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덤]에러플 없이 도전하기 및 리뷰

6,809 조회

2021.06.15 19:59

안녕하세요~

이번 달 코보게 슈필에서 고민 끝에 [퓨덤] 구매를 했고 한글화 작업을 거쳐 숱한 에러플 속에 퓨덤을 플레이한 리뷰를 몇 글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솔직히 저도 퓨덤에 대해서 그닥 관심이 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여러 소개 매체나 후기에서도 다뤄주셨지만 긱 랭크 4.5 이상의 높은 난이도와 잔룰 등 진입 장벽이 높은 게임으로 인식되어졌기 때문이죠. 룰마입장에서 같이 플레이하시는 분들의 성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죠. 저의 친한 지인분들도 나름 출중한 실력을 가지신 헤비보드게이머 분들이신데 퓨덤은 선뜻 구매치 않으셨습니다. 저 또한 퓨덤을 구매한다해도 과연 몇 번이나 돌릴 수 있을지, 가장 최근에 플레이한 게임으로 듄과 대만차 연대기 정도를 즐기시는 분들인데 퓨덤을 들이밀면 과연 하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저는 칸반,리스보아,쓰루,황투,메나,브라스 등 유기적인 액션과 테마가 잘 어우러지는 높은 난이도의 게임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보드게임을 막 좋아하던 시기에 칸반, 리스보아 등을 테마에 이끌려 모험적으로 구매하였고 열심히 룰을 익혀 주변 분들께 영업 후 성공한 나름의 전력이 있어 이번 퓨덤도 도전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주변 지인분들께 퓨덤 구매 의사를 알렸더니 아서라.. 컬렉터냐.. 돌릴 사람 없을텐데.. 등의 걱정을 해주셨지만 과연 예쁜 쓰레기인지 칸반과 같은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 줄 것인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깔때 까더라도 직접 사보고 룰 익혀서 제대로 돌려보고 까자" 란 생각으로 퓨덤을 구매하였습니다.

0. [퓨덤]룰 익히기

- 고구마맛우유님과 곰팡맨님의 친절한 퓨덤 설명영상을 출퇴근하며 3번 정도 돌려봤고 룰북만 2번 정독하고 주말에서도 내내 익혀보았습니다.(두 분께 감사합니다. 큰 도움되었어요^^) 룰을 익히면서 들었던 느낌은 자잘한게 많은 칸반?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칸반은 5~6가지 액션으로 깔끔하게 큰 잔룰없이 딱 떨어지는 느낌이었는데 퓨덤은 워낙 액션이 많은데다 상급액션까지 기억해야해서 복잡한 것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1. [퓨덤]플레이를 위해 카드 및 보드 한글화하기

제가 생각했을 때 퓨덤의 진입장벽이 높은 이유는 바로 카드 액션과 보드판의 불친절함이었습니다. 아트웍과 게임 디자인은 나무랄데가 없이 예쁘고 한 편의 중세 동화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리스보아 이후 이정도 고퀄 아트웍은 오랜만이었습니다. 컴포도 무척 좋구요. 그런데... 퓨덤은 11장의 카드 액션이 다 임에도 불구하고 카드와 참조표를 봐도 액션에 대한 온전한 설명이 빠져있어 플레이하기 힘들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같이 플레이하실 분들을 위해 참조표와 룰북을 보며 11가지 카드들에 대하여 한글화 작업을 진행(*5세트)하였고 보드판에 시대별 상품을 놓을 때 N,S 등 글자가 너무 작아 보이지 않는 점, 당기기와 밀기 등의 액션, 6가지 헷갈리기 쉬운 지형 등을 전부 한글화 작업을 해주었습니다. 이 작업에만 2일 정도가 꼬박 소요되었네요.

2. [퓨덤]첫플도전! 과연.... 에러플만 10개... 멘탈 털림

한글화 작업을 마치고 뭐 이제 가뿐히 하겠네!! 란 생각에 후배 1명과 함께 2인플로 첫플을 도전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3시간 30분이나 헤매면서 플레이했지만 3시간 넘어가니 멘탈이 흔들리고 룰북에 없는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토론하며 이리저리 찾아보느라 시간이 많이 허비되었습니다. 결국 3시대까지만 하고 첫플을 마무리하였고 그 때의 느낌은... "이 게임 뭐지?" 뭐 나름 재미는 있는 것 같은데.. 워낙 살펴야 할 것이 많은 느낌이었습니다. 집에서 곰곰히 생각해보고 룰북과 영상을 모두 종합해서 보니 에러플만 무려 10개 였습니다 ㅎㅎ..

