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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vs 추리: ‘서스펙트 게임’ 첫인상 간단 후기

3,326 조회

2021.10.27 19:27

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에 플레이한 서스펙트 게임 첫 번째 시나리오의 후기를

간단하게 적어 보려고 합니다. 저에게 이 게임은

추리게임 + 역할극

으로 다가와서, 추리게임과 역할극으로 나누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수사 vs 추리’ 시리즈의 다른 글들은 수사 vs 추리: Top 3’s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1. 추리게임으로서의 서스펙트 게임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제가 맡은 캐릭터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개인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추리게임을 많이 플레이해서 그런지 몰라도)

사건에 대한 진상을 대략이나마 파악할 수 있더군요. 그 덕분에 나머지

세 플레이어 중에 일단 한 명은 범인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었고 말이죠.

시작하기도 전에 사건의 진상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들어간다는 점은

‘사건의 재구성: 1400’을 생각나게 하더군요.

수사 vs 추리: 사건의 재구성 1400 리뷰

- 사건의 재구성: 1400.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게임에 들어가서는, (범인이 아니라고 확신한) 한 명을 완전히 배제하고

나머지 두 명만 조사했는데, 그중 한 명은 의심스러운 단서만 계속 쌓이는 반면,

나머지 한 명은 사건과는 동떨어진 (겉돈다는 느낌?) 단서만 계속 쌓여,

누가 범인인지 이미 초중반에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을 진짜 쉽게 풀어 나간 거죠.

그래서이겠지만, 순발력이 어마무시하고 마피아 게임도 능숙하게 잘하는 분이

범인역을 맡았음에도 말을 살짝살짝 더듬거나 긴장된 손동작을 보이는 등

멘탈이 흔들리시더군요. 제가 범인이었으면 게임 관두고 싶겠더라구요;

사실상 정체가 들통난 범인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다른 캐릭터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비밀을 모두 추리해내야 하는데, (맨정신으로도 어려울 거 같아서)

흔들리는 멘탈로는 거의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만큼 범인이 불리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밸런스 상의 문제점은 첫 번째 시나리오만의 문제이리라 믿습니다;)

한편, 범인을 짐작하는 것과는 달리 사건의 진상을 낱낱히 파헤치지는

못 하겠더군요. 이게 좀 답답했는데, 모든 디테일을 파악하도록 허락하지는

않는 게임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복기를 해 보진 않아서 자신은 못 하겠네요;)

추리게임으로서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게임이었네요.

2. 역할극으로서의 서스펙트 게임

이렇게 말씀드리면 재미없었겠다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는데요, 사실 정반대였습니다.

삼자적 입장에서 추리하는 여타 추리게임들과는 달리, 자기가 맡은 역할에

몰입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디텍티브: 모던 크라임 보드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서로를 각자가 맡은 형사 이름으로 부르며 플레이한 분이 몇 분이나 계실까싶은 반면,

서스펙트 게임은 자신의 역할에 몰두하게 되고, 자연스레 연기까지 하게 되더군요.

저는 이런 몰입감을 다른 게임에서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신세계가

열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엄청나게 재밌었던 겁니다.

3. 지속된 긴장감

여기다, 범인을 대략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긴장감이 어느 정도는 지속됐다는 점도

이 게임의 재미를 뒷받침했다고 생각합니다. 추리를 100% 확신할 만한 단서도 없고,

(거짓말이 허용되기 때문에) 누가의 말도 믿을 수 없는데다가, 사건의 디테일을

파악하지도 못했기 때문이죠.

이런 느낌은 디텍티브를 살~짝 떠올리게 하더군요. 흐릿한 윤곽은 그릴 수 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도통 알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최종 보고서를 작성할 시간이

다 됐을 때 느끼는 긴장감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디텍티브처럼 강렬한 긴장감은

아니지만 말이죠.

수사 vs 추리: 디텍티브 리뷰

- 디텍티브.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4. 마무리

게임이 끝나고, 모두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당분간 플레이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각자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 자신이 맡을 캐릭터를 고르고, 그 캐릭터의

개인 시나리오도 사진으로 찍어 갔습니다. 다들 똑같은 마음이었을 거 같네요.

‘아, 너무 플레이하고 싶다 ㅠㅠ’

서스펙트 게임에 관심 있는 분에게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다아님이 평소에 크라임씬류의 후기를 종종 올리시던데, 다시 읽어 봐야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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