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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의 추리 갓겜: 여우와 탐정

2,847 조회

2022.01.21 20:26

- 사진 출처: 팝콘에듀

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글

여섯 살의 추리 갓겜: Whoowasit? (앱 버전)

여섯 살의 추리 게임: 마술 팽이 리뷰

일곱 살의 화이트홀 미스테리: ‘에밀과 탐정’ 후기

에 이어 여덟 살(11월생)인 저희 딸이 즐겨 하는 (보드게임긱 어린이 게임 5위에 빛나는!)

협력 (소거법) 추리게임 ‘여우와 탐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 게임을 잘 몰랐는데 보드게임 지도사 한 분이 아이들의 갓겜이라고 알려 주셔서

사게 되었습니다.

0. 간단 소개

- 16명의 용의자들.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의 사진의 캡처

16명의 여우 중에 누가 고기파이를 훔쳤을까요? 어린이 탐정단은 범인이 아지트에

도착해 숨기 전에, 동네로 흩어져 이웃들에게 범인의 인상착의를 물어,

(목도리, 안경, 시계, 망토, 모자 등을 갖고 있는지 없는지)

누가 범인인지 밝혀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범인이 망토를 걸치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면, 위 사진에서 오른쪽은

용의자에서 배제할 수 있고, 반대로 안경을 쓰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면,

이번엔 왼쪽을 배제할 수 있는 거죠.

- 탐정들.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의 표지 사진을 확대 캡처

1. 두 가지 구성물

- 플레이어 말.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먼저, 주요 구성물 두 가지를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위 사진의 게임판에

(탐정이 쓰는) 빨강, 연두, 파랑 모자 세 개가 보이죠? 이건 각 플레이어가

게임판(동네)를 돌아다닐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 뒷면으로 놓은 (발자국이 그려진) 말풍선 모양 단서들.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그리고, 위 사진의 게임판에 (발자국이 여러 개 그려진) 말풍선 모양 단서 토큰들이

보이는데요, 자신의 말을 이동해 단서 토큰이 놓여진 이웃의 집에 도착하면,

그 단서 토큰을 획득하게 됩니다.

- 단서 토큰의 앞면에 그려진 목도리, 안경, 시계, 망토, 모자 등.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의 사진의 캡처

2. 기믹

획득한 단서 토큰으로부터 이웃의 진술을 확인하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이 게임에는 아이들에게 인기 좋은 기믹인 단서 해독기가 들어 있는데,

- 단서 해독기

이 단서 해독기 윗부분에는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꽂아 둔 도둑 카드가 (아래 사진처럼)

보입니다. 이 도둑은 16명의 용의자 중 랜덤으로 선택됐기 때문에 누군진 모르고 말이죠.

- 단서 해독기 위부분에 도둑 카드가 (흐릿하게;) 보인다

이제, 아래 사진처럼 앞에서 획득한 말풍선 모양의 단서(사진에는 안경)을 넣은 뒤,

- 안경 단서를 단서 해독기에 넣었다

오른쪽에 있는 슬라이드를 당기면 아래 사진처럼 단서의 오른쪽 위에 도둑이 안경을

썼는지 안 썼는지 표시됩니다.

- 슬라이드를 당겼더니 초록색이 어렴풋이 보인다

위 사진처럼 단서의 오른쪽 위에 초록색이 보이면 도둑이 안경을 썼다는 것이고,

- 슬라이드를 당겼더니 흰색이 보인다

위 사진처럼 흰색이 보이면 도둑이 안경을 쓰지 않았다는 걸 뜻하는데, 이 결과가

도둑의 인상착의에 대한 이웃의 진술이 되는 거죠.

이 단서 해독기에 단서를 넣고 슬라이드를 당기는 게 재밌어서, 아이들이

서로 당기려고 한다고 들었는데, 저희 딸도 엄청 재밌어 하더라구요. 요즘은

익숙해져서 그런지 시들하지만 말이죠 ㅋ

3. 두 가지 행동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차례에

1) 자신의 말을 움직여 이웃의 집을 방문해, 단서 토큰을 뒤집어

범인의 인상착의를 확인하는 ‘단서찾기’ 행동, 혹은

2) (아래 사진처럼) 게임판 주위에 뒷면으로 놓은 용의자 카드 한 장을

선택해 뒤집어 놓는 ‘용의자 공개’

중 원하는 행동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 게임판 주위에 뒤집어 놓은 용의자 카드들.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그동안 아이가 해 본 게임 중에 행동을 선택하는 게임이 없어서 더 그랬겠지만)

아이가 효율적으로 선택하지는 못 하더라구요. (만 5세 이상 게임인데도) 아직까지

아이에게 그렇게 쉬운 게임은 아닌 거 같습니다;

4. 주사위

- 주사위 세 개.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이 게임에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주사위 세 개가 들어 있는데, 주사위에는

단서찾기 행동을 뜻하는 ‘발자국’과 용의자 공개 행동을 뜻하는 ‘눈’ 이렇게

두 가지가 그려져 있습니다.