가장 크리티컬한 에러플은 초반 식량 자원 7개를 받아야 하는 것을 빼먹고 했더니 와.. 진심 어렵게 플레이를 했었습니다.^^:: 첫플 이후 "왜 퓨덤서 아콜의 밥먹이기 스트레스가 느껴지지?" 란 생각이 들더군요. 더군다나 밀기, 당기기 기능도 헷갈렸고, 농부의 지갑과 교회의 금고도 반대쪽에 쌓아야하는데 맘대로 쌓고, 각 장소별 영향력 지형타일도 헷갈렸고, 시대별 점수 계산 시에도 지역별로 점수 반영해야 했는데 장소별로 반영하는 등 거의 에러플만 주구장창 돌리다가 끝난 느낌? 퓨덤 리뷰로 중에 대체 뭘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말에 공감이 갔습니다.

뭘 어떻게 해야 점수를 얻는지, 어떻게 영향력을 넓히고 유지해야 하는지, 왜 점수가 저렇게 받는 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같이 플레이 하고 멘탈 나간 후배와 다음 날 다시 에러플 없이 해보자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3. 두번째 플레이 : 에러플 5개 , 세번째 플레이 : 에러플 3개, 네번째 플레이 : 에러플 2개

두번째 플레이는 또다른 후배 한 명과 함께 퓨덤을 해보았습니다. 룰 영상도 안보고 듄과 대만차 연대기 정도에 익숙한 후배여서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었지만 30분 정도 룰 설명하고 곧바로 2인플을 해보았습니다. 처음 플레이 해 본 후배는 멘붕이었지만 저는 한 번 헤매여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조금씩 플레이가 윤곽이 잡혔습니다. 다만 상급액션인 잔치라던지, 굶기기, 정복, 행정관 디스크 사용 등 자잘한 플레이까지는 자세히 신경쓰지는 못했습니다. 다행히 서로 삽질 가운데 후배가 막판에 저를 4점 역전승했고 첫플에 엄청난 난이도의 게임을 이겼다고 칭찬해 주었더니 또 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워줘서 영업에 성공했습니다 ㅎㅎ

세번째 플레이는 후배1과 후배2 셋이서 온전히 3인플을 에러플 없이 돌려보자고 플레이하였습니다. 확실히 에러플을 줄여가면서 해보게되니 퓨덤의 재미를 조금씩 알게되었고 무조건 치고박는 영향력 싸움도 아니고 상대 플레이를 예측하여 내가 정확히 대비하거나 내가 먼저 선수쳤을 때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또 반대로 1,2장 카드를 허투루 쓰거나 액션이 꼬이면 진짜 고구마 100만개 먹은 느낌을 게임끝날때까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룰마인 저는 그동안 안해보았던 플레이를 해보느라 후배들에게 30점차로 대패하게 되고 고구마 100만개를 먹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때도 이동 시 자원 획득, 행정관 디스크 사용, 괴물 말 사용 등 소소한 에러플이 계속 있었으며 없을 줄 알았던 에러플을 보드게임 긱 QnA 등을 뒤져가며 바로 잡아가며 플레이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4. 다섯번째, 여섯번째 플레이 : 드.디.어 에러플 없이 플레이 해 본 소감

계속되는 에러플 속에서 지겨울 법도 한데 계속 룰을 찾아보고 공부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함께해준 고마운 후배들이 있었기에 에러플을 잡아갈 수 있었고 점점 플레이를 완성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도전 정신을 불러 일으켜주는 게임이었습니다. ㅎㅎ 후배들과 함께 드디어 5번째 만에 에러플없이 퓨덤을 플레이 해보았네요. 이기든 지든 셋이서 높은 난이도 게임을 함께 공부하고 즐기는 것 자체가 즐거웠네요

