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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써보는 에볼루션과 오션스에 대한 생각

3,471 조회

2022.08.31 01:50

잠자기 전 생각나는대로 끄적여보는 글입니다.

에볼루션을 소장하고 있는데 오션스도 구매해야하나? 많은 분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실듯 합니다.

플레이해보니 참 비슷하고 닮아있습니다. 근데 비슷한 재료로 만들었는데 미묘하게 다른 맛이 납니다.

그래서 생각을 글로 정리해봤습니다. (이미지는 없어요.)

결로부터 말씀드리면...

에볼루션은 4인 베스트로 눈치 + 치고박는 한방 인터렉션에 몰빵한 긴장감 넘치는 게임이고,

오션스는 2-3인 베스트로 차근차근 자신의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축해가는 생각할거리가 많은 퍼즐 전략게임에 가까워보입니다.

즉 에볼루션이 부수는 재미라면, 오션스는 만드는 재미라고 생각됩니다.

1. 턴방식 변화

진화를 통해 생존하고 번성하는 테마는 똑같은데 턴 방식이 바뀌면서 많은 변화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에볼루션은 라운드 단위로 진행됩니다. 다같이 카드 왕창 쓰고싶은대로 쓰고나면 다같이 먹이 먹고 싸우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끝나면 다음 라운드 시작하구요.

오션스는 자기턴이 오면 카드1~2장 쓰고 한 개체만 먹이 먹이고 끝납니다. 계속 턴이 돌아가며 라운드 개념이 없습니다.

이 차이가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

에볼루션은 한번에 카드 여러장을 쓰는데다가 어떤 카드를 쓸지 비공개이기 때문에 준비를 제대로 하지않으면 어퍼컷 한방에 나가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각변동이 심한 게임입니다.

오션스는 턴에 기껏 1~2장이고 차례차례 턴 진행하니 갑작스런 상황에 놀랄 일은 없습니다. 늘 공격을 받긴하지만 잽을 날리는 정도라 아프기보단 귀찮고 성가신 느낌이 더 큽니다. 계속 잽이 날라올 예정이니 어떻게 효율적으로 막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에볼루션의 히든카드가 주는 긴장감과 공개되었을때 쾌감이나 안타까움 등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추가적으로 에볼루션은 동시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인원이 많을 때도 빠른 진행이 된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보입니다.

2. 공격 시스템

두 게임 모두 강한 인터렉션은 공격, 즉 육식에서 나옵니다.

에볼루션은 기본적으로 모든 동물은 채식이고 육식 카드를 장착해야 공격이 가능합니다.

즉 대부분 채식인데 육식 동물 하나가 나와서 난장판을 만드는 패턴입니다. 덩치크고 머리좋은 괴물같은 육식동물 하나 나오면 엄청 무섭습니다.

오션스는 기본이 잡식입니다. 채식도 하고 상대방 물어뜯을게 있으면 바로 육식도 가능합니다. 특정 카드에 의해서만 채식 또는 육식 전용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오션스가 더 공격적으로 보이지만 다들 뜯길걸 기정사실로 생각하기 때문에 충격이 덜합니다. 오션스가 복싱 사각링에서 싸우는 느낌이면 에볼루션은 길에서 갑자기 조폭 만나는 느낌인듯 합니다.

또 중요한건 오션스는 에볼루션과 달리 공격당해서 HP가 0 이어도 바로 안죽습니다. 자기턴에 먹이 먹으면 삽니다. 오히려 HP가 0이 되는 경우가 흔하기때문에 0을 기준으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게됩니다.

오션스는 처음부터 복싱글러브 끼워주고 시작하고 넉다운되면 카운트다운까지 해줘서 일어날 기회를 주는 게임이라면 에볼루션은 아무런 무기없이 시작하는데 갑자기 '나 길가다 총 주웠어. 너 죽어!' 이런 게임인거죠.

3. 공생 시스템

에볼루션에도 여러 개체가 협력하거나 영향을 주는 요소가 있었지만 오션스는 더 강화된듯 합니다.

