연속으로 5 데미지를 입게 됩니다...) 아들과의 아주 치열한 접전끝에 마지막 턴에 자원 2점치를 사용해서 5점 퀘스트 타일을 얻어간 아들이 2점 차이로 승리했네요. 대부분의 점수 계산을 게임 종료 후에 하다 보니 끝까지 누가 이기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점도 좋았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게임이 간단한 것 같아서 다음번에는 둘째 딸아이를 한번 가르쳐 봐야겠습니다.

스컬 / 딕싯 (각 1회, 5인플)

8월중에 친구집에서 잠시 보드게임을 할 기회가 생겨서 아이들 없이 5인플로 스컬과 딕싯을 플레이했습니다. 스컬은 간단한 룰에 비해서 생각보다 설명이 힘들더라구요. 듣기만 해서는 무슨 재미로 하는 게임인지 잘 설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우선 게임을 시작하니 다들 감 잡고 재밌게 플레이했습니다. 저랑 와이프랑 둘이서 자꾸 스컬을 내려놓고 사기를 치다보니 나중에는 아무도 저희 타일은 뒤집지 않더라구요 ㅎㅎ 딕싯은 아는 분이 가져오셔서 처음으로 플레이해봤는데 재밌었습니다. 카드를 보고 어떤 제시어를 고를지 창의력이 필요한 게임이라 나중에 아이들이랑 플레이하게 된다면 더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간이 늦어서 딕싯은 중간에 접었지만 오랜만에 지인들과 보드게임을 플레이한 좋은 날이었습니다.

오부족 (1회 - 2인플)

그동안 재미있다는 리뷰는 많이 봤었고 구매하고 싶었던 게임인데, 딕싯을 가져왔던 지인분이 오부족을 빌려주셔서 큰아들과 2인플로 플레이를 해봤습니다. 만칼라 시스템의 보드게임은 처음 플레이해봤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재밌는 게임이었네요. 매 턴 고민할 거리가 많고, 후턴으로 보드를 셋업해놓은 후에 비딩을 통해서 선턴을 뺏어와서 연속으로 플레이를 하는 등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게임입니다. 게임이 중후반부로 갈수록 어떻게든 남은 일꾼으로 최선의 수를 찾으려고 머리를 쥐어짜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은 상품을 열심히 모았던 큰아들이 또 2점차로 승리했네요. 다만 큰아들이 "재미는 있었지만, 다시 플레이하고 싶지는 않은 게임"이라는 평을 내리며 아쉽게도 제 구매리스트에서는 사라지게 된 게임입니다. 아들이 테마성이 강한 보드게임을 좋아하고 전통 유로게임은 별로 좋아하지를 않아서 아쉽네요. 어서 빨리 둘째를 더욱 키워서 함께 유로게임을 플레이해야겠습니다.

사이드 (1회 - 2인플)

아들이 정말 좋아하는 영향력 게임 사이드도 한 번 플레이했습니다. 영향력 게임은 대부분 2인플이 아쉬운 게임이 많고, 사이드도 마찬가지 입니다만 아들은 보드판에서 많은 일이 벌어지는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종종 플레이하게 됩니다. 2인플의 널널함이 사실 아들과 플레이하기에는 더욱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랜덤으로 팩션을 선택했는데 서로 바로 인접한 팩션을 고르게 됐네요. 제가 초반에 전투를 크게 이기면서 아들을 기지에 몰아붙이는 바람에 일방적인 게임을 하게 됐습니다. 한 번 사용한 액션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아들의 팩션이 오히려 독이 되어서 본인이 하고 싶은 액션만 반복하다 보니 다양한 트랙을 올리지 못하고 너무 큰 점수차로 제가 이기게 되고 말았습니다. 다음번에는 아들이 원하는 팩션을 먼저 고르게 하고 반대쪽 시작지점 팩션을 골라서 게임을 해야겠네요.

클랭크! (1회 - 3인플)

사이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같은 날 이어서 클랭크를 플레이했습니다. 클랭크는 제가 보드게임 입문하면서 초창기에 구매한 게임인데, 한동안 많이 플레이했었지만 정말 오랫동안 잊혀진 채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이 날 왠일로 큰아이가 하고 싶다고 해서 재빨리 룰을 리뷰한 뒤에 플레이하게 됐는데, 게임을 셋업하고 있는중에 둘째 딸아이가 와서 조인하면서 3인플로 플레이하게 되었네요. 게임은 정말 정말 재밌었습니다. 제가 초반에 클랭크 토큰을 사용하는 카드를 연이어 구매하면서 열심히 달려나갔는데, 드래곤이 공격할때마다 계속해서 체력이 깎이면서 아슬아슬한 게임이 이어졌습니다. 중반부 이후에는 딸아이가 승리를 포기하고 저를 죽이기 위해 드래곤 알만 찾아다니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구요, 큰아들은 가방을 구매해서 두번째 보물을 찾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제가 체력을 1 남긴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이동 2 카드 세 장을 뽑고 탈출에 성공하게 되면서, 두 아이 모두 탈출에 실패하고 저의 승리로 끝나게 됐습니다. 승패를 떠나서 셋이서 정신없이 웃으면서 플레이한 한 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8월에 플레이한 게임중에 제일 기억에 남네요.

