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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vs 방탈출: Exit 오리엔트 특급열차 살인사건 간단 후기

7,967 조회

2021.05.1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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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가끔 추리게임과 방탈출게임을 헷 갈려하는 분들을 볼 수 있는데요,

보드게임을 많이 안 해 본 분들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많이 달라 보이는 두 장르에 어느 정도 유사성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예전 글에서

추리로서의 ‘왓슨 앤 홈즈’

추리게임과 방탈출게임이 동일한 사고방식을 요구하는 거 같다고 하면서,

추리게임이 뿌려진 단서를 통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게 하는 것처럼

방탈출게임은 뿌려진 단서를 써먹을 구체적인 문제를 찾아가게 한다고

적었는데, 이런 점에서 두 장르가 일맥상통하다고나 할까요?

(대체로 방탈출게임의 힌트는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를 알려주니까요.)

이렇게 유사한 면이 있는 장르라 그런지 추리와 방탈출을 한 게임에

담으려는 시도도 있는 거 같아 그런 게임들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1) 셜록 파일즈

저는 추리게임 중 셜록 파일즈를 굉장히 즐겁게 플레이했는데,

개연성 높은 추리를 즐길 수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셜록 파일즈 vs 왓슨 앤 홈즈: 간단 비교

이 게임에 살~짝 들어간 방탈출 기법 덕분에 갑자기 예상치 못한 전개가

펼쳐지며 모두가 흥분의 도가니에 빠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거

같습니다.

추리게임에 방탈출 요소를 양념 삼아 살짝 넣었지만, 그 효과가 아주

강렬했다는 거죠.

(2) 언락3: 툼스톤행 급행열차

언락3의 에피소드인 툼스톤행 급행열차는 셜록 파일즈와는 반대로
방탈출게임에 추리 요소를 넣었는데, 양념 정도의 역할이 아니라

테마상 중요한 역할을 할뿐더러 분량도 상당히 할애해, 기대를 가지고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추리게임으로서는 좀 많이 약하더군요.

일단 수사를 통해 증거를 수집한다는 느낌이 없고, 무턱대고

찔러 보고 다니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요? 게다가 추리 요소가 너무 적어서,

트릭을 간파한 분은 자연스레

“뭐야, 이게 다야?”

라는 말을 하게 될 정도였습니다. (반대로 트릭을 파악하지 못한 분은

당황스러우셨을 거 같네요;) 제 느낌으로는 방탈출게임에 스토리 전개를 위해

추리 요소를 넣은 정도가 아닌가 하네요.

툼스톤행 급행열차는 이 외에도 새로운 시도를 한 탓인지

‘이게 지금 뭐 하자는 거지?’

라는 생각도 두 번 들었지만, 방탈출게임으로서는 역시나 재밌는 게임이었습니다.

(3) EXIT: 오리엔트 특급열차 살인사건

최근에 플레이한 오리엔트 특급열차 살인사건 역시 방탈출게임에

추리 요소를 넣었는데, 툼스톤행 급행열차와는 달리 추리게임으로서도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하나의 스토리 속에 추리게임과 방탈출게임이 나란히 진행되는데,

방탈출게임을 하는 도중에 발견한 단서가 추리게임에 쓰이는지 아니면

방탈출게임에 쓰이는지 헷갈리기도 할 정도로 완전히 별개로

진행되지 않은 점이 좋았습니다.

더구나 게임 중반까지는 왓슨앤홈즈의 한 에피소드가 떠오를 정도로

추리하는 재미가 꽤 괜찮더군요. 여러 명의 용의자 중에 범인을

좁혀나가는 소거법처럼 진행되지만, 그렇다고

“얘는 범인 아니야.”

라고 확실하게 말해 주지 않고, 의문이 살~짝 남게 만들어 놓아서

늘 긴가민가하다고나 할까요? 적절한 긴장감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게임 막판에는 너무 많은 걸 알려 줘서 약간 김이 새긴 했지만,

추리가 주가 되는 게임이 아니다 보니 일부러 난이도를 낮춘 것 같아,

추리게임으로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포켓 디텍티브보다는 훨씬 나은 거 같네요 ㅋ)

한편, 방탈출게임으로서도 아주 좋았는데, 힌트를 한 번도 안 보고

클리어해서 더 그렇겠지만 개연성이 매우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마다 자꾸 답이 틀리는데, 그렇다고 헛짚은 거 같지는 않아서

‘그래서 놓친 게 뭐지? 거의 다 온 거 같은데...’

라는 생각에 포기를 못 하겠더라구요. 그러다

“어? 이게 뭐야? 이게 여기에 왜 있지? 그동안 왜 못 봤지?”

라고 말하는 순간이 오는데, 그러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과정이 계속 이어지더군요.

최근에 방탈출게임에 몰두해서 아내와 함께 언락, Exit 시리즈를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멋진 경험을 한 거 같습니다.

(4) 마무리

끝으로, 방탈출게임을 많이 못 해봐서 한 게임에서 두 장르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이런 게임이 더 있는지 모르겠는데요... (있으면 알려주세요!)

두 가지 장르 모두 비슷한 난이도로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재밌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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