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아트 하우스룰?
워낙 규칙이 깔끔한 게임이라 바꿀 게 있을까 싶지만, 아래 리맥 님의 글 <모던아트의 경매방식이 실제로도?>에서 로이엔탈 님과 댓글을 주고 받으면서 든 생각입니다. 모던아트에 나오는 경매 방식은 총 5가지가 있죠.
(1) 공개경매 (2) 밀봉경매 (3) 고정가경매 (4) 한바퀴경매 (4) 이중경매
이 중에 뒤의 3개는 현실에서 경매 방식으로 채택되기 어려울 겁니다. 먼저 이중경매는 결국 2번째 카드의 경매 방식을 따르게 되어 있고, 나머지 둘은 일단 순서가 있다는 데서 탈락입니다. 순서를 정하는 데서 번거로움과 결정적으로 공정성의 문제가 있겠죠. (공정하려면 먼저 사전 경매로 순서를 정하고...?!) 그러면 공개경매와 밀봉경매가 남는데, 현실에서 많이 사용되는 경매 방식 두 가지가 더 있습니다.
공개경매를 영국식 경매라고 하는데, 하나는 그 쌍둥이 격인 네덜란드식 경매입니다. (잘 알려진 영국 소더비 경매장과 네덜란드 알스미어 화훼 경매장이 각각 이들 방식을 사용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군요.) 영국식 경매가 '공개 오름입찰 경매'라면 네덜란드식 경매는 '공개 내림입찰 경매'입니다. 오름입찰 경매에서는 입찰자들이 입찰액을 부르며 가격이 점점 올라가지만, 내림입찰에서는 경매주가 높은 가격에서부터 시작해 점점 낮은 가격을 부릅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먼저 사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사람에게 마지막 나온 가격에 낙찰되는 거죠. 네덜란드식 경매의 장점은 경매가 빨리 끝난다는 건데, 그래서 화훼나 생선 등 신선함이 중요한 물품을 경매에 부칠 때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비커리 경매라고 하는데, 이건 모던아트의 밀봉경매와 비슷합니다. 일반 밀봉경매를 '최고가낙찰 밀봉입찰 경매'라고 한다면, 비커리 경매는 '차고가낙찰 밀봉입찰 경매'입니다. 입찰 방식은 똑같이 각 입찰자가 입찰액을 적어 보이지 않게 냅니다. 낙찰자도 당연히 가장 높은 입찰액을 적은 사람이겠죠. 차이는 최고 입찰자가 적은 가격에 관계없이, 그 다음으로 높게 나온 가격에 물품이 낙찰된다는 겁니다. '이상적인' 조건에서 이 4가지 경매 방식의 평균 낙찰가는 이론적으로 같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상황마다 가장 알맞은 방식을 사용해야겠죠.
모던아트에서도 플레이어마다 정보의 차이(자신의 핸드와 보유 자산), 심리전의 요소 등으로 인해 경매 방식에 따라 다른 상황이 연출되죠. 그래서 결론적으로 저의 제안은 모던아트에 네덜란드식 경매나 비커리 경매를 넣어서 해도 재밌을 것 같다는 겁니다. 경매 방식을 늘릴 수도 있고, 아님 기존 방식 한두 개를 빼고 새로운 걸 추가할 수도 있겠네요. 다음에 제가 한번 해보게 되면 평을 올리겠습니다. (요즘 보드게임을 잘 못 돌리는 게 문제지만 말이죠...)