앞에서 자신의 차례에 두 가지 행동 중 하나를 선택한다고 했는데, 선택한 행동을

실제로 하기 위해서는 주사위를 최대 세 번 던져 모든 주사위에 그 행동에 해당하는

눈이 나와야 합니다. (원하는 눈이 나온 주사위는 옆으로 치워 놓고, 남은 주사위만

다시 던집니다.) 단서찾기 행동을 원하면 모두 발자국이 나와야 하고,

용의자 공개 행동을 원하면 모두 눈이 나와야 하는 거죠. 이 주사위 굴림에

실패하면 이번 차례는 그냥 날리는데다, 도둑이 아지트로 도망갈 시간만 벌어주기

때문에 아쉬움이 무척 큽니다.

- 주사위 굴림에 실패하면, 오른쪽 위에 보이는 빨간색 여우 피규어가

아지트 쪽으로 세 칸 이동한다.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그래서, 주사위를 던질 때마다

‘실패하면 어쩌지?’

라며 걱정하게 되는데, (푸시유어럭 게임도 아닌데) 아이는 마치

‘크베들린부르크의 돌팔이 약장수’에서 솥이 터지면 어쩌나 걱정하며 주머니에서

약재를 뽑는 기분을 느끼는 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아이는 제가 주사위를 세 번째 굴릴 때면 어김없이 두 손을 비비며

“비나이다. 비나이다.”

를 외쳤고, (종교는 없습니다 ㅋ) 자기가 굴릴 때는 저보고

“아빠! 비나이다, 비나이다 해야지!”

라고 그러더라구요 ㅋ

비슷하게, ‘용의자 공개’ 행동에서 바닥에 깔아 놓은 용의자 카드 한 장을 골라

뒤집을 때, 아이는 어떤 카드를 고를지 무척 고민하더라구요 ㅋ

이 게임의 운요소가 아이에게 큰 재미로 다가가는 거 같습니다.

5. 여우의 이동

앞의 사진에서 본 것처럼, 주사위 굴림에 실패하면 여우 피규어가 길을 따라

세 칸 이동하는데, 아지트에 도착하면 즉시 패배하며 게임이 끝나게 됩니다.

그런데, 게임을 하다 보면 여우가 어느새 아지트 근처에 온 것만 같아 쫓기는

기분으로 게임을 하게 됩니다. 그만큼 난이도를 잘 조절한 거 같습니다.

실패한 적도 있거든요; (게임이 쉬우면 게임을 준비할 때 미리 공개하는

용의자 카드 장수를 줄이면 됩니다. 저는 한 장도 공개하지 않고 하는데,

이렇게 하면 긴장감이 상당합니다;)

- 여우가 아지트로 향하는 길을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 아지트는 화살표 끝에

보이는 검은색 구멍.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의 사진에 빨간색으로 표시.

6. 여우와 탐정 vs Whoowasit?

- Whoowasit? 표지 일러.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이번에는 이 게임과 Whoowasit?을 간단하게 비교해 보겠습니다. Whoowasit?도

보드게임긱 어린이 게임 20위에 달하는 멋진 소거법 추리게임이니까요 ㅋ

(SDJ 어린이 게임상도 받았습니다!)

여섯 살의 추리 갓겜: Whoowasit? (앱 버전)

비슷한 점이 많은 두 게임이지만, 여우와 탐정이 운 요소에서 오는 재미가

상당하다면, Whoowasit?은 유령이 돌아다니는 궁정에서 동물들과 대화를 나누며

게임을 진행하다 보니 테마에서 오는 재미가 꽤 괜찮습니다. 게다가, Whoowasit?은

앱게임의 퀄이 상당히 좋아 앱게임으로 진행하면 아이가 몰입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말이죠.

두 게임이 사용하는 소거법은 거의 비슷하지만, 난이도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입니다. Whoowasit?에서는 범인이

여자인지, 모자를 썼는지, 혹은 검은 신발을 신었는지 등

으로 범인을 가려내는 반면, 여우와 탐정은 범인이

꽃을 꽂았는지 안 꽂았는지, 안경을 썼는지 안 썼는지 등

NOT이 들어가는 부정문도 생각해야 해서, 제 생각에는 여우와 탐점 쪽의 난이도가

더 높은 거 같습니다. (하지만, 보드게임긱에서는 Whoowasit?이 만 6세 이상,

여우와 탐정이 만 5세 이상이더군요;) 그래서, 아이가 조금 더 어릴 때 Whoowasit?를

앱으로 플레이하다가, 익숙해진다 싶으면 여우와 탐정으로 갈아타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7. 마무리

여우와 탐정은 저희 딸이 꾸준히 플레이하는 게임 중 하나로, 자칫 딱딱하게

느낄 수 있는 소거법에 귀여운 일러, 게임에 잘 어울리는 기믹, 긴장감 넘치는

주사위 굴림 등을 정말 잘 버무린 갓게임입니다. 괜히 보드게임긱 어린이 게임 5위가

아닌 거죠. 어린이 게임에 관심 있는 분은 꼭 플레이해 보시길 강력하게 추천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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