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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의 추리 갓겜: Whoowasit? (앱 버전)

3,632 조회

2020.12.27 14:36

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이번과 다음 글들에선 여섯 살(61개월)인 제 딸이 아주

좋아하는 추리 (혹은 추리 비슷한) 게임들을 몇 개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소개할 게임은 저희 딸이 그동안 즐긴 보드게임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게임으로, 2007년 출시된 게임임에도

보드게임으로는 드물게 전자기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했고,

중요한 보드게임상 SDJ와 DSP 모두에서 어린이 게임상을

수상한 라이너 크니치아의 협력 게임 ‘Whoowasit?’

(이하 누구지?)의 아이패드 앱 버전입니다.

누구지?의 앱 버전은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모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사진 출처: 앱스토어

게임 소개

(1) 게임의 테마

마법 왕국을 지키기 위해, 임금님은 마법 반지의 힘을 빌어

사악한 마법사에 맞서 왔습니다. 안 되겠다 싶었던 마법사는,

왕궁의 신하 한 명에게 사악한 주문을 걸어 어젯밤 마법 반지를

훔치게 했습니다.

마법 왕국의 아이들은 동물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데,

한 무리의 아이들이 성문을 지키고 있던 고양이로부터 밤사이

아무도 왕궁을 나가지 않았다는 얘기와 함께, 왕궁에 있을

반지 도둑을 찾아내 임금님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왕궁에 있는 동물들이 도와줄 거라면서요.

왕궁에는, 마주치는 아이를 모두 놀이방으로 도망치게

만들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유령이 돌아다니고 있지만, 아이들은

기꺼이 모험을 받아들였습니다. 과연, 마법사가 도착하는

오후 6시까지 도둑의 금고에서 반지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2) 게임의 흐름

아이들은 왕궁에 있는 방들을 뒤적거리며 음식이나 열쇠와

같은 아이템을 찾습니다. 방마다 동물 한 마리가 있는데, 말을

걸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고, 그 음식을 먹이로

주면, 그 보답으로

도둑이 키가 큰지, 모자를 썼는지, 남자인지 등등

과 같이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하나 알려줍니다. 동물들이

알려준 인상착의를 바탕으로, 열 명의 용의자 중 한 명을

도둑으로 특정해, 그 사람의 금고를 열쇠로 열면 반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긴 소매에, 키가 크고, 모자를 썼으며, 검은색 신발을

신은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래 사진의 용의자 중 아랫줄

제일 왼쪽이 도둑이라는 걸 알 수 있는 거죠.

용의자 카드 10장.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3) 왕궁

왕궁을 나타내는 게임판.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의 사진을 캡처

위 사진에는 왕궁의 방 열 개와 각 방에 있는 동물, 용의자의

얼굴이 그려진 금고가 보입니다. 아이들은 열린 문을 통해

방 사이를 왔다갔다할 수 있으며, 아래쪽에 보이는 흰색 유령은

게임판에 그려진 흰색 화살표를 따라 이동하게 됩니다.

네 가지 색깔 플레이어 말이 모여있는 위쪽에 있는 방이

놀이방이구요.

유령과 플레이어 말.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4) 전자 금고

전자 금고.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위 사진은 이 게임의 진행을 맡고 있는 전자 금고입니다.

플레이어가 어떤 방에 갔고 그 방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해당하는 버튼들을 누르면 목소리를 통해 어떻게 할지

알려줍니다.

(5) 자신의 차례에

자신의 차례에는 주사위를 던지는데, 주사위 눈에 따라 유령

말이나 자신의 플레이어 말을 이동시키며, 플레이어가 도착한

방에서는

1) 아이템 찾기,

2) 동물에게 말 걸거나 먹이 주기,

3) 마법이 깃든 물체 사용하기,

4) 열쇠로 금고 열어 보기

이렇게 네 가지 행동 중 하나를 선택하는데, 행동할 때마다

시간이 흐릅니다.

(6) 앱 버전

저는 아이패드 앱으로만 게임을 해봤는데, 보드게임과 다른 면이

좀 있습니다.

먼저, 앱에서는 ‘아이템 찾기 행동’을 하면 방에 있는 아이템을

자동적으로 갖게 되는 게 아니라, 살짝 가려져 있어 눈에

잘 안 띄는 아이템을 눈으로 직접 찾아야 됩니다.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거죠. 위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교회에 체리가 숨겨진 걸

볼 수 있습니다.

또, ‘마법이 깃든 물체 사용하기 행동’을 선택하면, 종종

한붓그리기를 하는데 시각적, 음향적 효과가 무척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반지를 찾아 게임에서 승리하면, 그동안 찾은

반지들과 함께 보관하는데,

아이가 찾은 열 네 번째 반지

아이는 반지들을 하나씩 번갈아가며 확대해 보고, 어떤 게

더 이쁜지 한참을 이야기하더라구요.