‐---‐---‐---------‐-----------------------------------------------------------

에러플 없이 돌려본 퓨덤은 일단 하고 싶은 액션이 정말 많습니다. 점수를 얻는 루트도 다양하며 각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적절히 영향력도 올려야 합니다. 처음에 여러 지역을 다니며 영향력을 놓은 플레이어는 초반 점수 획득이 용이하지만 후반에 갈수록 견제를 당하고 따라잡히게 됩니다. 라운드 시작 전 초석 1개를 사용하여 카드 액션을 1장 더 플레이할 수 있고 유황 1개를 사용하여 연속액션으로 상대방의 계획을 무너뜨리고 뒤통수를 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뒤통수를 잘만 예측하면 대비할 수 있습니다. 보통 영향력 게임의 경우 상호적인 작용이 강하고 워게임에서처럼 한 번 밀리면 답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퓨덤에서의 상호 견제는 사이쓰의 느낌도 약간 납니다. 영향력 게임이긴 하나 상대가 나의 영향력을 넘보지 못하게 확실하게 영향력의 우위를 점하면 쉽게 뺏기지 않습니다. 설령 뺏긴다해도 나도 귀족말이나 기사말로 상대방을 견제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스타크래프트 저그 종족처럼 밀리면 딴데가서 또 멀티 뜬다라는 생각으로 확장해 나가도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정복 액션과 상대를 뚜까 패고 다니는 액션도 가능한데 이게 만만치가 않습니다. 상대말이 있는 곳까지 나의 말을 이동해야 하는데 상대말이 이동으로 튀어버리면 그만이고 기사말에 초석이 쟁여져 있으면 쉽사리 전투를 걸어올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나의 말이 술 빨고 공격력과 방어력이 0이 된 상태면 언제 기습을 당할지 모르니 잘 도망다녀야 합니다. ㅎㅎ 영지는 다른 장소보다 3의 영향력을 주는 좋은 장소지만 기세좋게 처음 영지를 건설하면 모두의 타겟이 되며 호시탐탐 노려지고 2,4,5시대에 군사트랙으로 디스크를 놓지 못하면 왕에게 불충한 댓가로 시대별 마이너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동액션으로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니며 영향력 마커를 놓는 것은 마르코폴로의 여행액션 및 교역소 건설과 흡사합니다. 마르코폴로처럼 교역소의 혜택은 없지만 무조건 지배자가 좋은 것도 아니고 때로는 지형타일위에 있는 농노가 새로운 시대가 시작 할 때마다 자원획득 및 점수까지 획득할 수 있어서 좋을 때가 있습니다. 퓨덤은 상대의 액션에 따라 계속 상황이 바뀌고 그 가운데서 생각한 수가 막히면 손에든 액션카드로 재빨리 다음 수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플레이어 간의 균형을 잘 이루어야 합니다. 한 순간 방심하면 지배자에서 농노로, 상대방의 영향력 하에 놓이게 됩니다. 그 가운데 말이 이동할 수 있도록 이동수단도 챙겨야하며 라운드 끝날 때를 대비하여 식량이나 유황자원도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돈이나 영향력 마커가 떨어지게되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액션이 없게되며 시대가 예상보다 앞당겨지면 점수를 최대한 뽑아낼 루트를 생각해내야 합니다.

퓨덤은 전체적인 액션이 머리 속에 온전히 들어와야 재미가 있는 게임입니다. 시끄러운 장소에서 룰 공부도 없이 3~40분 대충 설명듣고 하게되면 퓨덤의 온전한 재미를 못느끼실 겁니다. 완벽한 룰마스터가 있다해도 최소 2번 이상을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완벽한 룰마없이 처음 테플하시면 에러플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겠지만 함께 공부하고 도전해볼 구성원이 계시다면 2~3번만 플레이해보세요. 매번 다른 경험과 재미를 선사해 줄 것입니다. 플레이에 익숙해지실수록 오히려 액션은 빠르게 하는데 처음에 카드를 고르는 것이 점점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됩니다. 첫번째로 이거하고 두번째로 이거한 다음 세번째에 저 플레이해야지. 그런데 중간에 막히면 이걸로 해야해.. 등등 경우의 수가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됩니다. ㅎㅎ 그렇게 준비하고 시작한 라운드에서 생각한대로 액션이 펼쳐지면 정말 재미있고 한 번 막히면 사이다없이 고구마 100개 드시게 될 겁니다.^^

장점

- 멋진 아트웍, 컴포, 일단 예쁨

- 액션이 무척 다양하며 상호작용이 활발

- 상대방의 액션에 따라 재빠르고 능동적인 대처를 좋아하는 플레이

- 톱니바퀴 돌 듯 유기적으로 생각한 액션이 맞아 들어가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

- 생각보다 활발한 정복 액션이 일어나지 않음 대신 눈치싸움이 치열

단점

- 진입장벽이 있고 액션 설명이 불친절함

- 룰을 익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림

- 챙겨야할 액션들이 많고 무엇보다 액션이 많아 다양한 상황에 따른 명확한 룰 설명이 부족함, 이로 인한 에러플 요소가 많음

- 실력 차이가 존재하거나 어느 한 플레이어만 집중 견제할 경우 견제당한 플레이어는 열받을 수 있음

- 룰을 완벽히 이해한 룰마스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게임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음

[총평]

단점의 모든 요소를 고려하더라도 같이 즐겁게 탐구해나갈 멤버만 있다면 무척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한글화에 소요된 시간과 에러플하며 날린 과정들이 디딤돌이 되어 정말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저희 모임에서도 이렇게 어려운 난이도의 게임을 5~6번 연속 플레이한 적이 없었습니다. 모임에서 그렇게 퓨덤을 정복하고 나면 초급, 중급 게임만 돌리기 희망했던 멤버들이 칸반이 쉬워보이는 강제 레벨업을 경험하시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도 함께 도전해보세요! 퓨덤 재미있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