스컬킹 (2회 - 4인플)

막내딸의 최애 게임 스컬킹입니다. 저희 가족 내에서 단순 플레이 횟수로만 따지면 압도적으로 원탑을 달리고 있는 게임이고, 8월달에도 어김없이 2번 플레이했습니다. (1~2번 더 플레이했던 것도 같은데 기록이 없어서 기억이 안납니다.) 저는 2018년판 크라켄이 추가된 버전을 가지고 있는데 점수 계산지는 예전에 다 썼고, 이미 한번 갈아낀 두번째 슬리브마저도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많이 플레이한 게임입니다. 이번에 또 흰고래 카드가 추가된 신판이 나온 것 같은데 아마 조만간 그걸 구매할지도 모르겠네요.

언더다크의 폭군들 (1회 - 2인플)

8월달에 구매해서 플레이해본 언더다크의 폭군들 신판 입니다. 큰아들이 유독 좋아하는 게임 매커니즘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영향력이요, 다른 하나는 덱빌딩입니다. 그 두가지 매커니즘이 섞여있는 게임이니 사실 실패할 수가 없는 게임이지요. 글에서 처음 언급했던 라비린스 에 이어서 아들이 용돈으로 구매한 두번째 게임이기도 합니다. 유튜브에서 리뷰영상을 찾아서 슬쩍 보여줬더니 그 날 바로 용돈을 사용해서 구매를 하더군요 ㅎㅎ 매뉴얼에서 추천하는대로 가장 기본이 되는 드로우 덱과 드래곤 덱을 섞어서 플레이했습니다. 사진기준으로 아들은 1시방향, 저는 9시방향에서 시작했는데, 초반에 아들이 위쪽 큰 거점을 빠르게 먹으면서 무섭게 치고나갔는데, 제가 스파이 카드를 열심히 활용해서 거점을 하나씩 끊어내면서 크게 승리하고 말았습니다. 아들이 플레이를 너무 잘 하길래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생각보다도 더 크게 이겨버렸네요 (물론 그렇다고 평소에 딱히 봐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아들은 이날의 실패가 너무 속상했는지 아직도 틈만나면 2차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마 결국에는 이번달에도 플레이하게 될 것 같아요.

미니빌 (1회 - 3인플)

8월의 마지막 날, 첫째 둘째와 셋이서 미니빌을 플레이했습니다. 사실 이날은 아들과 다른 게임을 하기로 했었는데, 둘째가 같이 하고 싶어해서 본게임 전에 빠르게 한판 돌리게 되었네요. 게임은 주사위가 저를 안 도와주면서 첫째와 둘째가 계속 치고 나가고 있었으나, 2번 목장 카드와 7번 치즈 팩토리 카드를 꾸역꾸역 모은 결과, 막판에 2턴 연속으로 7이 터져주면서 제가 승리를 가져가게 됐습니다. 주사위 운빨이 강한 게임은 평소에 잘 플레이하지 않으려는 편인데, 이렇게 가끔씩 가볍게 플레이하면 재밌고 좋은 것 같아요.

글룸헤이븐: 사자의 턱 (5회 - 2인플)

위에서 말씀드렸던 큰아들과의 본게임, 글룸헤이븐 사자의 턱이 8월의 마지막 게임이네요. 사실 여러 날에 걸쳐서 8월 한달간 무려 5번이나 플레이했습니다. 사진은 어째서인지 4번밖에 찍지를 않았네요... 테마성이 강한 전략게임을 좋아하는 아들에게 사자의 턱은 진정한 갓겜입니다. 저도 매 번 플레이마다 너무 즐겁게 함께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아마 사자의 턱 플레이가 끝나면 제 아들의 인생 3번째 보드게임 구매는 글룸헤이븐 본판이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벌써부터 글룸헤이븐 구매를 위해서 열심히 용돈을 모으고 있는 아들을 보면 매우 뿌듯합니다. (아빠를 위해 보드게임을 구매해줘...) 이번 달 플레이중에 기억에 남는 기억은, 한 시나리오에서 아들이 자꾸 머들 트랩에 빠져서 매우 힘들게 플레이 했었는데 알고보니 아들이 본인의 미션을 위해서 (디스어드벤티지 상태에서 적 잡기) 트롤링 중인걸 알았을 때가 있구요. 또 한 시나리오에서 아들이 마지막 한 턴 (핸드 2장)이 남은 상황, 적에게 무려 12 데미지가 필요한 상황이라 사실 포기중이었는데, 마지막으로 제 보이드워든으로 아들 케릭의 5 데미지 공격과 함께 2배 데미지 모디파이어가 뜨면서 적에게 걸려있던 독과 함께 (5+1)*2 로 막타를 치면서 시나리오를 클리어했을 때,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들이 자꾸 긴 휴식을 안하고 계속 달려서 저도 못쉬고 따라가느라 힘들게 플레이했는데 알고보니 아들 미션이 긴 휴식을 하지 않는거였을 때 등등,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즐거운 기억이 가득한 플레이였습니다. 이번달에는 아직 플레이하지 못했는데 빨리 또 플레이하고 싶네요.

8월에 플레이한 게임은 여기까지입니다. 글솜씨가 없어서 쓰는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걸리네요.

이제 아이들이 개학을 해서 앞으로는 더더욱 게임할 시간이 줄어들겠지만, 다음번에도 후기 남기러 또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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