이제부터 저희 가족이 즐긴 이 게임의 감상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게임 감상

(1) 테마 몰입

처음 이 게임을 접했을 때 아이가 상당히 몰입했는데,

예쁜 일러도 한몫한 거 같지만, 유령의 존재가 가장 큰 역할은

한 거 같습니다. 유령한테 잡힐까 걱정돼서 엄마 아빠한테

안기기도 하고, “유령은 가짜야.”라며 쎈 척 하기도 했지만,

결국 엄마아빠와 (왕궁의) 같은 방에 있으려고 하더라구요.

같은 방에 있으면, 설령 유령한테 잡히더라도 놀이방에 같이

있게 되니 안심이 된다면서요.

아이는 이 게임의 이름을

‘유령한테 잡히면 놀이방에 가는 게임’

이라고 부르는데, 유령의 존재가 아이에게 얼마나 큰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2) 미니 게임

아이를 잡아끈 것은 또 있습니다. 이건 앱게임에만 해당할

텐데요... 방에서 ‘아이템 찾기 행동’이 숨은그림찾기이고,

‘마법이 깃든 물체 사용하기 행동’이 한붓그리기라고 했었는데,

이 두 가지가 아이에겐 즐거운 미니게임이 돼서 게임을

다채롭게 한 거 같습니다. 아이는 그 두 가지 행동을 주로

선택했고 말이죠.

(3) 주사위

다른 아이들도 그럴 거 같은데... 주사위 던지는 거 자체를

좋아해서, 엄마아빠 차례에도 자기가 주사위를 던지고

싶어합니다. 특히 엄마아빠의 주사위가 안 좋을 땐, 자기가

던지겠다고 우기는데, 그러다 낮은 눈이 나오기라도 하면

우울해하면서 사과하기도 하더군요.

이 게임을 하다 보면 주사위를 던져 높은 눈인 4가 나오거나,

유령이 길막해서 답답할 때 유령 눈이 나오면 좋을 때가 종종

있는데, 이럴 때 원하는 주사위 눈이 나오면 다 같이

하이파이브를 하게 됩니다. 아이가 주사위 게임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는 순간이고 말이죠.

(4) 추리

동물들이 알려준 인상착의를 통해 도둑을 특정하는 과정은

전형적인 소거법인데, 처음엔 아이가 좀 어려워하더라구요.

하지만, 점점 익숙해지더니, 이제는 여우와 탐정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보드게임긱 어린이 게임 5위에 빛나는 여우와 탐정

(5) 복잡성과 리플성

이 게임은 아이에게 나름 복잡한 게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주사위를 던지고, 이동하고, 아이템을 모으고, 단서를

얻고, 추리까지 하니까요. 그래서, 긱웨이트도 1.45로 여우와

탐정(1.12)보다 높고 말이죠.

그래서이겠지만, 처음 몇 판을 하는 동안에는 어떤 방에서

살펴보기를 했는지, 어떤 동물한테 말을 걸었는지 기억을

못했는데, 게임을 반복하면서

“아까 당나귀한테 물어보지 않았나?”,

“드래곤이 빵을 좋아한다고 그랬지?”

와 같이 조금씩 기억력을 발휘하는 걸로 보아, 서서히 게임을

이해하면서 즐기는 거 같습니다. 덕분에, 이 게임은 아이에게

상당히 리플레이성이 좋은 갓게임으로자리잡았구 말이죠.

(6) 기록 시트

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기록 시트를 사용하는 게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그래서, 보드게임긱의 자료

Whoowasit Tracking Sheet

를 흉내내서 만들어 봤으니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Whoowasit? 기록 시트

(7) 언어장벽

이 게임은 영어를 들으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언어장벽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록 시트에 나와 있는 단어들만 캐치하면

되기 때문에 금방 익숙해지더라구요. 이런 점 때문에 기록

시트에는 영어와 한국어를 함께 적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혹시 못 들었더라도 앱에서는 고양이에게 물어보면 되고,

보드게임에서는 반복 버튼을 누르면 되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더라구요.

마무리

저희 딸은 누구지?를 15번 플레이했지만, 어떤 게임 할 거냐고

물으면 여전히 누구지?를 Top 3 중 하나로 꼽습니다. 저희

딸에게 최고의 갓겜인 거죠.

그리고, 아이가 소거법을 통해 도둑을 찾아내는 과정을 지켜본

아내는, 아이가 보드게임을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보드게임 구매에 굉장히 관대해지게 되었습니다. ^^

누구지? 앱 버전은 아이에게 종합 선물 세트와 같은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리플성 좋은 게임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니 태블릿을 가지고 있다면 어린 자녀와 꼭 플레이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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