에볼루션은 매 라운드 모든 개체가 먹이를 먹을 기회가 돌아오는 편이었는데(물론 아닐때도 있지만) 오션스는 한 턴에 한 개체만 먹이 활동을 할수 있습니다.

즉 에볼루션은 먹이 부족하면 다들 조금씩 먹고 다같이 허리띠 졸라매고 생존하면 되는데 오션스는 딱 한놈만 배불리 먹고 나머진 기회조차 없어서 하다보면 턴이 모자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아까 오션스는 잽을 맞는 느낌이라 했는데 한방에 죽지않아도 마치 독뎀을 맞은것 마냥 피가 쭉쭉 떨어지기 때문에 개체수가 많을때는 다 돌보기 힘들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션스는 공생 시스템을 만드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그럼 유지가 안되요. 하나가 먹으면 옆에 애는 찌꺼기를 먹고 사는거죠.

오션스는 개체를 그냥 둬도 먹고 살도록 해야하는데 이런 자동화 시스템을 만드는 재미가 큽니다. 초반에 가내수공업으로 손이 많이 가는데 엔진 구축을 잘 하면 후반에는 공장 수준으로 돌리는 재미가 있죠.

에볼루션이 한마리 한마리 키우는 느낌이라면 오션스는 다양한 공생카드로 생태계를 구축하는 느낌입니다. 차근차근 만들어서 완성되었을 때 쾌감이 큽니다.

요건 오션스의 승.

4. 카드 시스템

에볼루션은 모든 카드를 섞어서 사용하기에 처음부터 온갖 다양한 카드가 다 나옵니다. 그때 그때 필요한 특성을 대충 갖다쓰게 됩니다. 방어가 필요하면 아무 방어카드나 쓰는거죠.

오션스는 전반부 카드가 10여종으로 정해져있습니다. 후반부에 다양한 카드가 추가되구요.

따라서 전반부는 어느정도 테크가 정해져있고 패턴이 있습니다. 특히 공생 시스템을 턴마다 차근차근 만들어가는게 중요한 게임이라 초반부터 한땀한땀 신경써서 빌드업을 잘 해가야합니다.

후반에는 굉장히 다양한 카드가 나오기때문에 이것저것 해보는 재미가 있는듯 합니다.

둘다 리플레이성이 좋은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오션스는 이벤트 카드도 그렇고 다양한 카드종류도 그렇고 그래도 리플레이성을 신경을 쓴 느낌입니다.

결론..

오션스에서 1.턴방식과 2.공격 시스템의 변화는 기존 에볼루션의 강력했던 공격 인터렉션을 순한맛으로 변화시켰고, 3.공생과 4.카드의 변화는 좀 더 다양한 전략적 재미를 주기 위한 변화 같습니다.

에볼루션은 혼돈의 카오스이고 개체 이것저것 만들어 키우면서 공격하고 방어하는 게임이라 인원도 4인 정도는 되야하고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기분도 상할수 있는 투박하고 거친 게임인듯 합니다.

오션스는 큰 혼란이나 변수를 줄이고 자기만의 빌드나 퍼즐에 좀더 신경쓸수 있도륵 만든 더 계산적인 게임이고 다양한 조합이나 구성을 시도해볼수 있는 다양한 카드풀을 가진 2-3인도 충분히 재밌을수 있는 좀더 요즘 트렌드에 맞는 겜인것 같습니다.

긱평점도 거의 박빙인듯 하고 어느게 상위호환이라고 말하기는 힘든것 같습니다.

저는 이 게임들에 전략게임보다는 전략 느낌의 파티게임 포지션으로 기대하기때문에 에볼루션에 더 마음이 가긴 하네요. (전략은 더 재밌는 게임이 많다고 생각하기에.)

테마도 에볼루션의 '육지' vs 오션스의 '바다'에서 에볼루션의 '육지'가 더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오션스에는 에볼루션 프로모가 인질로 잡혀있는...;;; 귀여운 사자 프로모가 아른거리는군요.ㄷㄷ

5만원 채워서 살것도 없는데 좀더 고민해봐야겠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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